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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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영문학과 역사를 공부한 저자는 "스타트렉" 골수팬이었던 부모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15개국으로 수출되어 전 세계에서 읽히는 "다키스트 마인드"가 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패신저"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독특한 세계관과 짜임새 있는 캐릭터가 빛나는 <로어 I : 신을 죽인 여자>를 보겠습니다.



신 제우스가 전사들의 피를 물려받은 후예들에게 내린 시가 있습니다. 아홉 신이 제우스를 배반했으며 그들에 대한 잔인한 복수를 명한다고요. 7년에 한 번씩 7일 동안 배반한 아홉 신도 인간들과 같은 몸으로 땅에 있을 테니 전사의 후예들 중에 신을 죽이면 불사의 능력과 죽인 신의 지위도 상으로 준답니다.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할 그날이 올 때까지 이 사냥은 끝나지 않습니다. 전사의 후예들은 카드모스 가문, 오디세우스 가문, 테세우스 가문, 아킬레우스 가문, 페르세우스 가문, 멜레아그로스 가문, 벨레로폰테스 가문, 이아손 가문, 헤라클레스 가문이며 뒤의 네 가문은 멸족되었고 앞의 다섯 가문만 생존되었으나 페르세우스 가문은 주인공 로어만 남아 숨어지내고 싸움에 참전하는 가문은 네 가문뿐입니다.


7년마다 신을 죽이는 이 전쟁을 아곤이라 하고,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위치를 표시하려고 델포이 신전에 놔뒀던 큰 돌인 옴파로스라는 물건을 아곤이 열리는 장소로 옮기면 전쟁은 시작됩니다. 아곤이 열리기 1년 전에 각 가문 지도자 아르콘이 모여 투표로 도시를 정하고 신들에게 그 장소를 들키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신들이 미리 전략을 짜지 못하기 때문이죠. 아곤은 가문에서 인정받은 우두머리 남자만 신의 힘을 승계 받을 수 있어서 가문의 지도자 아르콘이 되든, 불멸의 힘을 자치할 수 있습니다. 가문의 지도자가 죽거나 신으로 승격하면 아르콘의 위치는 그의 아들이나 형제, 또는 남자 조카에게 물려받게 됩니다. 여자들은 철저히 배척받았고, 전사인 헌터가 될 수 있도록 허락받는 데만도 수백 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로어의 페르세우스 가문의 타이드브링어가 여자의 신분으로 우연히 고대신 포세이돈을 죽이고 신의 지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모든 가문이 타이드브링어를 거부했고, 타이드브링어는 아곤이 시작될 때마다 숨었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카드모스 가문의 주도하에 페르세우스 가문을 거의 전멸시킵니다. 다른 가문들은 로어의 고조할아버지만 살려두고 굴욕감을 느끼면서 살아가게 합니다. 페르세우스 가문이 남긴 귀중한 유산인 제우스의 방패 아이기스는 카드모스 가문에게 받쳤으나, 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자기 가문의 혈통과 이름을 이어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로어의 고조할아버지를 살려둔 게 아닌가 로어는 추측합니다. 페르세우스 가문의 모두가 죽으면 유산인 아이기스도 사라지기 때문이죠. 새로운 신은 자신의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세상일에 간섭해서 자기 가문에 재정적 이득을 챙깁니다. 이제 고대 아홉 신 중에 남은 신은 아테나, 아르테미스, 헤르메스였는데 고대신 아레스를 죽이고 새로운 신이 된 래스는 다른 신의 힘을 차지할 수 없음에도 헤르메스를 죽였습니다.


7년 전에 래스의 명령으로 자신의 부모, 여동생이 참혹하게 죽었고, 로어는 철저히 숨어지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테나가 그녀를 찾기 전까지요. 이번 아곤이 끝나는 여덟 번째 날 일출 때까지 로어의 운명을 아테네에게 결속하겠다고 서약한다면 아테나는 로어를 위해 아리스토스 카드모스인 래스를 죽여주겠다고 맹세합니다. 제대로만 된다면 아테나는 이 아곤에서, 전체 인간세계에서 아레스의 힘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 있기에 맹세합니다. 격투로 돈을 벌고 있던 로어는 죽었다고 믿었던 카스토르 아킬레우스를 상대로 만납니다. 그는 남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고대어로 '그자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데, 그게 너인지는 잘 모르겠어.'라고 말합니다. 로어와 상관있는 그자는 단 한 명뿐이고, 둘만 알 수 있는 암호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카스토르를 만나러 아킬레우스 가문 소유의 건물로 숨어 들어간 로어는 새로운 아폴론으로 등극한 카스토르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절친이었고 죽은 줄만 알았던 카스토르가 신이 되다니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며, 뉴아레스 래스는 무엇 때문에 로어를 찾는지, 아테나와 연합한 로어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로어 I>에서 확인하세요.




<로어 : 신을 죽인 여자>의 세계관은 웅장합니다. 7년마다 일주일간 펼쳐지는 신과 인간의 전쟁을 그립니다. 제우스를 배반한 아홉 신이 단 하나의 새로운 신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날까지 7년마다 벌어지는 이 사냥은 절대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제 고대신 중 남은 신은 아테나와 아르테미스뿐이고, 전사들의 후예들인 아홉 가문 중 네 가문은 이미 멸족했습니다. 아레스의 새로운 신 래스와 카드모스 가문, 아폴론의 새로운 신이자 로어의 절친이었던 카스토르와 아킬레우스 가문, 아프로디테의 새로운 신인 하트키퍼와 오디세우스 가문, 테세우스 가문, 포세이돈의 새로운 신인 타이드브링어와 로어만 남은 페르세우스 가문, 다섯 가문만 남았습니다. 래스와 카드모스 가문에 의해 로어만 빼고 모두 죽임을 당한 후 로어는 숨어 지내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고대신 아테나가 찾아와 그녀와의 동맹을 제안하며 복수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로어는 이 사냥을 잊고 지내려고 하지만 자신의 부모님과 동생의 복수를 위해 다시 이 전쟁에 참여하지요. 가문들의 전사인 헌터들, 새로운 신과 고대 신 사이에서 로어는 어떻게 될지 책을 읽는 순간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스신화와 최후의 승자가 남을 때까지 죽이는 '헝거게임'의 만남이라는 설정답게 미래가 아닌 현재라는 설정이 더욱 실제감을 줍니다. 정말 미국 어딘가에서 이런 전쟁이 나도 모르게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 2권이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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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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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태어난 저자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중 아버지가 사망했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말더듬이가 되었습니다. 잡지에 글을 발표하던 그는 고등학교 담임이었던 장 그르니에의 영향으로 철학과에 입학한 후 기자로 활동하고, 극단을 경영하는 한편 알제리인이 겪는 고통을 고발하는 데 힘썼습니다. 1942년 그의 첫 소설, <이방인>이 출간되었으며 1957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학 인생의 정점에서 3년 후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더욱 안타까운 저자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이방인>의 첫 구절. 번역가는 "엄마가 돌아가셨다"가 자연스럽지만 이 첫 문장의 번역은 너무 오랜 시간 관형어처럼 굳어져, 바로잡는 게 한계가 있어 그대로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계신 양로원에서 사망 전보를 받은 나는 회사에 이틀의 휴가를 요청하고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도착한 그곳에서 바로 엄마를 보길 원했으나 원장부터 만나야 한대서 그렇게 했습니다. 3년 전 이곳에 들어온 엄마는 친구를 사귀었으며 잘 지내셨다고 합니다. 작은 건물에 엄마가 계셨고 내일 장례식 전까지 밤샘 조문을 하기 위해 자리를 지켰습니다. 나를 따라 관리인과 아랍인 간호사가 들어왔고, 난 담배를 피우고, 밀크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땅거미가 질 무렵 엄마의 친구분들이 들어왔고 오랫동안 함께 있었습니다. 나는 잠이 들었고, 다시 잠이 깼고, 아침이 되자 엄마의 오랜 친구 토마 페레, 사제, 성가대 아이들, 원장, 인부들이 운구 행렬을 따랐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교회까지 걸었고, 난 기억이 가물가물한 채로 절차에 따라 엄마는 묻혔습니다. 다음 날 수영을 하러 가서 마음에 둔 마리를 만나 그녀와 영화를 봤습니다. 그리고 밖을 보며 멍하니 있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출근을 하고 여느 때와 같이 많은 일을 했고, 퇴근 후 같은 층 이웃 셀레스트 노인과 개를 만났고, 또 다른 이웃 레몽을 만났습니다. 레몽의 권유로 그의 집에서 간단히 먹으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를 대신해 그의 애인에게 복수의 편지를 썼습니다. 레몽과 친분을 유지하며 마리를 만나며 시간을 보내던 중 레몽 친구 마송 부부가 나와 마리를 그의 별장에 초대합니다. 난 레몽과 마리와 함께 별장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레몽의 애인 오빠를 만났고 레몽이 맞았습니다. 간단히 치료하고 레몽은 화가 나서 가져온 총을 들고 애인 오빠 무리에 가서 쏘려고 했으나 내가 가까스로 말려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난 다시 되돌아갔고 그곳에 있던 남자가 겨눈 칼에 맞서 레몽의 총으로 다섯 발을 쏩니다. 체포되고 심문을 받고 재판에 섭니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될지 <이방인>에서 확인하세요.




<이방인>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을 총으로 쏜 일과 엄마가 죽은 일은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 재판에선 이 둘을 연관 짓습니다. 엄마가 죽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다음 날 수영을 하고 그곳에서 알던 여자를 만나 집에 데려오는 모습으로, 주인공은 비정하고 냉혹한 사람임을 보여준다고 검사는 말합니다. 그리고 레몽과 합의해 그의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편지를 썼고, 괴물 같은 주인공에게 처리를 맡겼다는 것입니다. 해변에서 주인공은 레몽의 상대들을 도발했고 레몽에게 총을 달라고 요청해 혼자 돌아가 계획한 대로 아랍인을 쏘았답니다. 먼저 한 발을 쏘고 일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 발을 더 쐈답니다. 침착하고 확실하게 말이죠. 이렇게만 보면 주인공은 정말 비정하고 괴물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내면을 읽고, 그의 행동을 함께 따라간 우리는 주인공의 마음을 압니다. 그리고 왜 그를 죽였는지도 짐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역자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4년 기존 번역의 오역을 지적하고,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었다고 말한 번역가, 재쇄를 앞두고 다시 한번 살펴보고 다시 펴낸 <이방인>에서 제대로 된 이방인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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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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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그러한 불편들을 제외한다면,
나는 크게 불행한 것도 아니었다.
모든 문제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간을 죽이는 일이었다.
(p. 106)



아랍인에게 총을 쏴서 죽인 일로
나는 수차례 신문을 받고 감옥에 있었다.
관선 변호인은 엄마의 장례식 날
보인 행동으로 인해
내가 냉혈한으로 보였단다.
이점이 검찰 측의 강한 논거가 될 거란다.
예심판사는 내게 다섯 발을
연달아 쏘았는지 물었고,
난 처음에 한 방, 몇 초 후에
다른 네 발을 쏘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왜 시차를 두었냐고,
왜 땅에 엎어진 몸에 총을 쏘았나고 물었다.
난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느새 다섯 달이 지났고,
난 배심원과 증인들, 판사, 검사, 변호사와
기자들이 가득한 법정에 섰다.
검사는 내가 어머니가 죽은 다음 날
알았던 여자와 관계를 맺을 정도로
방탕함에 몰두하며 하찮은 이유와
말로 할 수 없는 풍기문란 사건을 정리하기 위해
아랍인을 죽였단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주인공.
이것이 장난처럼 여겨졌고,
자유가 없어진 것이 벌인 것도 서서히 깨닫는다.
감옥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주인공과는 달리
밖은 그가 벌인 사건과
다른 사람의 존속살해 건이 화제다.
많은 사람이 모인 법정에서 주인공은 놀랐고,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들을
처음에 알아보지 못한다.
그가 한번씩 보는 붉은 해변가와
이마 위에 이글거리는 태양이 어떤 암시일지,
주인공의 어떤 심리를 묘사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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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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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나도 알았다.
그것이 어리석은 짓임을,
그러나 나는 한 걸음을,
다만 한 걸음을 더 앞으로 나아갔다.
(p. 85)



엄마의 장례식을 마치고 온 후,
휴가라 해변으로 가서 우연히 마리를 만났다.
같이 영화를 보고 집으로 와서
잠들었다가 눈을 뜨니 혼자다.
밖의 풍경을 보며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 출근해서 일했고, 퇴근하며
같은 층 이웃 살라마노 영감을 만났다.
그는 늙은 개와 함께 지낸다.
같은 층 레몽도 만났다.
그가 권한 와인과 순대를 먹으며
그의 애인 이야기를 들었다.
이별의 편지를 대신 써줬다.
얼마후 살라마노 영감이
개를 잃어버려 위로해주었고,
레몽의 친구 마송부부가 나와 마리를
해변 별장으로 초대했다.
나와 마리는 레몽과 함께 마송에게 갔다.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레몽의 헤어진 애인 오빠가 헤어짐의 앙갚음으로
레몽을 뒤쫓아 주먹다짐을 했다.
치료를 하고 레몽이 애인 오빠에게
총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을
내가 설득해서 총을 건네받았다.
레몽은 별장으로 갔고
난 다시 걷다보니 애인 오빠가 있는 쪽으로 갔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지만,
소소하게 일이 벌어지는 주인공.
어디에 관여하지 않는 자세로 일상을 보내지만,
주인공 주변엔 여러 사건이 일어난다.
그중에서 레몽과 애인사이의 문제가
주인공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주인공의 엄마의 장례식에도
뜨거운 햇살에 머리가 녹을것 같다고 했는데,
레몽과 애인 오빠가 해변에서 만난 그날도
태양이 작열한다.
이것은 어떤 일의 복선일까?
앞으로의 내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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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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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언제나처럼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결국,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 42)



양로원에 있는 엄마의 사망 소식을
오늘 받은 아들 나.
사장에게 이틀의 휴가를 요청했고
아직까지 엄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채
평소처럼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탔다.
양로원에 도착해 바로 엄마를 보고 싶었으나
원장을 봐야 한대서 그를 기다렸다.
그를 만났고 영안실로 안내해줬다.
장례식은 내일 아침 10시에 시작하며
오늘은 밤샘조문을 하면 된다고 한다.
관 뚜껑은 완전히 박히지 않았는데
관리인이 원한다면 어머니를 볼 수 있단다.
난 거절했고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시간이 지나자 엄마의 친구분들이 들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들 가운데 한 명이 울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머물렸고,
그 여자의 탄식과 흐느낌도 잦아들었다.
자다 깨길 반복하며 아침이 되었다.
원장이 장례 인부가 왔다며
마지막으로 보길 원하는지 물었다.
난 아니라했고 성당까지 걸었다.
사제, 그의 복사, 인부 4명, 원장과 나,
담당 간호사와 엄마의 애인 페레 씨가
운구행렬이다.

너무나 더운 날씨 때문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은 주인공.
담담해보이는 그의 행동 안에는
충격으로 멍한 그의 정신이 드러난다.
하지만 남들 보기엔 매몰차게 느껴질 수 있겠다.
어떤 사람은 장례식에서 오열하고 울지만,
어떤 사람은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가 슬픔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니리라.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못 느껴서 멍한 것이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에 가서야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린 함부로 속단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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