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미술관 -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Collect 5
이용규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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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미술 관련 서적을 보면서 그동안 알지 못한 작품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여행을 가든 미술관을 가든 모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그곳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그동안 미술하면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에서 멈추었는데 요즘 책을 읽게 되면서 작품 속에서 화가가 표현하고 싶은 것과 당시 화가의 삶이 어땠는지를 알아가게 되었다. 또한, 그림은 문맹이 높았던 시절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이 되기도 했었는데 특히, 기독교 신앙에 대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많은 화가들이 성경 속 인물과 내용을 자주 그리게 되었다. 시대마다 그림의 차이는 있다. 전달 목적으로 했을 때에는 명암이나 원근법 등이 필요했을까? 아마도 이런 부분은 뒷전이고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화려한 그림을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 90일 동안 하루 1작품씩 볼 수 있는 [90일 밤의 미술관]을 만났다. 작가의 작품과 설명을 해 주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 많은 작품이 존재하고 있었다는게 놀랍고 작품 속에서 인간에게 인생의 희노애락과 깨달음을 주는 그림도 있었다. 특히,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쓰기도 했는데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전체적 그림으로는 부부가 중심(?)인거 같지만 세밀하게 들여다 볼 때 그림 중앙에 있는 거울이 비치는 모습을 아주 정교하게 그렸다.나 역시 이 그림은 다른 미술 책에서 보고 스쳤는데 오늘에서야 그림 속에 또 다른 그림이 있음을 알았다. 또한, 원근법으로 그림을 그린 화가들 당시 원근법이 발달하기 전이었으니 입체적인 작품에 사람들은 신세계를 맛보는 기분이었을 테다. 


그림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작품의 주인공의 내면을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젊은 날과 노년의 모습을 직접 그렸다. 화려하던 그 순간에는 당당했지만 노년의 자화상은 겸손한 자세와 가난하지만 거짓 없는 모습을 그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으나 이는 곧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그리고 비극의 여왕으로 9일만에 왕위에 올랐으나 결국 처형을 당해야 했던 레이디 제인.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왕위에 오르고 종교를 개종하면 죽음은 면하게 해주겠다고 했으나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결국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한 어린 여왕 '레이디 제인'. 책에 소개된 그림만으로 울컥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를 그린 폴 들라로슈는 역사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는데 사실 뿐만 아니라 무상함과 허무함 등 인간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을 그렸다. 


더 나아가 나르키소스를 표현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나르키소스의 변형>, 세익스피어의 등장한 오필리아를 그린 <오필리아>, 조국의 참상을 붓으로 고발한 피카소의<게르니카>,어릴 적 사고 이후 죽는 그 날까지 고통속에 살았던 프리다 칼로의 <벨벳 옷을 입은 자화상>, 흑사병의 공포를 그린 피터르 브뤼헐의 <죽음의 승리>등 다양한 소재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유난히 여성 화가가 없는 것에 의문이 들었는데 어느 시대나 여성이 아무리 천재여도 능력을 보일 수 없었다. 아주 극소수 외에는 말이다. 하지만, 17세기 화가 유딧 레이스터르 라는 여성 화가는 당시 사회문제를 고발한 화가였다. 그녀가 그린 그림은 돈을 젊은 여인에게 추파를 던지며 돈을 건네는 것으로 성매매의 추악함을 고발한 것이다. <젊은 여인에게 돈을 제안하는 남성>의 그림은 유딧이 22살 때 그린 그림이며 20대의 나이에 길드에 가입해 장인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결국 결혼한 뒤로는 전만큼 왕성한 활동이 어려워졌다. 


문득 여성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하다. 역사와 종교 등 이런 요소를 떠나 유딧처럼 당시 사회문제와 또 미술의 기법의 새로운 창조, 여성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함 등등 이런 점들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이미 지난 과거로 아쉽기만 한데, 그래도 이렇게 소수지만 기록에 남고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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