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2 스토리콜렉터 48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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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시리즈가 이렇게도 유명한 줄, SF 로맨스 판타지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었다. 다만 표지에서도 드러나는 취향은 확실히 여성적이라는 것은 변함없다. 마리사 마이어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완결판이라니 그 시작점은 어떠했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한다. 게다가 신데렐라, 빨간 모자, 라푼젤 같은 동화들이 변종 장르로 재해석할 수 있음은 참신해 보이는데 이번 작품은 백설공주라고 해서 기존의 팬들은 역시도 많이 좋아하겠지.

 

 

달의 여왕 레바나.. 참 낭만적으로 들리는데 폭군으로 등장하신다. 의붓딸 윈터가 있단다. 워낙 눈부신 미모를 자랑하며 폭풍성장하시니 여왕님의 질투는 당연지사. 그 질투를 이기지 못해 원터의 얼굴에 칼을 대셨다는데 오히려 미모를 돋보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하네. 우월한 이기적인 유전자이구나. 여기에 신더라는 소녀가 왕위 계승자로 떠오르는데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쉽지 않는 법, 원터를 제거하려 하자 폭정에 맞서 혁명의 불길이 타오른다.

 

 

원터, 신더, 스칼레, 크레스 이 소녀들은 용감무쌍하고 세상의 정의를 바로잡고자 하는 기개와 현명함도 갖추고 있어서 그런지 네 사람이 각자의 캐릭터를 분담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시시각각 레바나에게 대항하기 위해 펼치는 갖은 전략전술은 그 나름대로 호기롭고 심리전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담구어 둔 젓갈을 한 숟갈 떠먹는 맛처럼 괜찮았다.

 

 

그런데 음모가 어떻고 혁명이 어쩌고 해도 소녀들에겐 로맨스야말로 가장 큰 덕목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끼리끼리 짝을 이루어 사랑을 속삭일 때 칼슘우유는 필요가 없어진다. 절대파워와 로맨스 모두를 손에 쥔 것이야말로 여성 판타지의 최고점이 아닐까? 분명 넬레 노이하우스의 <끝나지 않는 여름>에서도 로맨스는 살아갈 이유였으니까. 때론 개그맨 이상훈과 송영길이 연상될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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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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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 읽는 펄스에서 네 번째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미 국내에는 <메인>으로 먼저 알려진 트리베니언의 생애 마지막 밀리언셀러라니 호기심이 동할 수밖에. 물론 <메인>외에도 <아이거 빙벽>같은 작품들이 예전에 출간된 적은 있지만 현시점에선 <메인>뿐이겠다. 트리베니언도 알고 보면 필명이라 작가에 대한 신상정보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 그 점만으로도 더 미스터리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 배경은 1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의 여름,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한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바스크 지방하면 스페인의 북서쪽 지역을 일컫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프랑스라고 하니 지명이 헷갈리는 찜찜함을 안고 진도를 나갔다. 주인공 장 마르크 몽장은 인턴 생활을 마치고 그로 박사 밑에서 의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사실 그로 박사는 은밀한 여성문제, 난잡하기 이를 데 없지만 자유분방하다는 우회적인 표현도 가능한 사람이겠지만 그런 점이 특별히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는 않다.

  

대신 이 남자 몽장은 외진을 나갔다가 카티야 트레빌이라는 여성이 남동생이 다쳤다며 자신의 집에 외진방문 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책 표지 앞면처럼 그녀에게는 뭔가 매력적인 아우라가 풍기는데다 시대의 여성으로서는 흔치 않게 해부학과 프로이트 관련 지식을 가진 묘한 아가씨였다. 몽장은 점차 그녀가 자석이라도 된 것처럼 끌리더니 단박에 사랑에 빠져 버린다. 시간은 이대로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걸 허락할지도 모른다. 잦은 만남은 이제 그녀의 집에 드나들게 만들었으니까. 처가가 되려나.

 

그런데 두 사람의 애정 전선에 장애물이 등장한다

카티야의 쌍둥이 동생 폴이 결사적으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걸 반대하면서 사사건건 감시와 간섭을 일삼는다. 몽장은 폴의 동의를 구하고자 열심히 달래고 사정해보지만 꿈쩍도 않는 폴로 인해 슬슬 부아가 치밀더니 수시로 둘은 투닥댄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먹다짐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폴의 집착은 심했다. 게다가 카티야의 아버지도 정신상태가 오락가락 하는 게 이 집안 식구들에겐 어떤 숨겨진 사연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몰래 몰래 사랑을 이어가다가도 그녀가 어느 순간에 선을 그어 버리니 진퇴양난에 처한 몽장의 애끊는 짝사랑이 못내 안타까웠다. 조금만 더 진도를 빼면 그녀는 내 사랑이 될 터인데 이상하게도 결정적인 순간에 담을 쌓는 그녀 때문에 끝내 좌절하고 돌아서려는 몽장의 울분에 가슴 한켠이 찌르르하니 아파왔다. 정말 비련의 로맨스로 끝나고 말 것인가. 남자의 마음을 왜 이리 몰라. 버즈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더니 결국 결말은 로맨스가 덧 씌워진 감성스릴러, 로맨틱 스릴러였다.

 

 

속사정은 참혹했다. 어느 정도 짐작한 대목도 있기는 했지만 폭력이 어떻게 한 사람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세계마저 무참히 짓밟게 되는 지 여실히 드러내는 극적 로맨스였다. 너무나 가련하고 슬픈 사랑에 가슴이 사무친다. 젊은 날에 다른 이들처럼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파괴당한 그 넋을 제대로 이해하고 달래주고 싶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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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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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루지 못하는 새 노를 손에 들고,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나는 작은 보트를 젓기 시작하고 있었다.

곁눈질하다가는 금방 밸런스를 잃고 말 것이다.

보트는 어느 틈엔지 온화한 만을 빠져나가

망망한 큰 바다의 일렁임 속에서

어설프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p.215>


 

너무나 청량한 녹음이 우거진 책 표지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늦여름의 무더위가 잠시 가시는 것 같은 느낌을 먼저 받는다. 그리고 선과 선이 이어지는 미완성의 건축물의 형태, 그 곳에서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달콤한 낮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렇게 이 소설은 편안하고 단아하게 내게 다가왔다가 스르르 물러가고 있었다. 주인공인 또한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청년인 는 건축학과를 졸업했지만 딱히 전공을 살려 건설회사에 취직한다든지 같은 일반적인 진로를 설계하고 있지 않은 대신 존경에 존경해마지 않는 무라이선생의 그림자를 뒤 따라 가고 싶다는 소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의 열정을 선생님이 알아주셨다는 것만으로도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 순간이련가, 실제로도 그랬다. 대학 재학 중 어쩌다 선생님의 눈에 들어 무라이 건축사무소에 입사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으니까.

 

 

아무나 그런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감격은 더 컸다. 채용이 결정된 결정적 이유는 국립현대도서관이라는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그리고 소설은 여름 별장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 별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장 먼저 일어나시고 나는 서고에서 지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거처럼 여기는 여름휴가를 보내러 온 곳이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국립현대도서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든 일정이 돌아가는 중이었고 그에 맞춰 입찰에 들어가 낙찰되었을 경우에 대비하는 방안, 설계, 의견 교환 등 과업 진행은 또 하나의 추억을 쌓고 있었다.

 

 

선생님의 조카 마리코와의 생활에서 건축의 영원성, 더 나아가 사람을 위한 인본주의적 건축을 지향하면서 딱딱한 콘크리트 위에 소박함과 편안함, 단아함을 모두 심고 싶었던 꿈을 실현해 나가는 마음의 자세를 배운다. 이 소중한 시간들을, 꿈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계속 해나가고 싶은 청춘의 땀방울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담담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비록 건축이란 시스템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그냥 내맡기면 되었다. 졸졸졸~~ 그런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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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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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는 물론 나도 좋아한다. 실물과 동일하면서 정교하고 작은 모형을 일컫는 미니어처를 제대로 제작할 줄 아는 장인을 볼 때 마다 그 솜씨가 경이롭기 그지없다. 여기 그런 사람들 또는 그런 것들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미니어처 리스트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소설 한편이 나왔다. 작가 제시 버튼이 여름휴가 중 우연히 네덜란드 국립박물관에서 화려한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고 소유자의 인생에 대한 상상을 소설로 쓰겠다는 결심에서 탄생한 이 소설은 처음부터 환상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 예견되었을지도 모르겠다.

 

 

17세기 말 네덜란드. 당시 네덜란드는 신성로마제국의 간섭을 벗어나 독립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동인도회사, 서인도회사를 각각 설립하여 전쟁을 치루며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에 까지 진출하는 등 소위 골든 에이지라는 번영기를 누리던 국가였다. 그 중심에 서 있던 1686년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성공한 상인 요하네스 브란트의 대저택 문을 두드린 소녀가 있었다.그 소녀의 이름은 페트로렐라로서 이제 겨우 18세를 맞은 어린 소녀였는데 지금의 기준에서 본다면 더욱 어리다고 보여 질 것이다. 하지만 갓 결혼을 한 어엿한 신부이고 그녀가 찾은 이

집은 바로 남편의 집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남편은 썩 환대하는 것 같지 않은데다 이 집 식구들, 시누이 마린이나 하녀 코르넬리아마저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듯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데 시대상을 돌아보건대 결혼은 여인들에게 현모양처의 길을 통해 남편의 사랑을 얻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통로에 지나지 않았을 터, 그녀가 꿈꾼 달콤한 신혼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곳에서의 삶은 어딘지 모르게 비밀스럽고 위험해 보인다.

 

 

그렇게 아슬아슬하면서도 답답하게 이어지던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어느 날 남편 요하네스가 결혼 선물로 준 미니어처 하우스는 실로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가격으로 환산해도 상당한 고가를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미니어처를 보니 뭔가 예사롭지가 않다. 이 미니어처하우스에는 어떤 예언 같은 메시지랄까, 그런 게 새겨져 있는데 어떤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 저택과 식구들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그 느낌마저 으스스함을 드러내고 있기에 불안감은 점차 높아져 간다. 미니어처의 문을 열 때 마다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세속적인 삶을 꿈꾸었던 그녀와 달리 남편과 주변 인물들의 내면에 또아리를 튼 거짓과 위선, 진실과 비밀들이 미니어처 속에서 미로처럼 움직이는 순간들이 놀랍도록 강렬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캐릭터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는 동시에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대단한 몰입감과 속도감을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연약했던 한 여인이 시련을 딛고 나름의 자아를 획득해가며 견고해지는 성장소설로 읽어도 좋을 만한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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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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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책을 국내 출간할 생각을 다 했을까? 그냥 우연히 발견하고서는 그때부터 출간 준비에 돌입했다는 편집부의 놀라운 센스와 추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간 비채의 출간물 중 타사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이런 매뉴얼이라고 보는데 셜록 홈즈 같은 드라마를 중심으로 틈틈이 매뉴얼이라는 형태의 책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어 왔던 게 사실이간 하지만 이번같이 아이언맨 매뉴얼이라니. 와우라는 감탄사와 더불어 눈이 휘둥그레지는 퀄리티에 감히 대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흔히 마블의 히어로를 구분할 때 호크아이나 나타샤 같이 인간적인 히어로, 헐크 같은 약빨 히어로, 바로 이 아이언맨 같은 슈트빨 히어로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하는데 그중 아이언맨의 경우 말 그대로 초능력은 없지만 막강한 재력에 정체까지 노출해가면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는 캐릭터도 드물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이 매뉴얼은 마블의 팬이라면 반드시 관심 가져야 할 필독 아이템이겠다.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극비 매뉴얼, 싈드의 기밀문서(이게 가장 흥미롭다. 작성자는 나타샤 요원님. 쉴드 영입 후보자로 토니 스타크는 비추천이라면서 아이언맨은 합격이라는 이중적 평가에서 훗날 시빌 워에서 처음엔 아이언맨 편을 들다 막판에 배신을 때렸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토니 스타크라는 인물에 대한 행동 관찰 및 약식 진단 결과는 이 책에서 단연히 백미일 정도로 토니가 과연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적나라하게 분석한 극비 중의 극비자료다. 그래서 몰래 훔쳐보는 것 같은 생생한 재미가 단연 뛰어나다.)에다

 

 

중간 중간 메모형식으로 토니 스타크 타워부터 지하 작업실 등 같은 공간분석, 아머 분석, 주변 인물 분석자료 등 알찬 내용으로 어느 페이지도 무심히 넘기지 못하도록 꼼꼼하게 구성되어 팬들을 기쁘게 한다. 그중 인물 분석편에서 로키와 나타샤에 대한 정보가 가장 반가웠다. 애증의 빌런 로키, 그리고 최근에 보았던 헤어보다 더 이쁜 곱슬머리 헤어가 더 인상적인 나타샤는 사진만 봐도 황홀해서 좋다.

 

 

게다가 돈 치들이 맡은 워 머신에서는 두 사람의 진한 우정이 각인되는데 역시 시빌 워에서의 특정 장면이 생각나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때마침 우연찮게도 케이블에서 아이언맨 2, 3를 연속 방영하고 있는데 책속의 사진들과 고급정보들, 인물들이 파노마라처럼 지나가면서 이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추억을 상기시키는 중이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나타샤 요원이 그 헤어를 찰랑거리며 엄청난 격투 신을 벌이는 동안 계속 책과 화면을 비교하게 된다. 스폐셜한 아이템이란 이런 것. 주저 말고 구매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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