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영월에서의 124일 뚜벅뚜벅 4
이규희 지음, 누하루 그림 / 이지북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로 인해 어린 임금의 귀양살이와 계유정난이 다시금 주목받는 현상이 반갑다가도, 한편으로는 편식적인 반짝 관심의 흐름에 휩쓸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었다. 출간 소식을 접하고도 한참 뒤에야 책을 집어 들게 된 이유는 결국 이 이야기가 품고 있는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어린 임금에 대한 측은지심 때문이었는지, 권력 앞에서 드러나는 인면수심의 비정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미 결말을 알고 읽는 역사서임에도 깊이 빠져들 만한 이야기라는 점만은 분명했다.

영월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는 청령포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동화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어린 임금의 눈물』이 초등학생들이 단종의 눈과 마음으로 사건을 바라보기에 좋은 책이었다면, 『단종, 영월에서의 124일』은 귀양지에서의 단종의 삶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웠다.

김시습과 같은 충신들은 여전히 귀양지의 홍위를 찾아 문안 인사를 올렸다고 했다. 왕이자 왕이 아니었던 단종이 궁궐 밖 백성들의 삶을 바라보며 어떤 마음을 품었을지 함께 상상해볼 수 있었다. 화려한 궁궐 안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을 백성들의 일상과 고단함을 단종은 유배지에서 비로소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단종을 그저 한때의 유행처럼 쉽게 떠나보내기 아쉬운 어린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