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J.M.G. 르 클레지오 지음, 홍상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카메라 펜' 기법이라는 거, 1초의 순간의 장면을 세밀하게 감성을 더해 표현하는 거, 그런 풍경 묘사를 참으로 좋아라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생각이다. 책 한 권을 통째로 덮어버리는 그 지리한 블라블라....이렇게 긴 소설을 읽었을 때는 처음으로 되돌아와 시간의 흐름, 세월의 덧없음 같은 회한을 느끼며, 비록 책을 읽은 시간은 이삼일 밖에 안 되어도 몇 년을, 몇 십년을 소설속 주인공들과 같이 보낸 것같은 공감을 가지며 책을 꼬옥 껴안게 되는 데. 이건 책 한권이 모두 순간 만 있을 뿐 시간의, 세월의 영속성, 흐름 같은 것은 너무나 약하다. 대륙을 넘나드는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마치 고무보트를 타고 몇 분 만에 지중해를 건너는 듯한 거친 묘사. 1초, 1초마다 매초마다 그렇게 정성스럽고 꼼꼼하지만 전체적인 시간의 스케일은 그 모든 일들이 단 몇 일동안에 일어난 것같은 엉성함... 최초에 '오로라의 책', '아프리카인'을 보고 너무 느낌이 좋아 르클레지오를 모으기 시작했었는데 '황금물고기'에 한 방 먹고. '사막'을 보고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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