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악어아빠에 대한 영상 리뷰입니다.

리뷰 중에서.

아빠의 변신은 아이들에게 신나는 해방구가 된다. 아빠는 아푸 하면서 하품을 할 뿐,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못하게 하는 것들도 없다. 아빠의 몸을 놀이터삼아 신나게 놀기도 하고 못하던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논다. 아빠가 갑자기 악어가 되는 일은 간혹 곤란할수는 있어도 일단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다.
...
동물로 변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이야기들에서 시도된 이야기지만 동물로 변했을 때의 가족의 모습은 새롭고 또 따뜻하다. 갑자기 변신한 이유나 아빠의 태도를 물어볼 이유는 없다. 독자들게도 '갑자기' 이 책의 마음이 전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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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맨 앞줄 - 학교에 관한 장르 단편집 꿈꾸는돌 29
김성일 외 지음 / 돌베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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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맨앞줄
#김성일 #정소연
#구한나리 #박하익
#이지연 #듀나
#이산화 #송경아
#돌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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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어떤 공간일까. 교과과정을 배우는 곳이라지만 언제나 그 이상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있으면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학교에서의 인간관계, 선생님과 친구들은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청소년기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당연한 얘기를 했다. 하지만 학교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무언가를 배우고 누군가와 관계맺고 또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순조롭지만 않다. 따라서 학교는 성장과 발전만을 담보하지 않는다. 졸업이라는 예정된 목표가 있지만 그 여정은 각자 다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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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대한 단편소설들을 엮은 #교실맨앞줄 은 학교를 떠올릴 때 막연히 추억이나 우정만을 떠올리기 보다는 학교라는 공간이 각자에게 갖는 복합적인 면들을 소설로 보여주는 책이다. 학교의 기억은 함께한 친구들, 선생님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지만, 청소년기의 나를 있는 그대로 돌이켜본다면 불안과 압박 또한 있었다. 그러므로 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순수하게 빛나는 성장서사로만 간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이 반가웠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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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에 남는 단편은 정소연의 <교실 맨 앞줄>이다. 주인공은 교실 맨 앞줄에 앉는다. 그 뒤에서는 아이들이 있고 유쾌하든 아니든 사건들이 있다. 같은 반 아이들의 무시를 받으며 있는듯 없는듯 숨죽이고 자리를 지킨다. 어느날, 학교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고 주인공은 스스로의 신비한 힘을 알아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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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사람은 안 다쳤지만 당장 학교는 가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건 있잖아. 항상 바랐어. 평소보다 더 간절히 원한 날도 있었지. 앉을 자리를 새로 정하는 날. 전날 뒤에서 ‘들려온’ 얘기에 몇 시간을 울어 눈이 퉁퉁 부은 날. 나는 알지도 못하는 아이가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며 낄낄댄 날. 화장실에 갇힌 날. 그렇지만 그런 날에도 나는 교실 맨 앞줄, 앞문 바로 앞자리에 잘못 그은 선처럼 숨죽이고 앉아 하루를 보냈어.「교실 맨 앞줄」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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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소설이지만 치밀한 심리묘사와 강렬한 사건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 읽으며 놀란 강도를 생각해서 이 글에 다 담을 수 없지만 말이다. 이전에 <옆집의 영희씨>를 읽었기에 정소연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표제작인 만큼 가장 먼저 읽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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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학교에서 가능한 상상력의 진폭은 매우 넓다. 책을 추천하는 도서실 귀신, 비밀을 품은 과학상자 공작품, 가상 캠프의 고군분투, 기사를 꿈꾸는 중세의 공녀 등등 예상할 수 없는 수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학교를 졸업한지 오랜시간이 지나 추억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복합적 감정을 이끌 수 있는 독서경험이 낯설면서도 통쾌했다. 학교에 대한 짐작할 수 없는 장르적 상상의 이야기지만 학교라는 보편의 감정이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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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선생님과 도토리 약국 돌개바람 52
윤선아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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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선생님과도토리약국
윤선아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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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람 선생님은 ‘도토리 약국’의 약사다. 도토리로 바라미숲의 동물들을 위한 약을 만들어준다. 환자들을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약을 만들고 처방한다. 스스로 약에 대해서 잘 안다는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될 것인데 람선생님은 그런 마음이 전혀 없다. 오히려 환자들을 걱정하고 염려하며 스스로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다. 의아해지기도 한다. 단순히 약처방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약국의 풍경은 다정하다. 바라미숲 동물들은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로 걱정을 덜어준다. 그리고 도토리로 만든 귀한 약들이 아픔을 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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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를 빻고 찌어 여러가지 약을 만드는 람선생님은 다양한 약 이상으로 예상치 못한 귀여운 환자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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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아기 토끼 미찡이
코가 뜨거운 염소 메아리
배꼽이서 피가 나는 분홍 돼지 꾸랑이
화장실에 가고싶은 딱따구리 비티
등등 약국은 약만 처방받은 공간이 아니라 어려움을 말하면 도움을 받는 곳이며 바라미숲의 동물들이 함께 아픔을 극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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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환자들의 사정은 우리가 보기에는 가볍다. 하지만 본인에게만은 절박한 어려움을 자신의 일 만큼 걱정해주는 람선생님의 모습이 뭉클하다. 심사숙고하면서도 신중을 거듭하는 람선생님을 보면 겸손의 힘이 바라미숲의 동물들을 지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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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들이 좋아할 귀여운 동물이야기이면서 동물들의 모습이 꼭 걱정많은 어린이들 같아서 공감을 이끌 것이다. 그리고 그림이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우리 동네에도 람선생님같은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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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꽁 좀비 그림책이 참 좋아 78
윤정주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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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꽁좀비
윤정주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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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냉장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윤정주 작가님의 꽁꽁꽁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다. 냉장고는 단순히 음식을 신선하게 저장하는 공간을 넘어서 유쾌한 상상을 자극하는 공간이 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혹은 잠들었을 때 물건이나 장난감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는 상상은 유아그림책이나 만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냉장고를 상상하는 재미는 윤정주 작가님의 꽁꽁꽁에서 가장 신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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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네 가족이 여행을 떠나고 냉장고의 음식들이 상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우네 냉장고 안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상한 음식들이 좀비가 되어 신선한 음식들응 위협하는 것이다. 흐물흐물해진 과일과 채소들, 냄비 속의 카레 좀비들, 콩알탄 공격을 하는 곰팡이핀 콩자반, 꿀럭이는 우유좀비...상상은 끝이 없고 유머러스한 그림은 즐거움을 더한다. 신선한 음식 대 상한 음식의 대결은 어떻게 끝날까. 용감한 자두삼총사와 친구들은 지혜를 모으고 신나는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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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발상은 바로 상한 음식들 좀비로 그려낸 것이다. 또한 상한 음식으로 냉장고 안의 음식들이 점점 상하는 과정이 좀비에 걸려드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이 유쾌한 발상을 구현하는 것은 역시 '그림'이다. 음식 하나하나 개성을 표현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그림들은 냉장고의 위기에 충분히 이입되게 만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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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의 고독 - 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
토르비에른 에켈룬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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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의고독
토르비에른에켈룬
싱긋
교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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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간, 그는 걷는다. 새로운 길을 떠나는 여정은 모험이며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은 새로운 생각을 만나게 한다. 일상의 잔잔한 즐거움을 주는 놀이이며 정체된 마음에 리듬을 주는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두발로 걷고 풍경들을 보며 무언가 생각한다. 길이 광범위한 은유의 서사를 품고 있다면 길 위를 걷는 인간은 서사의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나는 가강 강렬한 주인공이 이 책의 저자 토르비에른에켈룬 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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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걷는다. 대부분 걷는 이유는 목적지를 위한 수단적 행위이다. 걸어서 간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걷는다는 것이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의미있음을 점점 알아가고 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걷기'라는 처방을 받는다. 처음에는 그 힘을 모른다. 지금까지 안 걸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전히 걷기에 집중하고 목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보면 치유의 힘이 온몸으로 은근히 퍼져나간다. 친구와 걷는 것도 좋지만 혼자 걷는 것도 좋다. 나라는 사람과 대화하며 산책하는 기분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 #걷기의인문학 이라는 #리베카솔닛 의 책을 만났다.리베카 솔닛에 따르면 걷기의 역사는 생각과 문화의 역사가 된다. 우리의 일상적인 활동에 이토록 중대한 방점이 찍혀있는 것이다. 보행의 리듬이 생각의 리듬이며 걷는 일에 대한 생각이 다른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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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닛의 책이 걷기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의 범위를 넓혔다면 #두발의고독 은 걷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다큐멘터리같다. 그는 뇌전증 진단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안타까운 이유로 오로지 걷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걸어야하는 불편에서 걸어야함으로써 얻는 자유를 만끽한다. 즉 비극을 극복하는 서사가 아니라 걷기 그 자체를 생생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는 걷기의 전문가이며 모험가 그리고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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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하나의 완벽한 은유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의 감정과 바람을 모두 담을 수 있다. 불신과 믿음, 탄생과 죽음, 생각, 희망, 구원에 이르는 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여행의 시작과 끝. 길은 삶 자체를 형성하는데, 그 삶은 서구 기독교 유산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거기서 삶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의 여행이다. 인류의 역사는 창조에서 최후의 심판의 날까지의 여정인 것이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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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길을 걸어나가는 단단한 정체성의 인간을 통해 단순한 묘사의 문장에서도 삶을 은유하는 지점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사유를 넘어 길에 대한 일반적인 은유 , 특히 정신적 종교적 의미를 전하기도 한다. 이어서 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의 여러 해설을 통해 길에 대한, 그리고 길 위를 걷는 인간에 대한 생각에 다다르게 한다. 동시에 읽고 있는 나 역시 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누구나 걷고 있었음을 그리고 길 위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며 또한 사유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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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도 마음에 여전히 깊게 각인되는 문장이 있다.
"길은 혼돈 속 질서다."
길을 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그 말의 의미를 마음에 무게중심처럼 담아두고 걸어보고 싶다. 목적지를 두지 않고 풍경을 눈으로 바라보며 발걸음의 리듬에 의지해 걷고 싶다. 두 발의 고독. 하지만 그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치열하게 생각하고 길을 찾아 걸어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자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일상의 걷기가 단순히 이동이나 운동이 아닌 인간 본연의 활동으로 이해되었다. 일상에서 만나는 소중한 감동과 감탄의 지점인 것이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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