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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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동료, 직장 상사와의 인간관계의 문제는 사실상 해결이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디를 가나 트롤 짓을 하는 빌런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내 앞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더 어려운 관계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일 것입니다. 위계가 있고 내 의견을 100% 개진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본인 저자 이노우에 도모스케의 <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은 일반인에게도 적용이 가능하지만 정확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타겟팅 된 인간관계 및 화술 실용서입니다. 그렇기에 프롤로그에서 '출근하기 싫어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노골적인 제목으로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 문장만 들어도 몸서리치는 직장인이 많을 테니 일단 노출만 되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상당히 좋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오피스 빌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인 제가 보기에도 저런 인간들이 정말 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정도가 심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잘한 건 다 자기 덕분이고 결과가 나쁘면 남 탓만 하는 사람이라든가, 일은 잘 안 하는데 스스로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 일을 성실하게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워라밸 타령만 하는 사람이라든가, 실수하면 변명만 늘어놓고 들을 줄 몰라 소통이 불가한 부하,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 편한 일을 찾아 하고 성과는 더 챙기려는 동료 등이 등장합니다. 듣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옵니다.


이런 빌런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직이나 대 고객 접점 부서에 근무하는 경우에 겪게 되는 갑질 거래처나 고객에 대한 케이스도 알뜰 살뜰 빠짐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책 전체에 수많은 빌런들이 등장하는 빌런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생각만 해도 열이 받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적으로 이런 빌런들의 심리상태와 행동 양식에 대해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론 모든 인간들이 다 이상하고 정상이란 원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다 그 많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고 믿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유형도 나누고 심리 동기나 심리 방어기제 등을 통해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하는데 나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셈입니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서도 '성가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성가신' 오피스 빌런은 퇴치하고 '해치워' 버릴 수는 없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반응이고 내가 나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성가신 사람'의 심리적 배경을 파악하고 당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금만 바꾸면 마음이 상당히 편해진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해보라.'라고 조언하는 책인 것입니다. 그냥 뜬구름 잡는 이론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이 책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만, 참으로 다행이게도 이 책은 정말 놀랍게도 실용적이라 실제로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우리 모두가 겪어 보암직한 예시를 끊임없이 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저 그런 대화술에 관한 책이 아닙니다. 어설프게 오피스 빌런들을 상대하려다가 피 보는 상황을 피하게 위해 '상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라는 조건을 달아 은밀하게 상대를 컨트롤하고 조금씩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기술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상처받는 상황을 피하고 나의 마음과 자존감을 지키도록 다양한 케이스로 돕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병이 났을 때 증상만 없애는 시술이 아니라 병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돕는 명의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책을 읽는 독자마다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해 조금만 응용해서 적용하면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될만한 깨알 같은 팁이 가득한 책입니다. 그야말로 실용서라 할만 합니다. 직장 생활 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인간 관계 때문에 고통받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데, 혹은 내가 어디서 건 이런 빌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은 분에게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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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ㅣ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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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저자 츠지무라 미즈키의 <사자 츠나구1>는 살아있는 사람과 이미 죽은 사람이 하룻밤 동안 만남을 가진다는 설정이 기본 토대인 소설입니다. 어찌 보면 식상한 느낌을 받기 좋은 설정입니다만, 다행히 설정을 매우 잘 활용한 수작입니다. 일본은 이런 식으로 죽은 사람이나 귀신, 악귀 등을 상당히 다양하게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인에게 이런 식의 설정은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무관심한 영역일 수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의 설정이 먹히느냐인데, 만약 이 소설을 독자들이 선택하기만 한다면 상당히 즐겁게 즐길 만하다는 판단이 듭니다. 독자가 소설에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적절히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의 생소함이 흥미로, 흥미가 재미로 바뀐 과정이 꽤나 즐거웠습니다.


사자(使者)는 사전적으로 "어떤 사명을 맡아서 심부름을 하는 사람" 또는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잡아가는 일을 맡았다는 저승의 귀신"이라고 합니다만, 이 소설에서는 정확히 첫 번째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명은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서 연락하고 죽은 사람 중에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의뢰를 하면 죽은 사람에게 의사를 묻고 서로 만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이게 무작정 일어나면 죽음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아무런 이야깃거리가 될 수가 없다 보니 "살아있는 동안 단 한 번, 죽음 이후에도 단 한 번 한 명만 만날 수 있다"라는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 제한이 소설의 긴장감을 주는 좋은 장치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는 동안 단 한차례만 쓸 수 있는 기회라면 신중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런 설정과 조건 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는 좋은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첫 에피소드를 비교적 무난하게 시작하면서 이 소설 속 사자 츠나구의 존재, 만남이 이루어지는 과정, 그 속에 알아야 할 더 디테일한 규칙 등을 자연스럽게 설명합니다. 다음 에피소드로 들어가면 좀 더 본격적으로 등장인물 간의 이야기와 그들의 감정 문제를 깊이 터치합니다.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독자는 이 형식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는 만큼 저자는 캐릭터의 감정과 민감한 부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기 용이합니다. 저자의 이런 구성이 상당히 세련되고 유효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뿐 아니라 사자 츠나구 당사자와 전대 츠나구인 할머니, 그리고 사고를 당했던 부모님과의 스토리 등이 섬세하게 이어지는데,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감정적인 부분을 매우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정서와 다소 차이가 있는 소설 속 정서의 문제도 그게 비단 일본인들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독자에게 생각할 문제로 작용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자는 지나치게 신파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희로애락을 상당히 잘 다루고 있어 독자들에게 감정적 체험을 하기 좋도록 균형미 좋은 글을 써내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새로우면서 이국적이기도 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돋보이는 이 소설은, 일본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즐겁게 읽으시리라 예상됩니다. 일본 소설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저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인류 공통의 감정을 잘 건드린 이 소설은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위로와 감정의 정화를 느끼기 좋은 수준 높은 소설입니다. 금방 읽으실 수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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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 웹툰으로 알려주는 인간관계 심리 처방전
최리나 지음, 연은미 그림, 천윤미 일러스트 / 미디어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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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비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합니다. 한 번 배우면 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경험에 의해 배워나가지만 어떤 일이건 이론을 배우고 간접 경험을 통해 미리 대비하는 작업은 매우 유용합니다. 굳이 칼에 베여 피 맛을 봐야 칼의 무서움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잘 짜인 인간관계 이론과 예시, 원 포인트 레슨 등은 사실 값어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가 높습니다. 출간된 지 거의 100년이 되어가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아직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인생 책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관계의 문제는 배워도, 알아도, 익혀도 언제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시중에 인간관계 관련 도서가 정말 수없이 많습니다. 많은 저자가 인간관계라는 주제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정리하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형국이다 보니 인간관계나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은 독자라면 점점 '역시나 그렇고 그런 비슷한 내용'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거의 유사한데 그나마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 지경입니다.



제목이 너무 뻔하고 상투적이어서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매 챕터마다 공감하며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요즘은 제목 장사가 심해서 흥미를 가지고 읽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그럴 일은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의미 있고 실용적이며 여러 번 읽어도 좋을 내용입니다.




이 책의 내용 자체도 충실하고 좋지만 가장 큰 미덕은 책의 구성에 있습니다. 챕터를 크게 세 가지로만 나눠서 삼발이 구조를 쓰고 있는데 인간이 내용을 정리해서 받아들이기 가장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남녀 관계, 가족 관계, 사회관계로 단순하게 구분하고 있고,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고민하는 가장 큰 유형이라 할 수 있어서 납득하기 좋은 구조입니다.



챕터별로도 해당 관계에 있어 문제가 되는 유형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좋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용이합니다. 각 분류별 소제목도 일상 용어와 전문 용어의 조합으로 구성하고 있어 발췌독에도 유용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챕터 1의 첫 번째 소제목이 "당신하고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아 : 경계성 인격과의 사랑"입니다. 소제목만 봐도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이야기구나. 그리고 이런 문제가 심리학적으로는 경계성 인격 장애라고 하는구나'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장시간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든 현대에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목차를 정리해 서술하는 방식은 굉장한 장점입니다. 이를 통해 바쁜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핵심 문제를 먼저 확인할 수 있고,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해 주기도 좋습니다. 내용적으로도 현실적이고 실제로 겪을 법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론뿐 아니라 실전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보석 같은 내용들입니다.



남녀 관계에 대해 미리 학습하고자 하는 분들, 이미 남녀 관계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기혼자신데 부부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 회사나 조직, 사회생활 전반에 있어 관계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판단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공감하면서 '그렇지, 바로 그거지'라며 맞장구치면서 읽었습니다. 무척 유익하고 재미있어 내용적인 면과 읽는 맛까지 챙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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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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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서부 개척시대에 대한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미국의 역사는 영국으로부터 할양 받거나 프랑스로부터 매입하는 방식으로 동부로부터 중부까지 영토를 확장합니다. 1840년대 말까지 멕시코 전쟁을 거치면서 서부 캘리포니아 지대까지 확장해 지금의 미국 영토 대부분을 확보하기에 이릅니다.



가장 마지막에 확장한 서부의 캘리포니아 지대 개발과 금광 발견이라는 골드러시가 맞물려 1850년대에 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서부로 새희망을 찾아 목숨을 건 대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른바 서부 개척시대의 서막입니다. 에이미 하먼의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은 바로 이 기간에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서부 개척 시대의 대이동 루트 중에서도 오리건 트레일이라고 지칭하는 이동로를 지나던 이주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리건 트레일은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부근에서 산 넘고 물 건너 스네이크강 등을 지나 포틀랜드가 있는 서부 끝의 오리건 주까지 이어지는 이동로입니다. 이전에는 올가미 사냥꾼이나 교역자, 선교사 등이 지나던 길이었다가 1840년대 골드러시에 금에 눈이 먼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서부 이주 메인 라인의 터를 닦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주자와 목장주, 카우보이 등도 이 길을 이용했을 뿐 아니라 유타 지역에 정착한 몰몬 교도들도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은 이런 배경하에 미주리주 세인트 조지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주하며 벌어지는 일입니다. 특히 인디언과 백인 혼혈인 존 라우리와 백인 여성 나오미 메이 간의 사랑과 생존 투쟁을 눈부시게 그리고 있습니다.



쉽사리 집중하기 어려웠던 초반부를 지나고 나면 서부 개척 시대의 험난하고 척박한 환경 속으로 서서히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더 감정이입해 몰입하게 되고, 소설이 끝날 무렵 벅찬 감동과 먹먹한 감정에 고무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적이고 원초적인 이야기입니다.



미국 역사 소설이지만 어느 시대, 어떤 환경에도 인간의 생존과 사랑, 배신과 미움, 다툼과 화합은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겪는 극한 감정과 육체적 괴로움은 극적인 요소를 증폭시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슬로 스타터지만 갈수록 재미를 복리로 더해가는 폭발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에이미 하먼은 특유의 섬세함과 진지함으로 이 아슬아슬한 상황을 서술해 갑니다. 저자는 소설 속에서 미국인과 인디언 사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최대한 입장없이 전달하고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백인과 인디언 혼혈인 존 라우리를 소설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존 라우리는 극적으로 다른 두 세력 사이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입니다. 존 라우리는 백인들에게도 인디언들에게도 "우리와 다른 존재"로 인식됩니다. 그렇기에 어디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습니다. 인디언들을 야만인이라며 쉽게 죽이는 백인들과 사람을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죽이는 인디언들 사이에 누구 편도 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그의 이름은 두 발 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두 세력 사이에 한 발씩 담그고 있는 형국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있는 존재기도 합니다. 지혜롭게 처신하면 양쪽 다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의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경계에 놓인 존 라우리는 백인들의 생활 기반에서 자라지만 원주민 종족과도 교류합니다. 양 민족들 간의 반목, 인디언 종족 간의 대결 속에서 결국 살아남고 상처와 고난을 이겨냅니다. 일행인 백인 동료 때문에 전 재산을 잃기도 하고, 원주민에 의해 가까운 사람을 잃고 빼앗기지만 결국 사랑하는 나오미 메이 만은 지켜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천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한탄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합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굉장히 큰 소설입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도 마냥 즐겁고 풍족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환경적인 위협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 다른 의미의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갈 길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도, 터전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려운 삶에 새로운 힘과 신선한 자극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나 역사소설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 미국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과 원주민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있으신 분들은 읽으시면 분명 대만족하실만한 너무 좋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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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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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라이프는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삶의 태도를 말합니다. 미니멀리즘 하면 이 책에도 소개된 일본 정리 정돈 전문가 곤도 마레의 <정리의 힘>이나 미니멀리즘의 고전 중 하나인 도미니크 로로 여사의 <심플하게 산다> 등이 생각납니다. 기존 책들이 비우고 버리고 정리한 후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인생 디톡스 같은 개념을 설파하는데 집중했다면 이미 미니멀리즘이 익숙한 지금 시점에 등장한 이 책 <심플 라이프>는 단순히 정리 정돈하는 것으로는 인생을 완성하는데 부족하다는 깨달음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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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버리고 비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이 나의 삶을 붙잡고 무겁게 만드는지, 나를 지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깨달아 이것들과 작별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집안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정리하는 "Simple House", 나를 흔드는 주변의 관계를 정리하는 "Simple Story", 마지막으로 복잡하고 얽혀 있는 나의 감정, 마인드를 정리하는 "Simple Mind" 총 세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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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에서 이 심플 라이프를 구축하는 문제를 총 10가지 챕터로 좀 더 세분화해 이해를 돕습니다. Simple House 파트에서는 옷 정리부터 시작해서 추억 정리, 심플한 스타일 정리, 단순한 방 정리, 각종 잡동사니 정리까지를 들고 있습니다. Simple Story 파트에서는 주변 친구 정리에서 사회적 관계 정리를 설명합니다. Simple Mind 파트가 이 책에서 주력으로 설명하고 힘주어 강조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파트에서는 하루하루 정리하고 규칙 세우기, 생각 정리하기, 감정 정리하기 등으로 나누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결국 이 모든 정리 행위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행복하려면 나에게 집중해야 하고, 나에게 집중하려면 나를 번잡하게 만드는 인생의 80%는 버리고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나를 집중하려면 나에게 포커스 할 수 있도록 주변 피사체를 최대한 줄이고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드러나고 돋보이고 빛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미니멀리즘에 잠식되지 않고 자신만의 룰을 찾을 것을 강조합니다. 그 룰의 핵심은 거절의 미학이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나만의 룰을 만든다는 것은 취사선택을 스스로 한다는 의미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주어진 미니멀리즘의 원칙과 행동양식에 따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가치를 더하지 않거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을 거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나에게 좋은 것,  충분한 것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선택의 기준은 배우고 성장하면서 계속 수정해 나가는 것이고 그 기준에 따라 삶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남이 만든 공식에 따르지 않고 나만의 방식을 만드는 것은 미니멀리즘을 내 삶에 적용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번잡한 삶에서 한 걸음 떨어져 나와 삶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이유는 심플한 라이프가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철학이자 태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과 노력을 해 나가는 이유는 결국 내가 내 인생을 주도하고 매 순간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 역시 이 과정에서 행복의 문제를 깊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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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심플 라이프를 통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 환경에서 스스로를 찾고 사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행복을 내면과 넘치는 자기애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면을 살피고 자기애를 가지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태도를 마음 챙김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가 너무 정신이 없고 마음이 분주한데 집안에 물건들도 쌓여 있고 정리할 의욕도 생기지 않는 분들, 잘 살고 싶은데 늘 몸도 마음도 무겁고 피로해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를 꼭 읽으시면서 정신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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