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4.11 - Vol.125, 한강 작가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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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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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여 한강의 문학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특집이 실려있어 출간부터 대단히 기대되었다. 특히 쿨투라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전문지이기 때문에 한강 작가의 소설 작품을 넘어 원작영화, 원작연극, 번역, 음악 등 다양한 시각에서 한강을 다루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작은 문학평론가들의 글이 담겨있었는데 한때 서울예대 동료 교수였고 현재 문학과 지성사 대표로 계시는 이광호 문학평론가의 글이 문을 열였다. 한강울 통해 한국문학이 시간이동 가능했음을 전하는 내용에 여러차례 공감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한국문학사에 남길 시차와 비약에 축하의 기쁨을 느끼며 그 방향성을 고민하게 했다. 그에 따르면 한강의 모든 소설들이 시적인 은유와 도약과 환상으로 가득하다고 언급하는데 시와 소설을 관통하는 평으로 정확하게 느껴졌다. 다음으로 한강의 연세대 동문으로 이전에 다른 매체에 인터뷰를 한 것으로 기억하는 한양대 유성호 교수는 작가 이전의 한강을 돌아보게 하였다. 또한 노벨상 수상 요인을 분석한에 있어 역사의 트라우마를 재현이 아닌 내면으로 들어가 상처를 위무하고 치유하는 방식이라는데 대단히 공감하게 되었다. 이어서 함돈균 평론가는 시적 문장에 대해서, 허희문학평론가는 소설작품의 진화에 대해서 다뤘다. 심도있게 한강의 문학세계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강을 주제로 아동문학, 원작영화, 원작 연극, 음악, 번역 등의 반경을 넓히며 다채로운 접근을 했다. 요즘 한강의 소설 들을 다시 혹은 새로 읽으며 푹 빠져있었는데 쿨투라의 기획이 큰 도움을 비롯해 즐거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문화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기획기사들도 반가웠다. 와우북페스티발이나 부산 국제 영화제의 소식도 담겨 있었다. 쿨투라는 현재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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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세상은 이들을 따른다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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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세스고딘
필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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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전문가, 세스고딘은 린치핀이 되라고 말한다. 린치핀이란 자신이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차이를 만들도 사람들을 이끌고 관계를 맺어준다. 또한 조직 내에서 인간성과 인간관계를 되살리고 예술성을 불어넣어줄 사람을 말한다. 인간성과 예술성. 마케팅에서 유효한 조건인가? 합리적 결정에 오히려 대비되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린치핀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공통적으로 린치핀에 대한 많은 설명에서 '자유로움'이 중복된다. 어떤 조직에서는 인간성을 되살리고 예술성을 불어넣어 줄 사람에게 자유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어떤 방식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이 아닌 내 안에 나를 창의적으로 깨우고 나아가게 하는 특별한 자기계발을 린치핀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런 고유한 나를 만나는 것, AI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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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세상에 소란을 피우는 인간이 되어라
- 평범한 부품으로 살 것인가, 비범한 인재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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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은 어떤 분야와 위치에서든 인상적인 자극을 준다. 일에 대한 특별한 통찰을 가능하게 하고 삶의 편견와 고정관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하지만 린치핀에 대해 자극을 받았다 하더라도 일단 내 안의 저항, 도마뱀뇌에 대해서 파악해서 근본적으로 린치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나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나의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에는 저항이 린치핀의 방해요소로 등장한다. 내 안의 저항, 도망치면서 포기하는 성향에 따끔한 충고가 되었고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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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에 대해서 파악하면 린치핀에 대해서 한걸음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선물과 예술의 개념은 내 안의 린치핀을 기대하는데 희망적인 신호가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틀에박힌 사고에 머물러 있었다. 예술가만 예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을 하는 일상에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통해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넓은 의미로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린치핀으로 고양되는 느낌을 받았다.



#제작비지원 #원고료지급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했습니다.


#얼리서평단 #pdf서평단 #미리만나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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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79
김지완 지음, 경혜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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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김지완 글
경혜원 그림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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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크라마라는 섬, 아일랜드를 꿈꾸는 인공지능로봇, 유니온. 로봇이라는 태생적으로 복제될 수 있는 기능적 존재지만 영혼이 있는 유니온은 사람들과의 교감을 갈망한다. 줄라이 국제공항의 안내하는 일을 맡고 있지만 로봇인 그는 공항의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상상라고 그들의 안전을 빌어준다. 유니온이 보는 세계는 센서로 인식되는 공간 그 이상이다.
설레는 얼굴로 바쁘게 오고가는 탑승객들, 유니온과 우정을 쌓는 폭발물 탐지견 티미, 그리고 특별한 분위기의 공항 미화원 안다오 등. 유니온의 일상은 단순 안내 임무를 맡은 로봇을 넘어선다. 자신의 고유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다른 존재들과 공감하며 하루에 남아있는 의문들이 유니온은 로봇이지만 현상 세계 너머 ‘영혼’을 탐색하고,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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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유하지 않다. 나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열여섯 대의 유니온이 나를 대체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차례대로, 혹은 순서를 건너뛰고 뒤죽박죽 찾아왔다. 내 기분은 통유리 밖의 누런 대기질과 비슷해졌다._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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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유함에 대해서, 나다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사색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안내로봇으로 만들어졌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하며 관계에 대해서, 스쳐지나간 사람들을, 가까운 우정과 추억에 대해서 떠올리는 모습을 보며 사르트르의 말이 떠올랐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한편의 동화이기에 어쩌면 거창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안에 던진 질문의 파장은 참으로 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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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 경제적 자유를 위해 고시원을 운영하며 깨달은 것들
진담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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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또같이고시원삽니다
진담
마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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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편견없이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하면 나름의 진리를 만나게 되는 듯하다. 마치 인생에 대한 진실된 태도에 대한 선물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고시원이라는 무관심의 배려를 추구하는, 구획으로 나눠진 타자들과 살아가는 공간에서도 이러한 진리는 상통한다. 어쩌면 고시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또 창업할 계획이 없으니 이 책에 대해서 직접적인 필요와 기대는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궁금해했을 뿐이다. 고시원 창업기에 대한 에세이로 이 책의 첫장을 넘겼을 때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작가가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고시원을 차리고 운영을 위해 분투하며 고시원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창업기 이상의 이야기가 감동과 함께 이어진다.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삶의 방향이 되어줄 지혜에 대해서 이 책을 매우 솔직하게 말하고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이 책을 단숨에 다 읽으며 여러곳 인덱스릉 남겼지만 특히 삶의 지혜에 대해서 남겨준 몇 문장은 마음에 남겨두고 싶다.

*살면서 함부로 사람을 헤아리지 않기로 했다.
*선을 침해하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상의 기회는 공평하지 않다. 다만 각자의 태도에 따라 기회를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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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위해 창업을 했지만 작가가 얻게된 것은 단순히 경제적 자유가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고 대하며 그리고 함께하면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 삶에 대한 시선의 온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 책을 펼쳤을 때의 예상과 달리 내가 느낀 감동과 다정함은 잊지 못할 여운을 남겼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남기는 온도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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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광장에서
윤은성 지음 / 빠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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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광장에서

유리 광장을 상상한다. 유리처럼 연약하지만 투명한 마음들이 모여 넓고 단단하게 광장을 만든다. 거리와 광장에서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간절한 기도가 외침이 되어 메아리로 퍼져나가는 장면은 상상하지 않는다. 시인의 아픈 기억이며 진실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실패를 예감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도는 태도를 만들었다. 단정하지 않고 머뭇거리는 모습은 선택을 위한 저울질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맴돌고 있다. 시인의 시선으로, 시인의 문장으로, 그리고 시인의 마음으로. 시작과 끝, 출발과 도착처럼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으로 판단은 유보된다. ‘머무는 것과 돌아오지 않는 것 중 무엇이 조금 더 삶에 가까운가’(「우산을 쓰고 묻는다」), ‘그의 마음속에서 내가 어떻게 되살아날지 되살아나지 않을지 알기는 어렵다’ (「선반 달기」). ‘부정확한 문장도 정확한 문장도 답처럼 보였다가 뒤로 물러가고.’(「개관일」) 정답을 말하지 않지만 대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윤리적 태도가 있다. 그래서 시인의 판단은 느리지만, 목소리는 낮고 천천히 들리지만 어쩌면 가장 멀리까지 가 닿을 수 있는 울림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일까. 시인의 진실한 시선에 포착되는 생의 비밀이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바늘귀 안을 들여다볼 때는 크고 무서운 마음이 잠깐씩 깊어진다.’ (「남안」)거나,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무언가 알아챈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고.’(「유리광장에서」)처럼. 계시처럼 현현하지만 어떤 신호로만 남아 알 수 없는 것. 그래서 그 순간은 아름다워진다. 기억에 남기 전에 흩어지더라도 파편화된 시어들이 만드는 세계는 아름답다. 같은 맥락에서 시인에게는 고독감이 남는다. ‘연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푸른 곰자리」), 혹은 ‘누구와도 쉽게 동질감을 느끼지 못’할 때 (「마음 닫기」)가 그렇다. 하지만 시인의 고독은 고유하다. 내적 긴장을 유지하면서 세상을 향한 용기를 낸다. ‘용기를 낼 거야. 겹쳐진 꿈은 선명해지기도 하니까.’ (「모르는 일들로부터」) 목소리는 모여 선언이 되고, 손들이 맞잡고 투쟁을 하는 것이다. 고립과 상처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피켓을 쥔 주먹이 되어주는 것. 광장에 모여 파업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플래카드 붙은 길목을 응시하며, 전쟁 소식에 외교부를 향해 노래를 부르고 행사장에서 자본으로부터 폭력을 배우는 세계를 우려한다. 시인이 발 닿는 곳에 따라, 농가나 유곽, 매립된 어촌이, 화랑유원지가 시의 배경이 되고 시인의 목소리는 넓은 곳을 향해,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간다. 시인의 외침이 있는 곳은 유리 광장이 된다. 투명히고 단단한 연대의 마음을 서로에게 보이는 곳. 이제 유리 광장을 상상하지 않는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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