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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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연일 화제가 되었던 연극 복길 잡화점을 아들래미와 함께 보았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았던 연극이었는데 공연내내 웃다가 울다가

정신줄 놓고 푹 빠져서 보고 말았다.

가슴 한켠에 뭉근한 느낌표 하나 찍은 후에 대학로 인기연극 복길 잡화점 원작소설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연극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4D 감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이민혁 작가는 연극과 뮤지컬에 심취하면서

'벙어리장갑' '러브액츄얼리 첫번째 사연'등 일흔편이 넘는 연극과 뮤지컬을 집필하고 각본, 각색,

연출을 한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독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작품을 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관람한 관람객도 책을 읽은 독자들도 충분히 작품속에 스며들어 함께 웃고

울고 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시의적절할게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일을 하며 잡화점을 운영해 온 경석은 무뚝뚝한 성격으로 고집도 쎈 외골수다.

그런 남편을 옆에서 군말없이 알뜰하게 살림을 해온 아내 연화는

든든한 그의 조력자였다.

물건을 하나 사도 덤으로 얹어주고, 물건을 사지 않아도 여름에 시원한 냉차한잔

건낼줄 아는 이들 부부는 부지런히 일하여 제법 큼지막한 동네 슈퍼를 운영하게 되었지만

동네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들 복길은 캐캐묵은 낡은 마트를 팔고 그곳에 복합 건물을 지어 커피숍으로 만들 생각에

아버지에게 인감도장을 내놓으라고 회유를 해보지만 고집쎈 아버지는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호통만 치고 일축해버린다.

그러던 차에 경석은 아내 연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무래도 치매가 온듯 하다.

그제서야 남편인 경석은 그동안 고생만 시킨 아내가 안쓰럽고 미안하다.

그녀의 기억을 되돌려 놓은 방법을 강구하는 경석과 아들 복길, 손녀 소리, 예비며느리

민정, 복길의 동네친구들, 마트 직원들까지 합심하여 연화의 기억돌려놓기 작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정작 기억을 잃어가는 쪽은 연화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족을 위해 한평생 일만 해온 가장..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지만 살갑게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인 아버지의 모습.

그런 남편을 내조하며 살뜰하게 가족을 챙기며 자신이 여자인걸 잊고

평생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우리 시대의 어머니의 모습.

잘해보고 싶었지만 사업 실패로 이혼을 하고 결손가정으로 딸아이를

키우는 우리시대의 남자의 모습.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여느집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시대가 지나면서 그때의 최고는 트랜드에도 맞지 않은 올드한 구닥다리가 되고,

나이를 먹으면서 노인들은 하나둘씩 저주받은 병이라고 일컷는 치매를 앓게 된다.

가족도 못 알아보고 시공간도 착각하며 늙고 병들어가는 우리들의 부모님들..

그런 모습을 보는 자식들의 안타까움 등등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고통이나 앞으로 일어날 수 있도 있는 일들을

다룸으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게 되는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종종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어느 가정이든 나름의 고충과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우애와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삶이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로를 틀어서 흔들리며 부딪히며 상처투성이가 되더라고

땅에 두발을 단단히 딛고 설 수 있게 하는 힘은 가족들의 사랑이다.

서로가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끌어주고 안아주면서 바람도 비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다.

연령을 불문하고 누가 읽어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윤종훈, 진선규, 유지연등 수많은 배우들이 먼저 pick한 도서로써

울고 웃는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다.

연말연시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느끼며 삶에 대해 한번쯤 진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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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서랍 속의 꿈 일본문학 컬렉션 5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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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서랍 속의 꿈]은 작가와 비평사에서 출판된 책으로 일본 근대문학 작가들의 작품들 선보이는

"일본문학 컬렉션"의 다섯 번째 이야기이다.

다자이 오사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등 일본 근대문학사의 획을 그은 대작가 뿐만 아니라

나카지마 아쓰시, 미야자와 겐지, 니이미 난키츠등 비교적 한국에는 덜 알려진

작가들의 단편들을 고루 싣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다.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좌절등을 겪으며 자살한 두 작가에 대한 이미지 때문인지

이 책을 읽기전엔 막연히 좀 어둡고 삶에 대한 회의가 가득한 내용일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는 마당 한켠의 텃밭에 심어둔 당근, 가지, 토마토와 같은

채소들이

사람들마냥 불만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사람이 호랑이로 변한 이야기라든가,

사람을 잡아 먹는 이야기라든가..어릴때 어른들이 들려주는 구전 동화 같은

내용들이었다.

어렸을때 동화책에서 읽었던 사람을 잡아먹는 애꾸눈 거인의 이야기.

호랑이를 피해 햇님과 달님이 되었다는 옛날 이야기처럼 마치 오래된 동화를

읽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제목이 [오래된 서랍 속의 꿈]이 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아이들도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자랐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올라가 엄마의 무릎을 배고 누워 눈빛을

반짝이며 동화를

들었을 아이들이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된다.

나는 많은 작품속에서도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 라는 작품에

시선이 머물렀다.

중국의 룽서지방의 이징은 시를 짓는 시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로써 명성을 얻지 못하고 날이 갈수록 생활은 궁핍해져 갔다.

결국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관리직을 맡았으나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고

자기가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명령을 받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자존심이 상할때로 상한 이징은 광기를 이기지 못하고

어느날 밤에 어둠속으로사라지게 된다.

그의 행적을 알게 된것은 뜻밖에도 그의 친구 원참이 일행들을 대동하고

험하다고 소문난 숲길을 지날때였다.

숲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나 그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그 호랑이는 갑자기 몸을 돌려 숲속으로 사라졌고 숲속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원참은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이징의 목소리라는걸 알아차리게 된다.

사람이었으나 호랑이로 변한 이징은 그의 친구였던 원참에게

그가 사람이었을 때

재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나태함을

한탄했다.

인간은 누구나 맹수를 부릴 수 있다네.

또한 우리의 마음에는 맹수가 도사리고 있는 거지.

내 경우에는 바로 오만한 수치심이 맹수였던 걸세.

이 이야기는 아마 작가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재능만을 탓하지 말고,

그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분히 아이들에게도 큰 교훈이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렇듯 짧은 단편들에서 각각 얻을 수 있는 크고 작은 교훈적인 이야기가

있으니 책을 읽으면 그런 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 있을듯 하다.

그 밖에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이 많은 음식점'

오가와 미에이의 '빨간 양초와 인어'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일본의 근대 문학을 살펴보면서 시대를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들이다.

책 제목처럼 오래된 서랍 속의 넣어두었던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그시절 그때의 나로 돌아가 순수하고 선량했던 시선으로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일본의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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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 - 내게 닿은 인연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법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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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의 저자 김유영은 한때 염세주의였다가 긍정주의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심리 상담과 강연을 하며 지금까지 선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며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메세지를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책에는 작가가 매일매일 글을 쓰며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들을

담고 있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책에는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할 가치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라든가, 성공과 질투, 자존감등

살면서 느끼게 되는 의문과 생각들에 대해 작가의 생각들을 차곡히 담고 있다.





내가 나 답게 살아가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인정하고 사랑하라고 조언해준다.

나 자신을 헤어려 보살피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포옹해주는 건 진정성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일것이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나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했던 잣대를 내려놓음으로써

비로써 나의 자존감을 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옳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그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타인을 자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결국은 나를 나답게 지켜낼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싫든 좋든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이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은 타인들과 관계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이만큼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은 세상에 영원한 양지가 없고, 영원한 음지가 없듯이

어제 그토록 좋았던 사람도 하루 아침에 뒷통수를 때리기도 하고,

어제 그토록 싫어했던 사람도 알고보니 생각보다 선량한 사람이었다는 것.

결국 사랑도 미움도 종이 한장 차이밖에는 되지 않더라는 점이다.

요즘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난다.

묻지마 폭행에서 부터 강도, 강간, 살인등 무시무시한 뉴스를 접하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와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점점 삭막해지는 세상에서 품격있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조용하지만 차분히 작가는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너를 이해하며, 우리가 되어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날서있던 마음이 뭉글뭉글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행복한 삶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로부터 조금씩 바뀌고 변화하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과 변화들이 켜켜히 쌓여서 함께 섞여서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나의 실천이 미비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실천들이 모이면 세상도 지금보다

훨씬 말랑해져 있을테니까 말이다.

바른 길을 가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행복한 삶을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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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시는 보이차 - 북촌 다실 월하보이의 차생활 이야기
주은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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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기온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때면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커피도 좋지만 이 계절에 바싹 긴장하고 있는 우리의 몸을 이완시켜줄 음료가

자연스럽게 땡기기 마련이다.

나는 비교적 차를 좋아하는 편이라 각종 차를 구비해놓고 물대신 음용하는 편이다.

세련되게 다기세트를 구비해놓고 마시기보다는 간편하게 티백을 주로 사용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간편한것도 좋지만 예를 갖추고 품격을 더한 다도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땅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차에 대해서 전반적인 지식을 먼저 익히는 것도

좋을 듯하여 읽게 된 책이 '시간을 마시는 보이차'다.





이 책은 북촌에 소재하고 있는 찻집 월하보이를 운영중인 주은재님의 저술한 책이다.

어릴때부터 차를 좋아하여 여러차를 음미하면서 보이차의 매력에 빠져

보이차와 골동다구등을 수집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차를 마실때 사용되는 다구에 대한 설명과 보이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요즘은 특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하여 주목받고 있는데,

보이차에는 폴리테놀이라는 성분이 있어 항상화 작용및 활성산소 제거를

도와주는 성분으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보이차는 중국정부가 관리하는 차로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 중국 윈난이라는 지역에서 생산하고

둘째, 찻잎이 다 자라면 손바닥만한 잎을 가지 대엽종에서 채엽하고

세째, 햇빛으로 건조한 쇄청이어야만 한다고 한다.

비교적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는 보이차는 발효하는 거에 따라서 생차와 숙차로 나뉜다.

차나무중 100년 이상이 된 차나무에서 채취하는 고수차와 수령이 얼마되지

않은 나무에서 채엽하는 소수차로 나누기도 한다.

이렇게 보이차의 구별법이 많은 이유는 중국사람들이 보이차를 좋아하고 즐겨마시고

귀하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포장상태가 양호하고 보전이 잘된 오래된 보이차는 경매에서 몇십억을 거뜬히

호가한다고 하니 차테크로도 손색없을 것이다.






이처럼 구하고 몸에 좋은 보이차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다구들이

각각 제 역활을 충실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 주전자나 커피포트에 끓인 물과

묵직한 탕관에서 오랫동안 뭉근하게 뜨겁게 끓인 물은 차를 우려냈을때

그 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다루기가 쉽지 않은 탕관은 은으로 만든 은탕관, 동으로 만든 동탕관,

단단하고 두꺼운 철로 만든 무쇠탕관이 있다고 한다.






보이차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테놀는 100도의 뜨거운 물에서 우려내야 한다.

차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가장 좋은 차호로 저자는 자사호를 꼽는다.

중국의 이성지역의 자사토를 곱게 갈아 물과 반죽하여 제작하여 120도 이상의 고운에서 굽는

자사호는 유약을 바르지 않았는데 옹기처럼 숨을 쉴 수 있고,

여을 전달하고 지키는 열보존율이 훌륭하다고 한다.

차 한잔을 끓이기 위해 준비하고 갖춰어야할 다구들이 많지만

좋은 다구를 갖추면 평생 사용할 수 있으니 가격을 떠나서 차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구비를 해두어도 좋을듯 하다.





물을 끓이고, 찻잔을 데우고, 적당한 온도에서 차를 우려내서 음미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사치라고 여겨질 정도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차도지만, 오히려 늘상 시간에 쫓기도 바쁘게 휘돌리는

지친 우리들에게 향긋한 차한잔을 위한 기다리는 시간조차 힐링의 시간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 시간이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따뜻한 차 한잔이 몸과 마음에 은은한 향기와 온기를 주고

나를 온전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30여년전에 중국에 계시는 지인분에게서 보이차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한지에 쌓여진 둥글고 딱딱한 차를 처음 접한 나는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함부러 다루고 마시다 남은건 버렸던것 같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은가.. 아는만큼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보이차에 너무 무지몽매했던 나에게 잘못 왔던 보이차를 홀대했던 것이

내내 아쉽다.

차를 배우고 차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교과서처럼 아주 유용하고 확실한

지식을 가져다 줄 책이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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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
곽미혜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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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눈여겨 본것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 쓰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멘토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그것을 활자화하여 책으로 펴낸 과정이

사실 너무 흥미롭고 부러웠기 때문이다.

같은 목적을 가진 글쓰기 강의에서 만난 11명의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글을 쓰고 책으로 내면서 겪었을 두려움과 설레임과 용기와 희열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책을 읽는 내내 나 또한 격려와 응원의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11명의 초보 작가들은 다들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소소한 이야기, 가족들간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저술해간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글을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그럼에도 부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최선을 다해서 쓴 글들이다.

나는 이 책의 내용들이 화려한 기교를 부리거나 거들먹거리지 않아서 좋았다.

사람으로 치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랄까..

책에서도 그런 풋풋한 냄새가 나서 편히 읽을 수 있었다.

권영남 작가님의 '조청에 담긴 추억'이라는 글은 내 어릴때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글이라 인상에 남는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어릴때 집집마다 조청을 고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명절에 조청을 고아서 한과도 만들고 가래떡을 찍어먹어도 그만인 조청을

고으는 일은 불조절이 최고의 과제인데 엄마가 시킨 불조절을 잘못하여 조청을

홀라당 다 태워먹고 혼날게 무서워서 이불장에서 울다 잠들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빙그레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달콤한 과자에 맛들여진 내 입맛에 조청은 그다지 땡기는 맛은 아니였는데,

엄마는 늘 항상 중요한 날에는 조청을 만드셨다.

뭉근한 불에서 하루종일 커다란 주걱으로 눌러붙지 않도록 저어줘야하는

조청이 푸덕푸덕 소리를 내며 큰 솥에서 끓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팔이 빠져라 저어야만 제대로 된 조청이 얻을 수 있었으니 그 당시 엄마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을텐데 맛도 없는걸 왜 만드나, 엄마가 고생하는것 같아서

나는 조청이 더 싫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 어릴때 추억과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소환되어 한참동안

마음이 먹먹해졌다.





손문숙 작가님의 '전라도 시어머니와 경상도 며느리'도 인상깊게 읽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곤 하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의 골은 역사와 뿌리가 깊다.

경상도라서, 전라도라서 괜히 서로 트집잡고 미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할머니뻘되는 나이많으신 전라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경상도 며느리는

합가하면서 이것도 저것도 안 맞아서 신경전이 팽팽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생활을 하는 며느리를 대신해서 육아와 살림을 맡아주신 전라도 시어머니의

덕분에 빡세고 힘든 직장생활을 무사히 하고 승진도 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는 며느리..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머님이 담아주시던 전라도 김치맛

익을수록 감칠 맛이 나는 산해진미 뺨치는 전라도 김치처럼

사람도 겪으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수 있는 법이 아닐까 싶다.

나는 경상도 여자다. 어릴때 경상도의 지방 도시에서 자랐다.

그때 우리집은 건물을 몇동가지고 있는 건물주였는데 전라도 사람이 방을 얻으러 오면

아버지가 계약을 하지 않고 돌려보내시곤 했다.

전라도 사람들은 속을 몰라.. 하는게 우리 아버지를 비롯한 경상도 어른들의

평균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디서 그런 편협된 오해가 정착되어버렸는지

안타깝고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이나이 들어서 살펴보니 전라도 사람들은 생활력 강하고, 부지런하고, 정도 많더구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읽었던 에피소드였다.

이렇듯 이 책에는 글지 않은 짧은 에세이들이 각 작가들마다 3편씩 실어놓았다.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듯 생활속에서 겪게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적은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이웃사람과 얘기하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나도 글을 쓰고 싶은데,

부끄러운 내 글을 누가 읽고 비판이라도 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으로 용기를 못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처음 시작은 작지만 첫발을 내딛고 나면 어느새 작가의 길을 걷고 있을 수도 있으니

용기를 내어 먼저 그 길에 들어선 초보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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