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33훈 -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김용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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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행33>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33개의 카테고리로 집약한 책인데 삼성 임원이 되어야 이 책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경영자들이 갖추어야 할 자질로 꼽은 다섯 가지 능력인 알고, 행하고, 사람을 쓰고, 가르치고, 평가한다는 게 지행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초일류 기업으로 버텨 나가고는 있어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처럼 국민 정서와는 그리 가깝지는 않은 듯.

 

 

무노조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는 우회적 비판으로 비치기도 하고, 서비스 센터의 거대화를 탐탁하지 않게 여겼다든지, 재산상속을 둘러싼 형제의 난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성과는 있되, 친밀하게 다가오지 않는 기업이다. 그래서 이 책은 탁월한 창조경영 신화를 칭찬하는 것 같지만 말미에는 삼성의 약점, 그늘을 언급하고 있다. 오히려 그 부분에 더 주목하며 읽었던 것 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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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 개정판 변호사 고진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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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영인의 1인칭 시점과 고진의 3인칭 시점이 교대로 나올 동안. 아내 한다미의 갑작스런 가출로 생활은 추락했고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길영인은 자살을 염두에 두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인터넷 검색도중 정신자살연구소홈페이지를 발견하고서 정신만을 죽여준다는 말만 믿고 이탁오 소장을 만나게 된다. 정말 육체적 자실이 아니라 정신만 리셋 한다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일일까.

 

 

그런 의구심은 이탁오 소장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정신병자로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 시술을 받고 나면 세상만사 고민과 번뇌를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는 제안에 홀라당 넘어간 것이다. 3천만 원을 선뜻 지불해 놓고선 나중에 되찾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뭐람? 결국은 돈 떼먹힐 거야?. 시술 받고 나서도 아내에 대한 기억이 지워 지기는커녕 살종에 더 집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연구소를 다시 찾아갔을 때, 이미 사무실은 텅 비어있고 아내의 이메일 등을 추적하여 불륜상대가 있었다는 것마저 알게 된다. 광분한 길영인은 불륜상대와 주변의 남자, 처제까지 들쑤시고 다니자, 어둠의 변호사 고진과 이유현 경감 그리고 류경아 까지 합세하여 길영인이 관련되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살인사건을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검은 마수 이탁오 박사의 행동에 주목하게 되고.

 

 

고진 변호사 시리즈중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유다의 별>에서 처음으로 이탁오 박사의 이름을 접했었다. 과거의 일이지만 은근 흥미를 느끼게 말았던 존재. 이미 이 소설 이전에 고진과 이유현은 어떤 식으로든 이탁오 박사의 어둠을 눈치 채고 있었다. 현란한 말 재간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 남자 이탁오 박사가 진정 의도하는 바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손에 피를 직접 묻히지 않고서도 사건에 개입한 둣, 하지 않은 둣... 류경아의 말대로 고진과 이탁오 박사의 공통점. 하나의 인격체를 관망하는 자세와 가치관 등이 너무나도 닮았기에 문득 둘은 서로에게 끌리기도 하지만 셜록 홈즈와 모리아티 교수처럼 섞이지 못할 관계이기도 하다.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살인의 저편 너머 진실의 방에는 반칙 같은 트릭이 기다렸던 것.

 

 

길영인의 연속되지 않는 정신적 불안에서 다소 짐작하고는 있어서 충격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마지막은 정말이지 후덜덜했다. 왜 이탁오 박사가 강렬한 캐릭터로 두고두고 회자되는지 몸소 느끼게 된 계기였다. 어둠의 변호사답게 그간 법의 맹점을 노려 목적을 달성해나갔던 고진조차도 백기투항하게 만든 후반부는 그간 도진기 작가의 작품들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단추가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구성이 일품이다. 좀 실력발휘 하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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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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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잘 먹어야 진격한다!”

나폴레옹이 했던 말이라는데 책 뒷면에 실려 있다. 맞는 말이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어서야 실전에서 어디 힘이나 쓰겠는가. 2차 세계대전의 전세가 뒤집힌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특기병으로 참전한 팀. 예상했던 대로 조리병은 동료 병사들에게 얕잡아 보이나 보다. 총도 쓸줄 알고 전투에도 투입되지만 어디까지나 병사들의 배를 채워주는 게 주 임무라서 그런 것 아니겠나. 탱크도 연료가 있어야 굴러 간다.

 

 

조리병들과 마주칠 때 마다 어미 새에게 입 벌리며 밥 달라고 보채는 새끼 새들 같아 보인다. 실제로 내가 조리병이라면 수시로 울컥할 것 같은데, 뭐 어쩌겠나. 보직의 귀천을 따지는 게 전장에서 무의미하다며 스스로 위안 삼아야지.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라도.

 

 

개인적으로 팀의 할머니가 기억에 남는다. 레시피를 전수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입대하는 손자의 앞날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던 분이니까. 그리고 키드라고 불리는 별명도 친근하게 들린다. 에드, 디에고, 라이너스 등 동료 조리병들과 함께 전장을 누비면서 생산해낸 전쟁 미스터리들은 무난하게 읽을 만 하다. 라이너스가 못쓰게 된 낙하산들을 모으는 사연이 가장 좋았는데 전쟁에서 죽는 이도 많지만 재건을 꿈꾸며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는 것에서 희망이 있다.

 

 

그러면서 애초에 일본작가가 미군을 주인공으로 해서 전쟁 미스터리를 썼다고 하였을 때, 어느 일본 미스터리 집계 순위에 태평양 전쟁 당시 버마에 주둔한 일본군이 겪는 전쟁 미스터리 소설이 순위권에 포함되어 있던 게 떠올랐다. 전범국 작가의 시점이려니 해서 마음 한 켠이 좀 불편해졌다. 읽어보지도 않고서 미리 단정 지어 버렸던 것이다.

 

 

다행히 이 소설은 그런 염려를 끼치지 않아 다행이다. 또한 여성작가로서 군대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물을 쓸 수 있다는 소재 확대능력이 부러웠다. 한국 여성 장르소설 작가들은 기껏해야 빙의 같은 고루한 소재나 불필요한 혐오감 조성 등을 남발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런 차원 말고는 군대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남성작가가 아니다 보니 이야기의 힘이 딸리는 것이 한계이기도 하다. 잠깐 별미를 먹었다는 정도로 치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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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이우일 지음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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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단어다. 퐅랜이 뭐지? 알고 보니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도시 이름이었다. 메인주에도 퐅랜이 있어 헷갈렸지만 여기는 NBA 퐅랜 트레일 블레이져스의 연고지이자 최근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연고지 이전을 시도할 경우 후보도시 중 한 곳으로 부각되는 곳이라고 하면 그나마 정리가 쉽다.

 

 

어떻게 이곳으로 흘러 들어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작가는 그저 잘 모르는 도시를 찾고 있었다고 할 뿐, 이제 생활이 친숙해진 이곳 퐅랜 찬가를 목 놓아 부른다. 덕분에 퐅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어서 관광가이드 책자를 읽은 기분마저 들 정도이다. 비가 내리는 연중 일수가 많음에도 우산 쓰지 않고 다니는 그곳 사람들의 털털함이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타투를 구석구석 달고 다니는 기괴함에 역시 문화의 차이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구나 싶었다.

 

 

도시의 인상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소가 맛집이 아닐까 하는데 작가가 소개한 맛집 중에서 로즈 VL 델리의 베트남 국수와 농스 카오 만 가이의 닭고기덮밥이 대표적으로 먹고 싶은 메뉴들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간단히 설명만으로 홀딱 반한 거다. 맛볼 기회는 영영 업겠지만 입맛만 다셔 본다. 쩝쩝쩝~~~ 해맑게 인사하는 퐅랜 시민들은 보너스로.

 

 

먹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탓인지 몇몇 명소들도 구미가 당겼다. “파월 북스라는 서점은 새 책과 헌 책을 합쳐 100만 권이 넘는 엄청난 보유량을 자랑한다고 한다. 포틀랜드의 대표적인 키워드이자 이정표 역할까지 수행한다. 무려 거리의 한 블록이 통째로 이 서점이 점령하고 있다는데 그 어마 무시한 책의 향기를 맡아 보는 것도 경이로운 체험이 되겠다.

 

 

또한, 재즈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작가가 재즈 마니아다 보니 음반 수집은 취미의 일종인데다 재즈 페스티벌에서 애정과 존경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연이었다고 추억할 정도면 제대로 터 잡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암튼 재즈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재즈에 관해선 문외한이라 깊게 빠져 들진 못했으나, 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그 무엇인가를 원 없이 즐길 수만 있다면 그곳이 지상낙원이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이우일 작가와 가족들이 확실히 행복해 보인다.

 

 

세계의 도시들이 점점 닮아가고 있다고는 하나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퐅랜에서 발견하게 된 것은 분명히 축복이리라. 날마다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사사로움을 벗어나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을 퐅랜이 되어라. , 나도 떠나고 싶은데, 한국이 싫어서라는 장강명 작가 소설 제목도 갑자기 생각나고. 이게 다 이우일 작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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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2017.12
월간에세이 편집부 지음 / 월간에세이(월간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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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세이 10>

 

꽤 오래 전(?)에 이웃이신 마마의 나눔 이벤트에 당첨되어 간만에 읽게 되었던 잡지다. 다른 건 다 제껴두더라도 유독 전업 작가들의 한탄이 눈에 많이 띈다. 그중에서도 이상권 아동문학가의 비망록이 가장 좋았다. 작가들 몇 명이서 술판 벌이다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여성작가들이 작가로 살기 힘들다고 넋두리를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상권 작가는 기가 찼다. 그래도 당신들은 남편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느냐, 팔자 늘어진 아줌마들아.

 

 

나는 내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그러니 셧 업!!! 결정타는 책 안 팔리면 그것만큼 속상한 게 없더라는 그 말에 가슴 아프더라는. 그래서 난 늘 전업 작가를 꿈만 꾼다. , 물론 재능 따위는 개한테 준지 오래.. 가 아니구나. 원래 그런 거는 내 유전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월간 에세이 11>

 

마마의 나눔 이벤트 2번 째 선물. 그러나 죄송하구만유. 기억에 남는 글이 하나도 없시유, 학창시절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던 에세이들을 정말 사랑했는데, 졸업하고 나니 더 이상 친해지지 않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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