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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 웹툰으로 알려주는 인간관계 심리 처방전
최리나 지음, 연은미 그림, 천윤미 일러스트 / 미디어숲 / 2023년 7월
평점 :
인간관계의 비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합니다. 한 번 배우면 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경험에 의해 배워나가지만 어떤 일이건 이론을 배우고 간접 경험을 통해 미리 대비하는 작업은 매우 유용합니다. 굳이 칼에 베여 피 맛을 봐야 칼의 무서움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잘 짜인 인간관계 이론과 예시, 원 포인트 레슨 등은 사실 값어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가 높습니다. 출간된 지 거의 100년이 되어가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아직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인생 책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관계의 문제는 배워도, 알아도, 익혀도 언제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시중에 인간관계 관련 도서가 정말 수없이 많습니다. 많은 저자가 인간관계라는 주제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정리하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형국이다 보니 인간관계나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은 독자라면 점점 '역시나 그렇고 그런 비슷한 내용'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거의 유사한데 그나마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 지경입니다.
제목이 너무 뻔하고 상투적이어서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매 챕터마다 공감하며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요즘은 제목 장사가 심해서 흥미를 가지고 읽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그럴 일은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의미 있고 실용적이며 여러 번 읽어도 좋을 내용입니다.
이 책의 내용 자체도 충실하고 좋지만 가장 큰 미덕은 책의 구성에 있습니다. 챕터를 크게 세 가지로만 나눠서 삼발이 구조를 쓰고 있는데 인간이 내용을 정리해서 받아들이기 가장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남녀 관계, 가족 관계, 사회관계로 단순하게 구분하고 있고,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고민하는 가장 큰 유형이라 할 수 있어서 납득하기 좋은 구조입니다.
챕터별로도 해당 관계에 있어 문제가 되는 유형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좋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용이합니다. 각 분류별 소제목도 일상 용어와 전문 용어의 조합으로 구성하고 있어 발췌독에도 유용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챕터 1의 첫 번째 소제목이 "당신하고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아 : 경계성 인격과의 사랑"입니다. 소제목만 봐도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이야기구나. 그리고 이런 문제가 심리학적으로는 경계성 인격 장애라고 하는구나'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장시간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든 현대에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목차를 정리해 서술하는 방식은 굉장한 장점입니다. 이를 통해 바쁜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핵심 문제를 먼저 확인할 수 있고, 누군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해 주기도 좋습니다. 내용적으로도 현실적이고 실제로 겪을 법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론뿐 아니라 실전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보석 같은 내용들입니다.
남녀 관계에 대해 미리 학습하고자 하는 분들, 이미 남녀 관계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기혼자신데 부부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 회사나 조직, 사회생활 전반에 있어 관계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판단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공감하면서 '그렇지, 바로 그거지'라며 맞장구치면서 읽었습니다. 무척 유익하고 재미있어 내용적인 면과 읽는 맛까지 챙긴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