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길잡화점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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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연일 화제가 되었던 연극 복길 잡화점을 아들래미와 함께 보았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았던 연극이었는데 공연내내 웃다가 울다가

정신줄 놓고 푹 빠져서 보고 말았다.

가슴 한켠에 뭉근한 느낌표 하나 찍은 후에 대학로 인기연극 복길 잡화점 원작소설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연극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4D 감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이민혁 작가는 연극과 뮤지컬에 심취하면서

'벙어리장갑' '러브액츄얼리 첫번째 사연'등 일흔편이 넘는 연극과 뮤지컬을 집필하고 각본, 각색,

연출을 한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독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작품을 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관람한 관람객도 책을 읽은 독자들도 충분히 작품속에 스며들어 함께 웃고

울고 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시의적절할게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일을 하며 잡화점을 운영해 온 경석은 무뚝뚝한 성격으로 고집도 쎈 외골수다.

그런 남편을 옆에서 군말없이 알뜰하게 살림을 해온 아내 연화는

든든한 그의 조력자였다.

물건을 하나 사도 덤으로 얹어주고, 물건을 사지 않아도 여름에 시원한 냉차한잔

건낼줄 아는 이들 부부는 부지런히 일하여 제법 큼지막한 동네 슈퍼를 운영하게 되었지만

동네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들 복길은 캐캐묵은 낡은 마트를 팔고 그곳에 복합 건물을 지어 커피숍으로 만들 생각에

아버지에게 인감도장을 내놓으라고 회유를 해보지만 고집쎈 아버지는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호통만 치고 일축해버린다.

그러던 차에 경석은 아내 연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무래도 치매가 온듯 하다.

그제서야 남편인 경석은 그동안 고생만 시킨 아내가 안쓰럽고 미안하다.

그녀의 기억을 되돌려 놓은 방법을 강구하는 경석과 아들 복길, 손녀 소리, 예비며느리

민정, 복길의 동네친구들, 마트 직원들까지 합심하여 연화의 기억돌려놓기 작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정작 기억을 잃어가는 쪽은 연화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족을 위해 한평생 일만 해온 가장..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지만 살갑게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인 아버지의 모습.

그런 남편을 내조하며 살뜰하게 가족을 챙기며 자신이 여자인걸 잊고

평생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우리 시대의 어머니의 모습.

잘해보고 싶었지만 사업 실패로 이혼을 하고 결손가정으로 딸아이를

키우는 우리시대의 남자의 모습.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여느집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시대가 지나면서 그때의 최고는 트랜드에도 맞지 않은 올드한 구닥다리가 되고,

나이를 먹으면서 노인들은 하나둘씩 저주받은 병이라고 일컷는 치매를 앓게 된다.

가족도 못 알아보고 시공간도 착각하며 늙고 병들어가는 우리들의 부모님들..

그런 모습을 보는 자식들의 안타까움 등등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고통이나 앞으로 일어날 수 있도 있는 일들을

다룸으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게 되는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종종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어느 가정이든 나름의 고충과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우애와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삶이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로를 틀어서 흔들리며 부딪히며 상처투성이가 되더라고

땅에 두발을 단단히 딛고 설 수 있게 하는 힘은 가족들의 사랑이다.

서로가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끌어주고 안아주면서 바람도 비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다.

연령을 불문하고 누가 읽어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윤종훈, 진선규, 유지연등 수많은 배우들이 먼저 pick한 도서로써

울고 웃는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다.

연말연시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느끼며 삶에 대해 한번쯤 진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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