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들 - 냄새로 기억되는 그 계절, 그 장소, 그 사람 ㅣ 들시리즈 4
김수정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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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기억속에서 지난날의 추억을 소환해내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맛, 색깔, 노래, 촉감, 냄새등.. 우리의 오감은 그 우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각자의 필살기로 우리의 묵은 기억속에서 그때, 그 장소의 기억을 꺼집어 내곤 한다.


이 책은 냄새로 기억되는 그 계절, 그 장소,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인 김수정님은 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직업상 많은 연애인들도

만나는 기자였다. 

본인은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 기자라는 직업이 주는 매력은 탱글탱글하다.


후각에 특히나 민감한 저자는 꽤나 오래전의 기억을 폴폴나는 냄새와 함께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냄새를 따라 나는 저자가 어린날 뛰어놀던 골목길, 

꿈 많았던 학창시절의 교실, 

비오는 날의 풍경, 남프랑스의 그라스, 일본 후쿠오카의 밥집을 

휘휘 휘젓고 다녔다.


그리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생면부지의 '스터디 모임의 언니'에게서 나는

쿰쿰한 냄새에 당황하기도 하고, 프랑스 니스의 기차 안에서는 토가 절로 쏠리는 

액취증의 남자와 옆자리에 앉아서 여행했던 에피소드에서는 울고 싶어졌고, 

한 여름 에어컨이 고장난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 여행을 갔었던 에피소드에서는

밀려오는 냄새들로 머리가 어질어질 할 정도였다.


저자가 코믹 감초 캐릭터로 유명한 배우를 인터뷰했을때 물흐르듯 

차분한 인터뷰를 이어가는 중 난데없이 똥냄새가 나서 

식은땀을 흘렸다는 에피소드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나중에 그 냄새의 진원지를 파악했을때는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다.


그랬다. 

신기하게도 책 속의 에피소드들은 언제가 나도 그런 일을 겪었듯한 이야기들이라

공감에 공감을 해대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비교적 냄새에는 관대한 편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집집마다 지금처럼 수세식 화장실이 아니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여름이면 잠시만 화장실에 있어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아찔한 암모니아 냄새가 온몸에 베어드는 그런 구리구리한 환경에서

자란탓에 어지간한 악취나 냄새에는 끄떡도 하지 않은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

가끔 정화조 청소하는 차량이 온 동네에 냄새를 풍길때면 나 어릴적 시골이

떠오르곤 한다. (하필 추억이..)


여름날 저 먼곳에서부터 소나기가 내릴때면 비냄새 보다 먼저 전해졌던

흙먼지 냄새..

엄마가 연탄불에 구워주셨던 꽁치구이 냄새..

시고르자브종인 우리집 강아지의 꼬순내..

수건이 귀하던 그 시절 온 식구들이 다 쓰고 내 순서가 되었을때 마치 

식당에서 나오는 물수건 같았던 축축했던 수건에서 나는 냄새..

모든게 귀하게 부족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냄새들과 함께 

오랫동안 내 머리속 구석에서 봉인되었던 기억들이 마구 비집고 나오는 바람에

한동안 추억속에서 허우적거렸다.


깊어가는 가을날 

싸한 가을 냄새를 맡으며 읽기 좋은 에세이다.

그때 그시절,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느새 다가와 잘 지냈냐고 말을 걸어줄것 

같아서 한동안 이 책을 놓기가 싫었다.

추억할 수 있는 많은 냄새들을 기억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참 행복했던 책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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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언의 정원
애비 왁스먼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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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여성들을 위한 소설이다.

주인공인 릴리언은 어느날 남편이 바로 집 앞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여

죽는 것을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 그녀의 삶은 정체되어 버린다.

그 나이쯤의 부부들이 그렇듯 그 날 아침에 말타툼을 하고 집을 나서던 남편은 그렇게

다시는 그녀와 두 딸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한동안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는 정신병원 신세도 지게된다.

오직 죽음만 생각하던 그녀가 아직 어린 두 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돌아온 일상은 전과 달라져 있었다.


두 아이를 기르는 워킹맘인 릴리언은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 

목늘어진 셔츠에 헐렁한 스커트를 걸치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른 일러스트레이터로써의

삶은 팍팍하고 건조하다.


남편의 사망보험금으로 집 대출은 다 갚았을 수 있었으니 당장은 빈곤함에 시달릴 일은

없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그녀 곁에는 화려한 싱글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여동생 레이첼이있다.

언니의 조력자로 두 조카와도 시간을 보내주고 장도 봐주고 아픔을 극복해나가는 

언니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어느날 릴리언은 일하던 회사로부터 채소 안내서에 들어갈 일러스트 작업 의뢰를 받게

되고, 그 일을 잘 할수 있도록 6주짜리 원예수업을 들으라는 강요아닌 강요를 

받게 된다.

원예라니.. 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까라면 까야지 라는 심정으로 토요일 3시간짜리

원예 수업에 딸 아이들과 여동생과 함께 참석하게 된다.




수업에 참석한 사람들은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중구난방식 모임인듯했다.

은퇴한 은행가, 레즈비언 교사 한쌍, 떠돌이 서퍼, 이혼한 간호사이자 워킹맘, 

희귀예술품 수입회사 직원(릴리언의 여동생), 그리고 아이들 셋..

그리고 핸섬하고 어딘가 섹시한 원예학 대학교수인 에드워드.

이 접점 없는 사람들이 원예 수업을 하면서 가까워지고 서로의 집을 방문해가며

방치된 뜰에 함께 꽃을 심어주고, 피자를 나눠먹고, 수확한 채소들과 야채로 

음식을 만들어 파티를 열며 이웃이 되어간다.


원예학 교수인 에드워드와 릴리언은 서로에게 깊은 끌림을 느낀다.

남편이 죽은지 벌써 수년이 지나도록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없었던 그녀의 

메마른 가슴에 에드워드는 참을 수 없는 떨림을 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남편을 아직 다 떠내보내지 못하고, 아빠를 그리워하는 첫째딸 애너벨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낀 릴리언은 에드워드를 자꾸 밀어내게 된다. 


하지만 이 오지랖 넓은 원예 수업 참석자들은 커플을 응원하고

합심하여 힘이 되어주고 마음을 나눈다.
나는 이 부분이 참 보기 좋았고 새삼 부러웠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어쩜 꿈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흙을 만지고, 초록을 길러내는 이들이었기에

사심없이 서로를 대하고, 친밀하고 친숙한 관계를 맺게 되는거 아닌가 싶다.

우리들은 눈만 뜨면 흉악한 뉴스들을 접하게 된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사람을 두려워하고 사람과의 거리를 두는 요즘,

이렇게 초록초록하고 밝은 햇살 같은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과의 정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남편을 잃은 여자, 남편과 이혼한 여자, 남편이 바람피우고 있는 여자,

아직 결혼은 않고 자유연애를 즐기는 여자.. 

딱봐도 여러 문제를 안고 있을듯한 여자들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느끼기도 하며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아픔과 트라우마을 벗어던질려고 노력하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따뜻한 햇살과 구수한 흙내음과 향긋한 꽃향기가 나는 멋진 소설이었다.


이 책을 저술한 에비 왁스먼은 전직 카피라이터였다.

오랫동안 기발하고 혁신적인 카피를 써온 그녀의 이력때문인지 이 소설은 

짧고 간결하고 기발하고 유머스러운 글귀로 꺼칠하지 않고 매끄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워싱턴 포스트],[커커스 리뷰],[코스모폴리탄]등 유수의 언론과 매체들의

호평을 받았고, 아마존에서 추천 리뷰가 무려 900여개 이상이 달렸다는 사실이

허풍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또한 책 중간중간에 채소를 심고 기르는데 대한 짧은 상식들이 나온다.

채소를 기를 생각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어서 실전에 써먹을 기회는 

조만간 없을듯 하지만, 채소를 심고 기르는데 대한 상식도 얻을 수 있어서 

꽤나 신선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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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지음, 장윤경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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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상이 제대로 빗나간 책이었다.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제목만 보고 유쾌한 코미디소설쯤일거라고 

섣불리 생각한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인간 내면의 깊은 고독과 자기 성찰, 

그리고 고단한 일상과 일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노르웨이 작가인 니나 리케 

그녀의 이름도 낯설지만 노르웨이라는 나라 또한 낯설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그곳에 사는 이들은 좀 특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쩜 사람사는 모습은 여기나 거기나 별반 다를바 없고, 사람이니 누구나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외롭고 아픈거구나 싶었다.


이 책은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브라게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름꽤나 한다는 문학상을 수상한걸 보니 모르긴 해도 그나라 사람들도 이 책에 

깊은 공감을 했다는 뜻일 것이다. 


주인공인 엘렌은 작은 동네의 가정주치의다. 내과, 외과, 비뇨기과, 정신과를 찾기전에

들리게 되는 가정의학과..

별별 사람들의 별별 아픈곳을 다 봐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들을려고는 하지만

병원 일도 남편인 악셀과의 부부 생활도 심드렁하다.

특히 스키에 빠져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남편과의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할것 같다.

매일의 일상은 권태로움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엘렌은 술에 의존하게 되고 알콜중독 증상도 보인다.


어쩌면 그러지 말아야했는데, SNS에 서툴렀던 엘렌은 옛 애인인 비에른에게 실수로

메세지를 전달하게 되고, 실수 같았던 그날 이후 엘렌은 비에른과의 만남에 

오랫만에 가슴이 설레이게 된다.

비에른은 엘렌에게 그의 불행한 결혼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비에른의 아내 린다는 SNS에는 더 없이 부족함 없는 행복한 가정인냥 하지만

남편에게는 그다지 관심도 없고 항상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한다.

남에게 보이는 것만 중요했던 그의 아내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 수도 없이

그녀와 같은 패턴을 가진 사람들을 보는것 같아 내내 씁쓸하다.



그 나이쯤 여느 부부들이 다 겪는 무미건조하고 매마른 결혼 생활을 하던 

엘렌과 비에른은 마치 수순을 밟는냥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바짝 마른 가슴이 촉촉해지며 결국 엘렌은 비에른과 불륜에 빠지게 된다.


50을 넘긴 중년들은 가을 바람속의 갈대처럼 자주, 그리고 심하게 흔들리곤 한다.

바닥에 제대로 발을 붙이고 살아갈려고 안감힘을 쓰지만, 인생에 대한 허무와 

타인같은 가족들의 무관심에 꺼져가는 촛불의 마지막 흔들림같은 해질녘 하늘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엘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알코올에 쩔여가던 그녀는 불륜을 통해 우울했던 그녀의 삶이 젊어지고 밝아지는 것을

느끼며 희열하지만 결국 그로 인해 값비싼 댓가를 치룰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핸드폰에 밀려 대화가 단절되어 가는 가족들이 많다.

SNS의 좋아요에 일희일비하고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기에 급급하다.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의 괴리가 점점 깊어져가는데도

인식을 하지 못하고 그 사이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가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깊어가는 가을날..

겨울을 재촉하는 겨울비에 낙엽이 떨어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나뭇잎 소리가

스산한 계절에 차한잔과 함께 읽어보면 좋은 소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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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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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의 작품을 읽을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전기공학과 출신의 엔지니어가 어떻게 이렇게 맛깔스러운 소설을 쓸 수 있는건지..

문학을 전공한 이가 아닌 이과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이 특이하다.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자까지 그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소설가가 되었는지 

스패너대신 펜을 쥔 손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재능이 부러울뿐이다.


[수상한 사람들]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1994년 2월에 출판한 단편 7편이 실린 소설이다.

추리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작가의 초기 작품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단편이긴 하지만 작품마다 추리,서스펜스등 내구성을 갖춘 질 좋은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이중 가장 섬찟했던 것은 [등대에서]라는 작품이다. 

잘나가는 친구의 그늘에서 항상 2인자로 있었던 주인공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잘나가는 친구는 주인공을 가만두지 않는다. 

루트를 달리해 같은 지역을 여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만나 누구의 여행이 더 흥미로웠는지 얘기를 나누자고 한다.

'결코 너 같은 녀석에게 질 수없다'는 그의 노림수가 불을 보듯 뻔하다.


낯선 지역을 혼자 여행할때 새로운 경험들을 할 것이다. 

특히 피끓는 청춘일 경우엔 이성간의 썸씽도 기대하기 마련일 것이고..

주인공은 어떻게든 지고 싶지은 않았지만 그의 여행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러다 바닷가를 여행할때의 일이다.

그 곳 등대지기의 호의로 뜻하지 않게 등대 안 숙소에서 하루밤을 신세지게 된다.

드디어 잘 나가는 친구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생각은 주인공은 

낯선이의 선의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날 밤.. 주인공은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을 겪을 뻔하게 된다.

그밤 그곳을 허둥지둥 빠져나온 주인공은 다른 여행지에서 그 잘난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동안에 그에게서 느꼈던 열등감과 패배감을 갚을 기회라고 생각한듯

그 친구에게 등대지기를 찾아가라고 꼬드긴다. 

그리고 일이 발생한다.


나는 [등대지기]라는 단편을 읽으며 머리끝이 쭈뻣하는 공포를 느꼈다.

독특한 소재의 서스펜스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죽으면 일도 못해]라는 단편은 일본인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좋았던 작품이다.

밤 낮으로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하는 하야시다 계장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일 중독에 가까운 어느 일본인 회사원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장편으로 재 구성되어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도 좋을듯하다.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 소재로써 충분이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작가의 지인이 직접 겪었다는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또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사건을 풀어가는 실마리에 집중하면서 읽어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에 짜릿함을

느끼게 되며 매번 책을 덮을때쯤에는 그의 다른 작품이 어서 출판되기를 기다리게 된다.

군더더기 없이 짤막짤막한 문장, 빠른 전개, 탄탄한 구성으로 한번 펼쳐들면 좀처럼

책을 덮기가 어려워진다. 


읽다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열등감, 욕심과 분노등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서 가슴 한켠이 먹먹함이 남게 되는 소설.

그것이 히가시 게이고의 소설의 매력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추천한다.

또한 그의 소설을 접해본 분들에게도 그의 초기 단편 소설들을 음미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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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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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두툼한 소설책이었다. 읽을려면 시간 좀 걸리겠구나 싶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소설속으로 들어가 몰입하게 된다.

이래서 8주간이나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구나 싶었다.


이 책은 저자인 메리 베스 킨의 세번째 작품이다. 

단 세번만에 이렇게 멋진 작품을 써낼 수 있다니 타고난 작가인것 같다.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40여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40여년간의 기록이다 보니 전개가 질질 끌지않고 빠르게 진행된다.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에 나는 유달리 매력을 느끼곤 한다.


아일랜드 이민자인 프랜시스 글리슨은 뉴욕 경찰이 되었고 그의 동료 브라이언 스탠호프와는

파트너로 함께 일을 했다.

결혼을 하고 길럼에 집을 장만한 프랜시스의 이웃으로 역시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한 브라이언이

그의 아내와 함께 이사를 오게 된다.

말이 통할 이웃이 생겨서 즐거웠던 프랜시스의 아내 레나의 마음과 다르게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어디가 모르게 신경질적이며 불안해보였다.


레나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세 딸을 낳았고,앤은 유산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아들 하나를 두게 된다.

어쩌면 이웃인 레나를 질투했을 앤도 아이를 낳았으니 두 집안이 왕래도 해가며 먼 친척보다

더 가까이 지낼 수도 있을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이때부터 빠른 속도로

비극으로 달려갔다고 할 수 있다.



레나의 막내딸인 케이트와 앤의 아들인 피터는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단짝이다.

밝고 활달한 케이트를 좋아하는 피터는 방과 후 친구인 케이트와 

집 앞에서 놀기도 했다. 

그럴때는 어느샌가 잔뜩 화가 난 앤이 피터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아들 피터가 케이트와 함께

노는 꼴을 보지 못한다.

그녀의 알 수 없는 광기에 나도 모르게 섬찟함과 공포감이 느껴진다.

뭔가 일이 날것 같은 그런 불안함이 스멀거리며 올라온다.


하지만 엄마의 이상행동을 느낄수록 피터는 더욱 케이트에게 마음이 간다.

그리고 10대의 그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그날 저녁, 드디어 "그 일"이 터지고 만다.


피터가 밤 늦게 케이트를 만나고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된 앤는 

극도로 예민해졌고 폭력적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남편인 라이언과 싸움 끝에 남편의 

총을 휘둘렀고, 이를 말리러 간 프랜시스를 쏘게 된다.

이웃의 부부싸움에 휘말려든 프랜시스는 목숨은 건졌지만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교통 사고만큼이나 흔하다는 미국의 총기사고. 

하지만 그게 나의 일이 된다면 그 공포는 견디기 힘들것이다.


이 일 이후 두 가족은 삶은 지금까지와 전혀 달라지게 진다.

그 마을에 살 수 없게된 피터는 삼촌이 사는 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앤은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며 아버지는 그를 두고 멀리 떠났다.

케이트와 피터는 그 사건 이후 서로 만나지를 못했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항상

상대의 모습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운명은 그 둘을 다시 재회시키고 결합시켰다.

원수나 다름없는 집안인데 가능할까.. 원망과 증오를 넘어, 사랑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네 인생이 어디 계획했던대로 흘렀던 적이 있는가.

살아가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기도 하고, 이보더 더 최악일 수는

없을 것 같은 일을 겪고, 또 겪으면서 최악의 커트라인을 갱신하고 있지 않은가..


뜻하지 않은 사고도 당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수 없이 마음을 난도질 당하기도 한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가 된다.

두 집안의 비극적인 운명의 장난은 케이트와 피터의 사랑으로 상처가 아물수 있을거라

생각이든다.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것은 사랑이기에.. 버려진 희망을 줏어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시 인생길을 가야할 것이기에.. 


미드 한편을 본 것 같은 잔상이 오래 남는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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