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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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의 작품을 읽을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전기공학과 출신의 엔지니어가 어떻게 이렇게 맛깔스러운 소설을 쓸 수 있는건지..

문학을 전공한 이가 아닌 이과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이 특이하다.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자까지 그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소설가가 되었는지 

스패너대신 펜을 쥔 손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재능이 부러울뿐이다.


[수상한 사람들]은 그의 초기 작품으로 1994년 2월에 출판한 단편 7편이 실린 소설이다.

추리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작가의 초기 작품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단편이긴 하지만 작품마다 추리,서스펜스등 내구성을 갖춘 질 좋은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이중 가장 섬찟했던 것은 [등대에서]라는 작품이다. 

잘나가는 친구의 그늘에서 항상 2인자로 있었던 주인공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잘나가는 친구는 주인공을 가만두지 않는다. 

루트를 달리해 같은 지역을 여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만나 누구의 여행이 더 흥미로웠는지 얘기를 나누자고 한다.

'결코 너 같은 녀석에게 질 수없다'는 그의 노림수가 불을 보듯 뻔하다.


낯선 지역을 혼자 여행할때 새로운 경험들을 할 것이다. 

특히 피끓는 청춘일 경우엔 이성간의 썸씽도 기대하기 마련일 것이고..

주인공은 어떻게든 지고 싶지은 않았지만 그의 여행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러다 바닷가를 여행할때의 일이다.

그 곳 등대지기의 호의로 뜻하지 않게 등대 안 숙소에서 하루밤을 신세지게 된다.

드디어 잘 나가는 친구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생각은 주인공은 

낯선이의 선의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날 밤.. 주인공은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을 겪을 뻔하게 된다.

그밤 그곳을 허둥지둥 빠져나온 주인공은 다른 여행지에서 그 잘난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동안에 그에게서 느꼈던 열등감과 패배감을 갚을 기회라고 생각한듯

그 친구에게 등대지기를 찾아가라고 꼬드긴다. 

그리고 일이 발생한다.


나는 [등대지기]라는 단편을 읽으며 머리끝이 쭈뻣하는 공포를 느꼈다.

독특한 소재의 서스펜스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죽으면 일도 못해]라는 단편은 일본인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좋았던 작품이다.

밤 낮으로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하는 하야시다 계장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일 중독에 가까운 어느 일본인 회사원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장편으로 재 구성되어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도 좋을듯하다.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 소재로써 충분이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작가의 지인이 직접 겪었다는 [코스타리카의 비는 차갑다]또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사건을 풀어가는 실마리에 집중하면서 읽어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에 짜릿함을

느끼게 되며 매번 책을 덮을때쯤에는 그의 다른 작품이 어서 출판되기를 기다리게 된다.

군더더기 없이 짤막짤막한 문장, 빠른 전개, 탄탄한 구성으로 한번 펼쳐들면 좀처럼

책을 덮기가 어려워진다. 


읽다보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열등감, 욕심과 분노등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서 가슴 한켠이 먹먹함이 남게 되는 소설.

그것이 히가시 게이고의 소설의 매력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추천한다.

또한 그의 소설을 접해본 분들에게도 그의 초기 단편 소설들을 음미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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