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식민지, 한미 FTA
이해영 지음 / 메이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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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새로운 식민주의를 예고합니다

-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낯선 식민지, 한미FTA]

현시기의 한국사회는 그 사회경제적 성격과 발전단계에 있어 ‘종속적국가독점자본주의’(이하 종속적국독자)로 규정될 수 있다. 이때 종속적국독자 일반은 (1) 독점자본의 운동이 경제 전체의 운동에 대해 지배적인 규정력을 행사하며, (2)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보장하는 국가의 가장 일반적인 기능인, 국가에 의한 사법체계의 강권적 보장에 의해 보호되는 가운데 독점자본 운동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사적 자본주의의 시장적 경제조절 메커니즘’과 (시장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을 보완하는) ‘국가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이 자본주의의 재생산과 자본축적을 위한 ‘단일의 경제조절 메커니즘’으로 융합(강조-인용자)되어 있으며, (3) 세계자본주의적 연관에서 제국주의적 독점자본의 운동에 구조적으로 종속되어 있음으로 해서 자국에서 생산된 잉여가치의 일부가 항상적으로 제국주의 독점자본에게로 유출되는 구조를 지닌 자본주의체제라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이때 (1)과 (2)는 국독자 일반에 해당되는 규정이라면, (3)은 종속적국독자가 지닌 고유한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종속적)국가독점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사회주의], 김세균, 콜로키움 발표논문집 중, 1999.

 

 

 

오래된 사회구성체이론을 되짚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미FTA와 초국적 자본의 이데올로기인 신자유주의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를 달리 규정할 수가 없어서 김세균 교수의 논문을 인용하였습니다.

이전에 우석훈 박사의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를 읽고 한미FTA 저지투쟁은 현재 철학적 논쟁의 단계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협정내용을 공개한다고 정부가 천명한 이상 우리의 반대투쟁은 과학적 논쟁의 단계를 노정하겠지요. 물론, 결국 전선은 과격한 신자유주의 운동권집단 및 그에  준동할 수구집단과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진보정치세력간의 철학의 차이로 그어지겠지만 말입니다.

스크린쿼터 영화인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과 한미FTA저지범국본 정책기획연구단장을 지낸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책 [낯선 식민지, 한미FTA]는 우석훈 박사의 책보다 먼저 출간되었으며, 우석훈 박사는 자신의 책에서 이해영 교수의 본 저서를 통해 각 분야별 쟁점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낯선 식민지, 한미FTA]는 각종 구체적 경제수치들을 인용하면서 한미FTA가 왜 우리 민중에게 이익을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개 예정인 한미FTA 협정결과와 그를 뒷받침하는 각종 현란한 경제적 수치들과 비교하면서 확인하기에 알맞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경제학적 지식이 일천한 저와 같은 평범한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들춰보면서 각종 경제수치와 관련 데이터들을 확인할 필요는 있을 듯 하더군요. 

예를 들면, 한국 총수출액의 48%, 대미수출총액의 66%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재벌기업은 이미 초국적 자본이 되어 있는 상황이며, 사실상 대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한국계 초국적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록 FTA를 통해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또 경쟁력이 갑자기 강화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별 손해볼 일 없는, 그래서 지금까지 해왔던 다른 수단에 의한 비즈니스의 연장에 다름 아니라는 이야기를 보면, 자동차와 전자, 섬유 등의 일부 주력산업의 이익을 위해 한미FTA를 성사해야 한다는 일반인들의 이해도 오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노무현 정권은 한미FTA 협정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캐나다, EU 등과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역시 목표는 대다수의 민중의 이익이 아니라, 그것도 못된다면 국익도 아니라, IMF와 같은 외부충격에 의한 구조조정과 그로 인한 국내 초국적 재벌자본의 이익이었던 것이지요. 공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으로서의 국가와 사적 자본주의의 시장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으로서의 국내 재벌의 비즈니스의 연장이 완벽하게 단일화된 모습입니다. 이제 노무현 정권은 엥겔스가 규정한 국가의 모습 그대로 완벽한 부르주아지의 위원회가 되었습니다

이해영 교수 역시 한미FTA를 단순한 경제통합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우리 사회가 미국화되는 포괄적 재식민화로 규정합니다. 또한 모두가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하는 한미FTA에는 자본과 돈의 자유만이 있을 뿐, 노동의 자유는 없으며, 결국 자유무역주의는 강자의 보호주의라고 말합니다. 즉,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개방하면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업자의 최대 소원은 최대 이윤이 가능한 독점이므로 종속을 좋아할 리 없는 바, 종속을 본질로 하는 한미FTA는 노무현 정권이 공언하듯이 경제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엔진도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공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인 국가와 사적 경제조절 메커니즘인 자본이 완벽하게 일치되는 지금의 한국 사회는 원래부터 종속적국독자였습니다만, 한미FTA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현재의 국면은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새로운 식민주의인 초국적 식민주의라고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계기는 바로 지식이라고 하는데, 지식은 생전에는 서비스산업을 추동하고 투자를 촉진하며, 사후에는 지적재산권이라는 형태로 신식민지에 대한 지속적 약탈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적재산권 관련해서는 약190억달러의 특허권 대여 순수익을 거두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약150억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한미FTA 이후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대미종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미FTA 저지의 대안으로 이른바 통상절차법이라고 하는 국제통상조약 체결절차에 관한 법률의 제정(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발의)을 통해 국회의 사후비준이 아닌 국제통상조약의 체결 전과정에서 국회의 감시와 실질적 비준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다수 국민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약의 체결에서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또한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비단 한미FTA 뿐만 아니라 향후 국가의 조약체결 관련하여 의미있는 사항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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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낯선 식민지, 한미FTA], 이해영 지음, <메이데이>, 2006.
: 통계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통계는 각각의 철학적 관점에 따라 충분히 조작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시경제지표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이 책은 협정내용 공개 후 남발될 각종 수치싸움에서 두고두고 확인할 만한 경제적 수치들을 한미FTA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풍부하게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독자에게 책을 전달하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권을 더 구입할 생각입니다. 저자가 대안으로 조심스레 제시한 통상절차법 제정은 민주노동당과 우석훈 박사의 국민투표전술과 함께 찬찬히 고민해 볼만한 사항이라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2. [현장과 이론 콜로키움 발표논문집1],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지음, <현장에서 미래를>, 1999.
: 1995년도에 발족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소장인 김세균 서울대교수의 국가독점자본주의 관련 논문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콜로키움은 연구소에서 1998년부터 명명한 이론연구 세미나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김세균 교수의 논문을 비롯하여 노동과 자본의 관계를 일반이론으로 다룬 세 편의 논문과 국내 및 국외의 노동과 자본의 관계를 다룬 여러 편의 논문은 어렵기는 하지만 관심있게 읽어볼 만할 것 같아 추가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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