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무척 사랑한 시리즈 마이가디언 5권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역시나 뜨거운 환영의 몸짓으로 읽어나간 아이. 금방 몰입하여 푹 빠져들었다.초등 아이들의 다양한 고민과 관계를 다루는 시리즈, 마이 가디언 신간은 엄마의 기대와 집착이 힘겨운 주인공 다미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 1분이 미래의 1년이라며 다그치는 대사만 봐도 다미 엄마가 어떤 사람일지 쉽게 예측해볼 수 있는데 설상가상 다미의 교우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과거의 한 사건으로 인해 친구들을 잃어버린 다미는 쉬는 시간이 두려워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는데-도대체 무슨 사연이기에 아이들은 다미에게 이리 차갑고 날카로운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한 편 단단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다미의 변화가 기대되는 이야기.초등 고학년 친구들이라면 흥미롭게 공감할만하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알게된 건 2023년, 아이가 1학년때다. 9년간의 촬영 끝에 2016년 세상에 나온 생태 다큐멘터리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의 박성호 피디님이 잠원동 옛 아파트를 배경으로 써내려간 관찰 기록. 책 서두에 등장하는 잠원동 그림은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반가울 터, 대학시절 오가던 거리에 하늘을 찌를듯 높은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지금이지만 매미는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시끄럽게 울것이다.책장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또래 아이 엄마들에게 추천해줘야지에서 더 나아가 연계활동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었다. 매미의 한살이와 다른 동물의 한살이 비교하기, 비오는 날 아이들과 밖으로 나가 작은 생물들이 이 혹독한 날씨에 어찌 대처하나 관찰하기 등 아이디어가 연달아 떠올랐다. 매미 애벌레는 주로 해질 무렵인 오후 5시에서 8시 사이 땅을 뚫고 나와 기어다닌다는 것도, 고작 15일 울기 위해 땅속에서 5년까지 지낸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배웠다. 이 책을 읽고 매미만큼은 함부로 잡지 않겠노라 다짐도 했다. 초저부터 초고까지, 특히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즐겁게 읽을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추천한다.
드론을 날리고 작은 휴대폰 화면 안에서 대부분의 즐거움을 누리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과거와 옛 문화, 역사에 대한 감정을 묻는 일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과 기억이 쌓여 오늘의 사회와 문화, 정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오래된 이야기들이 지닌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비밀의 종이 울리면은 1945년 광복 직전의 시간을 우연히 마주하게 된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과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던 아이를 통해 역사 속 약자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비추는데 특히 광복을 앞두고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내야 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비극적이라 느꼈다. 과거의 아이들과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맞닿는 설정이 흥미롭다 느꼈는데 어린 독자들이 지나간 우리의 역사에 조금이나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기까지 사실 정치에 많이 무지했고 무관심했음을 고백한다. 아이를 키우며 정치가 내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경험했기에 더이상 먼 산 보듯 방관할 수없다 느꼈으나 현실은 진흙탕 싸움의 연속과도 같았다. 대립각을 세워 서로의 흠을 더 중하다 손가락질하는 이들을 보며 피로감만 쌓이던 중이었지만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참여하고 관심가져야 할 대상이 아니던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이 책은 뉴스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정치적 사건 사고에서 청소년들을 제외하지 않고자 최소한의 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고교 사회 교과서와 진작 작별, 크게 관심갖지 않고 살아온 부모들에게도 쉬운 교양서로 쓰일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당, 공권력, 필리버스터, 사법부와 삼권 분립, 포퓰리즘과 레임덕 같은 용어를 교과서마냥 실제 사건과 함께 쉽게 풀어주는 도서. 문제집보다 더 생생하게 기본 용어를 익히고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하겠다.
영화로 인해 어린 임금의 귀양살이와 계유정난이 다시금 주목받는 현상이 반갑다가도, 한편으로는 편식적인 반짝 관심의 흐름에 휩쓸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었다. 출간 소식을 접하고도 한참 뒤에야 책을 집어 들게 된 이유는 결국 이 이야기가 품고 있는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어린 임금에 대한 측은지심 때문이었는지, 권력 앞에서 드러나는 인면수심의 비정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미 결말을 알고 읽는 역사서임에도 깊이 빠져들 만한 이야기라는 점만은 분명했다.영월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는 청령포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동화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어린 임금의 눈물』이 초등학생들이 단종의 눈과 마음으로 사건을 바라보기에 좋은 책이었다면, 『단종, 영월에서의 124일』은 귀양지에서의 단종의 삶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웠다.김시습과 같은 충신들은 여전히 귀양지의 홍위를 찾아 문안 인사를 올렸다고 했다. 왕이자 왕이 아니었던 단종이 궁궐 밖 백성들의 삶을 바라보며 어떤 마음을 품었을지 함께 상상해볼 수 있었다. 화려한 궁궐 안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을 백성들의 일상과 고단함을 단종은 유배지에서 비로소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단종을 그저 한때의 유행처럼 쉽게 떠나보내기 아쉬운 어린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