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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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은 인간의 고뇌를 그대로 보여주었고, 어떤 그림은 정지된 이미지만으로도 배를 잡고 웃게 하는 해학을 전해주었습니다. 또한 어떤 그림은 신체적 완전성을 그려냈고, 어떤 그림은 병고에 시달리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림 한 장 한 장이 이 세상을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60일간의 교양 미술> 속에 있는 명화를 통해 저의 이런 느낌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서양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유명한 회화, 또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는 명화를 소개시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_향락과 욕망을 그린 로코코 회화의 대가

책 읽는 소녀

-워싱턴 국립미술관에 있는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책 읽는 소녀>입니다. 소파에 앉아 독서에 푹 빠져 있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장 오노레 프라나르는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그라스에서 장갑 제조업을 하던 상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서서히 가세가 기울자 그의 가족은 파리로 이주했고, 프라노나르는 당시 파리 화단을 대표했던 공방에 들어가 그림을 배우게 됩니다.

-사실 프라노라으의 활동 기간의 대부분이 신고전주의 시기에 속하지만 그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바로 전까지 계속 로코코 양식으로 갑벼고 로맨틱하며 세속적인 주제의 친근한 그림을 그렸던 것이죠. <책 읽는 소녀>는 프라고나르의 대표작입니다.

-프라고나르의 세속적이고 향락적인 그림과는 달리 <책 읽는 소녀>는 나름 독서라는 주제를 통해 귀족들의 향락과 사치를 꼬집으며 풍자하고 도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이 소녀가 읽고 있는 책 역시 당시 엘리트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던 볼테르의 <캉디드>라는 풍자 소설로 보고 있기 때문이죠.

알프레드 시슬레_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다

모레의 다리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시슬레의 <모레의 다리>라는 그림입니다. 시슬레가 생애 후반기에 거주한 지역에 지금도 존재하는 다리로 시슬레 특유의 잔잔한 채색으로 편안함이 느껴지는 풍경화입니다. 처음에는 경제적 이유로 왔지만 시슬레는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한 후 이곳에서 생동하는 색채와 생생한 붓질로 스냅사진 같은 수많은 풍경화를 남겼습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_상업 포스터를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다

아리스티드 브뤼앙

-툴루즈 로트레크는 미술사에서 특히 포스터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포스터 제작에 있어서는 독보적 위치에 있습니다. 투루즈 로트레크의 포스터 작품은 파격적인 구성이 돋보이는데, 이는 서양미술의 고전 원칙이었던 원근법과 안정적인 삼각 구도를 과감하게 무시하고 파괴했다는 데 있지요.

빈센트 반 고흐_아를의 시간을 담은 풍경

아를의 눈 덮인 풍경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장 중인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눈 덮인 풍경>입니다. 한 남자가 눈 내린 들판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강아지도 따라가고 있네요.

-반 고흐가 1882년 2월 파리에서 아를에 막 도착해 처음으로 그린 그림 중 하나로 파리에서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색상이 밝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반 고흐에게 아를은 도시의 찌든 분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풍경이었을 것입니다.


요즘 30일, 60일, 100일.. 시리즈로 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중에 나는 특히 마로니에북스 책을 좋아한다.

역시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를 찍은 이번 <60일간의 교양 미술>도 후딱 읽어서 60일이 되진 않았지만 그림과 함께 시간을 잊어버린 건 확실하다.

그런데, 그림과 의사라니? 어딘지 모르게 색다른 시선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싶은 게 바로 내과 전문의 작가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림을 단순히 그림으로 받아들이게 해주기도 하고, 어떤 그림은 해부학적 시각에서 화가와 그림을 설명해주는 도슨트가 되기도 하고, 어떨 떄는 미학에 대해 푹 빠져 우리에게 화가 한 사람의 삶과 그 시대의 환경, 분위기를 눈에 그리게 만들어준다.

60일 동안 책과 함께 많은 나라를 다녔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유럽 8개구과 함께 러시아, 미국까지.

진짜로 가서 그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리고 실제로 봤던 그림들을 다시 떠올리는 귀한 시간이 될 만큼 <60일간의 교양 미술>은 교양 뿐만 아니라 시간과 그림을 여행하게 해주었다,

보통 그림과 관련된 책에는 유명한 그림이 대부분이라 알고 있던 지식과 책에 새로운 지식을 접목하면서 읽었다면, <60일간의 교양 미술>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화가인 모네, 툴루즈 로트렉, 레오나르도 다빈치, 카라바조, 고흐... 등등이 있었지만 그림만 알고 화가는 몰랐던 이름들, 그리고 화가도 그림도 새로운 내용도 <60일간의 교양 미술>에서 알 수 있었다.

아마 나의 그림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그렇겠지만, 적지 않은 책과 그림을 봤다고 생각한 나에게는 꽤나 겸손하고 유익하고, 또 책의 설명과 함께 친절한 시간이었다.

그림을 보면 볼수록 정말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다. 하루 빨리 위드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바라며 <60일간의 교양 미술>과 함께 해본다.

요즘은 디지털 '구글 아트&컬쳐'에서 명화를 검색하면 그림과 화가의 스토리와 함께 엄청난 비율로 확대까지 할 수 있어서 그림의 질감까지 볼 수 있다.

구글 꿀팁이니,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가볼 것! 그림을 검색하고 하단에 돋보기를 눌러서 계속 확대하면 그림을 정말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구글 명화' Google Arts & Culture

* https://artsandculture.google.com/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들도 있었고, 말년이 좋지 않은 작가도 있었으며, 이정도면 부와 명성으로 행복한 삶을 마감한 화가도 있었다.

그리고 그림 하나 하나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이 시대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모든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냥 좋은 것도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 뿐.

<60일간의 교양 미술>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취향에 대해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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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고현석 옮김, 박문호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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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쾌락과 고통, 건강과 질병, 행복과 슬픔을 느낄 수 있을까?

... 나는 몸이라는 물리적 영역에서 분명하게 일어나는 과정을 마음속에서 경험하게 해주는 기능적 메커니즘에 대해 알고자 한다. 물리적인 ㅁ모에서 마음속 경험으로의 흥미진진한 급선회는 뇌의 중재, 구체적으로는 뉴런이라는 물리적, 화학적 장치의 활동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되고 있다.

-몸이 신경계를 완전히 포함하고 있다는, 몸과 신경계 사이의 독특한 관계에 대한 관찰 결과도 상당히 중요하다. 뇌를 핵심으로 하는 신경계는 완전히 몸의 영역 안에 위치하며, 몸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 그 결과, 몸과 신경계는 직접적이고 풍부한 상호작용을 한다.

-느낌은 전통적인 생각과는 달리, 몸에 대한 지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몸과 뇌 모두에 대한 지각이 합쳐진 혼합물인 것이다.

-느낌을 이런 혼합물로 생각하면, 느낌과 이성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음에도 서로 대립하지 않는 이유, 우리가 생각하며 느끼는 생명체인 동시에 느끼면서 생각하는 생명체인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난느 우리를 여기까지 이끈 생명의 역사가 서로 확연히 구분되면서도 연속적인 세 가지 단계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싶다. 첫 번째 단계는 '존재 being'의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느낌 feeling'의 단계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앎 knowing'의 단계다.

-느낌은 우리에게 위험과 기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에 따라 우리가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우리의 생명을 보호한다.

-느낌은 마음에 사실들을 제공한다. 그 사실들을 기초로 우리는 어떤 특정한 순간에 우리 마음속에 있으며, 우리에게 속해 있는 무언가가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쉽게 알게 된다. 느낌은 우리가 경험을 하고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해주며, 우리 마음의 내용물을 우리라는 개인적 존재를 중심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알게 되고 의식이 있으려면 우리는 사물과 과정을 우리 유기체와 '연결' 또는 '연관'지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라는 유기체를 사물과 과정을 살펴보는 존재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느낌이라는 마음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히 '생각한다'와 차이가 있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뇌과학자, 심리학자인 저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40년 간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느끼고 아는 존재>는 230여 쪽 분량의 길지 않은 책이지만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는 엄청나다.

예쁜 책 표지처럼 적정한 단락과 폰트,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미지 삽화까지 추가되어 우리의 이해력을 높여주지만, 간단히 읽을 수 있을 만큼 만만한 책은 아니다.

우선 인간의 뇌를 가지고 우리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존재하는지 설명할 수 있을까?

관련된 많은 논문들이 있겠지만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설명하는 '앎 knowing'은 인간에 대한 존재 이유와 함께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 알고, 느끼고, 존재하고, 의식하는, 마음과 정서에 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초반에 용어 정리에서도 알려주고 또한 이들의 의미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에게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형태이다.

생명체가 반응한다는 것은 몸 전체가 느껴서 이를 알고 의식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느낌과 감정은 우리의 생존에, 행동에,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없어서는 안될 필수 존재가 된다.

의식과 감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당연하게 느낀 모든 것들이 생소하고 놀랍게 느껴진다.

몇 세대를 거쳐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게된 근원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우리는 이 감정이라는 것을 토대로 생명을 진화시키고 또 변화시키고 있었다.

저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말하기를 어떤 존재(책에도 여러번 언급되어 알고 있겠지만 이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이다.)는 의식과 마음이 없다고 얘기한다. 우리에게만 (더 나아가 포유류나 조류, 어류나 곤충도 포함해서) 있는 이 특별함은 무엇인가?

<느끼고 아는 존재>와 같은 책이 더욱 의미가 있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을 더이상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특별하고 신비롭게 만들어주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과 느낌, 더 나아가 이를 안다는 것을 아는 '의식'은 우리의 존재를 더욱 경이롭게 만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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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 관계의 안전거리에서 자기중심을 찾는 바운더리 심리학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지음, 신혜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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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건강한 관계의 시작, 바운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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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 관계의 안전거리에서 자기중심을 찾는 바운더리 심리학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지음, 신혜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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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더리가 당신을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당신에게 바운더리가 필요하다는 시그널

* 해야 할 일이 많아 어쩔 줄 모르겠다.

* 누가 도와달라고 하면 화가 난다.

* 뭔가 부탁할 것 같은 사람과는 통화나 만남을 피하게 된다.

* 도와줬는데 아무 보상도 못 받은 것에 대해 자꾸 불평하게 된다.

* 지칠 대로 지친 느낌이다.

* 다 그만두고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 나를 위해 쓸 시간이 없다.

-바운더리는 안전하고 편안한 인간관계를 위해 필요한 '기대'와 '요구'다. 적당한 기대는 관계를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타인과 원만한 상호작용을 하려면 타인의 요구를 언제 수용하고 거절할지, 나의 요구를 어떻게 표현할지르 반드시 알아야 한다.

눈치 보지 않고 단호하게 선 긋는 방법

-바운더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동적으로, 공격적으로, 수동공격적으로, 조종을 통해서 상대를 대하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라. 건강한 바운더리를 갖고 싶다면 단호해져야 한다.

내가 먼저 시작하라

-바운더리를 생각할 때, 우리는 남들이 우리에게 더 나은 행동을 하게끔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곤 한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삶의 질과 현재 자신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일 우리가 내리는 개인적인 결정들이다. '자기 바운더리(self-boundary)'를 통해 '자신;이 스스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


국내외 베스트셀러 자리를 석권하며 인문/심리 분야에 재밌는 책이 나왔다.

심리치료 전문가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의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인데,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바운더리'이다.

그럼 바운더리가 뭔지부터 알아봐야 되겠다.

흔히 생각하기에 바운더리하면 뭔가 한계나 영역을 떠올리기 마련이나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도 바운더리가 있다니 개인적인 공간을 말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쉽게 말하자면 "나와 타인사이의 적절한 경계선"을 말하는데 감정적으로 편안하고 건강한 상태를 나타낸다.

바운더리 심리학이라는 말 자체가 신기하고 새로웠는데 그 관계의 안전거리는 바로 나를 중심으로 그어질 수 있는 중요한 선이다.

한국에서 출판된 책 제목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운더리 심리학의 주체는 바로 '나'이다. 내 주변 사람들, 관계, 요구, 기대, 환경 등 그 무엇이든 나와 적정한 바운더리를 정해야 한다.

하지만 '나'를 중요시한다고 해서 흔히 말하는 YOLO의 느낌은 전혀 아니다. (이제 이 표현도 과거로 잊혀지려나?)

한참 유행하던 나를 중시하던 형태는 내가 원하는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거라면, 바운더리 심리학에서 말하는 '나'는 나와 주변 사람들 모두를 지키는 경계이다. 그러기 위해선 물론 나를 가장 먼저 중요시해야한다.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책을 몇장 펴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바운더리를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운더리가 필요한 사람들의 설명이 나올 때는 나처럼 뜨끔!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요즘 간절하게 느끼는 건 결국 남을 위해 희생할 필요도, 눈치볼 필요도 없이 내 인생은 내가 주체가 되야한다는 말이다.

남에게 해가 되거나 피해를 주면 안되겠지만 죄책감에, 불안감에, 죄의식에, 질투심에 동기부여가 되어 느끼고 행동하다 보면 결국 다치는 건 나 자신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살자는 메시지를 담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건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를 읽고 바운더리 심리학을 배우면서

과연 나는 나를 얼마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꼈는지, 남들과의 관계보다 나 자신이 우선순위였는지, 그 인간관계는 얼마나 소중하고 쓸모가 있기에 그렇게 노력했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레몬심리'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가 떠올랐는데 이미 몇 십만 부 중쇄를 찍고 리커버리로 나올만큼 인기가 많았던 베스트셀러다. 나는 한참 유행할 때는 읽지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었는데 제목만큼이나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이런 챕터가 있다. "소중한 친구에게 하는 말을 나 자신에게도"

소중한 사람에게 대하듯 나 자신을 대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그동안 내가 많을 것을 놓치고 살았구나 느낀다.

'바운더리 심리학'은 우리에게 단호해지라고 말한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토대로 건강한 경계를 정하자고. 그게 바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나에게 가장 필요한 중심이 될 것이라고.책을 읽기 전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나 자신과 내 주변 관계들을 새겨보며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가 힘있게 말하듯,

우리 모두에게는 바운더리가 필요하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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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유서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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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철학이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 인생에 대한 질문, 인간과 덕목과 가치에 대한 질문들.

이 짧은 책 <밤의 유서>에는 거창하게 말하면 철학적인, 간단하게 말하면 한 사람의 처절한 고백이 담겨 있다.

<밤의 유서>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는 워낙 우리에게 <소피의 세계> (영화로는 메릴 스트립 주연의 '소피의 선택')으로 잘 알려져있어서 그의 신간을 읽는다는 기쁨으로 예쁜 표지의 책을 꺼냈다.

내가 하나 잘 못 알고 있던게 무엇이냐하면, 나는 이 <밤의 유서>가 에세이인 줄 알았다.

후반부로 갈 때는 소설인가? 싶었는데 이 책은 소설이자 인문학이자 철학이자 '알버트'라는 한 남자의 인생을 담고 있는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벌써 이 책은 끝나버렸다. 알쏭달쏭한 이 기분은 <밤의 유서>를 읽은 사람만이 알 것이다.

주인공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심플하다. '2009년 4월 23일', '2009년 4월 24일'. 이렇게 딱 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이틀 동안 이 모든 일이 일어났으며 우리는 영화처럼, 파노라마처럼 이틀 동안 '알버트'라는 남자의 인생과 그의 동반자, 그리고 아들과 손녀까지 세대를 이어가는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다.

간단하게 <밤의 유서>를 설명하자면, 제목에서도 느끼듯이 주인공 '나'의 유서이다.

이 한 대목으로 '나'가 유서를 쓰게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질문을 할 때가 왔다.

나는 이제 몇 달 남지 않은 불명예스러운 시간을 살아내야 할까? 아니면 내 손으로 모든 것을 끝내 버리는 것이 더 나을까?

이 질문은 나와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아픈 질문이 될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나'는 희귀병을 앓고 있으며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런 글이나 소설을 읽으면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몇 년을 더 살아보니 책보다 더, 영화보다 더 극적인게 바로 인생인 것 같다.

이 사실을 옛 연인이자 주치의인 '마리안네'를 통해 알게된 '나'는 서서히 삶을 돌아보며 가족들에게 들려줄, 그리고 나 자신에게 들려줄 유서를 작성한다.

<밤의 유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글리트레비크'의 오두막이다.

바로 이곳에서 '에이린'과의 사랑이 시작되고, '나'의 죽음을 앞선 준비가 시작된다.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이 인생을 끝내려한다. 이만큼 처절한 내용이 또 있을까.

<밤의 유서>는 눈물이 나거나 슬프거나 하지 않아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었지만 가슴을 후벼파는 글들이 먹먹해져서 한동안 책을 손에 놓고 잠깐 동안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았다. 이렇게 슬프지 않으면서 너무나 슬픈 글은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주제 또한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많이 봤을 터인데, <밤의 유서>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게 지극히 '나'의 시점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나는 처음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사는 것.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죽는 것.

'나'의 선택은 이 책 마지막에서 알게 되겠지만 나는 그게 무엇이든 이틀 동안의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버트를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그 남은 시간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할 수 없게 되는지.

<밤의 유서>에서 '나'가 오두막에 앉아 방명록을 쓰고 벽난로에 던져버렸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 인생의 유서를 쓰고 던저버리며 죽음을 정확히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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