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씨 이야기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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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저자를 궁금해한다. 에잇..작가가 완전 훈남... 크흑...

 

 

 

아시다시피 모르시다시피 나는 늘 '작가와 작품은 구분해서 생각해야해!'하고 말하면서 작가가 누군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항상 연관지어 생각한다. 끙..
 
이책 작가는 슈테판 슬루페츠키... 이름도 어려워... 문제는...
나보다 15살이나 많은 횽님!!! 너무 잘 생겼어...지금보면 훨씬 더 아저씨 됐겠지????
그나저나 재밌는 생각이 넘치는 사람이구만. 부럽게 시리.... 미술도 좋아하고 민속학 신문방송학에 재즈 음악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사람인 모양이다. 끄응...
 
 
#2. 사랑에 목숨건 쥐는 성장한다.
 
노박씨 이야기는 사랑이야기다. 처음엔 철학자처럼 일상을 즐기고 삶을 사랑하는 유유자적 삶을 살던 노박씨...(자꾸 호박씨가 생각나서 몰입이 어려웠다...=.=)
우연히 첫눈에 반한 아가씨를 만난다. 만났으면 밑져야 본전이니 작업을 걸었어야 하는데... 기술이나 경험이 없으면 그냥 들이대기라도 했어야하는데, 이것이 뭐다냐? 하면서 그냥 돌아온다. 그리고는 누구나 겪어 봤을법한 상사병 열풍... 그리고 보란듯이 극뽁!!!
 
사랑이고 뭐고 일에 몰두한 노박씨, 참 잘났게도 밴드로 작가로 금방 대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곧 따라오는 것은 묘령의 여인과의 사랑... 이 책은 요런 기본 절차를 정직하게 따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동화"로 정의한다. 실제로도 그렇고..킁... 그냥 그렇게 말하고 싶다. 동화다 동화!!!
 
정말로 동화스럽게도 묘령의 여인 릴라는 베드걸!!! 릴라를 사랑하는 호박씨.. 아뉘 노박씨에게 계속해서 "너는 너, 나는 나, 즐겁다면 댓츠오케이~~ 그 이상은 꿈도 꾸지마!"를 외치며 신세대 시런 쿨한 사랑법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 호박씨는 순수한 사람의 결정체, 사랑의 화신이 아니던가? 이런 릴라앞에서 점점 작아만 지는데... 결국 열쇠구멍도 통과할만큼 작아져버린 호박..아니 노박씨... 그리고 쿨하게 떠나는 릴라...
 
그리고 방황끝에 우리의 노박씨는 또 한번 보란듯이 극뽁!!!! 또다시 순수한 사랑을 만나 행복해 하는 전형적 해피엔딩!!!
 
누구나 겪었을 법한 사랑과 상처와 극복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어른되기 성공 프로세스를 따라 성장해가는 노박씨는 다름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다. 우리 인생이야기다. 결국 우리가 나 잘났다고 이러쿵 저러쿵 해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삶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심리에 따라 '지랄 총량의 법칙'에 지배되는 성장극이 아닌가? 사랑은 우리의 인생이며 목표일 것.
 
 
#3. 희안한 이름의 '요 네스뵈'를 떠올리는 노박씨
 
다재다능한 이 책의 저자와 노박씨는 닮아있다. 그러나 읽다보니 최근 이 양반 뭐야? 싶었던 베스트셀러작가 '요 네스뵈'랑 더 닮은 듯하다. 실제로 요 횽님은 밴드의(그것도 엄청 잘나가는... 이라고 추정할 뿐 노래도 못들어봤다만...) 보컬!!! 그리고 누구나 다 아는 명작들의 작가..... 돈 많이 벌었겠쥐??? 그리고... 그의 사랑이야기는... 아는바 없음.. 누가 좀 알려줘라~~~ 하여간 이래 정신없이 슈퍼맨처럼 많은 일을 그것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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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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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인생은 완벽한 것, 비교할 수도 비교할 필요도 없는 것...

 

내 삶이 완벽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신이 삶은 완벽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당신은 "당연합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의 내 삶에 만족하고 있지만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내 삶이 완벽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또는 지향하는 상태를 염두에 두고 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 나를 자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가지는 '타인과의 비교' 때문이다. 대체로 이 두가지 원인에서 기인하는데, 완벽하다고 말할 만큼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늘 내 삶은 완벽하지 못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모두의 인생을 "완벽"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인생 = 일종이 완벽'이란 것과 닮았다. 일종의 완벽 = A Kind of Perfection. 내가 아는 미국인들이라면 그것을 언어 모순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나는 노트에 적어본다. 'A Kind of Perfection = UNIQUE." 이건 내가 정사에서 배운 것이다. 모든 남자는 다 다르게 생겼고 다른 냄새가 나며 다른 목소리를 가졌고 다른 느낌이 난다. 그것들을 비교할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씩 맛을 보는 것 뿐이다. p.42

 

그러니까 누가 뭐라고 하건 누구나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일종의 완벽함이라 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뭔가 잔잔하게 와 닿으면서도 지속적인 이질감과 위화감을 느끼면서 읽을 수 밖에 없게 했던 이 작품에서 내가 유일하게 온전히 동의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해야겠다. "모든 사람은 그 존재의 유일성 만으로 완벽하다"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완벽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책 전반에 걸쳐 각자가 비교의식을 극복하고 자기 삶을 사랑하고 완벽히 귀하게 여기는 태도는 그 어떤 태도보다 중요하다는 저자의 통찰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이라고 해야겠다.

 

 

#2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없었다...

 

나는 책을 고를때는 작가를 최우선으로 삼고, 읽을때는 저자가 짜놓은 판과 캐릭터를 관심있게 본다.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의 작품을 고를 때는 대체로 어떤 풍의 이야기와 문장이 흘러나올 거라고 대충 예상(읽은 건 별로 없지만 줏어듣는건 힘든 일이 아니다.)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잔잔하게 수면 아래처럼 바닥으로 깔리는 느낌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고 평가될 수 있겠다. 문제는 캐릭터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보수적이고 꽉 막힌 사고를 하고 있는지 새삼 느꼈다. 작가의 대단한 능력 중 하나가 워낙 섬세한 묘사 때문에 누가봐도 불륜인데 그럴 듯하고 공감해야만 할 거 같은 정당성의 부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샹 XXX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음... 이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는 건가? 그래, 내가 너무 틀에 짜여진 삶을 살아서 이해를 못하는 걸꺼야'하고 오히려 나를 탓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 공감 못했다. 니네들은 모조리 최소한의 도덕적 마인드나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책임감도 없는 존재들 같아...' 진짜 그렇다. 이 지점에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슈코와 하라 부부, 슈코 엄마 기리키, 미유미와 아빠, 엄마, 사야카 등등 모두에게 비도덕적이라거나 무책임하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렇게 재단해버리면 바로 위에 기술한 모든 인간의 독특함과 완벽함에 대해 동의한다는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모두가 남을 의식 할 것 없이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정사도 하고 살아가는 독특하고 완벽한 것이란 사실을 지지한다면, 이들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비난하면 안되는 것이지 않겠나? 근데... 비난하고 싶다. 이런 짜증스러운 심리를 계속 가져가게 만들어서 이 소설은 뭔가 가슴에 아련함을 주면서도 끊임없는 이질감을 동시에 품게 만들었다.

 

"장소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에게는 세상 모든 일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는 것이에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든." 실제로 나는 눈앞의 이 남자에게 이미 흥미를 잃었다. 나는 벌써 그를 통과해버린 것이다. 방금 전의 일이 아득히 먼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혹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p.55

 

여드레째, 모레에는 도쿄로 돌아가 남편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쁨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어젯밤 외간 남자의 몸을 제대로 맛보았다. 아주 짧은 동안이라고는 해도 평소 좋아서 갇혀 사는 장소- 남편에게 소유되어 있다는 느낌은 떨어져 있을 때 오히려 더 강하다 -에서 바깥에 놓인 것이다. p.61

 

 

#3 잡동사니는 단 한번 나온다...

 

이 집의 가구는 모두 죽은 남편이 손수 만든 거라고 엄마가 내게 귀띔했다. (중략)...남편이 손수 만들었다는 가구는 하나같이 낡고 퇴색되었다. (중략).. "추억의 물건들이네요." 엄마가 한마디 거들자 사야카씨는 손에 든 잔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잔을 천천히 흔들어 백포도주를 회전시킨다. 그리고 말했다. "잡동사니들뿐이에요." 쓸쓸하게 미소 지으며, 하지만 어쩐지 자랑스러운듯이. p.293~294

 

이 책의 제목 잡동사니는 이 부분에서 딱 한번 나온다. 이 말을 한 주인공 사야카는 와타루와 더불어 그나마 내 관점에서 "정상적" 범주에 있는 인물들이다. 아니면 사랑에 대한 관념이나 행동양식이 나와 유사하달까? 안타깝게도 누구든 온전한 서로간의 사랑을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마음이 변하거나 상황이 변하거나 나의 마음이 변하거나 상대를 물리적으로 상실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관계는 변화하고 상대를 향한 태도를 변함없이 유지할 것인지 아닌지이 결정은 결국 나의 몫이 된다. 사야카는 태도를 유지하기로 결심한다. 사랑의 상태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그 사랑을 받아주고 리액션을 주는 존재가 영원히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마음을 유지한다. 그 결과물로 남편이 만든 가구들이 낡고 퇴색해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쓸쓸함과 자랑스러움을 동시에 품은채로 말이다. 사야카의 잡동사니들처럼 하찮은 것도 사랑을 계속할 것으로 결정한 이상 완벽할 수 있는 것이다.

 

 

#4 뭔가 정리되지 않는 감정을 남겨주는 책...

 

에쿠니 가오리의 "잡동사니"는 다 읽고 나서도 '아~~ 끝났다'하고 상쾌하게 말하기 힘든 책이다. 어렵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각 등장인물 누가 맞는건지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할지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었다. 왜 15살 미유미의 소중한 첫경험은 40대 중년 하라의 원조교제 수준의 나이차가 나는 비정상적 범주의 관계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어쩌서 남편을 너무도 사랑하는 여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정사를 하면서 남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까? 내 마음속에 상당한 불편함을 남긴 채 이 소설을 끝이났다. 요런 마무리는 꽤나 괜찮다. 이 책을 볼 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ps : Born to be wild 

스테판 울프의 저 유명한 본투비와일드는 이 책 말미에 하라가 미유미를 위해 신청한 곡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곡은 미유미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하라가 이 곡을 선곡해줌으로 해서 미유미가 본격적으로 하라에게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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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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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나의 정신은 온갖 잡다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음이란 정합적이고 계통적이면서 설명 가능한 성분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러한 내 정신 안에 있는 세세한, 때로는 통제되지 않는 것들을 긁어모으고, 그것들을 쏟아부어 픽션 =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다시 보강해갑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처럼 것인 형태로 그것들을 아웃풋하는 일도 가끔은 필요합니다 픽션이라는 형식으로는 다 주워담을 수 없는 자잘한 세상사도 조금씩 찌꺼기로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소재를 에세이 형식으로 조금씩 주워담게 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p15 -

 

 

하루키 스스로가 에세이를 쓰는 이유를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설과 비교해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라는 표현으로 본업 외 가볍게 슬쩍슬쩍 쓰는 정도의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루키가 꼭 소설가 인가 싶을 정도로 에세이가 더 마음에 드는 이유는 그 누구보다 쓸데없는 소위 "후까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유명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그럴듯함"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딱 동네 아저씨가 실없는 소리를 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는 느낌으로 읽기 좋은 글들이란 뜻이다. 그러다보니 별 생각없이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푸훗'하고 웃다가 '뭔 소리래?' 하며 혼잣말을 하게 되는 그런 류의 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2. 미디어 기피증 하루키와 힘든 동판화 작가 아유미씨

 

글쟁이나 삽화 그림쟁이 둘다 대단하다. 이미 여러차례 다양한 에세이나 단편 등을 통해 미디어를 극도로 싫어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낸 바 있는 책쟁이 하루키씨,  [TV 피플] 같은 단편에서는 TV라는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일방성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잊지 않았고, [가난한 숙모 이야기] 같은 단편에서도 TV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불편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재밌게도 미디어를 싫어하면서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타이틀을 달고 글을 연재했다니... 라디오보다 글이라는 의미이던가? 삽화는 또 어떤가? 간단히 슥슥 그릴 수 있을 법한 삽화들을 동판을 긁어내는 어려운 작업을 통해 동판화로 그리는 오하시 아유미씨라니... 음각 동판화로 작업하다보니 잘 보면 모든 삽화는 배경이 연한 그레이 톤으로 이루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자체는 단순하지만 하루키의 글을 읽고 특징을 잘 잡아내고자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싶다. 하루키 특유의 허무개그 같은 독특한 위트를 잘 잡아낸 그림들 임이 틀림없다.

 

 

#3. 소소한 일상의 재미진 이야기 들을 살리는 묘한 능력자

 

나란 인간이 소소한 일상을 중요시 하는 인간임은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하루키 센세는 요런 소소 발랄스러운 느낌을 정말 잘 살려준다. 그리고 독특한 용어들도 잘 사용한다. 내용이 풍성한 것은 하루키느님이 워낙 여러곳에 옮겨다니거나 여행을 다닌 전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날 때부터 일본에서 먹고 자라왔으면 소설이야 상상력과 문헌을 동원해 어떻게든 쓴다손 치더라도 이런 류의 에세이는 실제 경험이 아니면 디테일한 감정이나 감상을 살리기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체험은 하루키느님의 큰 재산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배심원 참석에 대한 이야기 등을 읽다보면 진심 여행을 가거나 단기 거주를 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하루키처럼 겸손할리 없이 질릴만큼 엄청 자랑질을 해댈텐데 말이다.

 

 

#4. 하루키느님... 천상 작가 맞네 맞아!! 그리고 참 일본스럽다.

 

이 책에 담겨져 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던 건 바로 하루키의 작가스러움이다. '어떻게 이런걸 생각했을까?' 라든가,  '이딴건 왜 고민하는 걸까?' 등등 말이다. 참, 그리고 정말 여류작가들과 마찬가지로 하루키를 생각하면 깊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내용만 보면 참 가볍다. 어쩌면 그의 대중성의 많은 부분이 수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적당한 가벼움에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작가가 한국적 정서에서 이렇게 가볍고 발랄한 에세이 모음을 썼을 때, 과연 정상적으로 출간이 될라나... 잘 모르지만 국내 소설과 마찬가지로 국내 에세이의 경우 적당히 묵직하거나, 아니면 내용이 특정한 타킷(대체로 여행과 여행감상)에 정해져 있거나 끝을 알 수 없는 오글거림으로 점철되어 있거나 등등의 특징을 가지는데 비하면 하루키의 에세이는 나름 내용이 다채롭다. 그리고 의외로 정치적인 발언도 무척 조심스럽지만 담겨 있다. 엄청 흥미롭게 읽은 '헌욕수첩'편에서는 원자력관련 문제가, '팁은 어렵다' 에서는 세금문제가 살짝 언급된다. 또한 '컵에 반'편에서는 총리의 뇌를 들먹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고 조심스러운 것이 그야말로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5.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더해주는 태그 개그

 

이 연재글 모음의 끝에는 늘 본문과 하등 상관이 없는 재미있는 태그 글이 등장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이 태그 글을 읽을 때면 거의 대부분 '아, 이양반 뭔 헛소리를 또 하는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엉뚱한 소리가 엄청많다. 예를 들면 투우와 목장 이야기를 하는 글에서 '육식녀, 초식남은 있는데 어식 아주머니는 없나요?' 뭐 이딴 이상한 질문을 태그로 남기는 것이다. 이게 워낙 엉뚱하고 본문과 상관성도 없지만 이 것 때문에 매 글이 상큼하게 넘어갈 수 있는 좋은 장치이다. 우리 블로그 포스팅도 내용이 개뿔 없어도 아이디어 뿜는 태그글 하나만 있어도 빵 터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나에게는 이런 하루키의 태그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런 포맷 자체가 흥미로웠다.

 

 

#6. 하루키니까 넘어간다... 그냥 읽어준다...

 

유쾌하고 즐거운 글들임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론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에 대한 관심을 늘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소설보다는 작가와 상대적으로 밀접한 에세이가 더 와 닿는달까? 그런데 말이다. 만약 이와 똑같은 글을 국내에서 신인작가가 내놓겠다고 원고를 내밀었다면 어땠을까? 이름도 모를 신인작가가 인터넷에 글을 배포했다면 어땠을까? 모르긴 해도 아무도 안찾았을 듯하다. 그렇다. 뭐니 뭐니 해도 하루키라는 견고한 타이틀이 '이게 뭐지?' 할만한 글들을 살아 숨쉬는 글들로 만들어 주는 비법양념과 같다. 돈도 어느정도 모이면 스스로 굴러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나야 뭐 실증적 경험이 없어서 원...) 딱 까놓고 말해 하루키니까 무조건 사고 읽는 것 반, 이왕 샀으니(그리고 남들이 다 재밌다니) 엄청 재미지다고 하는 거 반 해서 "양념반 후라이드 반"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내가 하루키를 무척 좋아라 하면서 빠를 자처하지만 하루키가 썼기 때문에 더 재미지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요정도로 살짝 딴죽을 걸어주는 센스는 발휘해야 저 평점이 납득이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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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두 개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정해연 지음 / 사막여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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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은 누구나 환경에 종속된다...

 

내가 어릴적에 나중에 커서 뭐가 될까를 꽤나 고민한 적이 있었다. 물론 생겨먹기를 그리 생겨먹어 심각하게 고민하지는 못했다. 흔한거 부터 의사.... 생각해보니 매일매일 피터지고 찢어지고 어딘가가 부러진 사람들을 대해야한다.. 아픈 사람들을... 정신과인 경우는 더 하다..아우 끔찍하다 패스!!!, 그리고 판사, 검사? 흠... 맨날 흉악스러운 범인들을 상대해야한다. 아우 무서워라.. 싫어싫어... 패스!!!, 군인?? 맨날 총들고 남자들끼리 붙어서 죽이네 살리네 할텐데... 아우... 패스!!! 대통령?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고 무게잡는거 질색인데... 패스!!!

 

뭐 이러다보니 할게 없더라... 근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고민하는 방식은 참 적절했다. 나의 생존을 위한 일터가 어디냐?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내 삶의 방식이 상당부분 종속된다. 그런 관점에서 형사라는 직업은 꼭 필요하지만 하고 싶지는 않은 대표적인 직업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이런 것을 '필요악'이라고 불렀던가? 항상 수많은 끔직하고 황당한 사건들과 인간 말종들만 보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똑같은 인간인데 말이다.

 

구두에서 시작한 간섭은 그녀의 일상생활에까지 뻗쳐 나갔다. (중략) 그녀의 동창회며, 이런저런 모임까지 모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것은 조금 반성한다. 하지만 이 세상이 너무 거칠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가 집에 없는 것이 늘 불안했다. 집에 있어야 할 시간에 있지 않으면 경찰서에서 보아 왔던 숱한 꼴볼견의 사건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p.235

 

장주호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불안증세는 지저분하고 난잡한 세상사를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직업적 특성이다.  다른 직업이면 괜찮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특히 심한 직업군이 있는 것이다. 환경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테이큰에서 이런 부분은 적절히 잘 드러난다. 영화 얘기는 하지 말자. 영화 리뷰 아니니까... 현도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린시절 유명하지만 부도덕한 부모님과 살았던 부조리한 환경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인과관계의 굴레안에 갖혀버린다. 그 결과로 사이코패스화 되어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래 타고나는 악함인지 악이 악인을 만들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책 더블은 이런 관점에서 인간들과 인간들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왜곡의 결과물과 원인을 잘 드러내준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작가의 시선과 그 고찰을 표현해낸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감탄했다.

 

 

#2 익숙한 정서, 익숙한 사회현상이 만들어내는 깊은 공감, 그리고 인물들과 사건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애잔하다.

 

이 작품에 드러나는 인물들의 고민과 갈등, 전반적으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를 노골적이지 않게 드러내는 방식이 참으로 좋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스릴러 미스터리물이 아니다. 그저 본격 수사물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외연에 지나지 않는다. 그릇보다 무엇을 담고 있는가가 나의 관심사다. 사회가 만들어내는 괴물 같은 인간, 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문제들. 돌고도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이슈와 문제를 할 수 있는 한 깊이 다룬 점이 참 좋았다. 그리고 다루는 문제와 방식이 나에게 지극히 익숙한 정서와 이미 체감하고 있는 사회현상들이라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비교하자면 아무리 훌륭한 일본문학작품(그것이 스릴러든 미스터리든 순수문학이든 간에)이라도 뭔가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이질감이 존재한다. '알 것도 같은데 잘 모르겠다'는 생각 정도랄까? 내 입장에서는 그렇기에 더 흥미진진하고 속도감있고 완벽한 스토리와 서술이라 하더라도 뭔가 완벽하지 않은 느낌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우리 식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나 국내작가의 작품에 더 애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국내작가의 작품이 실망스럽다는 분들을 여럿봤는데 사람마다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고 중요하게 보는 부분도 다르니 그런가보다 한다. 물론 국가적,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을만큼 훌륭한 작품들에 작가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바보짓이긴 하지만 말이다.

 

참, 그나저나.....미안하다. 등장인물 니놈들도 한놈도 공감은 못해주겠다. 재희!! 너도 마찬가지야!! 심약한 나는 정말 이 독한 것들에게 개인적인 공감은 못하겠다. 도진의 입장과 심리가 이해가 되더라는 분도 있었지만 나는 진짜 못하겠다. 잔인한 것들.... 쯧...

 

 

#3 잘 짜여진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그저 즐기는 독자의 입장에서 읽지 못한다. 늘 내가 작가라면 어땠을까? 이 부분을 쓸 때 작가는 어떤 고민을 했을까? 를 생각하게 된다. 늘 이래봤자 최근의 일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의 틀은 정말 잘 만들었다. 판을 잘 짰고 중간중간 하나씩 던져주는 밑밥들도 적절했다. 내가 이 작품 비슷한걸 쓰겠다고 하고 고민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말이다. 작가의 입방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결과물은 대단하다고 밖에... 세상에 훌륭한 소설들이 워낙 많지만 그렇다고 그것들과 비교해서 이 작품이 어딘가가 모자란다고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작품 하나하나가 그 만의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 작품만의 특색이 있고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사는 것이 바빠서 오랫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다고 말한 오랜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었다. 

 

전혀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나더러 써보라면 이 비슷하게도 못쓰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잘썼다 못썼다 말하기가 참 부끄럽다. 그러므로 좀더 추가되었더라면 하는 부분만 살짝 언급하자면, 현도진의 도망과 장주호의 추격 스토리가 좀 더 길고 풍성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부분의 볼륨이 좀 부족하다보니 한껏 몰입하다가 뭔가 허망하게 종말로 달려가는 느낌이 조금 들 수 밖에 없다. 다독자들이라면 많이들 느끼지 않았을까? 추격전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읽는 독자입장에서는 좀 필요한 부분이랄까? 그리고 주요 인물이 몇 안되다보니 도데체 누가 범인이야???? 하는 궁금증이 좀 없었다. 너무 없었다. 어차피 너 아니면 너! 이런 정도니까 말이다. 이부분도 범인이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않은 스토리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굳이 따지고 들자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게 선우신이라는 캐릭터다. 어찌 보면 사이코패스가 아닌 일반 생활인들이 가장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만한 캐릭터가 아닌가? 거꾸로 조연이 아니라 던져주는 메시지로만 따지자면 주연이라고 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마지막 이기적인 선택부분을 빼면 그저 사람좋고 착한 인물 정도라 아쉬웠다. 중반부터 양쪽의 상황을 좀더 빨리 깨닫고 돕기도 하고 방해도 하면서 끊임없이 저울질을 하고 갈등하는 설정이 들어갔다면 종국에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선우신의 내면이나 캐릭터가 더 살 수 있었을 듯 싶다. 그러나 그건 지나친 바램. 전체의 균형을 깰 수도 있어 작가의 판단에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할말 다하고 아닌척하기... )

 

 

마지막으로 한줄 평을 하자면,

 

난 정말 재밌었다. 앞으로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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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지음, 로렌스 트리트 엮음, 정찬형.오연희 옮김 / 모비딕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1. 방법이 있기는 있는거냣?

 

그 유명한 미국추리작가협회의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을 읽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아주, 매우, 굉장히 도움이 되고 유익한 책이었다. 여러 리뷰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책에는 여타 책들처럼 제목과 같이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을 정석으로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몇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이런저런 방법을 나열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결론은 무엇이냐? 획일적인 방법이 없으니 여러 등단작가들의 사례를 알아서 읽어보고 너한테 맞는걸 선택해서 잘 써보라는 것이 다. 2~~C~~~ "이런 말은 나도 하겠다"라고 하고 싶지만, 나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만 가득하다. 모두 추리소설을 많이 써보고 어느정도 독자들의 호평도 받은 성공한 작가들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자기고백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작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최대 함정!!!

 

 

2. 도움이냐 좌절이냐?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몰랐던 실제적인 부분들을 알게되었다. 아마도 내가이미 무작정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단계마다 나의 무지함을 통감하게 되었다. 솔직한 심정은 "리셋"도 도입부를 전부 드러내고... (끄으응... 이책에 따르면 그렇게 해야한다) 대화는 물론 인물 설명 등도 다 뜯어 고쳐야 된다는 생각인데, 지금와서 그럴수는 없고 만약 마지막까지 다 쓰게 되면 이 책에서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러했듯이 한동안 뒀다가 수정을 해볼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작가 한사람의 글쓰기 과정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글쓰기의 절차를 토대로 많은 작가들의 사례를 정리한 책이다보니 읽으면서 마치 내가 한 작품을 쓰는 과정을 거치는 듯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어느 한 단계에 대해서 서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할 때는 그중 나에게 맞을 법한 방향을 두둔하기도 하고 '그건 아니지~~'라고 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그만큼 내가 전문작가들이 미스터리 뿐만 아니라 각종 창작을 하는 실제적인 과정을 얼마나(전혀) 모르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아마도 오히려 한 작가가 자신의 방법을 주욱 소개해준 내용의 책이었다면 도움이 안되었을 수도 있다. 속으로 난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조화롭게 실려있었기에 '음.. 이건 좋은 얘기군. 나랑 잘 맞는 얘기군. 난 죽어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가며 정리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속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작가들의 노력만으로도 좌절하기에 충분했다. 용기와 희망을 주기보다 주눅이 적잖이 드는 그런... 끄응...

 

 

3. 독자는 똑똑하다. 대충은 턱도 없다.

 

약간 질렸다고나 할까? 전문 작가들이 얼마나 죽을 노력을 다해 책 한권을 짜내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나도 글쓰기를 대충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전문작가가 아닌 이상 당장 글쓰기로 밥벌이가 안되니 할 수 없이 생업을 이어가야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생업을 하는데 있어 다른 것에 힘을 낼 만큼 여력을 허락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나라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조금조금 흉내내는 수준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단은 취미로 즐겁게 조금씩 써보기로 한다. 그리고 많이 배우면 독창성이 없어진다는 시시껄렁한 변명은 치우고 조금씩 배워보기로 한다. 독자들은 매우 매우 똑똑하다. 솔직히 좀 간사하다. 나도 그러니까. 대충대충 쓴 글정도는 누구나 골라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독자들의 취향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작가 역시 특성이나 강점들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궁합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먼 훗날 누군가가 내가 쓴 창작물에 궁합이 잘 맞아서 즐겁게 읽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런 상상이 머리 위쪽에 둥둥 떠올라 있었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뿐 아니라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두는 것이 좋다. 책읽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건강보조제 역할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된 주방에서 조리과정을 보여주는 식당의 음식을 신뢰하고 안심하고 먹게 되듯이, 작가들이 어떤 과정에 의해 책을 써내는지 알게 되면 더욱 맛있게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은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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