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코스모스>는 무척이나 유익해서 가슴 속에 새겨져 있다.

이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읽고 보니 그러하다.

좀더 빨리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싶지만 지금에라도 읽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많다.


점괘, 타로, 크롭써클, 화성의 인면암, UFO, 외계인, 유리겔라, 예언 등등의 것들...

유사과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제 확연히 알겠다.


그런데 <롭상람파의 가르침>을 읽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져서 죽음 이후가 두렵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은 어떻게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지 갈팡질팡이 되긴 한다.


과학 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 지구, 우주에 대한 애정까지 모두 보여줘서 참 좋다.

특히 마녀사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서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맙게 느껴진다.

지금 이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래도 봉건제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대답하시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떠오른다.


이런 교수님에게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학생들이 부럽다. 무척 부럽다.

내겐 상당히 훌륭한 책이어서 읽는 내내 아주 기뻤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나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덕분에 중심을 잡고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 유사 과학은 틀린 과학과 다르다. 과학은 오류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과학은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언제나 틀린 결론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잠정적이다. 가설들이 세어지지만, 그것들은 언제나 반박될 수 있다. (...) 물론 과학적 가설이 반박되는 경우에 독특한 감정이 일어 마음이 상하기는 하지만, 반증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과학이라는 일의 정수이다. 유사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 타블로이드 스타일의 싸구려 기사가 그렇게 확산되는 것은 팔리기 때문이다. 그것이 팔리는 이유는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게 해 줄 자극을 갈망하고, 어린 시절에 우리가 느꼈던 불가사의한 경이를 다시 르끼고 싶어 하며, 인류보다 오랜 역사를 살아 오며 더 슬기로워진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 가운데 많기 때문이다. (...)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 유사과학과 사이비 종교를 하나로 묶는다.


* 과학은 우리의 신앙에서 유령과 마녀를 쫓아냈지만 곧바로 그 자리를 똑같은 기능을 하는 외계인으로 채웠을 뿐이다.


* 우리는 지구 환경의 은혜를 입으며 살고 있다.


* 실제로 세계의 질서, 심지어 서계의 존재 자체도 신들이 아닌 바로 자연의 법칙과 힘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 최초의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이오니아 지역에 살았던 이오니아 인들이었다. 


* 그들에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여야 했다.


* '의심할 줄 아는 정신과 경이를 느낄 줄 아는 감성'


* <엔처럼 적확한 조언이 가능하고 판단력이 뛰어나며 유머 감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용기와 비전도 가진 이가 나의 사랑이라니, 나는 정말로 운 좋은 사람이다.> 

이 글은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그의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은 것 중의 일부분이다. 

십 수년 전, 나의 남편은 그의 논문의 감사 글에 가족에 대한 언급을 안했더라. 

칼 세이건의 이 글을 보니 남편에 대한 그때의 서운함이 다시금 되살아나  심~~~히 출렁거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와 벌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품해설에 나오는 <"이성의 광기"를 "영성"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라는 말로써 나는 이 길고 긴 책의 독후감을 대신하려 한다. 

이성의 광기(여기서는 살인이겠지) 자체를 이해할 수 없고, 어차피 벌어진 광기라면 영성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어 천만다행인 것으로!


수 없이 많은 길고 긴 대화들에서 진저리가 났고, 라스콜니코프의 정신상태를 따라잡다가 내 정신상태까지 상당히 고되었던지라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드디어 끝났다 싶어 후련하기까지 했다. 


에초에 범인을 밝혀두고 시작하는 책이다 보니 라스콜니코프의 마지막 자백까지의 심리적인 여정이 흥미롭기는 했으며, 카체리나 이바노브나의 소냐에 대한 확고한 믿음(거의 성녀화 되어가는 소냐의 존재로 보면 카체리나 이바노브나의 소냐에 대한 신뢰는 당연한 것이었을지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반면 뜬금없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자살은 조금 엉뚱스러웠다.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 받으나 사형 집행 바로 직전 황제의 칙령에 의해 사형집행이 중지되고 강제노동형으로 감형된다는 도스도예프스키의 일화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죄라고? 무슨 죄? 저 추잡하고 해로운 이(head lice)를, 가난한 자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 아무에게도 필요 없는 전당포 노파를 죽였으니 마흔 가지 죄악은 용서받을 텐데, 그것이 죄라고? 나는 그것을 죄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 죄를 씻을 생각도 없어. 그런데 왜 다들 사방에서 나에게 '죄야, 죄!' 하며 손가락질을 하느냔 말이야. 다만 내가 어처구니없을 만큼 옹졸했다는 것쯤은 이제 똑똑히 알겠고, 그래서 이제 저 불필요한 수치를 감내하러 갈 결심을 한 거야! 그저 나의 천함과 무능함 때문에 이런 결심을 한 것이지. (p.4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와 벌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스콜니코프의 심리를 따라가기가 읽는 내내 너무 너무 너무 버거워서 식겁을 하겠다.


이미 정신적인 불안으로 죄값은 톡톡히 치르고 있는 중이긴 하나,

죄는 죄인지라, 그 과보를 어떤 벌로 받게 될지가 무척 궁금하다.


책의 표지 그림이 라스콜니코프의 심경을 나타낸 그의 모습으로 무척 적합하다 싶어 수시로 이 그림의 표정을 곰곰 살펴보게 되는데,

검색해보니 "알렉산드르 코스니체프"의 <수도사 a monk(2006년)>라고 나와서 깜짝 놀랐다.







* 오직 살 수만 있다면, 살 수만, 살 수만 있다면! 어떻게 살든 오직 살 수만 있다면......


* 양심이 있는 자는, 자신의 오류를 의식한다면, 괴로워하겠죠. 이게 그에겐 벌입니다. 징역과는 별개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50년에 출판 되었지만 지금 읽어도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사람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으며, 

딤스데일 목사의 고뇌에 찬 고통,

시련의 승화에서 오는 감동, 

aldultery에서 able을 지나 angel에 이르는데는 7년이 걸리고,

그러나 어떤 시점에는, 7년이 지난 그 낙인은 여전히 되살아나 낙인이었으며,

그 시절 간통은 공개적으로 낙인을 찍을 정도의 무거운 죄였건만 헤스터와 딤스데일 목사에 대한 적대감은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헤스터는 힘 닿는 데까지 그들을 위로하고 상담해 주었다. 또한 그녀는 때가 되어 이 세상이 성숙하여 좀 더 밝은 시대가 오면 새로운 진리가 나타나 남녀 간의 모든 관계가 상호 행복이라는 좀 더 굳건한 토대 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자신의 굳은 신념으로 그들을 납득시켰다.(p.311)

1850년에 이러한 글이 활자화 되어 나왔다는 것이 무척 대단해서 작가의 위대함으로 보인다.

그것도 adultery의 이니셜 A를 달게 되었던 헤스터의 말로써이니 그 의미는 더 깊은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옥에 다녀온 단테 - 후회와 절망을 기회와 희망으로 바꾸는 신곡 수업
김범준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과 곁들여 단테의 <신곡>에 대한 설명을 유튜브에서 보지 않았다면, 

더러 보이던 오타들과 이상한 삽화들 때문에라도 초반에 아예 이 책 읽기는 그만두었을 것이다.

<신곡>을 요약본으로 말고 한번 읽어봐야하나 라는 마음을 내게 해 준 것으로 별3개는 클릭한다.







*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글을 쓰는 한 작가는 "나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이번에 나온 최신작이며, 내 일생에 걸쳐 최고의 작품은 다음에 나올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 화가 날 때, 갑자기 성질이 날 때, 자신이 오만에 휩싸여 있는 건 아닌지 떠올려야 한다. 오만이란 상대방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는 자신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생기는 문제다. 자기 마음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분노가 생기고 이는 괴로움으로 변한다. 이는 타인의 삶까지 엉망으로 만든다. 


* 생각에 생각을 겹쳐 놓는 사람은 원래의 목표와 멀어지게 마련이다. 한 생각이 다른 생각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