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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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팩션 소설의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명섭 작가

 

   팩션 소설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에게 생생한 스토리로 다가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경우는 더 흥미를 자극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역사적 기록이라는 것이 지면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큰 사건이 한두 줄의 요약본처럼 써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팩션 소설 얼마나 좋은 이야기인가는 기록되지 않은 행간을 채운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팩션 소설의 승패는 결국 역사적 기록 중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사건을 발굴해 선택하는 능력에 사실이라는 뼈대를 메우는 피와 살이 얼마나 충실하고 수려한가에 달려있습니다. 정명섭 작가의 [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는 역사적 기록과 작가적 상상력의 조합이 어떠해야 바람직한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스토리는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당시 정치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주변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상황 자체가 매력적인 소설의 배경을 제공합니다. 왕권과 권력을 둘러싼 정쟁이 끊이지 않는 정치적 여건이 이미 소설적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음모론적 상상과 자동으로 연결되기 딱 좋습니다. 

 

   팩션 소설의 대가인 정명섭 작가는 몇 줄 안되는 역사적 기록에서 재미있는 스토리의 냄새를 맡는 데 이미 경지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소재 선정으로부터 상황 설정, 인물 선택과 플롯 배치와 서사의 흐름 등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팩션 소설은 바로 이 맛이 아닐까 하는 감탄을 하게 만듭니다. 

 

2. 의문의 사건과 흥미로운 등장인물들의 활약

 

   이 소설이 흥미로운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엉뚱하고 의아합니다. 통상 미스터리는 누군가가 살해된다거나 사라지는 등 자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하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달랑 기와가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위패를 모시는 사당의 기와가 사라지는 일은 내부적으로 책임 소재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 실제로 큰 소동이 일어납니다만 독자 입장에서는 '기와 따위를 왜?'라는 의문과 동시에 강렬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이야기의 끝까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지한 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치로 작용합니다. 

 

   캐릭터의 설정과 활용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존재 자체가 스토리인 네임드 정조의 존재감이 큽니다. 또 한 명의 네임드 정약용은 왕의 총애를 받으며 실질적인 실세로 활약합니다. 정약용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주고 스토리가 정상적으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필드에서 실제로 뛰어다니며 하드보일드 한 재미를 더하는 좌, 우 포도청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도 이야기를 살리는 훌륭한 캐릭터입니다. 날렵하고 말이 많으며 지능적인 이종원과 우직한 하드웨어로 범인들을 압도하는 이름도 육중한 육중창은 서로 너무 다른 캐릭터지만 힘을 합쳤을 때 최고의 시너지를 자랑합니다. 

 

   이에 대항하는 세력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영웅 서사에서 빌런이 약하면 스토리가 흐물거리기 마련입니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배후 세력이 탄탄하고 이들의 범죄 동기가 강할수록 텐션이 살아납니다. 여기에 배후 세력을 돕는 내부 인물의 엉뚱한 짓도 스토리를 풍성하게 해주는 좋은 장치인데 이 소설에서도 포도부장이라는 인물로 이런 재미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라진 기와 사건으로 시작해 포도청 군관들이 활약할 무대를 만들고 어이지는 살인 사건으로 스토리를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하다가 다시 처음의 기와 사건으로 귀결되는 흐름이 자연스럽고 막힘이 없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나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3. 팩션 소설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

 

   [조선의 형사들]이 더 좋은 소설로 여겨지는 이유는 단순히 흥미 위주로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계층 사회인 조선시대는 양반에 의한 횡포가 만연한 사회입니다. 사회 약자들이 기본적인 보장조차 받지 못하던 사회이기에 그 시대 상황을 빌어 현대의 사회적 문제를 역설하기에 좋은 구조입니다. 

 

   정명섭 작가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에서 행간에 담긴 사회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잘 끌어올렸습니다.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고 있지만 기득권 권력 세력 간의 암투와 욕망의 단면을 적절히 배치했고, 권력자의 자녀가 무뢰배보다 더한 악행을 저지르고도 단죄를 받지 않는 모습을 통해 최근에 불거진 몇몇 사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포도청에서 빠른 사건 해결을 위해 무작정 아무나 데려가 심문을 하고 범인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선택적 조사와 사건 만들기 등의 무리수가 드러나는 현대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조사관들을 오히려 역적으로 몰아서 매장하는 모습도 지금과 다르지 않아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한 가지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소설에서 결과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은 단죄하고 불순한 의도로 범죄를 시도하는 자는 실패하고 잡히게 된다는 점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임에도 소설적 판타지의 허용으로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독자에게 시원한 감정의 정화를 선사합니다. 

 

   이 외에도 역사 소설이라 가능한 생소한 용어들의 등장도 흥미로웠습니다. 쇠도리깨가 어떻게 생겼는지 찾아보게 되고 철릭은 뭔지 전립은 어떻게 생긴 건지 확인해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검계라는 조직에 대해서도 따로 찾아보니 흥미로웠습니다. 

 

   실재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작가적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뚝딱 만들어낸 이 소설은 사건도 캐릭터도 너무 매력적이고 그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까지 더해 최고의 팩션 소설을 창조해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은 소설로 팩션 소설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이나 워낙 팩션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앞으로 조선의 형사들 시리즈로 지속적으로 출간되어도 계속 사랑받을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화되어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추후 이 소설이 어떻게 발전되어 갈지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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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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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층간 소음 그 미묘하고 애매한 문제에 대해...

 

살면서 누구나 해결하기 힘든 문제로 힘들어 보신 경험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뾰족하게 답은 없고 문제는 지속될 때 우리는 미칠 것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 문제가 해결이 어렵다면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고, 일상이 흐트러지다 못해 망가지기까지 합니다.

 

   층간 소음은 이웃관계에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부각되는 문제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태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민감하게 층간 소음에 반응하는 것 역시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한 요소입니다.

 

이 문제는 누구도 쉽게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점에서 더 답답합니다. 층간 소음이 어느 정도는 괜찮다는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합니다. 시끄러움의 정도는 층간 소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사를 가면 해결이 될 것 같지만 단독주택으로 가지 않는 이상 이사 후에도 어떤 이웃을 만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층간 소음 문제는 건물의 내, 외부적 상황과 관련된 사람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합니다. 그렇기에 미스터리한 스토리로 풀어나가기 더없이 좋은 소재입니다. 북오션의 신간 [위층집]은 이런 층간 소음을 소재로 흥미로운 중, 단편 4 작품을 수록한 소설집입니다.

 

   개인적으로 둔감한 저는 층간 소음으로 너무 괴로워하는 분들을 보면 이해하기 좀 어렵기는 합니다만, 상상력을 조금 동원해 보면 어떤 기이한 이야기가 펼쳐져도 납득하게 될 것도 같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수록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몸서리쳐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는 독자의 경험 유무나 개인적 성향에 따라 무척 다양한 반응을 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재미난 장르소설로 읽을 수도 있고, 완전히 공감하며 감정이입해서 읽을 수도 있는 독자 친화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참담하리라.

 

   개인적으로 층간 소음에 민감한 편이 아니라 이 소설의 이야기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나? 하는 미적지근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첫 작품부터 장난 아닌 이야기에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그렇다고 불편해서 읽기 싫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크게 고민을 안 해봐서 그런지 예상이 안되는 신박한 사건이 발생하는 작품들의 흡입력은 대단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으나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이중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신기한 소설들이었습니다.

 

   박성신 작가의 표제작 [위층집]은 주인공이 거동이 불편한 핸디캡을 줘 더 무섭게 읽은 추리이자 미스터리이자 공포이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익숙한 추리 미스터리의 공식을 충실하게 밟으면서도 적당한 신선함을 잘 가미한 수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박성신 작가님은 최근에 [장르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글쓰기 비법으로 만나 뵌 분인데 작품을 읽어보니 과연 비법을 알려주실 만큼 필력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멸 일기]로 유명하시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사이자 소설가인 윤자영 작가님의 이번 수록작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은 가장 전형적이고 스탠더드 한 층간 소음 분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층간 소음 전쟁으로 온갖 활극이 펼쳐지다가 상상도 못한 이유 때문에 살인이 벌어지는데 여기에 다양한 인물이 얽히고설켜 복잡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베테랑 양수련 작가님의 [소리 사이]는 층간 소음 문제를 살짝 비트는 이야기를 탄생시켰습니다. 오히려 적막을 견디지 못하는 주인공과 온라인에서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는 인물 때문에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관계 때문에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온라인 관계의 허무한 단면까지 고발하는 시사성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었습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설정인 온라인 상담녀의 이야기와 실체에 대한 스토리는 이미 읽은 적이 있어서 설마설마하면서 읽었는데 정확히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양한 소설을 발표하고 계시는 김재희 작가님의 짧은 단편 [506호의 요상한 신음]은 층간 소음보다는 이웃집 소음을 소재로 삼은 소설입니다. 상대적으로 호러나 스릴러 같은 무서움을 유발하지는 않고 오히려 가볍게 읽을 수 있어 마무리 작품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짧은 분량에 다양한 반전을 준비한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다만, 설정이나 결말이 다소 무리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등장인물의 반응도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캐주얼한 소설로 읽으면 괜찮은데 아마도 앞의 세 작품과 결이 좀 달라서 연장선상에서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3.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 일상이 공포가 될 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스트레스 사회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소리 사이]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다수 속에 고립된 외로운 개인으로 존재할 때의 정서적 문제도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라고도 하고,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어떤 영역에 있어서 균형감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는 문제는 균형감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들의 총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알고 지내던 과거에는 이웃사촌 간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공동체에 오픈되어 어느 정도는 합의를 도출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웃사촌의 역할을 관리사무소나 보안업체가 맡는 공포 사회가 되면서부터는 원만한 해결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탄 남성이 잠재적 위협요소이자 범죄자로 보게 되는 안타까운 일상은 수많은 파생적인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중년 남성인 저도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됩니다. 아마도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다 보면 어느 부분에서건 독자들이 겪었던 일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다양한 감정과 기억과 분노를 소환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 여러 장면에서 공감하게 되실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요소가 무척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소설을 통해 근본적인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한 단면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를 세울 때 층간 소음을 충분히 고려한 구조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이제야 층간 소음을 막을 수 있는 구조의 아파트를 세운다는 소식이 들리는 점도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층간 소음 문제로 너무나 고통받음에도 불구하고 너 나 없이 다들 아파트 생활을 선호하는 부분도 아이러니합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각자 그냥 더 조심하자라고 쉽게 말할 부분도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 중에 공동 주택 방식이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의 특성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재미는 물론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층간 소음에 고통 당한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물론 상상도 못했던 일상의 공포와 호기심,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느끼고 싶으신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읽으실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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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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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생의 정답을 몰라 혼란스러울 때, 해답을 주는 '고전 문학'의 힘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고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조금 더 알고 보면 깊은 고독과 우울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됩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즐겁게 행동하는 저 자신만 해도 늘 우울과 혼란과 불안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미래는 어떻게 될지 고민이 많습니다.

 

이럴 때 손쉽게 선택하는 것이 외면, 회피입니다. 특히 요즘은 회피기동이 가능한 소일거리들이 너무 많습니다. 주로 영상물에 나 자신을 던져 놓고 방치하는 선택이 많죠.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등등 수많은 콘텐츠들이 우리의 뇌를 진공상태로 만들고 손쉬운 즐거움과 감탄으로 정작 스스로의 문제를 놓치게 만듭니다.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의 저자 장재형 님은 우리 인생의 양면성(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성공과 실패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로 인한 삶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늘 아름답지만은 않은 각자의 인생이 자신만의 행복으로 가꿀 수 있다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생의 전환점에서 깨달음에 대한 힌트를 얻고 내면의 성장을 꾀할 수 있는 훌륭한 툴이 바로 "고전 문학"입니다. 때로는 읽기 지겹기도 하고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고전 문학이 고전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그럴만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저자는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다섯 가지로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타임머신처럼 과거 속을 여행할 수 있고, 다양한 간접경험과 창의성을 제공해 주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어떻게 힘든 삶을 극복할 수 있는가를 배울 수도 있고, 재미와 감동까지 선사해 줍니다. 자신에게 맞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을 것입니다. 책이라는 특성상 본인이 읽어보지 않으면 재미가 있는지 감동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이럴 때 올 타임 레전드 고전문학과 여러분의 간극을 메꿔주기 딱 좋은 중매쟁이가 되는 책이 바로 이 책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어렵고 지루한 고전 문학,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솔직히 고전 문학이 너무 잘 읽히고 재미있어 미치겠다는 독자는 아직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고전 문학의 가치를 알고 꾸준히 읽어 나가시는 분 또는 고전 문학 한 편 때문에 인생이 바뀐 분들도 간혹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전 문학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정말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거나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유명한 고전 문학이 대체로 영미권이나 유럽 등의 문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마저도 정말 오래된 옛날 문학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우리를 고전 문학과 갈라놓는 철옹성과 같은 벽이 되는 것이죠. 이런 문제가 저에게도 고전 문학은 "언젠가는 읽어야 할 책들"로 분류하게 만들어주게 됩니다.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살면서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종류의 고민거리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 고전 문학을 읽고 인문학적 사색을 해 온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노라면 독자 입장에서 많은 깨달음과 적용 거리를 얻게 됩니다. 이런 저자의 사색에 토대가 되는 바탕이 바로 28권의 고전 문학인 것입니다.

 

이 책이 절묘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고전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부분은 물론 해설하고 적용하는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다는 점입니다. 난이도 조절이 정말 절묘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말 정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벼워서 읽어도 크게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할 이유도 없는 균형감이 탁월합니다. 그리하여 읽기도 좋고, 생각하고 배울 것도 많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소개된 고전의 줄거리나 인물, 주제의식 등을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설명해 주어 고전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는 점은 덤입니다.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에 소개된 고전들의 기본적인 내용과 저자가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 주는 적용점을 염두에 두고 28편의 고전 문학을 먼저 접해보신다면 향후 고전 문학에 본격적으로 빠져드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인생을 가치있게 가꿔 나가는 비결

 

요즈음은 정말 개인 미디어의 범람입니다. 잠시도 미디어 없이 일상을 살아나가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조금 더 발전하면 개인의 두뇌에 뇌파로 직접 특정 영상이나 메시지를 때려 박아주는 일도 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닉 클라크 윈도의 SF 소설 피드(THE FEED)를 보면 통신 기술의 발달로 바이오 칩 "피드"를 뇌에 직접 이식하고 24시간 수많은 사람들과 쌍방향으로 엄청난 속도로 통신을 주고받습니다. 진정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죠. 누군가를 속이기가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됩니다. 이런 시대에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어 "피드" 이식을 거부하고 홀로 슬로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모두의 생각과 정보가 한 네트워크에 녹아들어 나와 타인이 구분이 어려운 상황은 아무 생각 없으면 그저 편리하지만 유일무이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속성에 반하기는 합니다. 이렇게 인간은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매우 큰 존재 같습니다.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이 가치 있다고 느끼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내가 처한 문제를 누군가가 비슷하게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만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좀 더 이성적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정리하고 해결해 나갈 실마리를 찾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고전 문학입니다. 결국 인간은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면 돌아돌아 책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인생 선배들이 수없이 많은 책을 통해 지식과 지혜와 정서적 위로, 용기, 감동을 담아 둔 것입니다. 그중 높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작품들이 바로 고전 문학이고요.

 

괴로움이 올 때, 정서적 어려움이 닥칠 때 손쉽게 SNS나 개인 미디어로 숨어 회피하지 보다는 수많은 연결을 내려놓고 끊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을 들고 차근차근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읽어나가시기 바랍니다. 분명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힌트가 된 챕터에서 소개된 고전 소설을 느리지만 진중하게 읽어나가신다면 분명 더 나은 행복한 미래를 가꾸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혹시라도 고전 작품을 읽는 데에 부담이 있으시거나 문턱이 높아 입문이 쉽지 않은 분들이라면 장재형 작가의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을 통해 고전 작품의 일부와 핵심 포인트를 전해 들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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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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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 따뜻하고 여린 인턴 의사의 좌충우돌 성장기



  나카야마 유지로의 [울지마 인턴]은 익숙한 의사들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하얀 거탑]이나 [의사 요한]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카리스마 넘치고 천재적인 의사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의사 자격은 얻었지만 아직 경험이 일천한 의사 준비생 초보 인턴의 성장기입니다.

 

  주인공 류지는 어린 시절 형을 잃은 아픔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류지가 악착같이 의사가 되려고 했던 이유는 형에 대한 죄책감과 속죄의 감정이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일본인들의 정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히 의사면허를 따고 고향 가고시마를 떠나 도쿄의 한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게 됩니다. 경험이 없는 류지는 모든 일들이 버겁고 힘들기만 합니다.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여러 가지 갈등 상황에 빠지기도 하고 감정적인 대응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마음만 앞서는 초보의사라는 설정 자체가 좋은 이유는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시선에서 익숙한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환자나 환자 가족의 입장에서 병원 생활을 기억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초보 인턴의 시선으로 병원을 바라보기 때문에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수술 전후, 회진을 돌 때, 가족과 마주 앉아 상황 설명을 할 때 의사들의 심리상태와 입장이 어떤지는 알 길이 없는데, 의사 출신 작가의 세밀한 묘사 때문에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환자의 목숨을 걸고 일하는 프로페셔널 의사들에 비해 부족함이 많은 주인공은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의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배워나갑니다. 이 과정 중에 마음은 간절하지만 실력이 부족한 초보 시절의 안타까움과 속상함 등이 너무 절절히 잘 표현되어 있어 소설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척 세심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과 현실적인 설정으로 인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설에서 주인공 류지는 대단한 성취나 성장을 이루지는 않습니다. 그랬다면 너무 전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듯합니다. 그저 인턴 생활 몇 달에 거쳐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고 과거의 아픔을 극복해 내는 정도의 매우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그렇기에 부담 없고 공감하기 좋은 밸런스가 잘 잡힌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2. 의사라는 특수 직업을 효과적으로 다룬 소설


  베테랑 의사인 저자가 완전 초짜 인턴 이야기를 다룬 점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열한 의료 현장에서 촌각을 다투는 극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베테랑 의사의 이야기였다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인 섬세한 감정묘사와 감동을 느끼기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전문 용어가 난무하며 휘몰아치는 이야기였다면 쾌감은 있었겠지만 차분하게 인간의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약간 느리게 돌아가는 시계처럼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주인공부터 등장인물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거의 의인들 수준입니다. 소설 속 갈등 상황을 유발하는 악인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실성이 없고 밋밋하냐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암이 심각해졌거나 하는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 자체가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굳이 악한이 등장할 필요가 없을 뿐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타인의 생명을 유지하거나 지키는 직업입니다. 저자는 주인공 류지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현실과 쉽사리 타협하지 않고 어디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노력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 줍니다. 류지가 실제 환자를 만난 지 몇 개월 안되었기에 소설 속 고민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실제로 류지는 환자를 냉정히 대하지 못하고 계속 감정이입을 합니다.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가까워지면서 냉정하게 말과 행동을 하는 선배 의사의 태도를 비인간적이라고 못마땅해 합니다. 왜 가망이 없어도 하루라도 더 살도록 조치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집니다. 소설은 이런 방식으로 의사는 어떤 자세와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은지, 우리가 생명을 어떤 입장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의사라는 특수 직업을 능숙하게 다룸으로써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난 큰 장점을 가진 소설입니다.

 


3. 휴머니즘이 바탕을 이룬 소설의 효용


  [울지마 인턴]을 읽으면서 유독 소설 속에 드러나는 휴머니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었습니다. 인간의 소중함, 삶의 중요함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다룬 소설이 독자들에게 주는 효용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은 특히나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놓은 사람들이 많은 공간입니다. 이런 공간에 휴머니즘이 결여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크게 해치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병원이라는 공간과 환자, 그리고 의사를 그리는 저자의 시선이 어떠한 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통상 소설과 저자는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만, 저자에 대한 정보 중에 예사롭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원전 사고 때문에 모두가 기피하는 후쿠시마 지역의 유일한 의료 시설이었던 타카노 병원이 원장의 사망으로 의료 부재 상황이 발생하자, 이미 다른 병원에 이직이 결정된 상태였던 저자가 임시지만 2개월간 병원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굳이 나설 마음을 먹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한 사람의 인격이나 생각은 말보다 실제 행동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지만 이런 결정과 행동으로 저자의 사고방식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존엄과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정입니다. 이런 사고가 토대가 되어 소설의 근간을 이루는 휴머니즘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어려운 의학 용어가 난무하지 않고 쉽고 편안한 용어와 문장으로 독자들도 배려하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바쁘고 생존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자칫 사람들 사이에 예의와 매너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는 위기의 시기입니다. 코로나라는 전례 없는 전염병의 창궐로 스트레스 지수가 한없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척박할 때 위로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고 따뜻한 배려를 놓치지 않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으신 독자님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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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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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재를 통해 끊임없이 자가발전하는 저자의 내공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재출간된 [서재의 마법]은 2018년 3월 "내 서재를 지식의 베이스캠프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부재로 출간되었던 책입니다. 표지가 훨씬 세련되게 바뀐 이 책은 저자 김승의 서재와 독서법, 독서 후 데이터의 정리, 정돈 및 적용법 등을 소개하고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방향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감탄하게 되었던 부분은 저자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이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저자가 독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지식은 어떻게 쌓고 구조화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지, 실생활에 적용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알같은 조언들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읽다보니 저자의 인생 노하우가 농축된 엑기스와 같은 소중한 내용이라 한 챕터 한 챕터 꼼꼼하게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자 김승은 기본적으로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는 강사이자 지식전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는 강사는 수준에 따라 '프리젠터, 메신저, 커뮤니케이터, 이노베이터'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강사 생활 초반 저자의 열정과는 달리 청중들이 공감을 하지 못하는 문제로 고민할 때, 저자의 멘토는 저자에게 지식전달자로 성장하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폴 선생,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만나 의미를 만들 수 있어요. 자신만의 서재를 지금부터 만들어 보세요."


   이 책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 저자의 서재와 인생 궤적 전반의 발전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 꾸준히 노력해 저자가 구축해온 서재와 인생 베이스캠프로서의 다양한 결과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도대체 뭘하고 살았나?'하는 자괴감과 함께, 수준 높은 벤치마킹 대상을 만났을 때의 가슴뛰는 설레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서재, 단순히 책을 쌓아둔 공간이 아닌 체계화된 지식 창고


   서재를 만들라고 하면 집안 한구석에 책장을 놓고 책을 쌓아두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컨테이너를 대여해 책을 한가득 넣어두는 장면을 상상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또는 책을 몇 권 없지만 넓은 책상과 클래식한 책장, 깔끔하고 넓은 사무공간 같은 서재를 떠올리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저자의 서재를 보고 있노라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공간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대단하기는 합니다만, 물리적인 서재 공간을 저자처럼 꾸밀 수 있는 독자는 흔치 않습니다. 오히려 저자가 서재를 꾸미는 과정에서 어떻게 책을 분류하고 정리하는지, 책 속 정보는 어떤 방식으로 바인더화하고 체계화해 두는지 노하우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겠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는 책들을 분류기준에 맞게 잘 분류하는 것으로 출발해, 어떤 책을 선정할 것이며 책속 정보들을 어떻게 정리해 나의 생애주기에 적용할지에 대한 생생한 꿀팁이 가득합니다. 특히 독서의 방법론에 있어 읽고 교훈을 얻어 실제로 실천하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하고 스스로 평가한 후 방향교정을 하는 독서의 전과정에 대해 상세하고 명쾌하고 보여주는 부분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변함 없는 스스로를 대하며 정신승리를 위해 저자를 비난하고, 자기계발서 무용론을 펼쳤던 모습이 떠올라 매우 부끄러워졌습니다. 모든 것은 자세에 달려있고, 부정적인 태도는 스스로를 좀 먹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았을까 반성해봅니다. 


   저자는 적극적인 독서는 물론 신문, 미디어 등을 통해 배울 점을 흡수하고 삶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수고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의 방법론을 대하면서 독서 후 활동, 교훈을 내 삶에 적용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력을 발휘하는 부분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마나 게으른가를 뼈속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뭘해도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해 나가지 않으면 이렇다할 결과물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들으며 새삼 저자의 태도와 자세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3. 서재의 마법, 메세지와 메신저도 중요하지만 전달 방식도 중요하다.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이 책에 담긴 컨텐츠들은 읽기에 만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독서와 서재 구축을 통해 인생의 베이스캠프를 세우고 끊임 없이 시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며 각종 지식들을 가공 가능한 수준까지 정리, 정돈해 내며 자신의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노하우가 빼곡히 담겨 있어서 하나하나 곱씹으며 찬찬히 적용해야할 내용들입니다. 


​   이런 교훈과 예시들이 나열식으로 계속 뿜어져 나왔다고 생각해보면 '내용은 좋으나 읽고 싶지 않은' 책이 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생각보다 너무 쉽게 읽히고 내용을 받아들이는데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의 구성적인 면에서의몇 가지 장점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이 책은 인터뷰 방식의 구어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하고자하는 주장이 대화의 형식으로 이어집니다. 저자와 김미란 선생이 서로 주고 받는 티키타카가 환상적입니다. 사실 미리 내용를 짜고 구성한 것처럼 두 사람 다 너무 훌륭한 방식으로 내용을 도출하고 대화를 이어갑니다. 척하면 탁, 서로 이심전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를 주거니 받거니 물 흐르듯 이어갑니다.


   두 번째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좋도록 다양한 사진과 도표, 인포그램 형식의 그림들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화된 도표와 그래프 등을 보고 있노라면 이분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얼마나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내고 구조화하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상 짜임새가 무척 훌륭합니다. 적당한 분량에서 내용을 끊어 독자들이 내용을 갈무리하기 좋도록 훌륭한 흐름으로 짜여있습니다. 독서와 서재를 통해 인생을 구조화하라는 메시지가 매우 구조화되어 전달되고 있는 셈입니다. 전반부부터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점진적으로 표현해내면서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나가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한 번 독서를 끝낸 독자들이 다시금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할 때 해당 부분을 찾아 읽기 용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넘어갈 책이 아니라 독서를 통한 좋은 습관 만들기가 잘 되지 않을 때,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지치거나 힘들어질 때, 방향성을 잃었을 때에 언제든 다시 찾아 읽고 힘을 내기 좋은 훌륭한 책입니다. 


   독서를 통해 인생을 좀 더 체계적으로 꾸려나가기 원하시는 분들이나 스스로 삶의 모습이 너무 방만하다고 여겨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시는 분들, 독서를 통해 인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분들, 삶을 치열하게 살아나가는 방식의 벤치마킹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이 책 [서재의 마법]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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