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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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의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면 말이다.

이 말은 한국에만 자생한다는 미선나무의 꽃말이라고 한다.

미선 나무는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이 나무를 본적이 있었나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흠.. 어디선가 마주한적도 있는것 같은 무척이나 낯익은 꽃이기도 하다.

흔하게 보는 꽃나무인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단단하고 아름다운 꽃말을 가지고 있었다니

새삼스럽게 어서 봄이 와서 미선나무를 만나고 싶어진다.

이 책의 표지에는 시가 된 꽃과 나무..라는 글귀가 있다.

마치 곧 다가올 봄을 찬양하는듯한 이쁜 시집이었다.

죽은 것만 같이 바짝 매말라서 뒤틀려있던 나무가지들이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모습으로

이제 막 살들이 오른다.

햇살 좋은 양지쪽에는 나무 가지끝이 푸릇하게 보이는듯도 하다.

난데없이 눈이 내리고, 장마같은 비가 내려서 봄이 오는 길을 방해하고 있지만

몇번의 몸살끝에 봄은 올것이다.

더디 오더라도 반드시 올것을 알고 기다리는 마음은 흔들림이 없다.




이 책에는 33명의 시인들의 시가 실려있다.

꽃과 나무를 주제로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시들을 담고 있다.

시와 함께 초록색으로 그려진 꽃들과 나뭇잎의 일러스트가 더해져

책을 펼칠때마다 아름다운 꽃의 자태에 감탄하게 되고,

향기가 나는듯하여 황홀함을 느끼게 된다.

시인들이 찬양한 시를 읽으며 나는 이 단색의 꽃들에게 마음으로 색깔을 입힌다.





향기로운 풀밭에서

봄은 작고 하얀 데이지꽃을

뿌리면 다가오네

안토니오 마차도의 소리아의 들에서 나오는 작은 데이지꽃에는 하얀색을 칠해주고 싶다.

하얀 데이지꽃을 뿌리며 나오는 봄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새빨간 장미꽃, 푸르다 못해 검게 느껴지는 담쟁이..

장미가 피는 그 계절에 꽃들의 잔뜩 그들만의 색깔을 자랑하고,

풀잎들은 지독하게도 푸른 빛을 내뿜는다.

이 끝없는 시골 풍경이 나는 지겨워

사실 당신 말고는 모든 게 지겨워

꽃들의 아름다움도 꽃들의 향기도..

사랑 앞에서는 주눅들게 만들어 버린다.

지독한 사랑에 몸부림 치는 폴 베를렌의 시도 인상 깊었다.




이 책에 나오는 시인들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시의 읽는 독자들에게는 고마울뿐이다.

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가 쓴 시를 이해하는데 단단한 한몫을 한다.

시를 읽을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한시대를 살다간 시인들에 대해 이해하고자 했다.

그들의 인생관과 사고관을 살펴보게 되면 더욱 절절하게 시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많은 시들중에서 꽃과 나무를 주제로 쓴 시들만 모아서 출간된 시집이

유독 마음을 끄는 것은 꽃이라는 아름다운 피조물이 주는 위안과 기쁨 때문일것이다.

사람들은 꽃을 보면서 인생을 빗대어 생각하곤 한다.

아름답고 꽃이 피어나고 향기를 뿜는 것을 보며, 누구나 한번쯤은 있었을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그 꽃이 지는걸 보면서 슬퍼하는 것 또한 젊음이 잃어가는 자신을 보는듯 하여서

일것이고, 생명을 다한줄 알았던 꽃들이 봄이 되면 다시 어김없이 꽃이 피어나는 걸 보고

환호하고 기뻐하는 것은 자신도 그렇게 다시 피어나는 듯한 대견함에 감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화사한 봄이 동네 앞까지 와 있는 지금..

이 시집은 봄을 미리 맞이하는 마음으로 한편씩 읽어보면 참 좋을듯한 시집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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