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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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미시나 데루오키씨는 2005년 도쿄 니시오기쿠보에 잡화점 FALL을 개점하여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잠화점의 주인장이다.

그가 한결같이 잡화점을 운영해오면서 느꼈던 잡화에 대한 정의, 그리고 그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에세지집인 잡화 감각은 읽으면서 일본의 잡화 시장의 규모, 잡화에 인식

변화등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공부도 되었던 책이다.

일본인 친구에게 FALL이라는 잡화점에 대해서 아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꽤 유명한

곳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갑자기 꽤나 이 책에 대한 믿음이 갔다. 얄팍한 마음이다.

雑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부터 살펴보자면 흔히 어떤 범주에 넣기 힘든 것을 우리들은

쉽게 雑이라는 단어에 쓸어담는 것 같다.

잡화, 잡동사니, 잡비, 잡지, 잡내등등

하다못해 명절때 즐겨 먹는 잡채도 잡다한 채소라는 뜻으로 여러가지 채소를 볶거나 데쳐서

만든 음식을 뜻하니 사실 뭐가뭔지 똑부러지게 편가르기를 못할때 꺼내들기 편리한 단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계가 서서히 잡화화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예전에 비해서 풍요로워지고 풍부해진 삶의 질적 향상과

물건의 종류가 단순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고

지금까지 잡화로 간주되지 않았던 것이 잇달아 잡화로 넘어온 탓이라고 한다.

잡화에 대해서 생각하면 현시대의 소비 사회가 극명하게 보인다는 그의 소비문화론적 잡화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무엇보다 잡화의 관점으로 보는 저자의 일상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비사회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가 전개 되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최근에는 sns의 보급으로 비주얼이 우선시 되는 풍조로 단순히 아기자기하고 이쁘고

유니크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너도나도 못사서 안달을 부리는 시대가

되어버린듯 한다.

이러한 현상 덕분에 잡화화는 더욱 가속화 될듯하다.

일본의 경우이긴 하지만 예를 들면 불교 사찰의 매출 향상에 공헌하는 키티 부적이라든가

(불교용품에 키티라니요..? )

단순히 입으면 뽀대가 난다는 이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최게바라 티셔츠라든가

(최게바라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는 있는지..?)

단순히 귀엽고 이쁜 어린 왕자 굿즈 라든가..

(어린왕자 책은 읽어봤니..?)

이렇다 보니 과거에 비해서 잡화는 그 가지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게 자명하게 보여진다.

잡화가 무엇인가?

책을 읽다보면 자꾸 이런 물음으로 추궁당하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음..잡화가 뭐지? 라고 고개가 갸우뚱해질 무렵 저자는 '사람들이 잡화라고 생각하는 것이 잡화'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잡화 감각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간단 명료하고 대찬 대답이라 맘에 든다.

기능성을 전재로 존재하는 '도구'는 디지털화 등으로 진행되어 짐에 따라 점점 감소하고

소유물은 각 개인의 표현의 일환처럼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에는 조금 전문적인 이야기도 있고, 일본의 잡화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한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않겠지만

우리 사회가 잡화화 되어가는 사회라는 점에서는 쉽게 납득되어 진다.

잡화점 주인의 스러운 감각의 에세이로 시선을 돌리면 의외로 문학적이며, 자전적이기도 하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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