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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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날이 덥다보면 잠도 뒤척이게 되고 TV도 켰다 꼈다를

반복해보지만 역시 독서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그중에서 기담집은 어찌된 영문인지 올해 들어 시리즈처럼

계속 자의 반, 타의 반식으로 읽게 되는데 이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이라는 단편집이다.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에세이 종류만 읽고 정작 소설은 단 한 번도 읽어본 적 없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기작가지만 왠지 난해할 것만 같다는

선입견이 뿌리 깊게 박혀있어 기피하다시피 해 왔는데 기담집이라고

하니 막 끌린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기담집을 내놓다니 신기하다,

 

그래서 궁금했다. 무라카미가 3인치의 화자로 등장하는 다섯 편의 단편들,

사람들은 가공의 이야기라고 간주해버리는 모양인데 약간의 첨가물은

있지 않을까 라는 잠시, 실제 경험한 신기한 이야기들이라고 하니

정확히 어느 경계까지를 믿어줘야 할지 헷갈릴 정도로 기묘하지만

있을 것도 같고, 아리송한 상황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연여행자>41세의 피아노 조율사이자 게이가 주인공이다.

 

조율사지만 음대 출신답게 피아노 실력도 상당한 그는 여자들에게

인기 많았지만 뒤늦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고 당당히 이 사실을

털어놓는다. 일부러 사람들에게 알리진 않아도 일부러 감추지도 않은.

그러나 친누나와의 사이가 틀어져버린다. 누나가 결혼할 상대측 남자

집안을 설득하기도 어려워 틀어질 뻔 했다가 겨우 성사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누나는 그를 원망하고 연을 끊고 산지 오래되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을 같이 읽던 한 여자를

만나 특정한 공간에서 특정한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

이 희박한 우연이라는 산물 때문에 두 사람은

대화를 시작하고 친밀감을 공유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는데...

 

만남은 즐거웠지만 마침표를 찍을 날이 온다.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은 그녀에게 닥친 개인적 위기랄까 두려운

상황들로 인해 눈을 감아도 은밀하게 그의 마음을 뒤흔들고 잔상을

남기게 되었다. 이것은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어 오랫동안

못 만난 누나에게 연락하여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누나가 처한 상황이 어쩜 카페에서 만난 여자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 여자가 처한 상황도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까?카페녀와의 인연이 아니었다면

누나와 재회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것은 무라카미가 재즈클럽에서 재즈 LP를 구입하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어떤 남자가 LP의 제목으로 말을 걸어온 그 상황과

견주게 되어버린다. 우연과 운명은 어떤 이유로 현실을 뒤바꾸어

놓는지, 나에게도 일어날 확률은 실제 얼마나 될지 알 길 없지만

놀랍고 당황스러울 것 같다. 이것을 긍정적인 반등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현재 위기라면 구원이라는 기회로 만들어 반드시 놓쳐서는 안 되겠지.

 

그래서 <우연 여행자>는 가장 심금을 울리는 소재로 눈물이 날 뻔만

감동적인 이야기였다(결국 눈물을 흘렸다. 무라카미 식 감성에 넘어가)

그밖에 하와이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을 하다 상어에게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엄마를 그린 <하나레이 해변>에서도 연달아 가슴 저미는,

비통한 슬픔을 연달아 느껴야만 했고, 아파트 24층과 26층 사이의

계단 중간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남편을 찾아 달라는 아내에게서는

소통 없이 익명성이 보장된 독립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립과 부재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회색빛 세태를 그린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

제목 짓는 센스도 참 기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람의 이름 중 이쁜 것만 골라 훔쳐가는 원숭이 이야기인

<시나가와 원숭이>를 포함해서 나머지 단편들 모두 불가사의하면서

신비한 우화 같은 이야기들로 한보따리이다.

그렇게 흠뻑 빠져 읽다 보면 200여 페이지의 책이 금방 끝남이

처절하게 아쉬웠다. 절망을 구원으로 승화시키기에 매혹적인.

따라서 아름다울 기로 반드시 해석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단편들은 여타 기담집처럼 자극적이고

속 쓰린 후유증을 남기는 대신 짧지만 강렬한 힐링 효과가 있다.

여름에 읽기에 적격인 기담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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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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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쁜 짓만 하고 있으면 추억은 하나도 남지 않아.

그러면 시시하잖아...... - P.440 -

 

<64> 이전에도 미스터리 팬들에겐 요코야마 히데오는

익히 잘 알려져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64>가 히트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경우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게 아니었다면 묻혀 버렸을지도.

 

경찰 간부와 경찰 담당 기자가 어울린 12월 망년회.

쌍방이 적당히 거리를 두고 차의 양쪽 바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경찰과 언론의 관계란 인식이

먼저 눈에 띄는데

유착과 반목을 엉켜있는 기이한 동업자 의식이

이 작품의 초반을 지배하고 있었다. 여전해.

 

그렇게 흥에 취해있던 중

서장에게 모종의 쪽지가 전달된다.

15년 전에 있었던 모 고교 여교사 자살 사건이

실제는 타살의혹이 유력하다는 정보였고

내일로 시효가 끝난다는 급전 이었다.

그것 참 아슬아슬 하다.

 

당시 그 사건은 여교사가 유서를

남긴 채, 학교에서 뛰어내린 자살로 판명 되었는데

하필 지금에 와서 정보의 출처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수사가 시작되려 한다.

진범을 찾기 위해, 그리고 진실을 찾기 위해

소환된 용의자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세 명의 남자가 지목되어

이들뿐만 아니라 관련된 인물들은 차례차례 불려 들어간다.

 

루팡 작전이라고 불리는 시험지 탈취음모가

실토되는데 사실 이 소설에서 가장 아기자기 하면서도

재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장려할 일은 아니지만 대충 학교 다니다

졸업장만 따는 것에 만족할 것 같은 이들도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는 최소한의 상황이 있었고

모의와 잠복, 실행까지 기지는 번뜩이지만

정작 완전범죄에 성공 못하고

발각되고야 마는 그 허술한 마무리가

익살스럽다.

 

루팡 작전은 그야말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만한 에피소드 정도로 부담 없이

읽어나갈 내용이지만 이들이 목격한 것이 있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여교사가

이미 죽은 상태로 학교 내부에서

이들에 의해 발견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비로소 제대로 된 미스터리로 확장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24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공소시효라는 장치 때문에 느끼는 쪼임이 탁월하다.

시간은 촉박하고 의심스러운 용의자들은

많으니, 동기도 추측 불가이고,

게다가 용의자들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들어보면

어딘가 허점이 있는 것도 같고,

또 모순점도 있는 것 같으니

이거 교묘하게 농락당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해법은 따로 존재했다.

불량한 청춘기에 상처는 존재했고  

어른으로 커나가는 세월에는 말 못할 성장통이 숨어 있었다.

외로움을 끈끈한 정으로 극복해서

훌륭하게 진실의 규명을 끝내 이루어낸 휴머니즘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덕분에 예상 밖 인물의 활약,

그리고 개입이 아니었다면

미적지근하게 마감될 수 있었을 것을

인간이라는 감동으로 후끈하게 잘 구워내었다.

그래서 청춘미스터리이자 사회파 미스터리의 매력은

이런 점이란 당연한 자각이 번뜩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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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앤 브래셰어스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대니얼은 천 년이 넘도록 살았다.

수도 없이 죽어보았고 새로운 생을 거듭할 때마다

기억이란 녀석은 흐릿해야 당연할 텐데,

어찌된 영문이지 전생에 대한 기억이 빨리 돌아온다.

아무런 목적 없이 살고 죽었다면

더 이상 윤회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니얼은 사랑하는 소피아를 찾아 시공간이라는 울타리를 넘는다.

대니얼의 첫 번째 생은 고대 북아프리카에서였다.

비잔티움의 자랑스러운 신민으로 태어나 전쟁에 참가했다가

실수로 한 마을에서 어느 소녀를 죽이고 만다.

소피아라는 소녀에게 죄책감과 동시에 사랑에 빠진 대니얼은

환생할 때마다 그녀를 찾아 용서를 구하고 싶어 한다.

그만큼 첫 번째 생은 그에게 고통이 되었고 환생만으로 괴로움이

잊혀 지지 않기에 이제 행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생부터 대니얼의 영혼은 전생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환생하게 된다.

그런데 다음 생에서 그녀와 재회하는데

형 조아킴의 아내가 된 것을

알고 무척이나 괴로워한다.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형수가 된 그녀는 형의 악행으로부터

힘들어하고 있었고 보다 못한 대니얼은 소피아를 데리고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다 형의 손에 죽는다.

 

이후의 생에서도 소피아를 다양한 신분과

국가에서 만나게 되는데 여전히 전생의 기억이 없는 그녀는

대니얼을 알아볼 리 없는데다 소피아를 잊지 못해

애타는 마음을 호소할 길 없어

죽음과 출생을 반복, 재회와 이별의 아픔은 커져만 간다.

무수한 윤회 속에서 대니얼과 소피아에게 사랑의 결실을

맺을 절호의 찬스가 도래하는데

그 때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대니얼이 야전병원에

입원했다가 간호사로 일하는 소피아를 만난 것이다.

 

대니얼은 전생에 그와 그녀가 맺어진 인연을 얘기한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그녀도 점차 마음을 열고

대니얼을 받아들인다. 이제 사랑이 완성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끝내 부상 때문에 다시 죽고 마는 대니얼,

그런 대니얼의 환생을 기다리는 소피아의 모습은

눈물 없이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탄식이 든다.

 

이번에는 확신했는데 운명의 여신은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는 것에 끝내 거부하고 말았다.

전생에 형이었던 조아킴은 이제 학습능력이 생겨

거듭되는 윤회 속에서 전생을 기억하고

대니얼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동시에 소피아를 다시 차지하려는

마수를 뻗쳐온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쳐

육신을 차지할 수 있는 무서운 능력 앞에

세 사람이 지금 다시 만나려한다.

 

대니얼과 조아킴, 두 남자 중 누가 먼저 소피아의 사랑을

얻을 것인가?

이제 달콤쌉싸름한 로맨스가 서스펜스

가득한 스릴러를 만나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흐흠 시대를 초월한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나보다.

 

가슴 저릿한 설렘은 사랑을 잊지 못해 환생하고

그 사랑을 기다리는 이의 마음, 그마저 빼앗으려는 질투심까지

사랑이라는 명제 하에 펼쳐지는 이 판타지의 세계는

독자들을 사정없이 빨아들이고 감정이입

시키면서 헤어날 수 없도록 한다.

 

뭉클하고 눈물이 쏟아질수록 천년의 윤회,

천년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전생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파편처럼 남아있어도

영혼만큼은 변하지 않고 겉모습만 조금씩 바뀌어간다.

그만큼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등불에 불 밝혀 잠 못 드는

여름밤을 뜨겁게 달구는 작업이니까,

 

열린 결말처럼 현실에서 꿈꾸지 못한 사랑을 이렇게나마

갈구해본다.

그래서 소피아는 언제나 대니얼의 원죄였고 그녀로 인해 삶을 얻고

자아성찰을 하게 만드는 존재임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그 루프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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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브래셰어스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대니얼은 천 년이 넘도록 살았다.

수도 없이 죽어보았고 새로운 생을 거듭할 때마다

기억이란 녀석은 흐릿해야 당연할 텐데,

어찌된 영문이지 전생에 대한 기억이 빨리 돌아온다.

아무런 목적 없이 살고 죽었다면

더 이상 윤회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니얼은 사랑하는 소피아를 찾아 시공간이라는 울타리를 넘는다.

대니얼의 첫 번째 생은 고대 북아프리카에서였다.

비잔티움의 자랑스러운 신민으로 태어나 전쟁에 참가했다가

실수로 한 마을에서 어느 소녀를 죽이고 만다.

 

소피아라는 소녀에게 죄책감과 동시에 사랑에 빠진 대니얼은

환생할 때마다 그녀를 찾아 용서를 구하고 싶어 한다.

그만큼 첫 번째 생은 그에게 고통이 되었고 환생만으로 괴로움이

잊혀 지지 않기에 이제 행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생부터 대니얼의 영혼은 전생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환생하게 된다.

그런데 다음 생에서 그녀와 재회하는데 형 조아킴의 아내가 된 것을

알고 무척이나 괴로워한다.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형수가 된 그녀는 형의 악행으로부터

힘들어하고 있었고 보다 못한 대니얼은 소피아를 데리고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다 형의 손에 죽는다.  

이후의 생에서도 소피아를 다양한 신분과 국가에서

만나게 되는데 여전히 전생의 기억이 없는 그녀는

대니얼을 알아볼 리 없는데다 소피아를 잊지 못해

애타는 마음을 호소할 길 없어

죽음과 출생을 반복, 재회와 이별의 아픔은 커져만 간다.

  

무수한 윤회 속에서 대니얼과 소피아에게 사랑의 결실을

맺을 절호의 찬스가 도래하는데

그 때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대니얼이 야전병원에

입원했다가 간호사로 일하는 소피아를 만난 것이다.

대니얼은 전생에 그와 그녀가 맺어진 인연을 얘기한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그녀도 점차 마음을 열고

대니얼을 받아들인다. 이제 사랑이 완성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끝내 부상 때문에 다시 죽고 마는 대니얼,  

그런 대니얼의 환생을 기다리는 소피아의 모습은

눈물 없이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탄식이 든다.

 

이번에는 확신했는데 운명의 여신은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주는 것에 끝내 거부하고 말았다.

전생에 형이었던 조아킴은 이제 학습능력이 생겨

거듭되는 윤회 속에서 전생을 기억하고

대니얼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동시에 소피아를 다시 차지하려는

마수를 뻗쳐온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쳐 육신을 차지할 수 있는 무서운 능력 앞에

세 사람이 지금 다시 만나려한다.

대니얼과 조아킴, 두 남자 중 누가 먼저 소피아의 사랑을

얻을 것인가?

 

이제 달콤쌉싸름한 로맨스가 서스펜스 가득한 스릴러를 만나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흐흠 시대를 초월한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나보다.

가슴 저릿한 설렘은 사랑을 잊지 못해 환생하고

그 사랑을 기다리는 이의 마음, 그마저 빼앗으려는 질투심까지

사랑이라는 명제 하에 펼쳐지는 이 판타지의 세계는

독자들을 사정없이 빨아들이고 감정이입 시키면서 헤어날 수 없도록 한다.

뭉클하고 눈물이 쏟아질수록 천년의 윤회, 천년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전생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파편처럼 남아있어도

영혼만큼은 변하지 않고 겉모습만 조금씩 바뀌어간다.

 

그만큼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등불에 불 밝혀 잠 못 드는 여름밤을 뜨겁게 달구는 작업이니까,

열린 결말처럼 현실에서 꿈꾸지 못한 사랑을 이렇게나마

갈구해본다  

그래서 소피아는 언제나 대니얼의 원죄였고 그녀로 인해 삶을 얻고

자아성찰을 하게 만드는 존재임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그 루프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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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킬링필드 - “나”와 “우리”와 “세계”를 관통하는 불평등의 모든 것
예란 테르보른 지음, 이경남 옮김 / 문예춘추사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TV뉴스에서 낙수효과가 실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면서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보도를 시청한 적 있다.

끝까지 보지 않았어도 이 책 <불평등의 킬링필드>를 읽는 동안

그것이 기억났었다.낙수효과란 부유층의 투자와 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까지

영향을 미쳐서 궁극적으로 국가전체의 경기부양효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데, 이와 같은 선 성장, 후 분배 정책이 성장이라는

과실이 오히려 부유층에 더 집중되는 심화현상으로

이어져 사실상 저소득층은 혜택을 못 받는다고 했다

.

그래서 대기업과 부유층의 배만 불리는 낙수효과대신

분수효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들린다.

멋진 표현이지만 저자 예란 테보르른의 주장대로

선거는 항상 부유층의 표심에 더 민감해서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 재분배에는 관심이 없다고 볼 수 있다

.

돈 많은 계층의 눈치를 잘 봐야 정치생명이 연장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한번 당선자가 재선에도 유리할 수밖에 없고

돈 많은 부모 잘 만나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아 신체 건강, 두뇌 건강하니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이것은 유전이 된다.

대물림되는 부와 대물림되는 가난.

과연 루저들은 불리한 환경을 딛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또 다른 연구결과에 의하면 노력보다 재능이 우선한다는 발표도

최근 있었다.

공부머리가 부유층과 빈곤층이란 경제적 계급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만다는 주장에 쉽게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마음 한구석에 찬바람이 쓸고 지나가는 듯하다.

인정하거나 불인정하거나

.....

<불평등의 킬링필드>에서 특히 인상적인 예시는

자존감에 관한 고찰이었다.

아카데미상 또는 노벨상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한다.

수상자의 평균수명이 더 길었다는 표본.

다른 표본으로 부유층과 빈곤층의 평균수명을 비교하고

있는데 잔인한 결과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했다

.

이 책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불평등의 사례를

조목조목 들면서 포스트 마르크스주의가 왜 필요한지

납득시키려 하고 있다.

그 논리를 위해서 불평등에 익숙해진 대중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촉발시키고 있으며

불평등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밝혀 이해를 도모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당장에는 절망할 수밖에 없지만

불평등의 심화를 늦추어 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실천단계들.

완전히 없애지 못하겠다면 최소화만이라도

꿈꾸어 보자는 그 외침 앞에서

불평등 조성에 조금이라도 일조한 것은 아닌지

책임감이란 녀석 때문에 뜨끔하다.정말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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