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페드로 파라모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3
후안 룰포 지음, 정창 옮김 / 민음사 / 2003년 12월
평점 :
잘 때, 가끔 귀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정말 현실같은 울림의 말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가끔 이미 죽어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죽은 자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다.
무려 스페인어로 쓰여진 가장 아름다운 작품, 이라니.....(가르시아 마르케스) 스페인어를 공부한지 일 년이 되어간다. 교재와 유튜브로 독학, 일단 한 바퀴는 돌았다. 평범하게 씌여진 문장들은 무난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자랑스럽다.
산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힘든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 두 발을 바지런히 놀리며 사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죽어서 다른 세상으로 가게될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인지. 하지만 그 문마저 닫혀버리면 남는 것은 오로지 지옥뿐이니,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91쪽
뭔지도 모르는 양심의 가책을 찾다가 지칠대로 지쳤거든. 나는 끼니도 거른 채 괴로워했지. 내게 쏟아지던 욕설과 저주를 감수했던 기억때문에 밤새 지독한 고통에 시달렸어. 그러면 됐지. 이제 뭘 더.....죽는 날을 기다리며 주저앉아 있는데 내 영혼이 간청하더구만. 일어나라구. 질질 끌려 다닐망정 억척스럽게 살라고. 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