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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평점 :
내가 국민학교 2학년이었을때 아버지한테서 선물을 받고 어찌나 설레였는지..
이름하여 '세계 소년소녀 문학전집50' !!
이쯤해서 아니 최신형 핸드폰도 아니고, 게임기도 아닌 책이라고..? 하며 경악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책을 너무 좋아했던 나에겐 그 책은 보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양장본도 아니고 그림도 컬러가 아닌 단색의 판화로 막찍어낸 세련됨이라고는 1도 없었지만
책 50권이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어린 나이였지만 고스란히 느끼며 행복했답니다.
신기하게도 아직도 그때 읽었던 책들은 내용을 비교적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계문학 필독서50 이라는 제목을 보고 확 와 닿았던것은 50이라는 숫자였습니다.
세계의 문인들이 쓴 명작 50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내가 읽어본 책은 몇권이나 되는지, 저자가 권해주는 문학 작품은 왜 무엇때문에
목록에 올랐을까, 서점에만 가면 무슨 책을 읽어야하나 행복한 고민을 하며 책장을
뒤적이는 나의 한시간을 확 단축해주겠다는 생각에 냉큼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박균호님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고, 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고전읽기의 길라잡이로 많은 책을 쓰기도 하고,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독서 칼럼을 연재하기도 하며 고전을 꾸준히 알리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1분 안짝의 쇼츠가 인기를 얻고 있을만큼 현대인들은 길고, 지루한걸 못견뎌 하는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책 읽는 사람을 드물게 보게됩니다.
이렇게 빠르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세상에 수백, 수천페이지의 길고긴 고전 소설이라니..
그걸 왜 읽어야해요? 라는 물음에 봉착하게 되면 말문이 막힐듯합니다.
누가 저한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저조차도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해줄것 같습니다.
사실 저야 책 읽은걸 좋아해서 읽는거지, 고전 소설 안읽는다고 큰일이 나는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기가막히게도 저자인 박균호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소설이라는 세계속에서 서로 갈등하고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아갑니다.
독서를 통해 그런 수천 수만개의 다양한 세상과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쌓이게 되는
간접 경험은 우리의 현실에 적응하여 나의 감정을 해석하고
새로운 인생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해결책이나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삶과 세상의 이치를 다양하고 넓고 깊게 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인생을 살 수 밖에는 없다고 말이죠.
이 얼마나 명쾌하고 정확한 대답입니까?
외워두었다가 누가 물어보면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럼 그 수많은 명작들 중에서 어떤 책을 필독서로 뽑을 것인가, 이것 또한 공정과 형평성을
따져야 할 수 있겠네요.
이 부분도 저자인 박균호님은 현명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을 첫번째 기준으로 삼았다.
문학은 한 사회와 그 사회의 문화를 대변하는 만큼 문화별, 나라별 분류도 중요한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세상을 바꾼 새로운 사상이라든가 사회 변혁운동이 실마리를 제공한 소설을 가능한 많이 소개하려고 했다
저자가 첫번째로 꼽았던 재미! 이 부분은 100% 공감합니다.
그동안 고전 소설을 읽어볼려고 나름 노력을 했지만 번번히 러시아의 문호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던 경험이 있기에 저에게 공감안되고, 재미없고, 길기만 한 고전소설은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떪은 감 같은 존재였습니다.
달고 맛있어야지 씹을 맛이 나듯 아무리 명작이고, 대작이고, 위대한 문호가 적은 책이라고
재미없음 꽝인법이죠.
그래서 상기의 3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세계 문학 필도서로 저자가 첫번째로 꼽은 것은
무슨 작품일까..궁금했습니다.
그건 바로
01.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 이 책은 빅토르 위고의 평생의 역작이며 프랑스 문학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이죠.
레미제라블을 통해 우리는 그 당시의 시대상,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장발장은 빵하나 훔치다가 19년 형을 살게 됩니다. 사람을 죽여도 몇년후면 나오는데
빵 훔쳤다고 19년이나 형기를 치루다니요. 물론 중간에 탈옥하다 걸려서 형량이
늘어나긴했지만 그건 그래도 너무 과하죠. 하지만 그 당시 실제로는 음식을 훔치는 것에
대해 엄격히 벌하고 있고, 죄인을 가둘 수 있는 감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절도등의 경범죄에도
사형을 처하기도 하였다고 하네요.
빅토르 위고는 실제로 매우 진보적인 정책을 주장한 정치인이기도 하였습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사형제 폐지, 양성평등을 비롯하여 지금도 논란중인 주장을
레미제라블에서 강조하였죠.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필두로
러시아의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
독일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미국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중국 모엔의 개구리
스페인의 미켈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등
저자는 수많은 나라, 대륙을 건너며 우리들이 걸작으로 꼽고 있는 작품들을 한편한편
섬별하며 작가에 대해서,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하는 점등을
꼼꼼하게 적고 있습니다.
마치 학교 다닐때 요점 정리를 해둔 참고서 같은 느낌이라 한 눈에 작품을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으니 읽어들어가기가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와 작품성을 갖춘 50편의 세계적인 명작을 한권한권 읽어보는 재미 또한
글 좀 읽는다는 독자들에게도 뜻 깊은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오로지 책으로 명작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서
같은 책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