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작품집
편혜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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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미"와 "재미" 그 어딘가쯤...

 

   어쩌다보니 드라마 시나리오에 대해 어깨너머로 줏어듣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드라마의 경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겨보는 장르입니다. 그러니 내용이나 표현이 너무 어려우면 안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쓰는 것이 일반적인 모양입니다. 어려운 작품은... 망합니다. 내용이 심오하고 깊이있어 너무 좋았던 드라마 라고하면 저는 "마왕"이 생각납니다. 심리묘사도 주제의식도 매우 탁월했고, 전체 서사의 진행도 치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태웅, 신민아, 주지훈이 열연했던 명품 드라마 "마왕"의 시청률은 평균 7.4%였습니다. 지금도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이 분석하는 잘 된 작품인데 말입니다.

 

   편혜영작가님의 이상문학상 대상작 [몬순]을 필두로 8편의 쟁쟁한 단편이 실린  [몬순(2014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대하는 저의 심경은 복잡했습니다. 아, 물론 한편 한편이 무척이나 훌륭한 작품이고 흥미롭기는 했습니다만, 역시나 이상문학상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작품들의 구조적 완결성이나 작품이 나타내려 했던 "의미"에 집중한 선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수상작을 선정해야할 심사위원들이라면 아무래도 이 분야에 잘나가고 명망있는 분들일테니 심사평까지 실리는 심사를 그저 '재미있어서'라며 선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그러니 각 작품들의 '기술적인 완성도'와 그 '의미가 얼마나 선명한지'를 철저하게 따져 주셨을겁니다. 그러나 그저 아무 생각없이 소소한 기대감으로 수상작을 읽어나가는 저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각 작품들이 무엇을 중의하고 있는지, 어떤 주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는지 공부하듯이 파악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관점에서 좁히기 어려운 작품을 대하는 태도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전문가는 "의미"를 중시하고 독자는 "재미"를 중시합니다. 우리가 흔히 전문가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 선임 작가들, 교수님들, 평론가들이 발표된 작품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일반 독자, 대중이 작품을 대하는 시선의 온도차는 필연적으로 독서 저변화를 방해하는 큰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순수문학은 왠지 그들만의 리그를 갖춰놓고 허접한 일반 독자의 접근을 제한한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게 됩니다.

 

   이번 [몬순((2014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입니다. "의미"와 "재미"의 사이를 표류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의미" 쪽으로 추가 꽤나 기울여져 있는 것이 아닐까?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2. 그래도 빛나는 국내 작가들의 힘, 어둡고 무거움은 그들과 함께 한다.

 

   이리 투덜거리는 와중에도 우리 작가들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전체 수상작을 놓고 봐도 눈에 띄게 특출한 작품을 꼽기가 어려운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한 작품 한 작품 읽어나갈 때 어느 작품 하나 소홀히 대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독서량이 터무니 없이 적은 제가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참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숲을 보는 시각이 없어 편협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대하다 보면 늘 한결같이 지나치게 어둡고, 무겁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뭐가 그리 늘 슬프고, 상실하고, 구구절절 사연이 많고 서글픈지 말입니다. 지지리 궁상이 너무 많습니다. "이상"한 캐릭터와 사건도 너무나 많습니다. 일상적이기 보다는 뭔가 늘 독특하고 지나치게 불운합니다.

 

   이런 국내 작가의 작품들을 대하다 보면 '왜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은 대체로 읽는 사람의 마음을 갑갑해지고 가라앉게 만드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자연히 듭니다. 그러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훨씬 가볍게 터치하고 담담하게 써나가는 일본 여류작가들이 함께 떠오른 것입니다. 국내 작품이 주로 어둡고, 처참한 상황에 놓이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그저 작가들의 자유로운 선택인가요? 아니면 그런 작품이 선호되어 상을 받게 되니 맞춤으로 쓰는 것인가요? 뭔가 맞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잘라 말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두움과 무거움은 늘 우리와 함께 합니다.

 

 

 

#3. 개취가 물씬 반영된 좋았던, 나빴던 작품들...

 

   늘 그렇듯 개인의 취향은 중요합니다.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표제작이자 대상 수상작 [몬순]은 다 좋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제목은 아주 잘 지어진 느낌입니다. 제목 선정도 실력인 모양입니다. [몬순]이라는 제목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의 주제를 자연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옥의 티는 이 작품 내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작품 주위에 이미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몬순]을 읽기도 전에 왜 [몬순]인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는 루트가 너무 많았습니다.  신선하고 흥미롭게 읽는데 방해요소가 꽤나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혜영작가님의 능력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유독 마음에 들거나 흥미롭거나 뇌리에 남는 작품은 [몬순], [프레디의 사생아], [나선의 방향] 이었습니다. 윤고은 작가님의 [프레디의 사생아]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가 소재라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선의 방향]은 사실 별 기대없이 읽었는데 읽으면서 완전 몰입했습니다. 전체 작품 중에 다 읽고 나서 가장 마음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유독 그저그렇다는 느낌이 든 작품은 [법앞에서], [기린이 아닌 모든 것들의 이야기] 정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김숨 작가는 이전에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셨던 작가인데다가 기존 수상작 [국수]가 평이 워낙 좋았던지라 기대를 너무 했던 모양입니다. [법앞에서]는 저랑 좀 안 맞는 스타일이어서 실망이 꽤나 컸습니다. 사실은 이 작품을 읽은 후에 앞에서 언급한 "의미"와 "재미"사이의 미묘한 입장차이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기린이 아닌 모든 것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아, 내가 주인공이 나에게 말하듯이 쓰는 형식의 글을 싫어하는구나!'하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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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강도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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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끝까지 걱정을 하게 만드는 작품구조...

 

   피니스 아프리카에의 87분서 시리즈는 [조각 맞추기] 이후 최근 출간된 [노상강도]로 두번째 만났습니다. 첫번째 만났던 조각 맞추기가 훌륭하기는 했지만 고전이라 그런지 뭔가 다 읽고나서 밋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야하나 약간은 망설이게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권만 읽어보고 판단하기도 애매하고, 재미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다가 모름지기 시리즈라면 꼭 순서대로 읽어야한다는 것이 제 나름의 지론인지라 시리즈 첫작품은 아니지만 두번째 작품이라는 [노상강도]를 읽을 명분은 충분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작품을 읽어보고 모으기만 할지, 계속 읽을지가 결정하고 싶었습니다.

 

   읽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가독성도 좋고, 내용전개도 훌륭했습니다. 마치 고전 스탠다드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정석적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중반정도까지 읽다보니 슬슬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느리게 내용이 진행되어서야 사건은 언제 마무리하고 범인은 언제 잡고 범죄 원인과 방법을 어떻게 설명할 거란 말이지?'하는 걱정이 절로 들더란 말입니다. 이야기 전체에서 발단만 절반 정도 차지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거 이래서 제대로 마무리하고 끝나기나 할 것인가?'가 계속 걱정되었습니다. 심지어 종반으로 달려가는 시점에 뜬금 없는 연애이야기가 챕터를 떡하니 차지하다니 말입니다. 그냥 재밌게 읽으면 되는데 왜 제가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웃기지만 책을 읽을 때는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중반부 약간의 암시 후에 어느덧 책장은 몇장 안남았는데 이야기는 정리될 줄 모르고 흘러가다 단번에 결과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이 작품은 마지막에 결론이 집약되어 읽는 이에게 의외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뜬금없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고 전혀 어색함이나 이상한 없이 잘 마무리한 것이 이 작품의 백미였습니다. 역시 글은 시작이 흥미롭고 마무리가 명쾌해야 읽는 사람에게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2. 역지사지는 딴나라 이야기가 되는 인간의 이기적인 태도

 

   [노상강도]는 크게 두가지 사건이 뒤섞여 흘러갑니다. 늘 그렇듯이 사건은 인간이 만들어 냅니다. 보통은 범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형편과 환경 때문이기도 해서 흔한 표현으로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면 안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마련인데, [노상강도]에 등장하는 범인들은 딱히 그런 측은함이 없습니다. 여자들만 골라 두들겨 패가며 지갑의 푼돈을 뜯어내는 노상강도는 먹고 살려고 "돈 때문"이라고 항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기엔 그 정도 벌이를 대체할 수단이 너무나 많습니다. 여성을 살해한 범인 역시 사랑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그 어긋난 사랑을 하게 된 것도, 그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는 짓거리를 한 이유도 말도 안되게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이기적인 태도의 발로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말도 안되게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군상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습니다. 진정한 퓨어 이기심인 경우도 있고 손해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이기적인 혹은 방어적인 태도도 있겠습니다만, 여튼 모든 사고와 행동의 근본 원인이 '나'에 국한된 인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정치판에도 넘쳐나고 재력을 쥐고 있는 인간들에게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태도입니다. 이런 발상에서 기인한 행동양식은 인간세상을 혼탁하게 합니다. 또한 이런 이기적인 인간들의 행동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피해의식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배려하는 행동을 줄이게 됩니다. 결국 사소하고 단순한 이기적인 태도가 모여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나만 아니면 되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집단 의식을 형성하게 되는 출발점이 됩니다.

 

   오래전에 쓰여진 고전 장르소설에서 등장하는 이기적인 인간에 분노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입니다. 역시나 이런 인간의 단점이 한치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니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의 저자 에드 맥베인은 단순 흥미위주가 아니라 '인간군상들의 문제를 통찰력 있게 잘 고찰하고 묘사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3. 87분서 시리즈의 매력에 빠져든다.

 

   87분서 시리즈는 여타 시리즈와 달리 역시나 집단 플레이가 특징입니다. 특출한 에이스가 없는 대신 각기 상황에 맞게 돌아가며 활약을 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한때 우리나라 예능에서 유행하던 집단 MC체제랑 비슷한 듯 합니다. 한두 명의 명 MC가 모든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MC들이 주어진 타이밍에 한두 마디씩 각자의 역할을 하며 프로그램 속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메이저 리그에서 한 횟을 그은 "머니볼"이론 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런데 집단 MC 체제의 단점이 있는데 이야기나 진행이 산만해 지는 점, 그리고 서로 팀웍이 안좋으면 흔한말로 오디오를 씹을 수 있다는 점 등 입니다.

 

   [노상강도]에는 왜소한 형사와 순찰순경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하지만 전체로 보면 조직이 움직이고 그 속에 담당이 정해지고 바뀌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이 시리즈를 50편까지 진행되도록 해주는 힘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산만해 질 수도 있는데 막상 읽다보면 가독성이 뛰어나고 쉬운 전개이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상쇄해 줍니다.

 

   저는 역시나 한사람이 집단의 모든 결과물을 상징적으로 독식하는 구조를 매우 꺼리는데, 그런 관점에서 이 시리즈는 아주 공평합니다. 시리즈 전체를 보면 87분서의 형사가 주인공이 아니라 87분서 자체, 더 크게는 경찰조직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속에 각자 최선을 다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각 형사들의 노력이 빛납니다. 에드 맥베인의 디테일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87분서에 속한 여러 경찰 캐릭터들이 각각 개성이 강하고 매력적입니다.

 

 

 

#4. 문학적 표현인가, 과한 표현인가 긴가민가봉가....

 

   에드 맥베인은 작품 속 곳곳에 문학적 표현을 깨알같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절적인 묘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좋은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문장력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에드 맥베인도 그부분을 의식해서인지 그런 표현들이 많습니다. 마치 문장력을 의식한 듯한 표현들 말입니다. 그런데 초반 몇몇 문장에서는 상당히 어색하고 의아한 표현들이 자연스러운 읽기를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너는 거대한 흰 부처처럼 증기를 빨아들이며 앉아 있었고, 윌리스는 땀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클리퍼드라고?" 도너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깊고 음침하게 울렸다. 마치 죽음이 그의 조용한 파트너인 양". p44

 

   이런 표현이 좀 뭐랄까? 뜬금없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으응?'하게 만드는 사족같은 표현이랄까... 원문 표현이 어떤지 몰라도 번역문 자체만 보면 뭔가 과도하다는 느낌입니다. 굳이 안해도 될 표현이거나 지나친 첨언이랄까?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죠.

 

"도너가 어깨를 으쓱했다. 증기탕은 점점 더워지는 것 같았다. 증기는 악마가 숨겨 둔 무기처럼 피어올랐다."p46

 

   이런 표현들 말이죠. '으응? 악마가 숨겨 둔 무기가 뭐지?' 이런 느낌이었어요. 이런 표현을 대하면 '캬~~~' 이래야 하는데 '뭐래?' 이런 느낌이 들어버리면 책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이죠. 참, 이건 뭐 저의 문학적 소양이 바닥이다보니 이해를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문화나 시대적 차이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튼 저는 조금 불편한 문장들이 있었어요. 이 것 역시 걱정이 되었는데 희한하게도 초반 이후에는 이런 불편한 문장을 전혀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게 또 묘하더군요.

 

   여튼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2번째 작품인 [노상강도]를 읽으니 시리즈 첫 작품인 [경찰 혐오자들]이 무척 매우 아주 궁금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사서 읽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역시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줘야 제맛입니다. 앞으로 87분서 시리즈는 놓치지 않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노상강도]는 아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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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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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이 모인 곳이라면 절대불변인 소수권력의 착취구조...

 

   왜 제 기억속에 이 책이 너무 재미있었던 책으로 각인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시절 읽었던 동물농장은 뭔지 몰라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돼지가 두발로 서 있는 삽화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니 말입니다. 이런 형국이다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면서 그저 조지 오웰과 그의 작품 [동물농장]을 좋아한다고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이야 워낙 오래된 책이니 제 특기 "신간사서 구간만들기 신공"이 전혀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사놓은지 참으로 오래 되었는데, 이제서야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제 기억과는 꽤나 다를지언정 너무 훌륭한 책인 것 만은 틀림없네요. 정말 대단한 통찰이 녹아있는 소설입니다.  

 

   [동물농장]을 읽다보니 개미를 예로 설명하는 파레토(Pareto) 법칙을 떠올랐습니다. 어느 그룹, 어떤 구성원이건 80:20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 내용인데, 이를테면 개미를 100마리 놓아두면 그중 80마리는 적당히 일하거나 놀고 20마리만 열심히 일하더란 것이죠. 그런데 그 열심히 하는 20마리만 따로 모아두면 우습게도 그중 80%에 해당하는 16마리는 또 다시 어영부영 놀고 20%인 4마리만 열심히 일하더라 뭐 그런 법칙입니다. 비단 개미뿐 아니라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그 퍼센트가 80:20이냐 90:10이냐, 99:1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인간들은 그들 중 일부가 절대 권력층이 되어 대다수를 장악하고 통제해 왔습니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대다수는 그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권리와 인권이 제한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권력층을 옹호하는 아이러니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계층적 착취구조는 너무도 폭넓게 퍼져있고, 너무나 당연시 되어왔고, 철저히 교육되어 왔기 때문에 이 구조는 어떤식으로든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묘사에 따르면, 동물들 만의 독립된 공간에서조차 이 법칙이 철저하게 지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쟁취한 존귀한 자유는 곧 상대적으로 똑똑한 특정 무리에 의해서 서서히 독점되어 가기 시작합니다.

 

"우유는 죄다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얼마 안 가서 밝혀지게 되었다. 우유는 매일 돼지들이 먹는 사료에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과수원에서는 이른 사과가 익기 시작했고 바람에 떨어진 사과알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동물들은 그 떨어진 사과알들이 물론 평등하게 분배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날 그 사과알들은 모두 모아다 마구실의 돼지들에게 갖다줘야 한다는 "명령"이 떨어졌다." p35

 

   이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동물들의 유토피아는 서서히 불평등과 착취의 장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착취의 대상인 대다수의 동물들은 착취계급의 철저한 선전과 왜곡된 정보전달에 의해 뭐가 뭔지도 모른채 혼미한 상태로 살아갑니다. 이런 흐름속에 급기야 애초에 세운 기본적인 합의사항을 어기고 동물들이 처형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서서히 그곳은 이미 그들이 원하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 되어있음을 실감합니다.

 

"그것은 굶주림과 회초리에서 벗어난 동물들의 사회, 모든 동물이 평등하고 모두가 자기 능력에 따라 일하는 사회,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그날 밤 그녀가 오리새끼들을 보호해 주었듯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 주는 그런 사회였다. 그러나 그 사회 대신 찾아온 것은, 아무도 자기 생각을 감히 꺼내놓지 못하고 사나운 개들이 으르렁거리며 돌아다니고 동물들이 무서운 죄를 자백한 다음 갈가리 찢겨죽는 꼴을 보아야하는 사회였다." p78

 

   더 안타까운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그 처절한 상황에서조차 "왜 그렇게 된 건지 그녀로선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계속 소수에 재화가 집중되고 의사결정권이 독점되어 가는데 그 구성원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란 말이지요.

 

 

#2. 정치적 배경하에 쓰여진 풍자인지 일반론적인 알레고리인지가 무어가 중요하리...

 

    이 작품을 놓고 정치 풍자인지, 일반 우화인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해석과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작품 해설을 읽다가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의 해설만큼은 초반에 조금 의아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보니 참으로 적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풍자이자 우화라는 해석이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현세를 사는 우리에게 스탈린 당시의 러시아 정치에 대한 풍자가 뭐 그리 의미가 있을까 싶은 의문은 듭니다.  

 

   지금 시대의 [동물농장]은 마르크스 주의를 전혀 몰라도, 러시아 역사를 깡으로 몰라도 전혀 상관없을 만큼 우리 현실과 너무도 놀라우리만치 맞닿아 있습니다. '아, 이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 세상의 한계와 구조적 모순과 그속의 아픔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들었습니다.  

 

   인간을 몰아내고 자유의 세계를 구축한 동물들이 그들중 좀더 똑똑한 돼지들에게 지배권을 맡긴 것이 실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더 나은 대안은 생각해 낼 수 없었겠지요. 그리하여 어느순간 재화와 권한이 특정 동물에게 집중되기 시작하고 평화와 균형은 깨지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시작은 지배욕과 권력욕으로 집중되는 지배계층 개개의 욕망으로 부터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통했고, 점점 정교화되고 노골적으로 제도화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정 동물의 희생이 강요됩니다.  

 

   "어느날 농장의 필요에 의해 암탉의 계란을 주당 4백개나 외부로 팔기로 명령이 내려오고 이에 불복한 암탉들은 단체 행동에 들어갑니다. 인간세상에서는 '파', 또는 '데모'라를 용어로 대표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수뇌부인 돼지들은 음식공급을 차단하고 다른 동물들에게 옥수수 한알도 주지 말라고 명령하는 실력행사에 들어갑니다. 결국 상황에 항복한 암탉들은 명령을 받아들이는데 이 사건으로 암탉 여러마리가 죽고 이는 공식적으로 "콕시디아"라는 질명으로 죽은 것으로 발표됩니다."

   

  이거 뭐 상당히 익숙한 느낌의 이야기가 아닙니까? 그 당시 묘사한 이 상황은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흡사하게 반복되고 있는 일입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가치판단이나 정치적 입장을 밝히자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한치의 발전이나 개선이나 변화없이 그때 당시의 [동물농장]이 현실세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훌륭한 명작으로 평가받게 해 주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정치 풍자면 어떻고 일반적인 알레고리이면 어떻습니까? 읽는 독자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뒤통수가 얼얼한 충격을 받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치에 대한 통찰을 얻으며, 생각지 못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부조리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역할을 한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3. 소수가 좌지우지 하는 판을 넘어서는 힘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 입니다. 구조적인 모순은 어떤 특정한 해결책으로 해소되기에는 너무나 뿌리가 깊습니다. 또한 각 계층의 이해득실이 뒤엉켜있어  풀리는 듯하다가도 다시 복잡해지는 실타레와도 같습니다.

 

 

   이 소설이 훌륭한 점중 한가지는 이런 사회구조적 문제를 짚어내기만 하고 어쩔수 없다고 체념하고 고발하는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묘사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권력의 타락을 막는 단초는 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동물들이 실제로 무슨일이 일어나고있는지 지켜보는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로부터 인간과 돼지의 연합을 목도하고 심지어 얼마나 그들의 유대가 심각하던지 두부류가 명확하게 구분조차 안되는 상황임을 알게되는데 이르릅니다. 이를 통해 착취계급의 성실하고도 집요한 선전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그 다음 어떻게 행동할것인가? 인데 사실 저는 어떤 행동이 온전히 옳은지에 대해 아직 의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많이 인간들이 발버둥쳐온 결과물이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은 듯 합니다. 저는 그 역사 속에서 뚜렸한 답을 얻지못하겠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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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어제 오프라인에서 작품집을 구매했는데 할인쿠폰이라니.. 아우 아쉽습니다. 기 출간집이라도 구매해야겠습니다. 다양한 이벤트 좋네요^^ 편혜영작가님 214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우수상 등 수상하신 작가님들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국내 작가님들이 더 선전해주셔서 한국문학이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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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bestkkim/110183846913 열심히 응원합니다^^ 이런 이벤트 좋습니다!! 저도 사실은 SF잘 모르는데 열심히 읽어보도록 노력해볼께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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