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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심리학 - 생활 속의 심리처방
와타나베 요시유키 & 사토 타츠야 지음, 정경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 "심리학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자구(字句)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마음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니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이 책에 의하면 "심리학이란 보통 사람의 마음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하는데, 마음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마음을 알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현대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한정을 두지 않고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인간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으로 정착했다" 고 말한다.
심리학의 역사도 엄청 복잡했다.(21p) 그 시초는 뉴턴의 고전물리학이 토대가 되어 <정신물리학>부터 시작된다. 이른바 "정신을 물리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이다. 이 학문의 특징은 정신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해 보이는 것" 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정신물리학은 현대에 와서 크게 6개의 심리학(인지심리학, 심리측정학, 심층심리학, 생태심리학, 행동분석학, 행동유전학)으로 나뉘어졌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런 심리학 이론을 다룬 책이 아니라 평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심리학적 견해를 살짝 곁들인 에세이라서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오히려 너무 쉬워서 뭔가 허전할 정도다. 쉬우면 쉬워서 문제이고 어려우면 어려워서 문제인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생물학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단 하나의 기준밖에 없다. 그것은 행동하는냐, 향동하지 않는냐이다. 행동분석학에서는 죽은 사람이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행동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라 행동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것을 망인테스트라고 한다. " - 본문 119p에서 -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바늘로 콕 찔린 듯한 부분이 바로 윗 구절이다.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죽은 양심, 혹은 악의 편이다"란 말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행동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며 앞서서 행동할 만큼 잘나지도 않았다며 애써 사회적 이슈들을 모른 척하며 지나갔는데, 심리학에서도 그런 내용을 읽으니 마음이 여전히 아팠다. 그나마 어제 올라온 소설가 신경숙씨의 트위터 글에 묘한 동감이 서렸다. "서정을 지키면 고독할 수밖에 없고, 서사의 세계를 선택하면 고통과 함께 살아간다." 난 서정도 모르고 서사는 더욱 더 모른다. 그저 삶이 짊지고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다만 그것이 살아있지 않은 삶이라니 그럴 수도 있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앞부분에서 심리학을 간략히 소개하고, 첫장은 성격에 관해 애기하고 그 다음은 인간관계 다루었으며 마지막으로 사회적 문제를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다루었다. 사실 성격에 관한 문제는 엄청 쉬우면서 간단한 주제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보통 변화를 꺼리고 안정성(일관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성격의 변화를 외면하고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사실 성격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 . 아울러 그것은(안정성) 삶의 본질과 맞다아 있어서 섯불리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외향적이다 내향적이다 혹은 좋다 나쁘다"라고 쉽게 양분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분할려는 흑백논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언급이 흥미로워 그 부분을 발췌하고 감상평을 접고자 한다. 나이 먹을수록 언어의 샐러화가 진행된다.
" 정신질환은 크게 정신분열증과 조울증으로 나뉜다. 하나는 분열성 장애이고 하나는 감정 장애이다. 정신불열증은 일본에서는 통합실조증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신의학회의에 따르면 정신분열증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첫째 망상 둘째 환각 셋째 언어장애(언어의 샐러드화) 넷째 무질서한 행동 다섯째 감정의 평판화(사고의 빈곤화, 의욕결핍)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두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정신분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여기서 <언어의 샐러드화>란 대화의 맥락에서 벗어난 단어들을 두서없이 내뱉는 언어 패턴을 말한다." - 244p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