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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평점 :


나에겐 '데이비드 켑'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다소 생소했지만, 이어지는 그의 이력을 보고 주저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쥬라기 공원>, <스파이더맨>, <미션 임파서블>, <패닉룸>, <우주전쟁> 등 20여 편의 영화를 집필한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그가 이번에는 <오로라>라는 소설로 영화같은 이야기를 써낸다.
재난 영화를 보는 듯 눈 앞에 펼쳐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과연 우리가 전기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질문과 답을 던진다.
'캐링턴 사건'으로 시작되는 <오로라>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는 태양 에너지의 폭발과 태양 폭풍의 영향으로 지구의 전력망이 무너지면서 한순간에 재난이 시작된다.
코로나19을 겪은 우리는 말도 안되는 일이 때로는 말도 안되게 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일어날 것이 일어났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살아남은 자는 어떻게든 살아야하기에 주인공들의 처절한 인생이 펼쳐진다.
<오로라>에는 살아남기 위해 생존 용품을 모으고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며, 인류애를 가지고 함께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오로라>의 또 하나의 매력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결말이 궁금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스릴러 장르라는 것을 보고 느꼈겠지만, 살인사건도 일어난다!
약한 자가 강해지고, 강한 자가 약해지는 세상.
잘될 때 겸손하고, 안된다고 주눅들지 말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전기가 없다고 이렇게 판이 바뀔 줄이야.
작은 마을의 사람들이 힘 있는 위치가 되었을 때 우리는 전래동화처럼 온정을 베푸는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치열한 복수극처럼 그동안 쌓인 울분을 이제라도 펼치며 치열하게 괴롭힐까?
<오로라>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가 된 전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된 인류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러나 역시 삶은 끈질기고 인생은 계속 된다. 또한 고통 앞에서 이보다 더한 사랑과 치유도 함께 한다.
전기가 없는 세상의 재난을 보여주는 <오로라>에는 역설적인 장치들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질문들을 던진다.
전기는 다시 돌아올 것인가? 그리고 주인공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전기가 없는 세상보다 무서운 것은 남겨진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오로라> 속 인물들은 어떤 마음으로 행했을까?
<오로라> 속 어둠과 밝음의 아이러니를 보며, 이어갈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