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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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정신이 들자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 되고 있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눈을 멀게 할 것 같은 강력할 빛이 쏟아져 눈이 아팠지만 깜박일 수가 없었다.

눈길을 돌려보려 했고 팔을 움직여 손으로 눈을 가리려고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고,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고통과 한기가 느껴졌다.


주인공인 그는 눈을 떴을때 자기가 처해진 상황이 어떠한지 전혀 깨닫지를 못한다.

한순간에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그는

어느 병원의 병실에서 눈을 뜨게 되고 연고자를 찾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혼자

코마 상태로 병원의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신이 육체에 갇혀 버린 그는 혼자의 힘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 일 수 없고

말한마디 내 뱉을 수 없는 식물인간이 되어 있었다.

정신은 말짱하나 육체는 이미 스위치가 꺼진 상태..

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지독한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제기랄! 난 이제 끝이었으면 좋겠어! 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단 말이야!"


"그냥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야. 아무려나 당문간은 그러고 있어야 할 테니"

그렇게 그는 아무도 없은 병실에서 자기 자신의 [깊은 영혼]과의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의 깊은 영혼과의 대화는 순조롭지 않았다.

대화로 시작했다가 언쟁이 나기도 하고 왠지 그를 비꼬는 [깊은 영혼]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낸다.

들어보면 틀린 말이 아니건만 자신의 잘못을 조목조목 따지는 얄미운 녀석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만 봐서는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신기하게도 식물인간이 되어 있는 주인공을 찾은 가족들은 그를 중점에 두고

마음을 열고 서로 깊이 의지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게 된다.


비극이 일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가족은 하나로 뭉치고

해묵은 원망과 견해 차이를 묻어두고 서로 사랑을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이 씁쓸하다.

우리가 진정 자유롭다면 왜 진작 자기에게, 또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하기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유일하게 이야기가 통하는 [깊은 영혼]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게 된 것도

이 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말하는건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있어주고

내가 말하는 대로 행동해줄 경우 당신을 사랑하는데 도의한다'라고 쓰인 비지니스

계약서에 가까워.

본래 사랑은 자유로운 거야. 요구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않고,

소유하려들지 않고, 조건을 달지 않는 거라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것, 그건 존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를 즐기는 걸 말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너는 영원의 일부였고,

죽으면 다시 영원의 일부로 돌아가.

우린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부여받았으니,

최대한 그 시간을 활용해야 해.."


[깊은 영혼]의 목소리와 화해를 하고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주인공은 지금껏 살아오며 깨닫지 못했던 크고 작은 진리들을 하나하나 새기게 된다.

가장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된것이다.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따져보면 우리들 모두 얼마나 이 아이러니를 경험했던가.


아주 가끔 가족이나 지인들의 병문안을 가게 될 경우가 있다.

병원에 있는 환자들의 100%는 어딘가 몹시,또는 꽤나 아픈 사람들이다.

평소에는 건강한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있다가 병원을 찾게되면 새삼스럽게

아픈 사람들이 많음에 놀란다. 그리곤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픈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가족의 소중함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내가 행복하고 부족함이 없을때는 보이지 않던..아니 볼려고도 하지 않았던 모습들을

내가 세상 가장 힘들고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느낄 때 비로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돕겠다고 나서는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보며

그동안 내 주변을 살피지 못한 나의 불찰과 불행이 옮겨 붙을까봐 벌벌떨지 않고

팔걷고 나서서 돕는 모습에서 반성과 각오를 하게 되는 것등..


실제 우리가 인생의 쓴맛을 보며 눈물을 흘릴때 神은 뒷춤에 감춘 단 것을 꺼내는 주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아쉽게도 우리는 평소에는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불행이 방문을 열고 들어와야지만

아차... 하고 비로서 반성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불행이 오기 전에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것 같다.

더 이상 오만하게 살지 말고 자신을 삶을 함부로 하지 말며

사랑하고 아끼고 이해하며 살라고..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우리를

각성시켜 주는 [깊은 내면]과 같은 존재다.


주인공은 깊은 코마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느끼며 행복의 실타래를 풀어

한올한올 촘촘하게 행복을 뜨고 있다.

그가 코마상태에서 우리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새겨

우리 또한 '설마','만약'을 없애고 오늘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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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정제성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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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아버지는 치매와 노환으로 병원에서도 별다른 치료를 해드릴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맏이인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동생들을 대표하여 아버지를 요양병원으로 모시자고

말을 꺼내지만 아흔의 어머니는 '집으로 모실거다'라며  단호하게 말씀하시고

병원에서 포기한 아버지를 모시고 시골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방을  최고의 vip 1인실 입원실로 만드시고

집 안팎을 밝게 꾸미는 시작하셨다.

아버지를 위한 작은 화단을 만들고, 틈틈이 텃밭을 가꾸었다.

아버지가 방문을 조금만 열어도 보이도록 만들었다.


치매에 걸려 흐려지는 기억들 속에서 한 가닥씩 끌어올릴 수 있는

음식들로 어머니는 매끼 아버지의 밥상을 차리신다.

음식은 기억이며 추억이다.

어머니가 차려내시는 밥상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버지가  타고 계신

[죽음으로 달려가던 버스]는 잠시 정류장에 정차한듯 하다.

한시름 놓게 된것이다.


늙은 엄마는 당연한 듯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러 하지 않았다.

남편에 관한 한, 모든 것들을 스스로 주관하고, 관찰하며 그 수많은

약들을 조절한다.

날마다 닦아주고 소독한다. 분노와 요구를 다 보듬어 준다.

추억으로 기억을 붙잡아 주기 위해 동무처럼 말을 걸어준다.


엄마 밥상의 위대한 힘.. 그때는 몰랐지만 새삼스럽게 고마움과 그 힘을 느끼게 된다.


유리창 틈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을 받아 윤이 나는 하얀 쌀밥이 바로 옆자리

총각무에 붙어 있는 살얼음을 녹이고 있었다.

청국장 국그릇에서 피어오르는  굵은 김과 쌀밥의 가느다란 김은

서로 섞이지 않은 채, 찬 공기를 뚫고 위로 올라간다.

나는 밤새 공부를 끝내고 퀭한 얼굴로 아침밥을 기다리는

하숙생처럼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5 남매를 키우면서 자식이 시험 치는 날에

미역국을 끓인 적이 없었다.

입시만이 아니라 하다 못해 월말 고사를 볼 때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미역국을 사시사철 먹었는데도 말이다.

옛날 미역은 거의 줄기 채 그대로 말린 것들이었다.

요즘 파는 것은 조금만 물에 담가놓아도 금방 풀어지고 오래 끓이지 않아도

연해지는데 어렸을 때 먹었던 미역은 몇 시간씩 푹푹 삶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책에서 계절마다 각각 다른 음식들을 내놓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는 식구들과의 추억, 친구들과의 추억들을 그린다.

소환당한 추억들속엔 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쑥국 냄새,갈치 조림 냄새가 난다.

고단한 시기였지만 엄마의 밥상이

고단함도 비루함도 잊게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엄마는 약하지 않았다.

가족을 잇는 강한 결속력은 바로 엄마였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순간순간 놀랐다.

장을 넘길때 마다 살짝씩 전율도 왔다.

​그건 우리 집과 놀랍게도 씽크로율 100%였던 소설 책 속의 줄거리때문이었다.

어쩜 살아계셨다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나이쯤 되셨을

나의 부모님들의 모습과을 보는듯 했다.


엄마의 밥상은 늘 항상 정답이었다.

신통찮은 재료들도 엄마의 손맛을 타게 되면 몸값이 12배는 상승한다.

엄마가 가진 여러 개의 장점 중의 하나는 단연 음식 솜씨였다.

음식 솜씨 좋은 조강지처는 내치지 않았다는 옛말처럼

아버지의 까탈스러운 성격과 입맛을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뿐이었다.


노환으로 아버지가 쓰러지시자 엄마가 병간호를 하셨다.

간병인은 쓸 엄두도 못냈다.

아버지의 깐깐하고 괴팍스러운 성격을 받아낼 사람은 엄마 뿐이었기 때문이다.

오롯히 엄마가  견뎌냈을 그 시간에 나는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 있었다.

자식들 고생 시키지 않으시겠다며 엄마가 온몸으로 아버지의 뒷치닥거리를 하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신 엄마는 한동안 내 세상이구나..

하시면서 전국 여기저기 친구분들과 계모임 여행을 다니셨다.

평생 아버지와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셨던 엄마가 정말 인생을 즐겼던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딱 10년 정도 였던것 같다.

그런 엄마도 몇년전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나는 엄마가 해주시던 경상도식 추어탕을 다신 먹지 못했다.

이름있는 유명한 추어탕 집에는 다 찾아가봤지만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을 대신하지 못했다.

잔뜩 찌푸린 흐린 하늘에서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질때면

내장을 떼어낸 멸치를 한줌 넣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멸치 육수에

밀가루 반죽을 뚝뚝 끊어서 넣은 수제비가 그립고...


고향인 마산의 명물인 미더덕을 듬뿍 넣어 만든 해물 찜과

잔 새우에 잘게 썬 무우와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든 새우 조림이 그립다.

엄마의 밥상은 나에겐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간절한 그리움을 내 가슴에 켜켜히 싸놓은 책..

읽는 내내 나를 뭉클 하게 했던 책

"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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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다낭·호이안·후에 (2018) 인조이 세계여행 39
마연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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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업무상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미칠듯이 바쁜 시기와

온 몸이 배배 꼬일 정도로 허벌나게 한가한 시기가.. 일년에 4번씩 번갈아온다.

바빴다가 한가했다가 바빴다가 한가했다가.. 이렇게 4번 파도를 치면 일년이 후딱 간다..

일에 파묻혀 있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일이 한가할 때는

내가 왜 이러고 사나 .. 싶어진다.

밧데리가 바닥나 한칸 남은 눈금이 깜빡 거릴때 쯤..

"일만 하다 저승가기에는 아직 내 나이가 아깝다." 며..

장롱 위에 올려두었던 캐리어를 기필고 끙끙대고 끌어내린 후

방 구석에 턱 하니  펼쳐놓고 오다 가다 생각나는대로

하늘하늘 원피스며 꽃잎 달린 샌달, 몸매를 커버해줄 수영복,

자외선 차단 지수 높은 썬크림, 평소라면 절대로 안하고 다녔을 요란뻑적지근한

목걸이 팔찌등을 캐리어에 툭툭 던져 넣는다..


그리고선 폭풍 인터넷 검색을 한 후 제일 저렴한 가격에 갈 수 있는 동남아 여행지를 물색한다..

그래서 다녀온 곳들이

태국의 방콕, 파타야, 베트남의 하노이, 하룽베이, 필리핀의 세부, 보라카이, 말레시아의 코타키나발루,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등이다.

말그대로 동남아 5개국을 순방(?)했다.

이제는 싸고 저렴한 여행지가 아닌..

내가 안가본 여행지를 고르는게 더 힘들어졌다.


그런데 내가 가장 아쉬워 하는 한가지는..

이렇게 동남아 여러나라를 다녀왔지만..여기나 거기나..저기나..요기나..다들 비슷한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패키지 상품으로 갔기 때문이다.

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 각각 선호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여행 목적이

다르니까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렵다.


​여행의 안락함을 우선으로 꼽았던 나는 아침이면 호텔 앞에서 대기해 있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정해져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정해져 있는 시간에

배를 타고 호핑투어를 나가고..

시간을 알차게 쓰고 객지에서 혹시나 모를 위험에도 비교적 안전한 패키지를

선호했다..


하지만 하루 서너군데 쇼핑센터에 끌려가서 필요도 없는 라텍스와

상황버섯가루에 대해서 한시간 넘게 강의를 들어야하고,

설명만으로는 거의 신이 만드신 만병통치 약(?) 같은

동남아 특산물에 대해서 듣고 있자면 '나는 누규..여긴 어디..?'


단 한번만이라도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오류 투성이라도 좋으니

자유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다.


나름대로 포부를 안고 영어도 공부해보고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이일..이더라)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았지만.. 딱 손에 잡히는 여행지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올 1월에 놀러갔던 앙코르와트 가이드로부터 다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항공사 직원들이 최고의 아름다운 여행지로 뽑는 곳이 바로 다낭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앙코르와트의 많은 가이드들이 다낭으로 넘어가 앙코르와트에는 가이드가

귀해졌다는 말을 듣었을때...얼마나 아름답고 찾는 사람들이 많으면 다들 거기로 가지..?

아.꼭 한번 다낭을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불끈불끈했다.


 


그 이후로 나는 틈나는 대로 다낭 여행상품을 기웃거렸다.

조금 비싸거나 조금 싸거나 고만고만한 여행 상품들은 어떤걸 봐도 비슷비슷했다.

또.. 이전 동남아 5개국 여행때랑 다름이 없다..

몸은 편하겠지만 머리속에 깊이 남을 여행은 없다는 거다.

그럴거면 차라리 믿을 만한 책 한권 가지고  다낭으로 떠나보자.

어차피 영어 못하는건 나나.. 그쪽이나 매한가지니까.. 안되면 바디랭귀지로 하면 된다.


그런 마음에 믿음직한 여행 가이드북을 고르다 이책이 눈에 들어왔다.

ENJOY 다낭, 호이안, 후에


 No Plan!!  No problem !! 이라는 문구가 내 눈에 쏙 들어와 내 마음에 콕 박혔다.

이 얼마나 여행심리를 자극하는 말인가...거창한 계획이 없더라도..

현지어가 안되더라도 문제 없이 즐길수 있는 여행을 책임지는 가이드 북..

(옵션만 강요하던 짜증나는 가이드보다 백배 나은 책이다)


 

여행 칼럼니스트이신 마연희 님께서 쓰신 책이다.

작가가 여성분이라 더욱 좋다. 왠지 여성적인 감성에서 여행지를 정하고

호텔을 정하고 레스토랑을 정했겠지.. 기대 만땅!


 

첫 페이지부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다낭 여행에서 꼭 해야 할것들]을 시작으로 한장 한장 넘길때 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필리핀에 가서도 캄보디아에 가서도 하루 두끼를 한식으로 먹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비위 좋은 나는 여행지에서 먹는 그 나라  음식들을 최고로 꼽는다.

맛이 있건 없건 그건 내가 먹어보고 판단하는거니까..

한식 식당에만 데리고 가는 패키지 여행은 정말 no!!


사진만으로도 입에서 침이 떨어질것 같은 비주얼의 음식들..

완전 먹고 싶다.


 

음식에 대해 친절하게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여행가서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고생바가지인데.. 베트남은 쌀국수만 하루 세끼 먹어도 되니..일단은 안심.


 

 

여행지 소개와 함께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단지 먹고 마시고 쇼핑하는 가벼운 여행보다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관광객으로써 예의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꼼꼼하게 읽었던 부분이다.


 

 

베트남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알짜배기 상식들!!

환전, 전압, 팁문화 등등..

한줄 한줄 정독을 해야 할 부분이며 잘 메모를 해둬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부록으로 휴대용 가이드북이 책 뒤에 붙어있다.

약도가 그려져 있어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 곳에서 핸드폰 들고 씨름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테마별 여행 코스에 식도락가들을 위한 베트남 음식,

열대과일 맛보기, 스파와 마사지, 숙소선택과 호텔 이용법 등등

알아두면 피가되고 살이되는 정보를 모아 놓았다.

이모저모 꼼꼼하게 잘 챙겨넣은 책이다.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미덥짢은 정보보다

어줍짢은 가이드보다 훨씬 더 믿음이 가는 책..

올 겨울에는 다낭으로 추울~~~~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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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 셜록보다 똑똑하고 CSI보다 짜릿한 과학수사 이야기
브리짓 허스 지음, 조윤경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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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는 휴일 오후가 되면 티비 채널을 돌리는 것조차 귀찮아질때가 있다.

영혼 없이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어느 경찰이 나와 강연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중간부터 시청하느라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 국립과학수사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분 왈..


야근을 밥 먹듯 하던 어느 날..

호두를 깨서 먹을려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동료 책상 위에 망치가 있더라.

옳다구나 하고선 그 망치로 호두를 신나게 깨서 먹다가 문득

"근데 이 망치는 왜 동료의 책상 위에 있었던 걸까..??!!!!"

전혀 뜬금 없는 장소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던 그 망치는

아마 몇년 전 어느 사건 현장에서 나왔던 살인 무기였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한국의 현실은 이랬다.

범인이 잡히고 수사가 종결 된 사건은 몇년이 지나면 

그때의 증거 자료들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고 여기저기 막 굴러다니다가 없어지고 만다..


이 얘기를 듣고 조금 아연해졌다.

우리나라 과학수사는 놀라울 정도로 진보를 하였는데 (하였다고 믿고 있는데...)

과연 범인 검거률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믿고 있는 그 범인이 진범이 아닐 경우는

없었을까..범인을 잡지 못해 억울한 고인과 유가족은 없을까...

정의감이 뚝뚝 흘러내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주 가끔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이 뉴스 보기가 무서운 때에..

잔인한 살인 사건들과 각종 사고들을 보면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꼭 범인을 잡고 원인을 파악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범죄과학,그날의 진실을 밝혀라]라는 책을 읽게 된 것은 유달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저격한 제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범죄를 풀어가는 과학 수사의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해왔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가 열광하는 미드 수사물 CSI수사물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과학 기술들이

​처음부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술이 아닌 수세기 전부터 진실을 캘려는 이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조금씩 발전을 해온 것이다.


독인지 약인지도 모르고 남용되어 수 많은 억울한 죽음을 낳았던 비소를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고

범죄자들의 두상등을 오로지 줄자나 각도기 등으로 재서 만든 베르틸롱 측정법..

사람의 지문은 어느것 하나 똑 같지 않다는 알게 되면서 지문 검사가 ..

총알도 지문처럼 특이한 무늬를 남기는 것을 알게 되면서

총​기 분석도 가능해진다.

1950년대에 들어와서야 시작된 혈흔 분석..

그리고 DNA 검사까지...

시대에 따라 사건은 더욱 잔혹해졌고 범죄의 유형들도 교묘해졌다.

범인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여 수사 방법들도 진화를 해오고 있다.

범죄 과학은 최근 수십년 동안 혁신적인 첨단 기술을 이용하게 빠르게 진화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지 흥미 진진하다.


이 책에는 몇백년 전에 실제로 일어났던 중요사건들을 실어놓았다.

피해자와 범인이 현장에 남긴 모든 단서를 파악하여 원시적인이지만(지금 시각으로는) 나름 날카로운

논리와 방법으로 범인을 색출하였다.

읽다보면 굉장히 재미있다..마치 인기 미드인 CSI 옛날 편이라고 해야 하나..

흥미진진해서 읽다보면 또 한편으로는 끔찍한 범죄로 부터

선량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하여 어떻게 노력을 해왔는지 그 기나긴

과정을 엿볼 수 있을 때쯤이면 흥미보다 진한 감동을 받게 된다.


인간의 발자욱은 한발 한발 변화와 진화를 위해 나아간다.

휘청이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어쩜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수세기에 걸친 노력과 집념이 지금의 범죄과학기술력으로 발전하였다.


지문이 발견되기 전, 경찰은 이미 알려진 범죄자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경찰은 1820년대와 30년대에 발명된 사진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연의 일치로 놀랍도록 닮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외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수염을 기르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수흐떼의 법과학자 알퐁스 베르틸롱(Alphonse Bertillon)이

더욱 정교한 방법을 개발해 낸다.

베르틸롱은 과학자 집안 출신이었고, 그의 할아버지는 종종 세상에 똑같은 신체 치수를

지닌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베르틸롱은 개인의 독특한 신체 특징을 이용해서

 범죄자 신원 식별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는 죄수의 키, 왼쪽 팔꿈치에서 중지 끝까지의 길이, 머리둘레, 귀의 길이 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측정 부위가 너무나도 다양해서 두 사람이 같은 치수를 지닐 확률은

2억 8천 6백만분의 1에 불과했다.

드디어 베르틸롱 측정법, 즉 베르틸로나쥬(Bertillonage)의 시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첫해 다른 방법으로는 놓쳤을 상습적 범죄자 3백 명의 신원을 밝혀냈다. 


p117,지문은 영원하다


DNA는 발견된 지 몇십 년이 지나서야 범죄 과학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80년대, 레스터대학교(University of Leicester)의 알렉 제프리스(Alec Jeffreys)는

개인의 DNA 프로파일을 밝힐 수 있는 혈액 검사를 개발한 뒤 이를 범죄 수사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검사 방식은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변화를 거쳐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모든 인간 게놈의 99.9퍼센트가 동일하고, 바로 이 때문에 모든 인간은 서로 놀랍도록

비슷한 모습을 지닌다. 하지만 두 명의 사람이 정확하게 똑같지는 않다.

정확하게 똑같은 게놈은 없기 때문이다.

게놈의 같은 구역을 보면, 누군가는 GCAAT와 같은 글자 배열이 다섯 번 반복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열다섯 번 반복된다.

수사관들은 DNA 샘플과 단 한 명의 용의자를 연결할 수 있다.

물론 100퍼센트 정확한 검사는 없다.

하지만 DNA 검사는 전체 인구 가운데 45퍼센트로 용의자 대상을 좁히는 데 그치는 혈액형 검사보다

놀랍도록 정확하고 훨씬 특정적이다.
p247 10분의 1의 확률


책 곳곳에 흥미보다 귀중한 지식도 꽉꽉 채워져 있다.

읽다보면 내 머리도 꽉꽉 채워지는 느낌이다. 사건 현장에 남겨진 조각들을 붙여

퍼즐을 풀듯이 사건의 나름대로 분석하고 고급진 전문 지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10점 만점에 9점!!


여담이지만 친구중에 KCSI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가끔 내가 신나서 막 떠들면 그 친구는 나에게 '넌 미국 드라마를 넘 많이 봤구나'한다.

웃고 넘겼지만 그 말을 떠올릴때 마다 내가 티비에서 즐기고 있는 미드 드라마 CSI에 나오는

과학 수사방법이 설마 허구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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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루스 호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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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을 읽을때는 늘상 그렇지만 소개팅에

나가는 마음처럼 설렌다.

소개팅이라는게 어떤 상대가 나올려나.. 잔뜩 기대와 긴장을 하기 마련이거든.

몇마디 나눠보고 나와 얘기가 잘 통하는 듯 하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파도를 탄다.


반면 대화의 핀트가 안 맞는 사람도 있다.

몇마디 나누다보면 괜히 피곤하고 힘들다.

빨리 집에가서 샤워하고 침대에서 새우깡이나 씹어먹는게 낫게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

책으로 치자면 몇 페이지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탁자위로 집어 던져놓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나에게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어서 분위기 서먹하다가

갈수록 진국이네 하면서 뒤늦게 발동 거리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알아갈수록 만나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은 만난듯 하다.

다만 그 처음이 살짝 어렵다.

어렵다고 하는 표현은 쉽게 쉽게 책장이 안 넘어간다는 뜻이다.

영어권 문학작품들을 번역할때 특유의 번역체가 주는 약간의 어색함..

덕분에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한문장 한문장을 곱씹어야했다.

여차하면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독자의 입장으로 봐서는 읽기가 껄끄럽지만..

(이런 문체에 나는 유난히 약하다)

한문장씩 정성스럽게 읽어가는 작업 또한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데.. 사람과 기계가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듯

독자와 작품이 만나 책속으로 들어가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막상 이 책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어느 햇살 좋은 날..

장미꽃향기가 만발하고 창문에 드리워진 레이스 커튼으로 오후의 햇살이

들어오는 그 집의 마호가니 탁자위에 꽃무늬가 아름다운 찻잔에 차 한잔 마시며

책을 읽는 느낌에 폭 빠질 수 있다.

"낯선" 작가 루스 호건의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력을 느끼면서 말이다.


노신사 앤서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그의 약혼자가 선물했던

물건을 읽어버린 뒤로

40년 동안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들을 가져와 집안 서재의 서랍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남들 눈에는 참 별거 아닌 그 분실물들을 가져와 소중히 보관해 온 초로의 신사..

그는 세상을 떠난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

자기가 반 평생 수집해온 분실들을 주인에게 되돌려 주려고 한다.

그 대업을 그녀의 비서이며 가정부인 로라에게 맡긴다.


로라가 사랑하는 엔서니의 집과 전 재산..그리고 분실물이라는

뜻밖의 큰 일을 맡게되는 로라..이웃집 소녀 선샤인, 정원사 프레디 세사람은

엔서니의 유언을 받든다.

분실물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들과 그 안에 담여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 미움, 증오등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작가인 루스호건은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수를 놓은

프랑스 자수처럼 이야기들을 펼쳐간다.

​차분히 읽어 내려 갈수록 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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