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의 탄생 - 세계사를 바꾼 28가지 브랜드
세상의모든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초이자 최고가 된 브랜드들을 이야기하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피고 졌다. 이 중에는 역사를 이끌어간 브랜드도, 일상의 방향을 바꾸어놓은 브랜드도 있다. 역사의 판도를 바꾼 최초의 브랜드, 또는 끈질기게 살아남은 브랜드들의 전설적인 제품들은 존재 자체가 업계를 대표하기도 한다.

1920년 하리보_"달콤한 곰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다."

-1893년 독일 본의 한 마을 프리스도르프에서 한스 리겔이라는 아이가 태어났다. ... 한스는 본 케세니히에 집을 매입했다. 그리고 뒷마당에 딸린 작은 세탁실에서 자신만의 사탕을 생산하기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 ... 회사 이름은 자기 이름은 한스 리겔과 도시 이름 본에서 철자를 따와 하리보라고 지었다. 하리보라는 이름 속에는 창립자의 이름과 창립 지역이 숨어 있는 셈이다.

-전쟁 직후 하리보는 사탕의 원료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 재기에 성공한 하리보는 1960년 탄즈베렌의 차기작이자 현재도 하리보의 대표 상품인 골드베렌을 출시했다. 탄즈베렌보다 좀 더 귀엽게 디자인된 곰 모양 젤리였다. 귀여운 곰 모양 덕에 어린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 한스 주니어와 폴은 슬로건도 바꾸었다.

"하리보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른들도."

1932년 레고 _ "어떤 상상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놀라운 장난감이 등장하다."

-1929년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대폭락하며 전 세계적으로 대공황이 시작됐다. 1930년대에 이르러 대공황은 덴마크에 있던 올레의 사업에까지 영향을 줬다.

-'놀다'를 의미하는 덴마크 단어 'LEG'에서 LE, '잘'을 의미하는 덴마크 단어 'GODT'에서 GO를 합친 레고 LEGO 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품질 좋은 장난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다.


한동안 뜨다가 없어지겠지- 했던 레트로 열풍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제는 레트로에 푹 빠진 나, 정상인가요? 삐빅- 정상입니다.

인스타와 유튜브만 봐도 보고 듣고 놀거리가 가득한데 이번 <오리지널의 탄생>은 무려 38만 구독자 지식 유튜브 채널,

"세상의모든지식"에서 고르고 골라 28가지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실 마케터로 일하다보면 브랜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대학다닐 때는 과제로 브랜드를 하나씩 맡아서 깊이, 깊이 있게 파헤치고 조사하고 발표하고는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유치한 수준이지만 그런 훈련들이 쌓이고 쌓여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사랑받는 브랜드는 이유가 있다. 오래도록 남아있는 브랜드는 이유가 있다.

<오리지널의 탄생> 책에서 세계사를 바꾼 28가지 브랜드들의 이름의 유래, 역사, 철학, 그동안 알지 못한 비밀들이 숨겨 있다.

초콜렛과 젤리를 좋아하는데 독일 여행에 가서 본 '하리보'들을 잊지 못한다!

어쩜 이렇게 종류도 다양하고 예쁜지 캐리어에 다 담아오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이다.

그런 하리보의 이름은 창립자와 지역명에서 따왔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나는 <오리지널의 탄생>을 보고 알았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집콕 생활을 좀 더 재밌게 즐기고자, 모노폴리와 보드게임 세트를 몇 개 샀는데

'모노폴리'가 독점 규제를 가르치기 위해 태어난 독점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원자 모노폴리 게임은 경제학자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알리려고 만든 것이라는 사실도? (이것도 역시 처음 알았다!)

한 챕터당 하나의 브랜드를 담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모르고 있을 법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오리지널의 탄생>에서 들려준다.

음식, 생활, 역사라는 주제로 브랜드 이야기를 길지 않고 적당하게 들려주는데 어느덧 책이 끝나 있었다.

오리지널의 탄생들에 대한 비화를 듣다 보니 역시 시대와 전쟁에 대한 영향도 많이 있어서 마음 아픈 곳도 있었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행복을 주려는 창립자의 고민들에서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좋은 브랜드, 사랑받는 브랜드가 많이 생기고 있다.

비록 우리도 전쟁이라는 아픔으로 100년 이상 되는 브랜드를 쉽게 찾아볼 수가 없지만, 언젠가는 < 오리지널의 탄생>처럼 대한민국 브랜딩 이야기로 꽉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셰익스피어의 말 - 새로운 번역과 원문을 통해 만나는 셰익스피어의 인생 철학 110가지
가와이 쇼이치로 지음, 박수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는 글

-인생의 달인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작품에는 마음에 남는 훌륭한 문구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총 40편과 <셰익스피어 소네트> 중에서 110가지 말을 골라 하나씩 정성스레 해설을 더했습니다. 삶에 어려움을 느낄 때, 마음이 갈 곳을 잃었을 때, 혹은 더 좋은 인생을 보내기 위해 힌틀르 얻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햄릿> 제4막 제7장

-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그런 마음이 들었을 때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쓸데없는 말을 듣고, 방해받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가 의욕을 잃고 주저하게 될 거야. 그러면 '하자'고 마음억었던 일이 '해야 하는' 일로 변해. '이것만 하면 되니까' 하고 한숨 돌리면 단숨에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말아.

-클로디어스가 레어티스에게 말하는 대사다.

-"사느냐 죽느냐"로 시작하는 제4독백은 "이렇게 번민하는 마음은 우리를 모두 겁쟁이로 만든다. 이렇게 결의의 본래 색은 창백한 사고의 색에 물들어 숭고하고 위대한 계획도 빛이 바래고 흐름이 틀어지며 행동이라는 이름을 잃는 것이다"라고 하며 마무리 짓는다.

열정을 잃고서는 행동할 수 없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제1막 제1장

- "만인을 사랑하고, 남을 너무 신뢰하지 말고 아무에개도 피해를 주지 않도록."

-<끝이 좋으면 다 좋아>의 서두에서 어머니 로실리온 백작 부인은 아들인 젊은 백작 버틀마에게 축북을 내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정말 간단하지만 좀처럼 실행하기 어려운 가르침이다. "만인을 사랑하라"는 것은 적을 만들지 말고, 남을 원망하지 말라는 뜻인데, 인간관계에서 누구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에도 언제까지고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헨리 6세> 제2부 제4막 제7장

- "무지는 신의 저주요, 지식은 하늘에 이르는 날개다"

-무지한 사람은 지식이 없음에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부족한 지식을 적당한 정보로 대충 메꾸어 속이려고 한다. 교양 있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있기에 올바른 지식을 찾으려 한다. 책을 읽고 스스로 더 높은 곳으로 이끌려고 하는 사람은 후자다.

-문명인에게 지식은 곧 비상하기 위한 날개가 된다.


시간이 지나도, 몇 세대가 흘러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고전의 가르침이 있다면 셰익스피어가 아닐까.

쉽게 쓰인 글처럼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셰익스피어의 글 안에는 오만 인간군상과 인생과 희노애락이 들어있다.

당장 어제 나왔다고 해도 믿을 법한 말들이 무려 400년도 더 되었다니!

오랫동안 사랑받고 계속되는 말들은 분명 이유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말>을 듣고 보고 읽으며, 가와이 쇼이치로의 해석과 함께 인생 철학 110가지를 만났다.

<셰익스피어의 말>에는 후회, 고민, 관계, 변화, 성장, 공허, 풍요, 사랑 등 주제로 삶과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들려준다.

짧은 격언에서 느껴지는 철학에는 과거에 살아온 날에 대한 감회와 미래의 기대, 그리고 제일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쩌면 길을 보여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누구하나 완벽한 선인도 악인도 없다.

그말은 우리 마음 속에는 희곡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착하게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때론 이유없이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이유없이 미움을 받기도 하다.

지혜롭게 살아가고 싶어서 노력하지만 희곡의 등장인물처럼 철없는 행동으로 소중한 기회를 잃기도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법.

어쩔 수없는 일은 지나간 일로 흘려보내고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운명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계속 읽어가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최정우 지음 / 센시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인 N년차, 생각할 게 많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최정우 지음 / 센시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내 자존감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자.

...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아야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될 수 있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자체로 소중하게 생각하자.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과 약점을 그대로 인정하자. 남들의 인정이 아닌 내 스스로가 나에게 하는 인정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좀 더 단단한 나만의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다.

둘째,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장점을 장점으로 볼 줄 모를 뿐이다.

셋째,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을 만든다.

직장을 다녀도 끝나지 않는 고민, 나에게 맞는 진로와 적성은 무엇일까?

-선택 자체가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그 과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일을 잘하니 일이 자꾸 늘어나네? 프로 일잘러의 고민

-소보루빵의 달인인 제빵사는 양적인 성장만 거듭하여 질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소보루 빵을 누구보다 맛있게, 그리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면 거기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색다른 솝루빵을 시도해보던가, 아니면 다른 종류의 빵도 만들어내는 능력을 길렀어야 한다. 이것이 질적 성장이다. 매일 똑같은 업무만 수행하고 업무량만 늘려가는 것으로는 개인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요즘 워라벨과 재택근무, 자아실현 등이 떠오르면서 평생 직장은 없다는 마음과 함께 100세 시대에 무엇을 해야할까 양가적인 감정이 든다.

그러면서 만난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유쾌한 책 표지 만큼이나 직장인들이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편하게 읽다가 정독했다가 화를 냈다가 웃다가 하면서 하루만에 읽었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이라니?

친구들과 단톡방에 맨날 하는 얘기 아닌가? 조금은 씁쓸하지만 웃긴 그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

회사에서는 일하는 곳이니까 일을 하는 건 당연하다.

근데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나는 회사란, 일 vs 사람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시소라고 생각할 정도로 50:50 (아니면 그 이상!) 의 비율로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요즘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금 덜 하긴 하는데, 예전에는 어떻게 주5일 이상을 일하면서 사람들과 부딪혔을까 싶다.

(출퇴근길의 대중교통부터 이미 사람들과의 전쟁 시작이다.)

회사에서는 일만 잘해서도 안되고, 관계만 좋아서도 안되고, 나만 잘되서도 안되고, 우리 팀만 잘되서도 안된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조직이자 이해집단이기 때문에 그 여러가지의 이해상충되는 관계들을 잘 맞춰야한다.

근데 어떤 이는 마치 타고난 전략가처럼 정치에 뛰어난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초야에 묻힌 도인처럼 알음알음 그 사람의 실력을 가늠할 뿐이다.

어느덧 직장생활 N년차를 향해가는 나,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는 직장인 전문 심리상담사 저자답게 그동안 실무와 상담에서 몸소 겪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일이 힘들어서 위로 받고 싶을 때 읽어도 좋고, 회사 생활에 고민이 생겨 막막할 때 읽어도 좋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책이 딱이다.

또라이 질량보존 법칙을 들어보았는지?

마치 개미처럼 어느 집단이든 또라이 또한 일정 비율만큼 존재한다는 너무나 유명한 이론(?)이다.

만약 조직 내에서 또라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일지도?

그만큼 일과 사람이 모두 중요한 때! 회사에서 일도 잘하고 관계도 잘 맺기 위해,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를 추천한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최대한 정확하고 진실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내가 아는 진실이란 기억에 대한 기억이며,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거넨 이야기다.

-나는 최악을 예상하는 건 아니지만, 최악의 경우에 놀라지 않는 법을 배웠다. 인터넷이 끊기만 나는 답답해서 울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에 불이 나면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 일로 누군가 나를 탓하면, 그러면 그렇지 싶다. 누군가는 이런 태도를 냉소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나는 그것을 광신 집단에서 자란 사람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또 다른 종류의 광신 집단에 들어간 것뿐이었다. 그들은 지난번 집단과 마찬가지로 나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동생은 내가 알고는 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실을 말해준 거였다. 내가 결코 이곳에 속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어쩌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나는 편지를 썼다.

-내가 말하는 방식과 그 연장선에서 글을 쓰는 방식은 패밀리식 언어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내가 어떤 말을 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거나 곤경에 처할 걱정 없이 진정으로 나답게 말할 수 있게 되면서, 나는 비로소 나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되었다.

-나는 진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이야기들이었다. 그 글들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스스로를 추스르라고 말했다. 글쓰기는 나의 악몽을 끄집어내어 햇빛 아래에서 살펴보고 악몽 속 괴물들이 사실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진실을 깨닫는 방식이었다.

-알고 보니 내게는 커밍아웃할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어릴 적 내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저항한 것이 자랑스럽다. 라디오를 몰래 방에 들여온 것이 자랑스럽다. 남자애들이 만지려 할 때 주먹으로 쳐낸 것이 자랑스럽다. 밤에 화장실에서 금지된 책을 읽은 것이 자랑스럽다. 그들로 하여금 그토록 깨부수려고 애쓰게끔 만든, 고집 세가 반항적인 어린 레즈비언이었던 것이 자랑스럽다. 내가 부서질 때마다 다시 스스로를 추스르고 계속 살아간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집도 가족도 경력도 경제적 안정도 꿈꾸지 않는다. 나는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을 꿈꾼다. 그리고 비록 불완전할지 모르지만, 내 내면의 목소리는 여전히 행복과 평화, 소속감과 사랑이 모두 다음 길모퉁이, 다음 도시, 다음 나라에 있다고 속삭인다. 그저 계속 움직이며 다음 장소는 더 나은 곳이기를 희망하라고 말이다. 반드시 더 나은 곳이어야 한다. 다음번 굽이만 돌면, 모든 것이 아름다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을까.

사이비 종교 재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후 공군에 입대했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살인협박을 받았으며, 이후 제대하여 돈도 집도 차도 없이 클럽 기도가 되기도 하고, 그 외에도 바리스타, 바텐더, 케이블 기사 등 말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했다.

이번 책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의 저자 '로렌 허프'의 글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11편의 에세이이다.

처음에는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의 추천 서문들을 보고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록산 게이, 케이트 블란쳇, 그리고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까지. 강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다보니 그저 작가 '로렌 허프'의 글 자체가 빠져들었다.

아마 작가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이렇게나 솔직히 들어낸 것에 대해 부끄럼도 없고 후회도 없을 것 같다.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며 그저 살아낸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과거의 자신을 다독여줄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를 읽으면서 단 한번도 저자를 불쌍하게 생각하거나, 내 삶은 이렇게 힘들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는 폭력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와 다른 사람의 인생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뿐이다.

컬트 집단에서 자라나 어릴 때부터 이곳저곳 여러나라를 다니며 선교 활동의 일환으로 전단지와 테이프를 팔고, 강제로 기도를 하지만 어린 저자는 그때부터 자아가 자라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동 학대에 가까운 (아니, 아동 학대다!) 어른들의 행동에서 벗어나 드디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녀는 공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살해 협박 메시지를 받고, 누군가 자동차를 불지르며, 어처구니 없게도 자신이 이 일의 용의자가 되었고, 그로 인해 군 생활에 공정하지 못한 피해를 받으며 살아가며 제대를 하게 되는데 결국에는 자신이 종교 집단이라는 곳에서 벗어나 또 다른 집단 충성심에 현혹된 군대라는 곳에 오게 되었고 그 어느 곳에서도 속하지도, 환영받지도 못함을 느낀다.

그래도 인생은 계속 되는 것.

마치 '위화' 작가의 인생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로렌 허프는 이 일, 저 일을 떠돌며 먹고 살기 위해 살아간다.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버텨낸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데 자신의 치부까지 들어낸 진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우리가 배우고 생각하고 말하는 집단주의의 오해와 그릇된 결속력에 대해 머리를 땡! 하고 치는 충격도 주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가 아니라, 로렌 허프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입장에서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를 읽었다.

떠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과거의 자신을 응원하며 이렇게 글을 쓰고 강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려운 일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로렌 허프에게 살아남은 자를 위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