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마감오늘도씁니다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김현정흐름출판..언젠가 필생의 역작을 쓰리라는 꿈은 늘 상상 속에 있다면? 아직 한글자도 쓰지 않고 쓰고 싶은 생각만 대하서사급으로 있었던 적이 있었다. 완전히 준비가 되었을 때 명문이 나오는 것이라고 믿었는데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었다. 일단 써야하는 것, 거기서 출발한다. 연중 마감 매일매일 쓰지 않을 수 없는 뉴스 메인 작가의 글쓰기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과 삶에서 글쓰기는 당연한 루틴이 되어 습관적으로, 당연하게 글이 생산되는 삶에 대해서 그 고민과 치열함에 대해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쓰는 것, 글쓰기를 즐기는 것 이상으로 생업이 되어 글쓰기의 근력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시선에는 글쓰기의 낭만이나 여유보다는 마치 글의 생산자로서 치열하고 생생한 현장의 기록이 남아있다. 생방송 뉴스 시사 프로그램의 작가로 23년을 일해온 저자에게는 글쓰기는 세상사와 인생사 그 자체가 녹아있는 작업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시간만큼 글감은 넘친다. 어쩔 때는 감당불가의 막막함과 속도전의 긴박함으로 저자를 압박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연중무휴로 늘 소재를 찾고 글을 쓰는 작가로서 성실하게 나아간다. 마치 영감을 찾아 떠도는 마음만 작가인 사람들이 많은 시점에 솔직하게 진심을 전하는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글을 쓰며 버텨온 시간의 기록이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나는 매일 썼다. 글은 손이 아니라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긴 시간 버텨낼 체력과 마음, 상대에 대한 진심 어린 시선과 겸손한 태도로 쓰는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동료와 협업하고 고민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견디며 쓰기, 꾸준히 쓰기, 다르게 쓰기. 험하고 가팔랐던 시간 동안 배워온 글쓰기의 자세이다. (14쪽)..성실한 쓰기를 권할 뿐만 아니라 뉴스 생산 현장의 생생함이 전달되어 읽는 재미를 주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뉴스에 나올 때의 장면도 재미있었고 또 시인이나 유명인과의 인연들이 등장하는 대목도 흥미로웠다. 뉴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세상에 충격을 준 사건 혹은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미담들도 생생하게 전해졌다. 또한 달리기를 즐기는 작가의 일상이나 제자에게 받은 편지등이 나올 때도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매일매일 마감하는 마음으로 새겨진 글쓰기의 근력이 일상을 빛나게 하는 듯하다. 나도 매일이 마감인것처럼 쓰고 읽으며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
지구, 2084 개정판요슈타인 가아더 (지은이), 박종대 (옮긴이) 라임#라임출판사#추천도서..2084년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으로부터 60여년 후 지구를 상상해본다. 아마도 60년 전의 세계를 떠올리면 그만큼의 속도가 더욱 진보하고 편리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긍정적인 대답은 어렵다. 발전의 속도를 누렸지만 그 이상의 부작용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가 그것이다. 다양한 생물의 멸종과 자원의 고갈을 예상하는 암울함 전망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기술적 편리에 대해 만족할 뿐 미래에 대한 고민는 부족하다. 우리가 없는 미래의 지구에 대해서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간혹 지구 온난화니 기후 변화니 하는 단어가 들렸다. 처음 듣는 단어들인데도 이상하게 노라의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세상이 늘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있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13쪽)..2013년 노라는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해 두려운 상상을 하게되고 공포심에 이끌려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꿈에서 2084년의 지구가 나오고 거기서 노바를 만난다. 노바가 살고 있는 미래의 지구는 암담하다. 자원 과 식량의 고갈로 인구가 줄어들고, 동물들도 대부분 멸종된다. 또한 심각한 지구 온난화로 더 이상 화석 연료를 사용할 수가 불편한 생활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꿈에서 미래를 경험한 노라는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남자 친구 요나스와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며 대안을 찾아간다...철학자 한스 요나스는 책임윤리를 통해 인간에게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이 있음을 주장한다. 현재에 한정되어 있던 윤리적 책임의 범위를 공간적으로는 전체 자연으로, 시간적으로 미래 세대의 인류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의무는 미래에 대한 공포심에 기반하는 것으로 볼 때 이 책에서 주인공 노라가 상상과 공포를 통해 2084년의 꿈을 꾸는 설정이 한스요나스의 이론을 떠올리게 했다. <소피의세계>작가인 요슈타인 가이더의 의도대로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문학 서사로 재탄생한 훌륭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며 낙관하기 보다는 소설의 노라처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서 적극적 행동을 고민하고 또 실천할 수 있다. 2084년의 상상은 암울하지만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달라지지 않으면 결국 더 빠르고 심각하게 닥쳐올 것이다. ..요나스의 생명윤리에서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 책임을 질 것을 말하는데 이 책에서 노라가 증손주인 노바를 꿈을 통해 만나 미래의 환경을 위해 남긴 편지는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미래 세대를 위한 우려와 사랑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고등학생이라면 꼭 읽기를 추천하는 훌륭한 소설이다. 동시에 한스요나스의 사상과 작가의 주제의식 또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팥빙수눈사람펑펑 2 나은 (지은이)보람 (그림) 창비도서협찬..팥빙수산 꼭대기에 사는 눈사람 펑펑을 주인공으로 펑펑과 북극곰 스피노가 눈과 얼음으로 만드는 특별한 안경을 만들고 안경점에 찾아오는 손님들과 재미와 호기심이 가득한 이야기를 만든다. 손님들이 가져오는 빙수 재료를 돈 대신 받는 특별한 안경점에서는 코코넛, 쑥떡, 펭귄 젤리 등등이 들어간 빙수를 만들기도 한다. 펑펑의 안경은 보고싶은 것을 볼 수 있는 안경이다. 여행의 풍경을 보고 싶은 손님도 있고 지구의 미래를 궁금해하기도 한다. ..팥빙수 눈사람이라는 설정은 정말 유쾌하고 행복하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팥빙수와 눈사람의 조합으로 작가의 상상을 통해 결합된 펑펑이라는 캐릭터는 귀엽고 다정하다. 보고싶은 것을 만드는 신기한 안경을 만들 때 그들의 마음을 바라보는 건 펑펑의 몫이기도 하다. ..윤우가 너무 긴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꽁꽁 얼어붙는 건 눈사람에게만 필요한 일이야. (50쪽)..저학년 동화로 재미있는 상상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우정을 키워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보고 싶은, 궁금한 세상을 미리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아마도 걱정이나 후회 두려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그런 마음을 헤아려 다정하게 함께 고민하는 펑펑의 마음이 큰 여운을 남겼다.
사람을남기는사람 삶을 재구성하는 관계의 법칙정지우마름모 로로노트도서협찬.."관계"라는 주제의 책들이 많은 만큼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자 슬픔이며 영원한 화두는 "관계"가 아닐까. 삶이라는 바다에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관계의 나침반과 같다. 나라는 중심이 관계의 기초가 되어 관계는 시작되고 그 원리를 탐구하며 깊이에 도달한다. 관계에서 자신을 지키고 관계의 진정한 목적으로 나아간다. 지금까지 사람을 만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오면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많은 고민들에 정확한 대답이 되고 다정한 조언이 되어 내 마음을 기대게 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나와 만나고 나의 삶을 만족스럽게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관계를 맺기전 기본조건은 나라는 주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에 귀기울이는 태도를 통해 나에 집중하고 내가 원하는 삶에 목표를 둔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지만 삶의 속도에 따라가다보면 나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살아가는 주체임에도 나를 지우고 타인의 방식에 따르는 것은 잠깐이야 안도감을 주어도 결국 방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대해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책들에 대해 지금까지 읽지 않았던 것은 각자의 상황과 관계에 대한 입장이 다름에도 마치 모두에게 통하는 가이드같은 조언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지우작가의 사람을 남기는 사람은 달랐다. 내 마음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솔직함에 작가의 말에 귀기울이게 했다. 작가의 문장으로 내 마음의 구석진 자리에 조명을 들이대어 알아보는 기분으로 작가를 믿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이 책은 많은 질문을 던지고 대답에도 공감하게 된다. '나를 살린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나를 살린 관계는 매우 많지만 그중 처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나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면서 서로가 이해하고 치유했던 차가운 계절의 따뜻한 기억이 있었다. ..이 책을 1독하고 지인에게 추천하고 같이 읽을 계획을 세웠다. 서로에게 '사람을 남기는 사람'이 되어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함께하는 것에 대해 행복한 생각을 해본다
미정의상자정소연의 sf에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sf소설에 인간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진짜 사람' 그러니까 내 삶의 안위와 작은 좌절과 관계의 어려움을 고민하는 진짜 사람이 있다. 우주의 한가운데 에 있더라도 사람은 사람이다.sf는 섬광이 번쩍이고 화려하게 빛난다. 하지만 그 아래 그림자에도 사람들이 살아간다. 우주의 광막함에서 그리고 팬데믹의 광풍속에서...sf에 대해 내가 가진 편견 때문인지 정소연의 소설은 미래소설이라고 느껴진다.희망만을 갖고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꿈꾸는 미래도, 재난의 가능성으로 두려움으로 피해가려는 미래도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미래. 불안과 안도의 적절한 비율로 때로만 만족과 후회가 밀물과 썰물처럼 오고가는. 어쩌면 단절없이 현재에서 이어진 미래를 상상할 때 가장 당연한 가정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정소연의 소설을 통해서 알았다. ..카두케우스 이야기이사 | 깃발 | 한 번의 비행 | 가을바람 | 무심(無心) | 돌먼지 | 비 온 뒤 | 재회 | 집무너진 세상에서 우리는처음이 아니기를 | 미정의 상자 | 수진 | 지도 위의 지희에게 | 현숙, 지은, 두부..이 소설집은 둘로 나눈다. 일단 '카두케우스 이야기'는 우주여행을 배경으로 한 연작소설이다. 우주에서 어딘가로 떠나고 기다리고 꿈으로부터든 사람으로부터든 좌절하기도 한다. 두번째로 '무너진 세계에서 우리는'은 2020년 경험한 팬데믹을 다루고 있다. 두려움 속에서 용기를 내는 인물들은 대체로 차별과 소외를 겪어내는 이들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차갑고 이들은 분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