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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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바탕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의 매력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조영주 작가의 신간 <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은 조선 성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입니다. 혹자는 조영주 작가가 역사물에 로맨스를 썼다고 하면 의아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조영주 작가는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더한 소설에 이미 능숙해 있는 작가입니다. 저자의 초창기 소설 <홍즈가 보낸 편지> 같은 작품은 역사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통찰은 물론 미스터리적 상상력을 가미한 훌륭한 소설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이미 일어나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독자들이 생각지 못했던 독특한 상상력과 설정이 자리 잡으면 익숙하지만 생소하고 예상 가능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작가들이 시도하는 역사 소설이 항상 성공적인 반응을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함과 낯섬 사이, 그 적정 비율을 찾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거나 과하면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입니다. 익숙한 장르가 위험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영주 작가의 <비와 비>는 역사의 토대와 픽션의 황금비율이 거의 완벽하게 지켜진 소설입니다.


좀 더 세심하게 따지면 픽션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좀 높아 독자입장에서 헤깔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의 유려한 필력에 추리소설적 기법이 활용되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극대화되는 방식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저자가 로맨스에 강한 이유는 캐릭터의 대화는 물론 내면 묘사가 워낙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자의 장점에 철저한 사료조사와 검증을 거쳐 훌륭한 메타 픽션 역사 로맨스가 탄생한 것입니다.




2. 역사 속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 소설


<비와 비>는 역사속 인물 박비와 허구의 인물 이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한순간을 잘 캐치해 스토리 진행이 생동감 넘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매력은 중심인물인 "이비"의 캐릭터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매력도는 사실 소설의 재미와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비'는 당시 사회의 법도나 풍속에 부합되지 않는 인물입니다. 통통 튀는 매력의 밝고 예쁜 그녀는 사회적 억압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입니다. 유교적 예절이 엄중하던 그 당시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흰색 속옷만 입고 버선발로 말을 타고 달려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소설의 초반부터 독자에게 해방감을 줌과 동시에 무슨 일이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독자에게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다면 일단 소설 속으로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자가 소설을 창작할 때에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의 고증에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을 거라 짐작됩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시원하게 막 나가는 주인공 '이비'의 매력만으로도 소설을 하드캐리 하는 면이 있어 역사 소설임에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비'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극히 소설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있었을 법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마음 편히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 됨에 따라 '이비'는 점점 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기보다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스스로 '나'를 찾아나가는 전형적인 성장소설형 모습입니다. 이런 주체적 인물의 모습과 태도는 시대를 초월해 어디에 내놔도 좋을 특징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에 추리소설적 반전이라는 흥미로운 기법이 더해지면 소설 전체를 통해 '이비'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더욱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나'의 진정한 의미는 없었다. 이비는 유랑극단을 위해, 엄마를 위해, 조부를 위해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하늘로 날아오르며 깨달았다. 나는 그저, 태어났다. 단지 이렇듯 웃고, 재주넘고, 하늘을 보고, 또 사랑하는 이를 보기 위해 태어났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때문에 이비는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 어느 때보다 멋지게 공중을 돌 수 있었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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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미로운 장치가 많은 웰메이드 소설



이 소설을 단순히 역사 로맨스 소설이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많습니다. 소설의 진행 중 다양한 한시가 소개되고 있고 내용 전개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챕터의 소제목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통상 한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 알. 못'이지만 문맥에 어울리는 한시가 요소요소에 잘 활용되어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은 2015년도에 <몽유 도원기>라는 제목으로 예스24 전자북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입니다. 역사 로맨스에 큰 흥미가 없던 때라 제대로 안 읽어봐서 <비와 비>와 완전히 같은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물론 읽었다 한들 지금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할리도 없지만) 인물과 설정, 스토리 등이 동일한 것 같습니다. 당시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친절하게 주석이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역사적인 상식이 부족한 저에게 주석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을 읽으시면서 주석을 활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작품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이 소설의 큰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몽유도원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그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삼절이라 하여 발문, 찬시, 그림의 세 가지가 어우러져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자체가 큰 기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 상식으로만 알고 있던 금오신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기고 원문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도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가 다른 소설을 읽다 보면 항상 느끼지만 복식이나 물건 등의 명칭이 생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명칭들도 생소한 것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검색 엔진으로 찾아서 공부하면서 읽었는데 이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때로는 '늘 보던 건데 이런 이름이었다니?' 하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완전 처음 듣는 이름인데?'하며 의아해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 역사 속 전통에 대해 어지간히도 무지하다는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닮은 인물들이 등장하거나 다른 인물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일들이 소설 전반에 종종 등장합니다. 사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로 국한하면 반칙과도 같은 설정이기는 한데, 누가 봐도 주 장르는 로맨스인 만큼 흥미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좀 의문인 것은 생김새는 정말 비슷할 수도 있으나 목소리나 어투는 조금만 달라도 눈치채기 마련인데 그 부분이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이 한편으로 끝내기엔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와 비의 한 인물 박비의 경우는 무술의 달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로맨스 소설이다 보니 이비를 구하는 상황 외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메인 캐릭터는 이비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비가 실존 인물이기는 하지만, 박비의 관점에서 활약하는 활극 소설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미스터리가 가미된 매력적인 역사 소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으시기 좋습니다. 장르소설의 미덕인 익숙함과 역간의 신선함이 잘 발휘된 웰 메이드 소설입니다.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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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간 - 초라하고 눈부신
아거 지음 / KONG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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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을 읽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과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본능적으로 인간 군집 속에서 타인의 행동 양식을 본능적으로 배워 답습합니다. 이런 사회화의 과정에 유사 복제가 가능한 사람은 인간 사회의 한 일원으로 무난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회건 이런 흉내 내기가 무난하게 안되는 인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인간에게 타인은 불편함 또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아거님은 쉽지 않은 미로 같은 인간의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기대하는 대로 삶이 잘 풀려나가지 않을 때, 인생이 무엇인지, 인간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혼란하고 난감한 인생의 문제 앞에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정답을 추구하고 그 해답을 인간에게서 찾으려 합니다.


이런 일련의 태도는 답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들 모두가 언제나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속이고 괴롭히고 배신하고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입고 트라우마가 되어 위축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인간들 사이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인간도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인간과 부대끼며 답을 찾아나가야 하지만 대책 없이 마냥 부딪히기는 위험 부담이 큽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주장, 경험을 간접 흡수할 수 있습니다. 소설 작품 속 등장인물이 사건을 겪으며 형성되는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 등을 통해 인간을 대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책 속 인물 그 자체를 통해 인간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을 배우는 것은 인간을 읽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 [어떤 인간]을 통해 28권의 책 속에서 만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때로는 책의 내용에 집중하고 때로는 책 속 특정 문장에서 얻은 본인의 영감을 풀어내기도 합니다. [어떤 인간]은 책을 통해 습득한 간접 경험과 저자의 직접 경험이 어우러진 인간 탐구 보고서와 같습니다. 이 책의 구성 자체만으로 인간을 읽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됩니다.



2. '나'를 읽다.

인간을 알아가기 위해 책으로 학습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고 안전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인간을 배우기에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책으로 배웠어요"는 실제와 동떨어진 이론만 습득한 어설픈 인간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속에서 영감을 얻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얻는 것은 좋으나, 쓸모 있는 지식이 되려면 '현실 속 인간'과 '나'에 대한 성찰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나'를 이해하는 과정은 오롯이 본인의 몫입니다. 이 과정이 없으면 책을 통해 얻은 영감은 서서히 흩어지는 모래가 되어 단단한 이론으로 형성되지 못합니다. [어떤 인간]이 좋은 점은 개개인이 책임지고 각자도생으로 해나가야 할 인간에 대한 성찰의 과정조차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책 속에 서술한 방식을 각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책 속에 나타난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만납니다. 이들에게서 캐치한 인간의 면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28편의 에피소드를 차례차례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인간을 배워나가는지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복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은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흉내 내기를 통해 배워나가는 존재입니다. 독자보다 앞서 먼저 고민해둔 저자의 흔적을 핥핥하며 빨아먹을 수 있어 꿀입니다.


다양한 매체, 이를테면 관찰 예능 같은 경로를 통해 가볍고 매력적인 인간들을 볼 기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통통 튀는 매력적인 인간들도 통상 혼자 있을 때는 조용하고 우울한 경우가 많습니다. 관찰 예능 속 모습이 본연의 모습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매체를 통해 만나는 인간들은 대체로 만들어진 자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을 알고 싶다면 본연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저자는 매우 본연에 가까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장에는 그 인간의 지문처럼 숨길 수 없는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이 책 속에 드러난 저자의 사고 체계가 좋습니다. 솔직히 쿨하고 재미있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러나 진중하고 모범적인 모습이 느껴집니다. 바른 것을 추구하는 태도가 좋습니다.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통해 독자인 저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책'을 읽다.

책이라는 매체는 참 골치가 아픕니다. 나에게 허락된 아주 짧은 독서의 시간을 어떤 책으로 채울지 결정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좋은 책인 것 같은데 재미는 없을 것 같고, 잘 읽힐 것 같은데 남는 것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투자해야 할 물리적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확인하려면 끝까지 읽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나쁜 책을 골라내는 방법은 가능하기는 합니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책은 전반부만 읽어도 더 이상 읽을 이유가 없는 책으로 판정을 내릴 경우도 있습니다.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목차만 훑어봐도 끝까지 독파할 의미가 있을지 없을지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의 속도도 점점 빨리 지게 됩니다.


여기서 책이 좋다, 나쁘다는 절대평가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누가 대신 정해주기도 어려운 것이지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리뷰처럼 이 책을 높이 평가했는데 어느 누군가는 같은 책을 읽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누가 맞다고 말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평서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책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며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대하면서 저자가 어떻게 읽었고, 어느 지점에 주목했는지, 어떻게 해석해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관찰해나가면서 독자들이 읽어봐야 할 책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저자의 서술이 독자인 나에게도 울림이 된다면 저자가 소개한 책은 나의 독서 목록에 리스트업하면 됩니다. 그중 더 강렬하게 와닿는 책이 있다면 리스트의 상단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인간]이라는 책이 양서를 선택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이 이미 읽은 작품이라면 저자의 이야기가 더 깊이 와닿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아직 읽은 적이 없는 책이라면 추후 읽어보면서 저자의 평가와 생각, 착안점이 나와는 어느 지점이 유사한지, 또는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독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나에 대한 통찰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해 정의하기 어려운 분들, 나에 대해서조차 모르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 인생이 힘들고 괴로운 분들이 계신다면 이 책과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책에 어떤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한 줄도 인용을 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저 같은 규격 외 리뷰를 읽으시면서 책 내용이 드럽게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혹시 읽으시고 기대와 달랐다면 저를 원망하지 마시고 인간이 원래 그렇게 다양한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으시니 어떻게 해도 손해는 아닌 장사일 거라 생각됩니다.



덧) 책 제목이 [어떤 인간]이다 보니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부분이 많았는데 부득불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어색하지만 나름 책 제목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고 "인간"이라는 용어만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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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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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밌다.


콜린 후버의 신간 "베러티"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한 소설입니다. 근래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 "읽는 재미"라고 한다면 미덕이 덕지덕지 붙은 소설입니다. 다른 수식어가 불필요한 최고의 장르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독한 맛이라 자극적이고 지속적인 긴장감을 원하시는 독자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소설의 "재미"라는 요소는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독성 있는 빠른 전개를 가장 중요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캐릭터의 심리묘사를 최고로 치기도 합니다. 때로는 플롯이 참신하거나 기승전결이 확실한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죠. 장르소설에서는 짜릿한 반전을 최고로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설 '베러티'는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골고루 다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콜린 후버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 작가의 기본 베이스는 "로맨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서인지 자극적이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스릴러적 스토리의 바탕에 로맨스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스릴러 특유의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계속 고조되는 구성에 로맨스가 탄탄하게 가미되다 보니 매우 이상적인 소설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므로 인물 간의 애정 관계에 주목하면 전체적인 사안을 잘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독한 맛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소설의 시작부터 자극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등장인물이 죽어나가는 장면들이 묘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첫 장면이라 얼떨결에 넘어갔지만 생각해 보면 꽤나 인상을 찌푸릴만한 잔혹한 사고입니다. 시작부터 피가 튀고 흥건한 것이 이후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방향 키로 작용합니다. 이 장면에서 이 소설이 얼마나 독하게 진행될지 예측을 했어야 합니다.


물론 잔혹한 장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설의 중반 이후로는 상당히 수위가 높은 애정행각을 묘사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이런 부분도 순한 맛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약간 힘든 요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간관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기에 좋은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거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요?'라고 생각했다가도 말미의 대 반전을 접하고 나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납득할 만한 사연이 있으니 그 또한 소설의 재미를 더하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플롯이 훌륭하다.

이 소설은 배경이나 인물, 사건 전개 등이 매우 완성도가 높습니다. 어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처음 계약이 진행되는 사무실 장면에서부터 주인공 '로웬'의 집, 주요 무대인 '베러티'의 집 등이 이어지면서 일관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저택 내 공간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주인공 '로웬'의 입장에서, '베러티'의 입장에서, 남편 '제레미'의 입장에서 볼 때가 다 다르면서도 묘하게 이어져 있어 입체적입니다. 여기에 전신 마비의 '베러티'를 돌보기 위해 집으로 오는 간호사도 뭔가 있는 뉘앙스를 풍기고 남은 아이의 시선이나 행동도 남다르기 때문에 어느 하나 그냥저냥 넘어갈 수 없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흥미로운 요소가 많습니다. 베스트셀러 시리즈 소설을 쓰고 있는 인기 작가 '베러티'가 사고를 당하면서 남편 '제레미'는 무명의 소설가 '로웬'에게 공동 집필을 의뢰합니다. 사실상 무명의 소설가인 주인공이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혼자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주인공은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라도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또한 계약 전에 이미 의뢰인인 '제레미'와 섬씽이 있었고 더욱 거절하기 어려운 장치로 작용합니다.


기존 작가의 소설을 이어써야 한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기존 작가인 '베러티'의 자료를 보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가도록 강제합니다. 크게 성공한 작가라는 설정이므로 다양한 사건을 풀어내기 좋은 대저택으로 설정해도 자연스럽습니다. 첫 만남부터 묘한 기류를 보인 주인공 '로웬'과 남편 '제레미', 뭔가 비밀을 감춘 듯한 '베러티'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하루하루가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합니다.


이어지는 스토리 어디에도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갑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을 하나하나 접하는 독자는 지속적인 불안과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렇다고 읽기가 싫거나 싫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오히려 계속 증폭됩니다.


주인공 '로웬'의 심리가 불안정하고 몇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 의문을 더하게 하면서 더 집중해서 읽게 합니다. '베러티'의 존재 자체도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어느 시점을 지나면 등장인물 누구도 일방적인 신뢰를 주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독자의 불안과 긴장감을 지속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점인데, 여기에 저자의 탁월한 문장과 묘사가 더 해지니 정신 차리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삶을 살아보고 이런 소설을 접하게 되니 각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소설 같다기보다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고, 어디서 건 상황은 차이가 있을지라도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응원하기도 어렵고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독자로써 입장이 난처해지는 지점도 있습니다. 서스펜스를 놓칠 수 없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따지고 보면 등장인물 그 누구도 악의를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아이러니까지 믹스되면 전체적인 플롯과 구조가 얼마나 훌륭한지 감탄하게 됩니다.




3. 진실은 어디에 있나?

근래 들어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공포영화를 꼽으라면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영화 내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긴장감과 영화가 끝나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해석의 여지 때문일 것입니다.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지는 해석으로 인해 관객들이 장외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수많은 리뷰와 해석 글이 대립하기도 하면서 논란을 지속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최광희 영화 평론가는 '곡성' 이후로 국내 호러 영화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고 평하면서 영화를 관람한 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소설 "베러티"는 매우 훌륭한 소설입니다. 소설가 '베러티'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주인공 '로웬'의 시선에서 하나 둘 밝혀지며 전말을 드러내게 됩니다만 '로웬'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 차츰 밝혀지며 독자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사건을 해석하는 가장 중요한 키인 '베러티'의 자서전을 근거로 모든 상황을 해석한 이야기가 일단락되고 나서, 독자들은 놀라운 대반전을 접하게 되는데, 이쯤 되면 도대체 뭐가 소설 속 진실인지 점점 더 혼란스럽습니다.


장르 소설의 미덕 중 하나는 결말 부분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떡밥을 완벽하게 회수하며 "범인은 바로 너야!!"라고 깔끔하게 똑떨어지는 마무리로 독자의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찜찜하게 가슴 시린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회파 소설도 있겠습니다만, 대체로 많은 소설은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며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베러티'는 장르적 문법을 파괴하는 작품입니다. 끝이 나도 끝이 난 것 같지 않은 찜찜함과 혼란감을 그대로 유지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름 명확한 해석을 하게 되었지만, 그 해석 또한 다른 독자와 전혀 다를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도 또 생각나고 생각나는 소설입니다. 수많은 독자가 감상을 달고, 리뷰를 쓰게 만드는 힘이 있는 스토리입니다. 이런 스토리의 힘으로 인해 입소문을 타고 아마존 차트를 역주행해 350만 부 신화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잘 짜인 스릴러 소설을 원하시는 독자님들이나 인간의 깊숙한 내면의 솔직한 욕구와 애정 문제에 직면해 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무척 흥미롭고 만족스럽게 읽으실 수 있는 정말 탁월하고 좋은 소설입니다. 특별히 바쁘신 일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꼭 시간을 내서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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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골드 리커버 에디션) - 푼돈이 모여 어마어마한 재산이 되는 생생한 비법
토머스 J. 스탠리.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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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만장자를 찾아라. 데이터에 근거한 백만장자 특징 찾기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한스 로슬링은 그의 저서 <팩트풀니스>에서 주관적 '느낌'을 객관적 '사실'로 오인하고 현실보다 더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에 대해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한 바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막연한 생각을 사실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가진 부자, 백만장자에 대한 인식 역시 팩트에 근거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가지고 있던 선입관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부자들은 당연히 비싼 차를 타고 호화로운 저택에 거주하며 화려한 소비생활을 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소비 권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은 '돈이 많으니 그만큼 많이 쓸 것'이란 단순한 발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집 백만장자>는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에 쓰인 고전으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진짜 부자들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토마스 J. 스탠리와 윌리엄 D. 댄코는 20여 년간 1만 2천 명이라는 굉장한 숫자의 사람들을 조사해 백만장자의 특징에 대해 알아내려 노력하였습니다.


이들이 조사한 데이터에서 도출한 결론에 의하면 자수성가한 부자들 다수가 남들에게 있어 보이는 것보다 실속을 추구하고 적게 소유하며 적게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집단이 풍부한 만큼 데이터에 근거한 통계적 자료의 도출이 유리하고, 잘못된 판단이나 지나친 해석을 할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그만큼 결과에 대한 신뢰가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부자에 대한 생각은 편견이거나 적어도 정확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데이터 속에 드러나는 백만장자의 통계적 특성을 파악하고 정리했을 뿐 아니라 출간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보완하여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책에 의하면 출간 당시 정리했던 진짜 부자와 '소비를 많이 하는' 부자 같은 사람들의 특성 차가 최근에 더 크게 두드러져 보인다고 합니다. 백만장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뿐 아니라 시대적인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2. 진짜 부자와 가짜 부자 : 가난해 보이는 백만장자와 부유해 보이는 가짜 부자


이 책은 다양한 조사를 통해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의 다수가 소비를 추구하지 않고 근검절약하며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대체로 체면 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다양하게 소비를 권하는 하이퍼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비력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런 백만장자들의 태도에서 성공요소를 "절제력"을 뽑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위에 종종 보이는 화려한 소비를 지향하고 이를 끊임없이 자랑하는 사람들은 대관절 누구란 말일까요? 통계에 따르면 수입이 많다고 해도 부유한 소비습관과 보여주기식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자산이 거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당장 수입이 많아 소비여력이 높지만 그 수입이 끊기면 곧바로 빈곤층이 될 수밖에 없는 자산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소비력을 자랑하며 만족감을 누리지만 정작 자산을 축적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가 가끔 만나게 되는 부자들의 화려한 모습은 실제 부자의 모습이 아니라 부자 놀이를 하는 무늬만 부자들의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검소한 생활을 하는 다수의 진짜 부자와 달리 수입은 높으나 탈탈 쓰느라 자산이 없는 속빈 강정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부자로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진짜 부자들은 '어떻게 모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책에 따르면 부자들은 우리가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시간의 2배 이상을 어떻게 돈을 모을지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역시 무슨 일이건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 핵심인가 봅니다.


책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서로 다른 두 집단을 PAW와 UAW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생소한 표현이었습니다. PAW는 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의 약자로 재산 축적 정도가 상위 25% 이내에 드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UAW는 그 반대 의미로 Under Accumulator of Wealth의 약자입니다. 이들은 재산 축적에 있어 하위 25%에 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수입이 적다기 보다 수입을 거의 다 써버린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두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욕구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PAW들은 무언가를 성취하고, 부를 창조해 내며, 재정적으로 독립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반면 UAW들은 대개의 경우 상류층 생활 방식을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결과를 다양한 도표와 결과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검증합니다. 두 가지 태도를 잘 살펴보면 부자가 되기 위해 취해야 할 태도와 버려야 할 태도가 기준이 잡히는데 이 책이 주는 가장 귀한 교훈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3. 그래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부자의 기준은 얼마나 노동 활동을 하지 않고도 무리 없이 먹고 살수 있는가의 여부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익활동을 하지 않아도 본인이 가진 자산이 스스로 일을 해서 자산이 오히려 늘어난다면 영속적인 부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딱히 자생적으로 부를 늘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단순 예금자산 등이라 한다면 그 자산을 모두 소비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진 자산으로 5년을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정하면 그 사람은 5년짜리 부자인 것이지요.


독자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백만장자들의 멘탈과 원칙, 노하우를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를 얼마나 실천하고 행동하느냐 여부에 따라 도움을 받을 수도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본을 무시한 팁 같은 것이 있을 수는 없지만 성공자는 자신의 성공 방법을 대체로 나누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실천을 통해 부자에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좀 더 정제된 내용을 고르자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백만장자들의 7가지 공통점을 뽑을 수 있겠습니다.


[백만장자들의 7가지 공통점]


1. 소비는 적게, 나머지는 모두 투자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2. 시간, 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3. 사회적 지위보다 경제적 독립을 중요시한다.

4. 부모의 도움 없이 부를 축적, 이를 자녀 교육에도 적용한다.

5. 가족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유도한다.

6. 새로운 시장 기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7. 자영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한다.


위의 7가지 공통점을 보면 그리 새롭거나 특이한 비법으로 보이는 항목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가 긍정적이고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여기의 저자가 언급하는 독립, 소유, 소비, 예산의 법칙 등을 잘 살피고 내 것으로 만든다면 최소한 부자가 되는 길목에 들어서게 되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백만장자도 한푼두푼 푼돈을 소중히 여기고 소비를 자제하면서 조금씩 모아나가는 일에서 출발해 어마어마한 재산을 축적하는 일이라는 매우 일반적인 교훈으로 마무리되는 책입니다.


자본주의의 맛에 흠뻑 취해 소비를 자제하기 어려운 독자들이 계신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통계 자료와 도표를 참고해 아끼고 모으는 습관을 기르도록 결심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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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 - 안전거리와 디테일이 행복한 삶의 열쇠다
장샤오헝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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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익숙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

정신과 의사이자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인 문요한씨는 그의 저서 "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인간관계와 자아의 균형을 조절해 주는 핵심으로 "바운더리"이론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 바운더리라는 것은 생활어 "나와바리"라고 하면 더 잘 와닿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운더리는 서로 침해하면 안 되는 개인 고유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런 바운더리는 비단 물리적 거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까지 아우르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바운더리의 의미와 가장 잘 통하는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AT 필드 이론입니다. "관계를 읽는 시간" 책 리뷰에서 설명했던 부분을 다시 언급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나무위키의 설명에 따르면 위 장면에서 나기사 카오루는 AT 필드에 대해 "어떤 사람에게도 범해 지지 않는 성스러운 영역, 마음의 빛. (중략) AT 필드는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벽이라는 것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나를 나로 있게 해 주는 힘'이자 '인에 대한 공포'혹은 '타인에게서 거리를 유지하려는 본능'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운더리가 서로를 유지하게 해주는 범위의 개념이라면 이 책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선"이란 이 바운더리의 경계지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넘어가면 문제가 발생하는 서로 간의 경계선을 의미합니다. 넘지 않으면 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그것이 결국 성공의 방법이라는 합리적인 주장입니다. 저자 장샤오헝은 책을 통해 선을 넘지 않고 적정선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꿀팁을 전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선을 넘지 않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선을 넘지 않기 위한 바른 태도에 대한 조언이 뻬곡히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년이 넘은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자연히 학습된 사회적 거리의 개념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도움이 된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제 "거리 두기"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분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거리 두기가 익숙하면 심리적, 관계적 거리 두기 역시 개념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선을 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곳, 직장 생활의 비결


이 책의 제목이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이니 만큼 선을 잘 지키는 법을 알고 실천했을 때 사회적 성공에 이른다는 주장이 펼쳐질 텐데, 이런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분야가 바로 직장 생활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업의 창업주들과 인터뷰를 하고많은 대기업에서 직원 대상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진행한 저자의 경력을 감안하면 이 책의 주요 파트에 직장 생활에 관련된 문제에 주목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통상 심리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선 지키기와 같은 테마는 인간관계나 자기 존중감 등의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심리문제보다는 사회적 태도와 입장에 방점이 찍히고 있고, 중국인이 중국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동양적 예의범절에 입각한 사상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회성 좋은 사람들은 어떻게 선을 잘 지키는지, 친구와 지인 관계에서 안전거리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를 지나면 직장 생활에서 선 긋기와 선 지키는 법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쏟아집니다. 다양한 교육과 상담을 통해 직장 생활 부분에서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던지 별도의 챕터로 직장 상사와의 거리 지키기에 대한 내용을 추가 설명해 줍니다. 이 때문인지 이 책을 읽다 보면 효과적인 직장 생활 백서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조언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실제 사례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에게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영화 속 주요 장면 인물관계라든가, 유명인은 물론 일반 직장인들의 사례가 중점적으로 나옵니다. 직장 생활을 해본 독자라면 어느 부분이라도 마치 자신의 상황인 것처럼 여겨질 만한 사례가 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직장 생활에 적용해 볼 만한 조언이 알차게 소개되어 실용적입니다.



3. 선을 지키는 삶은 내 영역을 지키는 조화로운 삶의 비결

흔히 실생활 속에서 "선 넘지 말라!"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농담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유행어처럼 하게 되는 말이지만 이게 실제 상황이 되면 자못 심각해집니다. 내가 선을 넘어도 문제, 남이 나의 선을 넘어와도 문제입니다. 직장 상사거나 위계관계라 피하기 어려운 경우는 예외입니다만, 어차피 선을 넘는 사람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기 어렵고 스스로 자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내가 선을 넘어가 자멸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되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선을 넘지 않는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통해 사회생활은 물론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는 겸손한 태도에 기반합니다. 결국 선을 지키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적용할 때,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친구와의 소중한 우정을 오래 지킬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갈등을 지혜롭게 피할 수 있게 되고, 분수를 잘 지키며 평화롭고 조화롭게 사는 법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네 가지 영역에서만 지혜로운 태도만 터득해도 인생이 잘 풀릴 것입니다.


선을 지키는 삶이라는 표현은 요즘 같은 시대에 어색한 주장일 수 있습니다. 자기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며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조언이 더 익숙한 시대입니다. 사람은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니 강한 열망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밀고 나가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자기만의 길을 꺾이지 않고 걸어갈 때 남다른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주문이 넘치는 시대입니다. 능력과 개성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분수를 알고 겸손하고 조화로운 태도를 배우고 행하는 것은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태도와 자세, 언어의 기술 등에 대한 힌트를 얻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와 조언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인간관계의 비결에 대한 실제적인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을 듯합니다. 조금도 손해 보지 않는 태도가 지혜라는 듯 행동하는 소위 MZ 세대 분들에게도 약간은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을 듯합니다. 뭐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자기를 위한 행동도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조금은 양보하는 자세 안에서 이루어진다면 누구도 피해 볼 일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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