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김용택 엮음 / 마음의숲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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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섬진강 시인으로 너무나 익숙한 김용택 시인. 얼마전 교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선생님의 신작인 이책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는 그동안 김용택 시인이 소개했던 시들과 다른, 삶과 인생, 깨달음을 주제로 엮은 시집이다. 38년 교편생활을 돌아보며 어느덧 60세가 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그가 뽑은 시들은 마치 예언자의 메시지처럼 우리의 삶이, 인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표지에 김용택의 '내 인생을 바꿔준 시 한 편'이라고 소개가 되어있어 대체 어떤 시들이 실려있을까 가슴이 설레게 한다.

빈 교실에 홀로 앉아 어두워지는 운동장 끝을 바라보며 읽던 시. 찬 이슬이 발등을 적시던 논두렁을 걸으며 읽던 시. 사랑은 떠나고, 검은 산이 내 앞에 버티고 있을 때 읽었던 시들을 모았다고  서문을 대신해 쓰고 있다.  김용택 시인은 이 시들이 지금 당신의 생각을 흔들어 당신에게 새로운 길이 생겨나길 빈다고 쓰고 있는데 선생님이 선택해 놓은 시들을 읽는 내내 마음의 평온이 느껴진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시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편안하다.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 등.

언젠가 읽고 가슴으로부터 감동을 받았던 시들이 한 곳에 어우러져 삶을 다시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월의 깊이와 삶의 자세를 다시 재정비하게 만드는 짧지만 멋진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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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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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한 그녀는 나의 30대 롤모델이었다.

바람의 딸 시리즈를 읽으며 얼마나 가슴 떨려했던가.

늘 가진 것을 내려놓고 훌훌 떠나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그녀가 부럽기만했다.

잘나가던 홍보회사를 접고 오지탐험을 떠났을 때,

나이 40에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중국어학연수를 떠났을 때

세계 곳곳 기아와 아픔의 현장에서 9년간 월드비전 구호팀장을 선택했을 때

언제나 박수를 보냈다.

 

이 책은 그녀의 그간 이야기를 그녀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경쾌하게 담아냈다.

그녀 자신을 얼마나 스스로 애정을 담아 사랑하고 있는지, 묻어두었던 첫사랑 이야기,

길을 묻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그녀의 신앙, 책이야기까지.

그리고 또 한 번 새로운 길을 나서는 그녀의 각오까지.

9년 베테랑 현장 구호팀장 역할을 접고 좀 더 효율적으로 구호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이론 공부를 하러 보스턴으로 다시 길을 떠난다는 58년 개띠 한비야님.

 

그녀를 통해 세계의 아픈 곳도 많이 보았고 아직도 고통 받고 있을 그들을 위해

간간히 기도도 아끼지 않게 되었다.

 

언제나 당당한 그녀, 다음엔 무엇에 도전할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녀,

힘내라 한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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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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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우리시대의 작가 공지영의 신작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어떤 신문기사 한 줄 때문이었다고 한다. 젊은 인턴기자의 법정 풍경 스케치 기사였는데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 였단다.

이 책은 안개가 모든 것을 가릴 것만 같은 도시 무진시에서 일어나는 거짓과 위선의 숨막힘이다. 청각장애아들을 위한 사학재단 자애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아이들의 인권이 짓밟힌 현장의 고백이다. 두 건의 자살사건에도 끄덕하지 않던 가진 자들의 도시 무진은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프다. 

언제나 통용되는 그들만의 세상, 가진자들만이 누릴수 있는 유착고리, 결코 깨지지 않을 그들의 밥그릇...

그 속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느꼈을 우리의 유리. 연두. 민수.

너무 아파 죽음을 선택해야 했던 두 아이까지..

현실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그 아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위로해 주어야 마땅한 어른들은 광란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진정으로 정의의 편에서 고통의 편에서 있는 유진, 최목사, 인호, 선생님, 의식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고통을 알아채기에는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 뜨거운 도가니에 들어와 있었다.

 

내 일 아니라고, 내 고통 아니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귀를 닫고 눈을 닫아버린 장애인들 이었다.

지금도 고통의 현장에 서 있을 그들의 앞날에 부디 행복이 있기를. 

문득 얼마전 읽었던 유시민의 후불제민주주의에서 인용되었던 시가 떠오른다.

 

선의 연대와 민주주의

                          마르틴 니뮐러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 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

 

1년여를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고통 받았을 작가 공지영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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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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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여정부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유시민씨를 존경했다.

이번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맞으면서 그가 애통해 하는 모습을 참 가슴아프게 지켜보기도 했었다. 아마 의식(?)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서민사랑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참 안타깝게도 그가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쓰여진 책이다. 그 이후에 쓰여진 책이라면  대통령과 연관된 부분에서 절절한 아픔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한 마디로 말해 이 책은 인간 유시민의 의식을 만날 수 있다.

첫머리에 그는 스스로... 나는 지금 망명 중이다. '내적망명'이다.. 대한민국에 살지만 기존 그가 살았던 정치권과는 동떨어져 어느 출판사 한 귀퉁이에 집필실을 얻어 내수시장에서 활동하는 '지식소매상'이라고 표현해 놓았다.

책을 읽고난후  나는 그를 결코 지식소매상이라 부를수 없다.

세상에는 얕은 생각과 관심사로 많은 이를 현혹하는 지식보따리상들이 있다. 하지만 그의 지식은 헌법에서 우주, 생태, 환경, 고전, 수학.. 전 분야에 걸쳐 있으며 그 지식이 단순한 지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일상을 지배하고 그만의 독특하고 참된 사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생각된다.

 

나는 아직도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그가 국회에 입고 갔던 면바지와 캐주얼한 라운드 T셔츠, 자켓이 생각난다. 그만큼 순수하지 않았을까?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을 회상하면서 즐거운 일터로 만들어주고 될수 있는 한 실무자를 정말 공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위해 기본적인 것은 본인 스스로 숙지하고 나머지 보태지는 것은 쪽지를 덧붙였다는 그의 인격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도 많은 조직에서는 누가 온다. 뭘 하나 제출해야 한다. 어디에 보고가 필요하다 하면 아래사람은 바빠 죽든지 말든지 뭐 별반 다를 거 없는 틀을 두고 수치 몇개만 고치면 될 것을 꼭 새것으롤 고치고 만들어서 그것도 장식까지 덧붙여서 가져오기를 원하는 윗분들이 아직 많이 계신다.

그분들께

유시민 전 장관이 책에서 밝혀둔 <피터의 원리>를 인용해 한마디 해 주고 싶다.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MB정부에 기생하여 사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을 돌아보고 MB에게 진심어린 충언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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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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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책벌레이자 자칭 책으로 먹고 사는 사람. 이권우의 책 읽기에 대한 담론이다.  어린시절 남들보다 그닥 책의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없는 저자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탐독가가 된다. 그때부터 시작된 책읽기의 열정이 오늘의 책일기 달인을 만들어 냈다. 

자신이 읽었던 책들에 비추어 낸 저자만의 책읽기 방법론. 빠르게 읽기보다 깊고 느리게 창조적으로 읽어내기를 바라는 그의 책읽기관을 드러낸다.   

 이러저러한 책에서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를 먼저 말한 저작을 인용하는 가운데 읽는 나는 저자 이권우의 독서력과 내가 알지못했던 또다른 책읽기 명작을 만날수도 있다. 

책의 중요성과 독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왜 중요하냐 물으면 딱히 이러한 이유로 꼭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 못했던 부분을  그만의 필체로 그려낼 뿐만 아니라 고전읽기의 중요성, 독서토론의 확장성, 쓰기을 위한 읽기까지 책읽기에서 파생되는 여러부분까지도 고찰하게 만든다. 

책읽기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지금. 한번쯤 깊게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저자가 고전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쓴 글이다. 같이 읽어도 좋을만하여 인용한다. 

..거인의 무동을 탄 난쟁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내가 더 많은 것을 보고 훌쩍 정신의 키가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거인의 무동을 탔기 때문이다. 내가 잘난듯 하지만 알고보면 남의 것을 바탕으로 했다는 말이다. 고전이란 거인이다. 인류의 지성들이 갈고 닦은 사색의 결과물이 하나로 합쳐 있는 것이다. 그것을 타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그것에 올라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에 기대야 비로소 느끼는 것이 있다.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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