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굿바이
이시다 이라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한껏 충만해 진다. 사랑을 품은, 사랑을 그리는 마음이 이런 것일까?
책장을 넘기자 따뜻한 솜 이불 속 같다. 역시 사랑의 전령, 사랑의 술사 이시다 이라답다.

이 선선한 가을, 옆구리가 시려온다. 음... 낙엽이 지고 어느새 겨울이 되겠지. 휴, 한숨만 나온다.
지하철 안에서 고개를 상대 어깨에 기댄채 도란거리며 이야기를 하는 새침한 커플들이 한숨이 나올만큼 부럽고 길거릴 지나다 보면 무엇이 추운양 팔짱을 끼며 체온을 나누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그야말로 동경과 동시에 환멸의 감정을 느낀다.
이 가을의 문턱에 서서 <슬로 굿바이>를 접했다. 

'화려하고 싶은 솔로'의 어두운 통로에서 '진정으로 찬란한 커플'로의... 이시다이라는 <슬로 굿바이>로 솔로레타리아에 대한 제대로 테러를 가한다. 염장질도 이런 염장질은 없다. 버럭~ 버럭~
'솔로레타리아여 단결하라.' 하지만 이 <슬로 굿바이>를 읽고 있노라면 아무리 무적의 솔로부대라도 금새 풀어져 각자 제 짝을 찾아 나서기에 바쁠 것이다.

어찌 됐든 무엇이 됐든 우선 사랑을 해보라고. 사랑의 열병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은 성숙해지기 어렵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듯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참으로 두려운 것은 실연으로 인한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절망이다. 바로 이 소설들이 보여주는 것은 사랑이 어떻게 희망을 조직해 내는가 하는 점이다.

사랑을 시작할, 사랑이 진행중인, 사랑때문에 아파하며 고민스러운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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