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다.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좌절등을 겪으며 자살한 두 작가에 대한 이미지 때문인지
이 책을 읽기전엔 막연히 좀 어둡고 삶에 대한 회의가 가득한 내용일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는 마당 한켠의 텃밭에 심어둔 당근, 가지, 토마토와 같은
채소들이
사람들마냥 불만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사람이 호랑이로 변한 이야기라든가,
사람을 잡아 먹는 이야기라든가..어릴때 어른들이 들려주는 구전 동화 같은
내용들이었다.
어렸을때 동화책에서 읽었던 사람을 잡아먹는 애꾸눈 거인의 이야기.
호랑이를 피해 햇님과 달님이 되었다는 옛날 이야기처럼 마치 오래된 동화를
읽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제목이 [오래된 서랍 속의 꿈]이 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아이들도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자랐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올라가 엄마의 무릎을 배고 누워 눈빛을
반짝이며 동화를
들었을 아이들이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된다.
나는 많은 작품속에서도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 라는 작품에
시선이 머물렀다.
중국의 룽서지방의 이징은 시를 짓는 시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작가로써 명성을 얻지 못하고 날이 갈수록 생활은 궁핍해져 갔다.
결국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관리직을 맡았으나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고
자기가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명령을 받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자존심이 상할때로 상한 이징은 광기를 이기지 못하고
어느날 밤에 어둠속으로사라지게 된다.
그의 행적을 알게 된것은 뜻밖에도 그의 친구 원참이 일행들을 대동하고
험하다고 소문난 숲길을 지날때였다.
숲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나 그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그 호랑이는 갑자기 몸을 돌려 숲속으로 사라졌고 숲속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원참은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이징의 목소리라는걸 알아차리게 된다.
사람이었으나 호랑이로 변한 이징은 그의 친구였던 원참에게
그가 사람이었을 때
재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나태함을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