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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로 배우는 인문학 수업 - 동화로 풀어내는 하브루타 질문법
김금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8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며 다년간 우리만의 잠자리 인생 수업을 이어왔다. 역사, 사회, 과학, 종교를 넘나들며 그날그날 떠오르는 그럴싸한 소재를 중심으로 질문을 만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애초에 꺼냈던 주제와는 전혀 다른 곳에 다다를 때도 많았지만, 아이가 반쯤 감긴 눈으로 “엄마, 오늘 재미있었다!”라고 말하고 스르륵 잠드는 그 시간이 좋았다.
김금선 작가는 “인문학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이 의미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하려는 시도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아이와 함께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 역시 인문학 수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동안 교육계의 화두였던 하브루타가 이제는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모습으로 조금씩 변주되고 있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는 점에서는 그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익숙한 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중심으로 나와 가족, 사랑과 신뢰, 그리고 삶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는 행동에서 시작되는 도덕성에 대한 고민부터 속임수로 시작된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진정한 사랑과 신뢰란 무엇인지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선택과 삶을 돌아보게 된다.
고작 옛이야기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고전은 의외로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를 읽고도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선택은 옳았을까?”,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을 끝없이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책 속 이야기를 따라가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아이와 함께 읽어볼 만한 다른 인문학 도서까지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된다.
인문학이라는 말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아이와 함께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책은 그런 대화를 시작하고 싶은 부모에게 좋은 질문의 문을 열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