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닌 줄 알면서 또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 타로마스터가 이야기하는 연애관찰기록
김희원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7월
평점 :
아닌 줄 알면서 또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참 대책없는 사랑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봐도 아닌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모르는..
아니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한채 위험한 사랑을 이어가고 떠난 사람을 못잊고
돌아오길 갈망하며, 자신을 비련의 주인공인양 포장한채 나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집착을 보이며 위험한 연애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내 주변에서도 여럿 보아왔다.
그래서 이 책을 모두 남의 일인냥 쉬이 읽지 못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타로카드로 심리를 분석하는 타로마스터 김희원님이
상담실을 운영하며 9년동안 그녀를 찾았던 내담자들의 사례중 연애 관련 상담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독이 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거울을 들어 현실을
정면으로 비춰주는 일을 한다.. 라고 본인이 언급하고 있듯이 연애에 관한 문제를
다룰때 프로파일러의 정신으로 상담에 임한다.
남의 연애사를 듣는 일을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수 없다.
남녀의 핑크빛 사랑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약간의 부러움과 질투로
묵은 각질을 털고 내 몸속의 연애 세포들이 뽀송뽀송하게 꿈틀거리며 깨어난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연애 이야기는 나쁜 연애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이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유부남에게만 끌리는 그녀, 제자와 불륜에 빠진 여교수, 남편의 정신적 외도에
괴로워하는 아내, 매일 혼자서 이혼하는 친구, 구두쇠 남자와의 지독한 연애,
동성애에 대한 집착하는 중년, 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등등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쏟아진다. 당혹감도 들지만 사람사는 세상에
이만한 일이 절대 없다고는 장담 못할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타로마스터인 저자에게 자신의 연애에 대해서 고민을 털어놓고
떠나간 남자가, 떠나간 여자가 언제쯤 다시 돌아올지,
이 사랑을 계속해야 할지, 변해버린 그를 어떻게 해야 할지..
타로 점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타로마스터로써 점사와 조언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정해놓은
답을 듣고 싶어할뿐 완강히 상담자의 조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참 오랜 상담이었다.
그녀는 상담 때마다 수십 번씩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내 눈치를 보며
질문했었다.
그와 아내의 사이가 어떤지, 현재 누굴 더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궁금해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그의 행동이었는데 말이다.
그의 연락만을 애타게 기다렸던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생각했다.
저자는 건강하지 못한 사랑을 하는 내담자들의 과거를 통해 그들이 어렸을 때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학대를 받아왔거나, 부모님들의 이혼등으로 애정이
결핍되었거나, 본인의 이혼이나 나쁜 상대를 만나 상처를 입은 채,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캐치한다.
결국 결핍에 따른 마음의 허전함을 채우기에 급급해서 사랑을 찾게 되고
완전히 못한 사랑은 또 다시 상처로 남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정상적이지 못한
사랑의 굴레바퀴에 치이며 괴로워하게 된다.
만약 지금 연애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한걸을 물러서서 혼탁한 감정으로부터 상태와 당신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객관화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반복되는 연애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시작이다.
저자는 적절한 조언과 점사로 내담자의 고민에 객관적이지만 따뜻한 상담을 이어간다.
상담자를 설득시킬려는 내담자들의 이야기에도 흔들림 없고 정확한 판단으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차분하게 꼬집는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시선과 말로 내담자들을 대한다.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에 나는 신뢰와 감명을 받았다.
'전 뭐가 문제인 거죠?'
23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들은 외로움과 허허로움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연애를 시작하지만 그릇된 사랑은 자신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뿐이었다.
을의 연애로 부터,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연애로부터 떠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롭고 당당하게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길 바란다.
다신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것 같다는 말은 거짓이다.
꽁꽁 언 땅에 다신 생명이 피어날것 같지 않지만 봄이 되면 땅이 녹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피어난다.
사랑도 또 그렇게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다시 올것이기 때문이다.
부디 그릇된 사랑에 목매며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않기를 ..
읽는 내내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를 여러편 본것 같은 재미와 안타까움을 느꼈다.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였고 또 몇번이나 끌끌 혀를 차며 감정이입하며 책을 읽었다.
내 연애는 왜 맨날 이 모양이냐고 답답해하는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빨리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