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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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좋은 이별.  김형경.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 이 책은 슬픔의 애도와 치유에 관한 책이다. 2000년 이후 그녀가 써왔던 책들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인간의 마음을 알아가는 소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그리고 에세이 <사람풍경> 

성과 사랑, 관계 맺기에 관한 소설 <성애>, 에세이 <천개의 공감> 

상실과 애도에 관한 소설 <꽃피는 고래>, 에세이 <좋은 이별>  

전작에서 말해주듯 그녀는 끊임없는 인간치유를 담은 작품을 주로 쓴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이별>은 그 완결판이 아닐까. 

1장에서는 애도 개념의 탄생과 발전에 관해, 2장은 애도 심리 실제와 실천법, 3장은 상대로부터 열정을 회수했으나 잘못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 마지막으로 4장은 열정을 치유로 변화시키기 위해 해야되는 일들이 적혀 있다. 

각 장에서는 그간 그녀가 공부한 정신분석적인 방법, 도움되는 책, 아름다운 싯구가 어우러져 보는이의 마음을 다독인다. 

이 책 한권으로도 충분한 독서치유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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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

그의 타고난 진보를

그의 민중에 대한 사랑을

그의 휘둘리지 않는 사상을

나는 존경한다.

 

그는 '길을 잃었다'로 이 책 "청춘의 독서"를 시작하고 있다.

그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어이없이 떠나보내

정신적 방황을 겪었으리라 나름 짐작은 했었지만

'길을 잃었다'라는 표현이 그의 암울함을 더하는 것 같아

괜히 가슴이 답답했었다.

 

이 책을 주면서 그는 사랑하는 딸에게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 전체를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축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길에서라도 스스로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후기에서 당신의 독서멘토인 아버지 유태우 선생에 대해 말했던 그.

아마 그의 딸에게도 그 아버지처럼 훌륭한 독서멘토이자 삶의 멘도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었다. 어떻게 이런 통찰을 가질 수 있었을까.

나는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왜 이런 생각들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을까.

내공이 얼마나 깊으면 자신의 사상을 이런 책들에 쏙 맞게 대비시켜

담금질 할 수 있을까.

 

항상 그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진다.

내 앞에 놓인 사사로운 일만을 목적으로 사는 내가 또 부끄럽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역사와 진보와 민중을 생각하고 그의 진보적

성향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나라 국민, 대중을 보면서 소스타인

베블런의 '보수성은 유한계급만의 특성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보편적 성향. 그들은

다만 진보가 요구하는 인습적 사고와 행동 양식의 재조정을 귀찮아해서 그런

것뿐이라고.'로 위로받는 이 남자를 진정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인생에 청춘의 독서 14책.

그를 진보로 이끌고 민중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책들을

나도 진지하게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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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화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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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시인 이화경의 인도 체류기이다.

기존 여행기의 개념을 넘어서 인도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글로 표현했다.

글 곳곳에서 시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40에 들어서면서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자신에 대한 고통의 앓이가

인도로 그녀를 이끌었고, 그녀의 인도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고통들이

나의 사십앓이 고통을 완화시켜주었다.

 

나에게 인도는 내 마지막 여행지라고 이십대부터 외쳤었다.

모든 사물이 철학을 할 것 같고, 모든 인도사람이 철학자일 것만 같은...

그래서 나의 인생 마지막을 그곳에서 맞이하고팠던... 그 곳이었다.

 

십 몇년전에 지인이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따라나서지 못했던

서운함이 늘 마음에 있었고,

지인이 사다준 세계사 책에서만 보았던 다질링의 차를 맛보면서 감격했고

누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인도의 화장 풍습을 떠올렸었다.

 

나에게 막연한 미래를 품게 해 주었던 인도가 마음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카스트제도에 얽매여 사는 그들의 모습, 아예 그 사회에서는 존재하지도

말을 해서도 안되는 불가촉천민의 삶.

아무런 저항없이 자신의 카스트를 받아들이는 그들.

힘겨운 그들의 현실을 마음으로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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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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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재미있게 살자' 강의를 한다는 문화심리학자이자 명지대 교수인 김정운의 2009년 최근작이다.
한마디로 사람에 대한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끌어내는 이 책이 정말 멋지다. 이런 글을 쓴

저자도 멋있어 보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팔불출 친구들은 사회적인 기준에서 본다면 잘나가는 어느 회사의 CEO,

이름 알려진 교수들, 은행지점장들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아주 인간적이고 사실적인

인물들로 등장시켰다. 그들의 행동과 걸러지지 않은 말을 그대로 옮겨두어 우리와 같은 사람이게

만들었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그의 용기가 좋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대해서 쓴 구절이다. 요즘 내가 너무도

절실히 겪고 있는 터라 아마도 더 와닿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귀중한 존재로 여겨질 때 자존감이 유지된다고 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에서 자신이 상대방의 일방적인 훈계와 계몽의 대상이 되면 자존감이 여지없이 망가질뿐더러 아주

묘한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아예 세상을 뒤집어 버리기도 한다고 썼다. 이 글에 충분히

공감한다. 1시간 이상 계속되는 훈계 상태에 놓여있으면 정신을 놓을 듯 아찔해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100%로 맞는 말씀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권력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던 시대는 지났으며 돈으로는 더더욱 아니라고 목청높여 이야기

해 준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며 21세기 리더십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서 나온다 역설한다. '순서바꾸기 turn-taking' 와 '관점바꾸기 Perspective taking'

로 상대와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을 때 멋진 리더, 최고의 리더가 된다는 지극히 공감가는 말씀을 하신다.

그러면서 본인은 입꽁지가 처진 중년남자들 특히 CEO, 대학교수, 공무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을 할 때

무척 어렵다 말을 한다. 어떠한 상호작용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란다. 어떠한 유머도 통하지 않기 때문

이란다. 도무지 자신들이 언제 반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아니, 알면서도 '반응하는 것'이 '쪽

팔린다'고 생각한단다. 존귀와 위엄을 갖춘 사람든 쉽게 웃거나 가벼이 반응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불안한 존재들의 특징이란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을 막는 '순서바꾸기'의 손상은 단순히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더 큰 문제 '관점 바꾸기'의 상실을 가져온단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여주신다. 사는게 재미없는 상사와 일하면 죽고싶다는 생각이 든단다. 하하하.

 

자기본위적인 아주 이기적인 생각들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세상은 항상 잘못됐고 남들은 그렇게 무례할 수가 없고, 내가 무례하거나 사소한 잘못을 범할 때도

아주 가끔은 있지만 그것은 반드시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할 대상에서 나는 항상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신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의식.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자신이 하는 일, 사회적 관계 등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하는데 세상에

바보같은 짓이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일이란다. 왜냐. 사회적 지위는 반드시

변하고 사라지기 때문이란다. 과거의 지위로 미래를 살아가는 것처럼 서글프고 초라한 일은 없단다.

바쁠수록, 정신없을수록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며 살아야 한단다. 당연히 여겨지는 어느 회사의 부장,

사장, 교수와 같은 내 사회적 지위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 내 본질들과는 상관 없다는 말씀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장할 것이며, 언제까지 교수할 수 있느냐고 반문해 주신다.

멋지다. 하지만 우리사회 대부분 사람들은 일단 첫대면에서 서로의 사회적 지위를 확인하고

서열관계(?)를 확실히 매듭짓기 위해 명함 주고받기를 한다. 그러면서 내가 타인에게 입꽁지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 행동으로 개시한다.

  나는 그들의 처진 입꽁지를 쫑긋 땡겨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나중에 내가 나이들면 나의 후배들도

나의 처진 입꽁지를  수술을 해서라도 땡겨주고 싶겠지?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확인하고 나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며

살아가라는 그가 너무 멋지다. 하루하루 매일 매시 감탄하고 살아가라는 그가 고맙다.

 

그가 산 캠핑카에 나도 동승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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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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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품이다. 1977년부터 1981년 사이의 일을 시간적인 전개로
나. 어린 한동구의 시선과 생각으로 끌어내는 작품이다.

한씨집안의 4대 독자인 나. 한동구는 우리의 생각속 할머니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인

완고하고 심술궂고 욕으로 가득찬 할머니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다.

물론 할머니에게 제일 고통 받는 사람은 한국사회라면 다 인정할 그 집의 며느리,

즉 한동구의 엄마다.

  한동구를 낳고도 6년이나 태기가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하다가 귀하게 얻은 아이가

딸이라는 이유로 그날부터 고스란히 할머니의 구박과 욕설을 참아내야 하는 엄마는

정신까지도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을까.

애교 많고 똑똑한 동생 영주가 아파도,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동구도

아버지가 무뚝뚝한 이유도 모두 엄마의 잘못이라는 할머니.

  할머니가 애지중지 가꾸던 감나무에 달린 감을 만져보려고 동구의 무등을 탔던

사랑스런 영주가 미풍에 넘어져 세상을 등진것도 모두 어머니의 잘못이었고

엄마의 밥 먹는 모습도 아이 죽인 어미가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견디다 못한 엄마가 할머니의 앞에 고추장독을 깨버리고는 그 길로 나가 결국은 정신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할머니의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은 끝날줄을 모른다.

  이 위태로운 가정에서 아버지는 어떠했을까. 한국적 가부장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버지는 절대적인 권위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어린 동구에게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정을

행복하게 잘 이끌어보자고 이야기한다.

  동구의 마음을 달래주고 보듬어준 단 한 사람은 3학년 2학기때 자신을 애정으로

감싸준 박영은 선생님 밖에 없었다. 동구의 난독증을 깊이있게 관찰하고 동구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고 이해해 준 선생님에게 동구는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다.

  묘한 시대적 상황. 박영은 선생님이 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광주에 내려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암시적인 내용들이 약간은 상투적이기는 하나 어린시절 알게 모르게 가족으로부터

특히. 할머니로부터,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에서 제역할을 못했던 아버지를

가졌던 우리들에게는 찡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동구가 동경했던 삼층집의 아름다원에서 다시 곤줄박이를 보았듯 우리 삶에도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새 희망을 얻을 뭔가가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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