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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평점 :
모처럼 몰입이 되는 책을 만났습니다. <목숨을 팝니다.>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미시마 유키오는 노벨상 후보로 여러 차례 올랐다고 합니다만 솔직히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지요. ^^; 역시 많이 읽어봐야 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야마다 하니오는 자살에 실패한 후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고 자신의 목숨을 사고파는 기묘한 사업을 시작합니다. 목숨을 판다라... 마치 물건처럼 목숨을 거래하는 그의 행위는 현대 물질만능주의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하니오는 첫 의뢰를 받아 들이고 용케 살아남아 다음 의뢰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며, 죽음만이 자신의 삶을 완성시킬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여깁니다.
목숨을 의뢰하는 마피아 조직의 청부 살인, 스파이, 그리고 뱀파이어와의 만남 등 기상천외한 사건들은 독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니오는 타인의 욕망에 휘둘리며 점차 주체적인 삶을 잃어갑니다. 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기보다, 누군가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데요.
하니오의 파멸적인 행보를 따라가면서 뫼르소가 떠오르더군요. 현대판 뫼르소를 만나는 것 같았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대에 갇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하니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삶을 다시 한번 살아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당신의 목숨은 누구에게도 팔거나 넘길 수 없는 소중한 당신의 것입니다."라고.
이 책을 택배로 아내가 받았었는데 한마디 하더군요. 택배송장에 딱하니 목숨을 팝니다라고 적혀져 있어서 "누구에게 목숨을 팔았냐고" 그저 웃었습니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이 서평은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