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어떻게든 되니까 - SNS에서 찾은 나만의 특별한 지혜
최보기 지음 / 새빛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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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최보기는 현재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로서 서평가, 작가로 활동중입니다.

또한 독서 칼럼 〈최보기의 책보기〉를 15년째 경향신문, 시사저널,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등 언론에

연재 중이기 합니다.

늘 책을 가까이 하고 글을 쓰는 분답게 그의 글은 콕 찝어 어디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하여 읽는 내내 몇번이나 소리내어 웃기도 하였습니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심도있게, 삶을 살아가는 명쾌한 해답을 주는 듯하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일 힘든게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없이

'인간관계'라도 답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엮여서 살아가는 세상이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죠.

좋든 싫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하죠.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다 보니 마음 상하는 일도 생기고, 감정의 골이 심해져

그 사람과 인연을 끊고 살아갈 때도 있곤 합니다.

얽히고 엮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수 많은 감정소비가 버거울때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그 생각으로 나의 행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죠.

타인의 시선을 필요이상으로 의식하고 살아가는 소심한 사람들에게 그는 명쾌하게 말합니다.

'그들은 당신에게 큰 관심이 없다'

남의 눈치는 더 이상 안보는 걸로 합시다.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는게 아니라 행동하는대로 된다.

그러니 시작부터 하라. 그게 비록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라도 행동하면 다음에 할 행동도

따라오고 그렇게 하다보면 성공한다. ]

거창하게 계획만 세우고, 시작도 안한 그 계획 앞에서 고민하고 두려워하다

결국 시작하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일들과 시간을 생각하면

저자의 말은 너무 간단하여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의 말대로 어찌되었건 그때 시작했다면 지금쯤은 절반은 아니더라도

3/1정도는 해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생각만 하고 있었던 계획중에 외국어 공부를 먼저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하여 시간이 남아돌때(?) 해외로 19박 20일 자유여행을 떠나 보고 싶습니다.

"걱정마, 어떻게든 되니까"

[사람이 하는 100개의 걱정 중 40개는 결국 일어나지 않는다.

30개는 이미 지나버린 일에 대한 것, 22개는 일어나더라도 대처가 가능한 일이다.

4개는 천재지변처럼 일어나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결국 의미 있는 걱정은 100개 중 4개뿐이다.

어떻게든 되므로, 그 4개의 걱정도 그냥 ‘닥치는 대로 살면’ 된다.]

주변인들 중에 '걱정 인형' 이라고 별명을 붙여준 사람이 몇명 있습니다.

하구헌날 걱정을 합니다.

걱정거리가 뭔데.. 하며 열심히 들어줄려고 하는데 듣다보면 도대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왜 그리 걱정하는지 슬슬 짜증이 날때가 있죠.

그만 걱정하라고 잔소리를 한바가지 해주곤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곰곰 생각해보면

'나'라는 인간도 가끔 대책없이 걱정만 주구장창 할때가 간혹 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때 속을 끓이며 걱정했던 일들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때가서 닥치면 닥치는대로 살면 될껄 잠도 못자고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웃음이 납니다.

"걱정마, 어떻게든 되니까"

[남과 비교하며 기죽거나 무리하지 않는 대신 자기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노력해 얻은 성과에 만족하면 운도 따른다]

SNS를 통해 자기 자랑에 여념없는 사람들을 보며, 가진것이 없는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럽게 생각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터넷 동호회 모임 게시판이 하루종일 조용할 틈이 없을 정도로 각자 자기자랑에

혈안이 되어있죠. 형식적으로 부럽습니다. 좋으시겠어요. 라는 답글을 달면서도

'이 사람은 마음이 좀 허한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게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남에게 알리고 싶은 것일테니까요.

속이 꽉찬 사람들은 SNS등에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공유하고 자랑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미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고요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타인을 의식하며 보내는 시간을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현명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길이라고 작가는 말을 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나에게 더 많은 응원을 보내며 내가 온전히 나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손을 내밀어

줌으로써 자존감 강한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길을 잃어 헤매는 사람에게 밝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금쪽 같은 조언을 담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을 좀 더 속편하게 살아가는 강력한 말 한마디!

"걱정마, 어떻게든 되니까"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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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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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채기성 작가님은 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앙상블'이라는 단편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21년에 장편 소설인 '언맨드'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의 신작 장편소설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은 마음이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힐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부암동.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지만 교통편도 그닥 편치 않은 이곳에 미술관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호수는 기업이 운영하는 사회재단 사내 아나운스에 도전했지만 불합격 통지를 받게 됩니다.

벌써 6년이라는 시간동안 취업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과는 늘 그를 실망시킵니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호수에게 부암동 미술관에서 미술관 행정직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옵니다.

그렇게 우연찮게 미술관에서 일하게 된 호수.

자신이 원하던 자리가 아니었기에 처음에는 탐탁치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이 미술관은 여느 미술관과는 좀 달랐죠.

랑데부 미술관은 자신의 내밀한 고민과 소원을 말하는 방문객들의 사연을 받아 채택된 사연을

미술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작품을 전시하는거죠.

누구든 함부로 꺼내놓지 못하는 고민과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가

작품이 되어 전시가 된다면 얼마나 큰 감동과 위안을 받을까요?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과 사연자가 꺼내놓은 사연들, 작품을 대하는 관객들의 관람평,

이 모든 것이 사연자와 관람객, 주인공인 호수에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조금씩 치유되고 나아지고 발전하고 밝아지는 긍정적인 상호작용말이죠.

오래전 인연을 끊은 아버지의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하는 댄서의 사연,

힘들게 노력하여 드디어 뮤지컬 주연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성대결절이 와서

주연을 포기해야만 하는 가수의 이야기,

세상 모든 일에 화가 치민다는 가장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여 빠르게 감정이입에 빠지게 됩니다.

나만 아픈게 아니고 다른 이들도 이런 돌덩어리 하나씩을 안고 사는구나 ..하는 안도감만큼

큰 위안이 되는 경우도 드물죠.

여담입니다만 대학때 동기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만나자 마자 아픈 얘기부터 합니다.

관절염이네, 녹내장이네, 고혈압이네, 고지혈증이네, 임플란트를 해야하네 하며

각자 아픈 얘기를 늘어놓는데, 그 얘기를 듣다보면 나이들어 여기저기 아프고 병들어가는건

나뿐만이 아니구나 라는 역설적인 위안을 받게 됩니다.

우울한 마음이 슬며시 사라지고 뭐 이정도면 아직 괜찮으니 더 기운내서 잼나게 살아야지

하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과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오곤 하죠.

어쩌면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만 힘들과 나만 괴로운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한 아픈 사연과 속내를 가진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다시 힘을 내고, 타인을 토닥일 줄 아는 이타심이 생기게 됩니다.

주인공인 호수 또한 이 소박하고 신비로운 미술관에서 치유를 받고 성장을 해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했던 이곳의 많은 것들이 호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하루 이틀쯤 더 미술관에 출근한들 나쁘지는 않겠지, 하며

없던 마음이 생긴 것도 그때였다.

잘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를 뚫고 쏟아지는 흰빛이 눈가를

어른거렸고, 왠지 호수는 그 빛이 자기를

어루만지는 게 좋았다.

힘든 마음 알아주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이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게 되고 또 우리는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오늘 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올거라는 희망!

희망이 있는 한 우리는 내일을 기꺼이 내일을 살아 갈 수 있으니까요.

오랫만에 읽은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한 불빛이 피어나는 힐링 소설이었습니다.

선선하다 못해 쌀쌀함까지 느껴지는 이 가을.

허한 마음, 우울한 마음, 화나고 짜증나는 마음때문에 오늘 하루를 망쳤다 싶은 분들께

조용한 밤에 조금씩 읽어보시면 다치고 지친 마음이 치유되어 가는걸

느낄 수 있으실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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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그대 일본문학 컬렉션 6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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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비평 출판사에서 연속 시리즈물로 발간되고 있는 일본문학 컬렉션이 6번째의 책을

새로 내놓았습니다.

'안녕, 나의 그대'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연인과의 사랑에 대해서 집필한 작품들만 모아서 출판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이별하고, 그리움에 눈물 흘리고, 인연인듯 아닌듯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남녀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6번째 시리즈에 등장하는 일본의 작가로는

다니자키 준이치로,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고사카이 후보구, 나카지마 아쓰시,

오카모토 가코노, 이토 사치오. 7명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중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와 다자이 오사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로써

불운하고 어두었던 그들의 삶을 대변하듯 작품들 또한 어딘지 모르게 염세주의적인 느낌들이

있었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두 거장이 남긴 사랑이야기라니 궁금증이 폭발하였네요.

그래서 그런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가을'이라는 작품이 꽤나 인상 깊었습니다.

사촌 오빠인 슌키치와 노부코는 남들이 보기에도 나중에 둘은 결혼을 할거야 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사이가 남달랐습니다.

일본은 과거 근친혼이 흔했기 때문에 이상한 일도 아니죠.

하지만 여동생인 데루코도 사촌 오빠인 슌키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노부코는

여동생에게 위해 사촌 오빠가 아닌 다른 남자와 서둘러 결혼을 해버리고 말죠.

그녀의 결혼 생활은 밋밋했다고 할까, 아니 어쩌면 불운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여동생을 위해서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여

마음속에 미련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겠죠.

슌키치와 그녀의 여동생인 데루코는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으로 여동생의 집에 간 그녀는 행복해보이는 사촌오빠와

그녀의 여동생이 부럽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노부코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남편의 모습에서 데루코는 언니에게

질투를 하며 소맷자락에 얼굴을 묻고 발작하듯 울죠.

저는 이 작품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추앙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이 가진 감정중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하죠.

기쁨과 슬픔, 절망과 분노, 행복과 고통, 질투와 연민 등등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이

똘똘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인듯 합니다.

아쿠타가와는 이 모든 요소를 소설 속에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여동생에 대한 연민, 사촌오빠에 대한 사랑, 남편에게서 느끼는 절망, 여동생 부부에게

느끼는 질투, 언니와 남편의 다정한 대화조차 싫은 질투, 그런 여동생에 대한 배신감,

인생에 대한 허무함.. 길기 않은 단편속에 모든 감정을 실어놓은 필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역시 대가는 그 이름값을 하는 군요.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라는 작품도 나의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었습니다.

여자 관계가 복잡한 유부남인 다지마는 아내와 떨어져 도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상당한 미모의 애인들을 있었죠. 애인들에게 다정했던 다지마를 사랑했던

그의 여자들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죠.

방법을 모색하던 그는 장사꾼인 어느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더럽고 생선 비린내 나는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그녀였지만 화사한 정장을 차려입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는 절세미인이었죠.

다만 입만 떼면 까마귀 울음 소리가 나는 목소리 때문에 그 아름다운 얼굴조차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그녀를 이용해 자신의 애인들을 떼어낼려고 합니다.

그는 여자와 거래를 하죠. 돈을 줄테니 아내 역활을 해달라고 하고, 장사꾼인 그녀는 흔쾌히

다지마의 제안을 받아 들입니다.

입은 절대 떼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그녀는 영악하였고 그가 원하는 역활을 충실히 이행하죠.

하지만 뭐만 부탁하면 그녀는 돈을 요구합니다. 그녀는 꽤나 욕심이 많았던 여자였어요.

본전 생각이 난 다지마는 그녀와 잠자리라도 해볼 요량으로 늦은 밤 그녀를 찾아가지만

보기좋게 까입니다. 그것도 아주 치욕스러운 방법으로 말이죠.

다자이 오사무는 염세주의자인데 이렇게 유머스러운 소설도 곧잘 썼군요.

스팩트럼이 넓은 작가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됩니다.

1950년 이전에 쓰여졌던 소설들로 그 시대의 남녀에 대한 사랑법도 살펴볼 수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봄에 시작된 사랑이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더욱 농후하게

영글게 되죠. 아니면 쌀쌀한 가을 바람처럼 이별로 끝나기도 하구요.

일본의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엮어낸 '안녕, 나의 그대'에는 다양한 사랑의 파편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사랑과 불륜, 오해와 질투, 절정과 파국등

이 가을에 가볍게 읽고, 깊은 사고를 하기에 딱 좋은 책인듯 합니다.

추천합니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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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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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미시나 데루오키씨는 2005년 도쿄 니시오기쿠보에 잡화점 FALL을 개점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잠화점의 주인장이다.

그가 한결같이 잡화점을 운영해오면서 느꼈던 잡화에 대한 정의, 그리고 그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에세지집인 잡화 감각은 읽으면서 일본의 잡화 시장의 규모, 잡화에 인식

변화등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공부도 되었던 책이다.

일본인 친구에게 FALL이라는 잡화점에 대해서 아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꽤 유명한

곳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갑자기 꽤나 이 책에 대한 믿음이 갔다. 얄팍한 마음이다.

雑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부터 살펴보자면 흔히 어떤 범주에 넣기 힘든 것을 우리들은

쉽게 雑이라는 단어에 쓸어담는 것 같다.

잡화, 잡동사니, 잡비, 잡지, 잡내등등

하다못해 명절때 즐겨 먹는 잡채도 잡다한 채소라는 뜻으로 여러가지 채소를 볶거나 데쳐서

만든 음식을 뜻하니 사실 뭐가뭔지 똑부러지게 편가르기를 못할때 꺼내들기 편리한 단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계가 서서히 잡화화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예전에 비해서 풍요로워지고 풍부해진 삶의 질적 향상과

물건의 종류가 단순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고

지금까지 잡화로 간주되지 않았던 것이 잇달아 잡화로 넘어온 탓이라고 한다.

잡화에 대해서 생각하면 현시대의 소비 사회가 극명하게 보인다는 그의 소비문화론적 잡화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무엇보다 잡화의 관점으로 보는 저자의 일상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비사회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가 전개 되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최근에는 sns의 보급으로 비주얼이 우선시 되는 풍조로 단순히 아기자기하고 이쁘고

유니크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너도나도 못사서 안달을 부리는 시대가

되어버린듯 한다.

이러한 현상 덕분에 잡화화는 더욱 가속화 될듯하다.

일본의 경우이긴 하지만 예를 들면 불교 사찰의 매출 향상에 공헌하는 키티 부적이라든가

(불교용품에 키티라니요..? )

단순히 입으면 뽀대가 난다는 이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최게바라 티셔츠라든가

(최게바라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는 있는지..?)

단순히 귀엽고 이쁜 어린 왕자 굿즈 라든가..

(어린왕자 책은 읽어봤니..?)

이렇다 보니 과거에 비해서 잡화는 그 가지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게 자명하게 보여진다.

잡화가 무엇인가?

책을 읽다보면 자꾸 이런 물음으로 추궁당하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음..잡화가 뭐지? 라고 고개가 갸우뚱해질 무렵 저자는 '사람들이 잡화라고 생각하는 것이 잡화'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잡화 감각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간단 명료하고 대찬 대답이라 맘에 든다.

기능성을 전재로 존재하는 '도구'는 디지털화 등으로 진행되어 짐에 따라 점점 감소하고

소유물은 각 개인의 표현의 일환처럼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에는 조금 전문적인 이야기도 있고, 일본의 잡화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한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않겠지만

우리 사회가 잡화화 되어가는 사회라는 점에서는 쉽게 납득되어 진다.

잡화점 주인의 스러운 감각의 에세이로 시선을 돌리면 의외로 문학적이며, 자전적이기도 하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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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부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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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江戸川 乱歩)는 1894년10월에 태어나서 1965년에 사망한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이자 평론가입니다.

그의 본명은 '히라이 다로'이며 에도가와는 그의 필명으로 미국의 작가인 에드가 앨런포의 이름에서

따온 거로도 유명하죠.

그는 일본탐정작가클럽을 창설하였고 초대 이사장이 됩니다.

이 클럽은 차후 일본추리작가협회로 이름이 바뀌게 되죠.

그의 이름을 따서 에도가와 란포상을 만들게 되고 이 상은 추리작가로 등용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미스터리 소설의 발전과 대중화에 공로가 크며

일본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입니다.





이 책에는 에도가와 란포 특유의 어둡고 잔혹한 상상력으로 쓰인 기담 16편을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놓고 무섭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어딘가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죠.

이것이 에도가와 란포 소설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첫번째 소설인 '쌍생아'는 1924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무려 100년전에 발표된 추리소설인데 놀랍도록 세련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일란성 쌍둥이 입니다. 그의 형과는 놀랍도록 닮아서 주변 사람들도

구별이 힘들었죠. 모든 것이 자신보다 뛰어났던 형을 질투하여 쌍둥이인 형을 죽이고 맙니다.

치밀한 계획에 의해 사람을 죽이고 그 희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는

그 이후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방법으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그가 자백하듯 털어놓는 화법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마치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는듯 하여

묘한 섬뜩함이 있습니다.

일곱번째 소설인 '춤추는 난쟁이'는 1926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읽으면서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던 짧지만 강력한 소설이었습니다.

어느 서커스 단에 로쿠라고 하는 난쟁이 단원이 있었습니다.

서커스 단원들은 언제나 그를 병신이라며 조롱하고 괴롭혔죠.

어느날 술이 거하게 취한 단원들은 언제나처럼 그를 지독히도 괴롭혔고

만신창이가 된 난쟁이 로쿠씨에게 미인 지옥문을 해보라고 합니다.

미인 지옥문은 말 그대로 미인을 작은 상자에 넣고 칼을 상자에 꽂는 마술이죠.

조금전까지 그를 잔뜩 조롱하던 공타기 묘기를 하는 아름다운 오하나가 자원을 하고

상자로 들어갑니다.

칼이 꽂힐때마다 그녀의 비명이 울립니다. 너무나 생생한 마술에 모두들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열네번째 칼을 꽂은 후 늘 그렇듯 목을 잘라내는 마술이 끝나자

모두들에게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밀려들죠. 그랬습니다.

이건 마술이나 속임수가 아니었습니다.

불이 붙은 서커스 텐트 앞에서 춤을 추는 난쟁이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너무 끔찍해서

꿈에 나올까 겁이 날 정도였습니다.

열네번째 소설 '애벌레'는 인간돼지로 만들어진 중국의 척부인 생각이 나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전쟁에서 두 손과 두 발을 잃고 몸둥아리만 남은채 귀환한 남편.

그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아내의 시중을 받게 됩니다.

전쟁영웅이라는 칭송도 명예도 반년이 지나자 시들해지게 되고, 그녀의 겪에는

산송장처럼 팽이처럼 방바닥만 돌아다닐 수 있는 몸둥아리만 남은 남편뿐.

그런 남편을 자신의 욕망을 푸는 도구로 사용하는 아내의 이야기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라는 대 작가의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의 사악함과

간사함, 선량함 속에 숨겨둔 악마적인 모습을 보았습니다.

극한에 몰리게 되는 나타나는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들은 그의 기담집에 나오는

주인공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가끔, 아니 자주 끔찍한 사건들을 뉴스로 접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겐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고

외로움도 괴로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인간미 있는 세상이 그리워집니다.

100여년전에 쓰여진 작품들이지만 읽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었던 것은

번역의 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끔 읽어도 머리속으로 전혀 들어오지 않은 영미번역 소설들을 접할때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 기담집을 읽으며 껄끄러운 점이 하나도 없어서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 소설을 즐겨 읽으시거나, 에도가와 란포의 팬이시거나,

기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색다른 경험이 되실거예요.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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