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의 일상 탈출 고백서 - 어느 날 도망치듯 떠난 여행이 내 인생을 구했다
하이디 엘리어슨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어느 중년의 일상탈출 고백서


어느날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고 초라하게 느껴질때

지금껏 의지해온 삶의 나침판이 고장난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을 쓴 하이디 엘리어슨은 어린 나이에 딸을 낳았고 남편은 그런 그녀를 버려두고 집을 나가게 된다.

홀로 딸아이를 키우며 주택담보대출을 갚기 위해 매일매일 비전없는

회사에 출근해서 꼼짝없이 8시간 넘게 일을 한다.

자신을 돌볼 여유는 없다. 오로지 딸아이를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생각에 버티고 또 버틴다.

그렇게 키운 딸아이가 대학을 들어가고 엄마 품을 벗어나 새로운 대학생활에 적응해간다.

허전하지만 뿌듯하기도 하다.

딸 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긴듯 하다. 크리스마스를 남친 가족과 보내겠다는 전화를 해왔을때

그녀의 마음 한구석은 커다란 구멍이 생겼을것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때서야 제대로 봤을터이다.

생기없고 초라한 중년의 여인이 서있는 것을 보고 무척 울컥했겠지.

혼자사는 중년 여인의 외로움, 그녀의 얼굴에 고스란히 들어난 피로, 목적조차 희미해진 삶,

출근길에 지하철의 노숙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평소 같으면 행여 눈이라도 마주칠까 잰걸음으로 지나쳤을 그들이

어느날 나 보다도

팔자 좋아보여 부럽기조차 하다.

이렇게 내 인생을 끝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도달했을 때

하이디는 여느 중년과 다르게 그녀가 노!!! 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부엌창으로 바깥을 바라보며 한숨 짓지 않기로 결심한다.

 

집을 팔았다.

안식처이자 자신을 얽매었던 집을 팔고 캠핑카를 구입한다.

평생 자동차말고는 운전해본적이 없는 그녀에게 캠핑카는 거대한 괴물과 같았다.

전진은 하되 후진은 못한다. 이대로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여자 혼자서 여행을 하면

위험할 수도 있을텐데 안전할까, 길 위에서 이 괴물 같은 캠핑카가 멈추면 어떻게 하지?

출발하기 전 그녀는 걱정으로 온몸이 옥죄어왔다.

하지만 위험은 길 위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안전하다고 믿는 집 안에서도

도둑이나 강도가 들수도 있고 화재로 위험해질 수 도 있는 법이니까..


그녀는 그린 몬스터로 이름 붙인 캠핑카에 그녀의 반려견을 태우고

지금껏 꿈꾸어왔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페달을 밟는다.

상시 여행자로 캠핑카에서 먹고 자면서 길위에서 많은 여행자들을 만나고

자신과 비슷한 여성 여행자들을 통해 용기를 주고 받으며 생기없던 그녀에게

다시 윤기가 돌기 시작했다.


캠핑에 문외한이었던 그녀는 좌중우돌 실수도 하고 우여곡절도 겪지만

집을 나서지 않았다면 결코 느껴보지 못했을 자유을 만끽한다.

자신의 젊음을 오로지 살기위해 앞만 보며 걸었던 그녀가 중년이 되어

길을 나선 후 비로써 뜨거운 피의 온도를 느끼고 살아있음 느끼게 된다.

그 온도가 느껴지는 그녀의 여행기는 매 순간 나의 폐가 찌릿할 정도로 자극을 주었다.


중년들 중에 남자건 여자건 무작정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아직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한 자식들, 늙고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부양의무,

미처 다 갚지 못한 대출금..털어내지 못하고 어깨에 머리에 삶의 무게를

꾹꾹 눌러 얹고 그렇게 힘겹게 출근하는 이 땅의 중년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다시 한번 인생 제 2막을 꿈 꾸어 보지만 현실에 묶여 쉽게 털고 나서지 못한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하이디가 진정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품게 된다.

그린 몬스터를 끌고 록키 산맥을 넘고 그랜드 캐니언을 지나 캐나다로 서부로

발길이 닿는대로 여행을 하는 동안  그녀는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없던 말라비틀어진 연애세포가

살아나고 가슴도 설레여보고 실연의 아픔도 느끼게 된다.

나는 이제서야 뭔가 사람답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나이든 중년이 아니라 홍조를 띈 소녀를 보는듯 했다.

마치 나의 일인양 그녀를 응원하며 함께 캠핑가에서 먹고 자며 조수석에 앉아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고 해변가를 거닐때면 코를 벌렁거리며 바다냄새를 맡고

험준한 산길을 오를때는 심장이 벌렁거리는 동안 내 안의 역마살이 스멀스멀

목구멍으로 기어나오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여성의 여행기를 적은 책이 아니라, 마른 화초처럼

시들시들해져 가는 중년들에게 영양제와 같은 책이라 할 수있다.

나도 하는데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라고 일면식도 없는 한 미국인이 그렇게 내게

말을 걸어오는듯 해서 내내 마음이 설레였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도망치듯 떠난 여행에서 그녀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수 많은 곳을 다니며 피폐해졌던 자신의 내면을 윤기나게

만들었다.

책을 덮기 전까지 나도..나도.. 라는 말을 수없이 중얼거리게 만들었다.

나도 꼭 그녀처럼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그 꿈을 이룰때까지 내 가까이에 두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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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줄 알면서 또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 타로마스터가 이야기하는 연애관찰기록
김희원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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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줄 알면서 또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참 대책없는 사랑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봐도 아닌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모르는..

아니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한채 위험한 사랑을 이어가고 떠난 사람을 못잊고

돌아오길 갈망하며, 자신을 비련의 주인공인양 포장한채 나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집착을 보이며 위험한 연애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내 주변에서도 여럿 보아왔다.

그래서 이 책을 모두 남의 일인냥 쉬이 읽지 못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타로카드로 심리를 분석하는 타로마스터 김희원님이

상담실을 운영하며 9년동안 그녀를 찾았던 내담자들의 사례중 연애 관련 상담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독이 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거울을 들어 현실을

정면으로 비춰주는 일을 한다.. 라고 본인이 언급하고 있듯이 연애에 관한 문제를

다룰때 프로파일러의 정신으로 상담에 임한다.


남의 연애사를 듣는 일을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수 없다.

남녀의 핑크빛 사랑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약간의 부러움과 질투로

묵은 각질을 털고 내 몸속의 연애 세포들이 뽀송뽀송하게 꿈틀거리며 깨어난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연애 이야기는 나쁜 연애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이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유부남에게만 끌리는 그녀, 제자와 불륜에 빠진 여교수, 남편의 정신적 외도에

괴로워하는 아내, 매일 혼자서 이혼하는 친구, 구두쇠 남자와의 지독한 연애,

동성애에 대한 집착하는 중년, 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등등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쏟아진다. 당혹감도 들지만 사람사는 세상에

이만한 일이 절대 없다고는 장담 못할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타로마스터인 저자에게 자신의 연애에 대해서 고민을 털어놓고

떠나간 남자가, 떠나간 여자가 언제쯤 다시 돌아올지,

이 사랑을 계속해야 할지, 변해버린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타로 점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타로마스터로써 점사와 조언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정해놓은

답을 듣고 싶어할뿐 완강히 상담자의 조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참 오랜 상담이었다.

그녀는 상담 때마다 수십 번씩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내 눈치를 보며

질문했었다.

그와 아내의 사이가 어떤지, 현재 누굴 더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궁금해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그의 행동이었는데 말이다.

그의 연락만을 애타게 기다렸던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생각했다.


저자는 건강하지 못한 사랑을 하는 내담자들의 과거를 통해 그들이 어렸을 때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학대를 받아왔거나, 부모님들의 이혼등으로 애정이

결핍되었거나, 본인의 이혼이나 나쁜 상대를 만나 상처를 입은 채,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캐치한다.

결국 결핍에 따른 마음의 허전함을 채우기에 급급해서 사랑을 찾게 되고

완전히 못한 사랑은 또 다시 상처로 남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정상적이지 못한

사랑의 굴레바퀴에 치이며 괴로워하게 된다.

만약 지금 연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한걸을 물러서서 혼탁한 감정으로부터 상태와 당신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반복되는 연애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시작이다.

 

저자는 적절한 조언과 점사로 내담자의 고민에 객관적이지만 따뜻한 상담을 이어간다.

상담자를 설득시킬려는 내담자들의 이야기에도 흔들림 없고 정확한 판단으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차분하게 꼬집는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시선과 말로 내담자들을 대한다.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에 나는 신뢰와 감명을 받았다.

 

 

'전 뭐가 문제인 거죠?'

23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들은 외로움과 허허로움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연애를 시작하지만 그릇된 사랑은 자신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뿐이었다.

을의 연애로 부터,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연애로부터 떠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롭고 당당하게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길 바란다.


다신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것 같다는 말은 거짓이다.

꽁꽁 언 땅에 다신 생명이 피어날것 같지 않지만 봄이 되면 땅이 녹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피어난다.

사랑도 또 그렇게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다시 올것이기 때문이다.

부디 그릇된 사랑에 목매며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않기를 ..


읽는 내내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를 여러편 본것 같은 재미와 안타까움을 느꼈다.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고 또 몇번이나 끌끌 혀를 차며 감정이입하며 책을 읽었다.

내 연애는 왜 맨날 이 모양이냐고 답답해하는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빨리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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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 나를 괴롭히는 성격장애자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법
정희정 지음 / 꿈의지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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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이 제목만 봐도 가슴 한켠이 저릿하게 저려온다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 틀림없다.

사회생활 안해 본 복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이상한 사람'들은 우리 도처에 참 많이도

널려있는것 같다.

상하 관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직장에서 이런 '이상한 사람'을 만난다면 장담컨에 

몇년 안에 신경성 위염을 부록처럼 얻게 될것이다. 

중이 절을 떠나지 않은 한 이 지독히도 편파적인 상하관계의 횡포를 피해가긴 사실 힘들다.


상식적이지 않고, 사회성이 결여된 이 이상한 사람들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유형별로 그 대처방법도 조목조목 설명해 놓은 책이 있다.


한국능률협회(KMA)교수로 수 많은 강의와 코칭심리전문가로 활동중인 정희정님의

'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라는 책이다.


'이상한 사람들'을 성격장애로 규정짓는다.

성격장애란 융통성이 없는 행동및 사고패턴으로 대인관계 형성, 직업 생활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성인 초기에 굳어지면 평생토록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고 사전에도 버젓이 나와 있다.

정말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 보다 더 어렵다는 직장엘 들어갔는데 나보다 경력이 10배쯤 많은

꼰대 상사가 사사건건 트집에 버럭버럭 화를 내고 나를 의심한다면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관두고 뛰쳐 나오고 싶을것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이런 성격장애자들은 정작 자신은 뭐가 잘못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만 힘들고 괴로워 조직사회를 떠나거나 만성 두통이나 위염, 신경성 대장염등을 

안고 살고 있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는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성격장애자들을 정신의학진단편람을 기준으로 총 10가지로 나눈다


편집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조현성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


좌악 펼쳐놓고 보니 성격장애도 여러 종류와 급이 있는듯하다.

솔직히 자타공인 한두번쯤 성질 더럽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다면 저 중에 

한군데쯤은 발을 담글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정말 내가 성격장애인가? 라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려고 하는 순간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내가 OOO 성격장애로 의심된다면 이라는 코너가 나온다.


성격장애를 가진 타인에 대한 대처방법 뿐만아니라 혹시 자신이 그런 성격장애로 의심될때

어떻게 자기자신과 타인에게 대처하면 좋은지 상세한 조언이 적혀있으니

꽤 도움이 될거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보자

충분한 근거도 없으면서 친구나 동료들의 충정과 신뢰를 의심하고,

악의없는 타인의 말과 행동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즉각 화를내기도 하고

애인이나 배우자의 정절을 의심하는 편집성 성격장애자가 주변에 있다면


되도록 갈등을 피하고 정말 큰 문제가 아니라면 그냥 물러서는것이 상책이다.

악의 없이 한 말에 상대가 느닷없이 화를 내면 이때는 그냥 사과하는 것이 최상이다.

편집성 성격장애자에게는 어설픈 거짓말은 안하는게 낫다.

만약 혹시 의심에 휘말려 손해를 보게 될 상황이더라도 어설프게 대응하지 말고 

주변에 나와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모아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확보하라.등등

비교적 꽤 자세한 대처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만약 내가 편집성 성격장애로 의심된다면 그 대처방법으로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오늘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그 말은 무슨 의미였을까'를 고민하지 마라.

꼬장꼬장하게 따지고 들고 하나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떠나게 한다. 그러니 적당히 넘어가라. 주변에 당신과 가장 불편한 사람을 떠올리고,

그 사람의 장점을 적어보자.

사람을 관찰하는 당신의 남다른 능력을 긍정적으로 면을 찾는데 발휘해보자.



이 책은 아직 사회생활한지 오래되지 않은 신입 사원이나 사회 초년병에게는

든든한 사수를 만난 느낌이 들것이다.

위의 내용은 대충 요점만 간추렸으니 책을 꼼꼼하게 읽고 판단하고 진단하여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가시밭이라는 사회생활도 튼튼한 안전화를 신고 내딛는 것과

마찬가지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저 10가지 성격장애에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성격장애는 입냄새 심한 사람과 같아서 정작 자신은 모르고 주변 사람들은 

다 괴롭다는데 나만 모르는 내 성격에 결함이나 장애는 없는지 읽는 내내 조심스럽고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타인의 성격으로 인해 다친 내 마음도 위로해주고, 

행여 나로 인해 마음 다친이는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계기도 되는 책이다.

이상한 사람때문에 더 이상한 힘들어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기 위한 

마음 훈련서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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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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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다가 

깜짝 놀란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잘 꼬아만든 추리 소설들의 재미를 아는터라 

산뜻하게 출발했다가

소설이 마지막을 향해 치달을 즈음엔 조마조마함과 뒷통수를 가격당한 

반전에 배신감(?)마저 들어 책장 덮기가 쉽지 않았다.

한마디로 진짜 재미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 그의 소설은 내게 있어 믿고 읽는 책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고급진 전통 료칸인 회랑정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이 책은 밀실, 유산상속, 가족간의 이해관계, 사랑과 복수 라는 그

렇고 그런 흔한 자료로 시작한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흔해빠진 자료로 입맛 다시게 만드는 

고급진 요리를 만들어내는

미슐링 스타 쉐프처럼 히가시노는 참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지난번에도 그의 소설을 읽으며 맘속으로 낙점해둔 범인이 보기 좋게 

탈락하면서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범인 지목을 나름 신중히 했건만 

이번에도 쭈루룩 미끄러졌다.

내 머리가 딸리는 건지, 히가시노 작가가 대단한건지 모르겠지만

장담컨데 추리소설 좀 꽤나 읽어본 당신이라도 이 소설에서 범인을 

찾긴 쉽지 않을거고

마지막의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분명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일본의 전통 료칸 회랑정의 주인이자 기업인인 이치가하라 회장이 사망했다.

회장에게는 아내도 자식도 없다. 남기고 간 막대한 유산은 

누구에게 얼마만큼 돌아갈까..

회장의 유서가 공개되는 49일제에 모인 친인척들은 각자에게 분배되어

돌아올 유산의 양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30대의 기리유 에리코가 70대의 기쿠요 부인으로 변장을 

하고 그 자리에 간 것은 딱한가지.

동반자살로 위장된 살인사건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연인 지로에 대한 복수심에서다.

9명의 친척과 유산 관련자들이 모인 회랑정은 동반자살 건으로 

이미 사건사고가 있었던 곳인데

묘하게도 동반자살이 일어났던 당시에  회랑정에 있었던 

이들은 이번에도 함께 모이게 된것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유서가 공개되기도 전에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숨 돌릴 틈없이 연이어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진다.


이들 중에 범인이 있다. 그래야 앞뒤가 맞다. 하지만 그게 누군지는 모른다.

범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나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미끼를 이용해서 상대방이 접근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 미끼란, 아까 모든 사람 앞에서 보여줬던 기리유 에리코의 유서다.


추리 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다 갖추었다.

하지만 마지막 결론에서 뻔할것 같았던 내용은 급 유턴을 하게 되고

엔딩에서 숨이 턱하니 막히면서 책을 덮고도 

한참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내가 읽은 

최고로 슬픈 추리소설이 될것이다.


짜임새도 좋고,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도 잘 그리고 있다.

살인의 동기도 과장스럽지 않고, 복수의 당위성도 잘 표현했다.

탄탄한 소재에 군더더기 없는 장식으로 깔끔한 외관과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집 한채를 만들듯 히가시노 게이고는 꽤나 군침도는 소설 한권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출간된지 30년이 지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지 않고 

눈과 손이 가는 책으로 아직까지 우리들의 추리 세포와 감성을 

자극하며 사랑받고 있지 않나 싶다.

독자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이야기에 이야기를 물고 끌고나가는 

그의 재주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천일동안 이야기를 이어나간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나는 또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 작품을 찾게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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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드워드 - 살아남은 아이, 유일한 생존자이자 신이라 불린 소년에게
앤 나폴리타노 지음, 공경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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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최근 들어 꽤 많이 듣게 되는 단어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세월호 사건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살아남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대한 민국 국민들 모두의 마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어릴때부터 배하고는 인연이 많은 나였지만, 세월호 이후 배를 탈 일이 생기면 다리​가 후덜거렸고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세월호 이후 오랫동안 나는 배를 탈 수 없었다.

사고를 직접 겪지 않았는데도 남의 일이 아닌냥 두려움을 느끼는데 직접 사고를 당한 당사자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을 받고 있을까..

디어 에드워드 라는 소설도 큰 사고를 겪은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3년 LA행 비행기가 뉴욕에서 이륙후 추락을 하고 만다.

191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생존자는 단 한명 12살의 에드워드다. 함께 탄 부모님과 형을 잃고 소년 또한 골절상과 머리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이 어마어마한 사고는 몇날 몇일 뉴스로 전해졌고 혼자 살아남은 소년을 신으로 부르며 에디에게 열광하게 된다.

긴 시간 병원에서 생활을 한 후 에디의 유일한 친척인 이모네에서 지내게 된다.

오랫동안 불임으로 고통을 받았던 이모 레이시와 이모부 존은  에디가 겪었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하며

달갑잖은 언론과 대중에게 노출된 채 일상이 무너지는 에디의 곁을 지켜주는 어른이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던 애디는 옆집 소녀 쉐이와 친구가 되었고

다시 학교에도 나가게 되면서 더디지만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한걸음씩 나가간다.

그러던 어느날 쉐이와 에디는 창고에서 수백통의 편지가 가득 담긴 백 2개를 발견한다.

이모무가 숨겨둔 그 편지들은 미국전역에서 보내온 편지들이었고 그 중에는 사고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사고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보낸 편지들도 있었다.

안타까운 사고로 마지막 말도 전하지 못하고 소중한 이들을 잃은 이들이 에디에게 보낸 편지들은 그들의 깊은 후회와 안타까움 그리고 이렇게라도 자신의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안도감이 묻어 있다.

 

 

편지들을 읽으며 애디는 자신만의 슬픔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의 아픔이 너무 커서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에디는 주변 사람들도 모두 나름의 아픔을 겪었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픈 과거를 모두 기억속에서 완전히 지워내지 않아도 그 아픔을 안고서도 새로운 미래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내며 에디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가져다 준 것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다.

2010년 아프리키야 항공 771편 사고에서 유일한 생존자는 네덜란드 소년 한명뿐이었고 당시 소년의 나이는 아홉살이었다.

이 사고에서 영감을 얻어 디어에드워는 탄생되었으니 허구라는 소설에 실제 이야기가 더해져 읽는 내내 에디라는 소년이 실존 인물인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눈만뜨면 우리는 각종 사건사고에 접하게 된다.

최근들어 바이러스의 대유행인 팬더믹 현상을 겪으며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얼마전에는 엄청한 수해로,화재로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무방비 상태로 잃은 많은 이들의 아픔과 슬픔 울음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사고를 겪은 이들과 그 사고로 인해 소중한 이를 잃은 남은 사람들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우리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깊은 슬픔과 아픈 기억들을 다 털어내지 못하여 끌어안고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면

고통속에서 마지못해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 새로운 삶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내어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에디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라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망각하고 있었던 내 가족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공기와 같아서 그 소중함을 자주 잊고 사는 가족들의 존재..사랑할 수 있을때 더욱 꼬옥

안아주며 같이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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