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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한 범죄
박우진 지음 / 버들피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타당한 범죄
박우진 지음
버들피리
'법이 인정하지 않는 정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소설은 박우진의 데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작가인 박우진은 인천대 법대를 졸업했으나 법대를 다니면서도 국문과 수업을 수강하며 글에 대한 열정을 꽃피울 만큼 소설을 쓰고자 하는 집착이 강했다고 한다. 드디어 2016년 『타당한 범죄』를 통해 꿈을 이루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탄탄한 문장력으로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와 언어유희가 뛰어나 책을 덮는 순간 다음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이 전에 읽었던 책이 『단 한 번의 시선』이라는 자그마치 580쪽에 이르는 두툼한 장편소설이어서 얇은 책으로 가볍게 5월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읽으려고 마음 먹었다.
서규백은 딸 하은과 함께 시외 놀이공원에 갔다가 잠깐 사이에 딸 하은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하은이를 다시 찾았을 때는 이미 간이 화장실에서 정신병자같은 소아성애자에게 강간을 당하고 목이 꺾여 죽어있는 상태였다.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혼을 하고 서규백의 아내는 이를 견뎌내지 못하고 현장에서 범인을 죽이지 못한 서규백을 원망하며 자살을 하고만다. 하지만, 살해범인 유근상은 강간살해가 아닌 강간치사로 판결을 받고 무기징역이나 사형이 아닌 가벼운 형을 선고 받는다. 서규백은 딸 하은이의 무덤에서 범인을 꼭 만날 것을 약속한다. 잡혀서 옥살이 중인 범인 유근상과 만날 방법을 찾았지만,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감옥에 있으며 면회를 비롯한 만날 기회를 거부하는 범인을 만날 길이 없다. 이로써 서규백과 범인 유근상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결국 서규백은 편의점에서 강도를 위장하여 특수절도 및 상해치상 혐의로 기소되어 감옥에 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감옥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유근상과 독대하여 그를 처형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112쪽에 나오는
“법은 절대성을 추구하는 상대적 정의입니다. 항상 옳은 정의 같은 건 꿈일 뿐입니다. 규백씨의 주장은 그저 피해자의 논리일 뿐이라 이겁니다.”
이 말을 아무리 곱씹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법적인 용어는 너무 어려운 듯 싶다.
그토록 원하던 일을 끝낸 서규백은 더 이상 사회에 나와서 살아야할 이유도 살고 싶은 생각도 살아갈 목적도 없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 법일까? 유근상의 죽음에 원한을 품은 유근상의 어머니는 서규백에게 보복을 가하게 된다.
이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화가 난다. 어린 하은이를 잃은 서규백의 복수심은 절절히 이해가 되지만, 이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유근상의 어미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죄인이라도 어미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운 자식일 뿐이겠지만, 아무리 귀한 아들이라고 해도 죄인은 죄인이고, 그런 아들을 낳아 키운 부모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또다시 불거진 집안 내 일과 맞물려서 현명하지 못한 부모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2017.5.1.(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