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스토리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에서야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다. 모방범, 이유, 화차 등... 익히 그녀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선뜻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어떤 책을 우선 읽어야 하나 하는 망설여 지기도 했고. 나와 같은 초보자들은 아마도 동감하리라.
처음으로 집어 든 책은 브레이브 스토리이다. <모방범> 이후 미야베 미유키 여사가 3년 간 전념하여 집필하였다고 하며 일본에서 장편 TV만화 및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고 해 " 이 책이다." 내 눈길을 끌게 되었다.
 
브레이브 스토리는 판타지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사실 판타지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쉽게 빠져들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거기다 약 한 달 동안 식중독에, 몸살에, 치통에 시달렸으며 또한 무려 450페이지에 달하는 1권의 내용을 읽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와타루는 열 한 살의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어느날 미야미 신사 옆 새 빌딩인 다이마쓰 빌딩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괴담을 듣고 친구 가짱과 그 빌딩에 유령이 정말 있는지 확인해 보러 가게 된다. 몇년째 불운으로 건설 시공사가 바뀌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되고 방치되어 흉물스런 공간이다. 가기 전 와타루는 한 여자 아이 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명확히 들리는 목소리는 와타루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우여곡절 끝에
빌딩에 도착하는데 거기서 빌딩 주인인 다이마쓰 사장과 그의 아들, 그리고 다이마쓰 가오리를 만나게 된다.
 
이후 와타루에게 일생일대의 큰 고난이 닥쳐 온다. 바로 부모님의 이혼이었다. 이혼을 하게 된 내막을 알게 되고 심지어 어머니는 자살까지 시도하기에 이른다. 초등학생 혹은 초등학생이 아닐지라도 감당하기 힘든 크나큰 사건들이었을 것이다. 얽히고 설킨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여자, 과거의 일들과 현재의 일들... "엄마, 갔다 올께요.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기다려요. 나는 운명을 바꾸겠다. 아버지가 그런 식으로 되지 않도록, 어머니가 그런 비난의 말을 바구 내뱉지 않게 되도록, 다나카 리카코라는 여자가 아버지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우리 가족 세 명이 다시 사이좋게, 즐겁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운명을 바꾼다. 아니, 그렇다기보다 부당하게 일그러져 변해 있는 운명을, 원래대로 좋게 되돌려 놓는 것이다" 와타루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혹은 운명을 되돌려 놓기 위해 '비전' 으로 모험을 떠나는데...
 
느린 스토리 전개에다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쯤 1권이 끝나 너무나 아쉬웠다. 쿠! 정말이지 감질난다. 앞으로 펼쳐질 비젼의 세계 2권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로 굿바이
이시다 이라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한껏 충만해 진다. 사랑을 품은, 사랑을 그리는 마음이 이런 것일까?
책장을 넘기자 따뜻한 솜 이불 속 같다. 역시 사랑의 전령, 사랑의 술사 이시다 이라답다.

이 선선한 가을, 옆구리가 시려온다. 음... 낙엽이 지고 어느새 겨울이 되겠지. 휴, 한숨만 나온다.
지하철 안에서 고개를 상대 어깨에 기댄채 도란거리며 이야기를 하는 새침한 커플들이 한숨이 나올만큼 부럽고 길거릴 지나다 보면 무엇이 추운양 팔짱을 끼며 체온을 나누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그야말로 동경과 동시에 환멸의 감정을 느낀다.
이 가을의 문턱에 서서 <슬로 굿바이>를 접했다. 

'화려하고 싶은 솔로'의 어두운 통로에서 '진정으로 찬란한 커플'로의... 이시다이라는 <슬로 굿바이>로 솔로레타리아에 대한 제대로 테러를 가한다. 염장질도 이런 염장질은 없다. 버럭~ 버럭~
'솔로레타리아여 단결하라.' 하지만 이 <슬로 굿바이>를 읽고 있노라면 아무리 무적의 솔로부대라도 금새 풀어져 각자 제 짝을 찾아 나서기에 바쁠 것이다.

어찌 됐든 무엇이 됐든 우선 사랑을 해보라고. 사랑의 열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은 성숙해지기 어렵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듯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참으로 두려운 것은 실연으로 인한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절망이다. 바로 이 소설들이 보여주는 것은 사랑이 어떻게 희망을 조직해 내는가 하는 점이다.

사랑을 시작할, 사랑이 진행중인, 사랑때문에 아파하며 고민스러운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논술, 사고치다
공성수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논술 이론과 배경지식은 시중에 나와 있는 논술 교재를 가지고 혼자 공부할 수 있다. 물론 논술 이론과 배경지식 또한 중요한 것임을 부인치 않는다. 하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 보다 앞서야 할 것은 바로 사고력인 것이다. 논술의 시작은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논술 교재들은 다이제스트식의 배경지식의 나열과 입시 경향에 따라 각 대학 기출 문제 풀이에 혈안이 되어 왔다. 깨알같은 모범답안과 빽빽한 첨삭... '나의답안'과 '나의 방법'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답안', '남의 방법'을 들여다 보는 것은 연비가 나쁜 방식이다. 이에 획기적이라 부를 만한 제대로 사고를 친 <논술, 사고 치다.>가 황매에서 출판되었다. 

저자는 학생들이 빠지기 쉬운 논술의 함정과 그동안 진행되어 온 기존 논술 교육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밝히며 '이것만 제대로 해도 기본 이상 한다!'는 실전 논술팁을 담았다. 논술을 마스터하기 위해 수십 장의 배경지식 프린트를 달달 외우고, 수십 명이 북적대는 논술 특강반에서 방학을 보내고, 매일매일 아르바이트 강사에게 첨삭을 받고, 두꺼운 명문대 추천도서 100선을 끌어안고 있다면, 한 번쯤 방법을 의심해 볼 때가 되었다. 

카툰, 대담, 이미지 등 신세대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있게 논술을 공부할 수 있도록 엮어 편안히 읽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예제를 제시하고 있어 (가상의) 저자와 논술로 맞짱을 뜨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논술... 겁낼 필요가 전혀 없다. 이제 논술울렁증에 걸린 대한민국의 학생들 한결 자유로워지리라 믿는다.

다양한 배경지식과 함께 생각해 볼 거리, 꼭 읽기를 권하는 참고 도서 등을 수록하여 생각의 크기를 넓혀 줄 <논술, 사고 치다.> 논술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라 생각된다. 새로운 논술의 새로운 튜토리얼. 방식을 바꾸면 효율도 바뀌는 것처럼 이제 제대로 사고 칠 일만 남았다.

자, 준비됐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번 꽂힌 작가의 책들을 고이 소장하고 싶은 맘은 다른 분들도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이사카 코타로. 올 해 알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꽂힌 작가중 한 명으로 나로 하여금 수집욕을 자극하게 만든다. 수집욕은 곧 중독성과도 연계되기에,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사카 코타로에 중독되었다 할 수 있겠다.

드디어 읽게 된 그의 데뷔작 <오듀본의 기도>.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를 읽고 좋아하게 된 작가의 데뷔작인데도 불구하고 선뜻 내키지 않았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 두께의 압박. 갓 소설계로 입문한 작가가 장편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스토리의 전개는? 잘 이어 나갈 수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읽고라면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그의 판타지적 상상력과 가벼우면서도 진지함. 그 안에 상당한 매력이 발산하고 있다. 뭔지 모를 마법이랄까? 그에게 뭔가 특별함이 내재해 있는 것 같다. 한번 책을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빠져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지도에도 없는, 150년이나 외부와 교류없던 오기시마라는 섬에 주인공인 이토라는 편의점 강도 용의자인 남자가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섬 마을 주민인 골든 레트리버를 닮은 히비노, 아내가 죽고 난 뒤 무엇이든지 거꾸로 말하는 화가 소노야마씨, 섬 안에서 살인이 허락된, 벗꽃을 닮은 심판관 사쿠라, 그리고 미래를 보는,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인 허수아비 유노를 만나게 되는데...

'이 섬에는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있다. 섬 밖에서 온 자가 이 섬에 없는 것을 두고간다.' 유고의 무참한 죽음에 이어 차례로 마을 주민들이 살해된다.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느림의 미학이 존재했다. '이건 이거야.' 작가가 중간중간 심어 놓은 교묘한 복선들을 마주할 때면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알 수 없다. 기막힌 반전. 독자의 상상력을 비웃는... 그러나 반전은 참 으로 논리적이다. 아귀가 딱딱 맞는 설명에 혀가 내둘러 진다. 잘 만들어진... 결말부분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는... 그래서 더욱 조바심이 났었는지 모르겠다. 한 편의 소설이 정말이지 잘 짜여진 스도쿠 퍼즐 같다. 다른 독자들도 그러하겠지만 스포일러를 포함,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어찌 할까나? 그래도 참아야 겠지.

이상한, 너무나 이상한...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있는 듯한 <오듀본의 기도>. 둘 다 현실 세계를 반영한, 현실의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유노가 전하고자 하는) 진실은 항상 눈 앞에 있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 했을 뿐... 조금은 나와 다른 결말의, 냉소적인 비판보다는 따뜻한 시선의, 그래서 감동이었지만 약간은 실망이었다. 일상에 익숙해 진 건가. 책을 덮음으로써 오기시마 섬을 빠져 나왔지만 정작 그러했을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트로의 쿠바 - 체 게바라와 함께 한 혁명의 현장
그레고리 토지안 지음, 홍민표 옮김, 오스왈도 살라스.로베르토 살라스 사진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는 체 게바라와 함께 바티스타 독재 정권으로부터의 해방자로 또한 반미노선으로 쿠바의 자주노선을 실천한 국가 지도자로 추앙을 받는 반면, 정적 숙청을 포함한 그의 인권 침해 행적과 여진히 군림하는 종신 대통령직을 빌미로 종종 독재자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의 수장으로서 미국의 위협적인 존재로 부정적인 모습이 더욱 부각이 되기 때문에 레드컴플랙스가 일상화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카스트로에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엔 별로 거부감이 없지만 대한민국사에서 박정희, 전두환의 장기집권과 인권 유린, 민중의 탄압을 통해 독재자에 대한 병적인 증오는 어쩔 수 없다. 현존하는 국가 지도자 중 세계 최장 집권기록을 세우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

이번에 읽게 된 <카스트로의 쿠바>는 카스트로가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 놓기 전 혁명가로서의 모습을 중심으로 그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외세와 독재에 의한 수탈과 착취가 일상화된 쿠바 민중들을 위하여 체 게바라와 피델은 몸을 불 사른다. 미국의 비호를 받는 바티스타 독재정권의 막강한 군대와 싸워 이기고, 아바나에 입성. 피델은 불과 32세의 나이에 쿠바 최고 지도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게바라는 또 다시 폭정에 시달리는 남미지역에 혁명을 위하여 떠나고 피델은 혁명 쿠바를 재건한다고 하여 갖은 정책을 만들며 현실정치에 발을 담그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도 독재 정권에 항거한 그 였으나 그 역시 독재자가 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피델 카스트로는 지금도 여전히 게릴라 지도자의 군복과 군화를 신고 반제국주의와 양키 NO를 이야기한다. 진정 그의 본모습은 무엇인가? 권력욕에 사로 잡힌 교활한 영웅의 모습을 내세운 독재자의 모습인가? 아님 민중과 자주 노선을 위하여, 쿠바의 생존을 위하여 총을 든 고독한 혁명가의 모습인가? 

앞으로의 피델 카스트로 그의 행로와 쿠바의 미래가 궁금해 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