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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크로니클 ㅣ 셜록 시리즈
스티브 트라이브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평점 :
BBC의 인기 영드 <셜록>은 시즌3까지 방영되었고 시즌4를 전 세계의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음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전설적인 수퍼히어로 셜록은 그동안 수많이 영상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에 와서야 또 다시 드라마로 만들려고 했던 것일까? 그 탄생비화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 책 <셜록 : 크로니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빅토리아 시대를 리메이크하는 것 보다 셜록과 왓슨을 현대에 풀어놓고 새로운 세상에서 그들의 장기이면서도 특성 그 자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제작의도가 초반부에 잘 드러나 있다. 현실에 맞게 발전된 각색은 공동기획자 중 한 명인 스티븐 모팻과 그의 부인이자 제작자인 수 버츄의 의기투합이라면 그리 어려운 설득과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너무나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니까 어떻게 달리 살려보느냐는 합의도출만이 남았을 뿐.
그런 의도를 담은 마크 게이티스의 서문이 끝나면, 1장 “전설적인 탐정의 모험”에서는 스티븐 모팻이 “셜록”의 원전, 즉 원작자인 아서 코난 도일의 원전에서 셜록에 대한 이해와 속마음을 얘기하고 있다. 도일이 셜록 홈즈의 인기를 부담스러워하며 그를 지워냄으로서 다른 창작을 꿈꾸어왔던 그 솔직함이 무척 인상적이다.
심지어 팬들로부터 격렬한 반발에 부딪혀 테러까지 당했다고 하지 않는가! 세계적인 히어로의 탄생과 전성기, 뒤안길에 이르기까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데다 작가로서의 부나 명성을 가져다주는 것 외에 독이 든 성배였을 듯 싶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런 뒷이야기들이야말로 이 책의 특별함을 부각시키는데 단연 일등공신이 된다 할 수 있다.
다음 2장부터는 촬영장소에 관한 에피소드들이다. 섭외부터 특수효과가 사용된 장소를 비롯하여 제작에 참여한 스탭진들의 실제 인터뷰들도 삽입되어 완성된 수제품이 어떠한 수고를 거쳤는지 그 노고를 세세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매회 삭제된 장면은 어떤 것인지와 주요배역 캐스팅에 얽힌 비화와 그 배우의 프로필까지 결들임으로서 셜로키언들을 위한 진정한 바이블로 자임하는 최고의 가이드북이다.
사진 속에 나온 장소들은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도 손색없겠고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본 드라마에 대한 몰입과 충성도를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미끼감이겠다. 아니 소장할 가치가 뛰어나다고 해서 아직 이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나 같은 시청자가 먼저 접하고 나면 오히려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우려해야 할 장도의 퀄리티, 복어독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