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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 ㅣ 괴테전집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래현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그래도 나에게는 단 한 가지의 기쁨이 남아 있답니다. 내가 그녀 가까이에 있을 때에는 그녀에 대한 꿈을 꾸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우리는 묘하게도 꿈속에서 함께 있답니다. 148
그처럼 궁지에 몰리게 될 때에는 마침내 시간을 때우고 삶의 공간을 채우기 위해 예전의 버릇이나 취향이 되살아나는 법이다. 그와 같은 귀족에게 있어서 사냥과 전쟁은 항상 그러한 탈출구였다. 에두아르트는 내면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외적인 위험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에게 산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일로 다가서고 있었기에 그는 파멸을 동경하고 있었다. 심지어 더 이상 살아 있지 않고, 죽어버림으로써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그에게 위안이 되었다. 154
예술가들이 그토록 다양하다면, 왜 우리가 내내 똑같은 모양의 오벨리스크나 잘려진 기둥, 그리고 유골단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거죠? 그동안 내가 본 것들은 당신이 그토록 칭찬하는 수천 가지의 창의적 발명이 아니고 수천 개의 똑같은 반복이었답니다. 164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어떤 일을 해보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누군가가 아무리 해도 배우지 못할 어떤 예술에 손을 댄다고 해서 아무도 이 아마추어를 욕해서는 안 될 것이고, 자신의 예술 영역을 넘어 이웃 분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해서 그 예술가를 비난해서도 안 될 것이다. 171
책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걷기 운동을 하다가 손이 닿아 끄집어 들었다, 오래 전에 읽은 것인데, 별다른 감흥은 없었던 듯한데, 펼쳐보니 거의 책의 절반가량이 형광펜으로 범벅이 되있다. 무슨 잠언록같은 분위기랄까. 별로 잘 된 이야기 구성은 아니지만 괴테의 철학을 가깝게 느낄 수 있지 않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