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다나카 겐이치의 우울
가와사키 소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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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장 다나카 겐이치의 우울>

 

30대 중반의 캐리어 출신 다나카 겐이치는 현장에는 관심 없고 출세욕에 불타는 남자도 아니다. 그냥 한적한 시골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해서 결재나 하고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프라모델 조립만 하는 게 꿈이다. 그래서 머릿속은 온통 프라모델 생각 뿐.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생각이 말로 튀어나오는데, 개떡 같이 말하면 찰떡 같이 알아들으라고 유능한 부하들은 희한하게도 수사와 관련된 지시나 아이디어로 해석하고서는 좌충우돌 꿀할 때 기분전환용으로 읽기를 바람. 이것은 코믹 수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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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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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괴물 취급당하는 한 흑인남자가 있다. 멜빈 마스는 왕년에 전도유망한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존속살해 혐의로 수감되어 20년 째 교도소에서 썩고 있었다. 이제 사형집행이 만 하루도 채 남지 않았는데 죽음을 목전에 두고 뜻밖에도 부모님을 살해했다는 남자가 나타나 자수한다. 그동안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지 못해 꼼짝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 던 남자에게 찾아온 기막힌 타이밍.

 

 

이제 그는 석방을 앞두게 되는데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 같은 소식을 듣게 된 에이머스 데커는 FBI 미제 수사팀에 합류하자마자 마스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정말 마스가 부모님을 살해한 것인지, 진범은 왜 지금에서야 나타났는지...

 

 

사실 데커가 이 사건을 맡게 된 이유는 가족을 살해당한 상황의 유사점도 있지만 자신처럼 미식축구 선수 출신이라는 사실에 더 강하게 끌렸음이 틀림없다. 분명히 마스를 만나서는 세상은 미식축구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놓고선 만나는 사람마다 미식축구 선수 출신에다 남자들 군대 얘기하듯 주궁장창 미식축구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불행히도 미식축구에 관해선 1도 관심이 없는지라 데커의 동료들이 멍 때리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차라리 야구선수들이었다면 아마도 별점을 최소 반 개 이상은 주었겠지만.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데커도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미슨이 마치 부인처럼 옆에 달라붙어 식단을 감시하는 장면이 왜 그리도 웃기던지.

 

 

체중이 롯데 최데커(한국명 최준석) 정도로 빠졌을까나. 점점 사람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우리 에이머스 데커. 이러다 재미슨이 그의 날렵한 모습에 반해 로맨스가 싹 트는 건 아닌지 좀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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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1 밀리언셀러 클럽 149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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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미 출간 단편들만을 모은 <악몽을 파는 가게> 1편을 따로 읽었다. 서문에서는 마치 노점상이 자리 깔고 앉아 수제품 좀 구경하고 가라고 손짓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안 잡아먹는다는 그 말을 어찌 신용할 수 있으랴. 정말 잡아먹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안심해도 되겠네. 사실 짧고 강렬한 단편의 장점을 나는 늘 사랑하고 있는데 잘못 선택한 장편의 지루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착을 갖고 정성을 다해 준비해 두었으니 맘껏 구경하되 조심하라고 한다.

 

 

그때서야 난 이미 그의 가게에 발을 들여놓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너무 방심하고 있었던 탓인가. 그만 낡은 스테이션 왜건에게 물릴 뻔 했으니. 킹의 말대로 나도 가끔 고속도로를 지나칠 때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차들을 힐끔거리며 확인할 때가 있다. 저 차들은 잠시 주차 중인지 아님 방치된 것인지.... 흉물스러운 외관은 차주의 도덕성을 의심케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130킬로미터>라는 단편은 아예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전제를 깔고 전개되기에 섬뜩하다.

 

 

거미줄에 걸려든 곤충들을 포식하는 독거미와도 같다. 모르고 접근했다가 사람 목 뎅강 하는 것은 예사요. 굶주린 살인병기가 보여주는 공포의 살육전. 특히 한 가족의 참상은 무시무시해서 심야에는 다시 못 읽을 정도였다. 순수공포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못된 꼬맹이>라는 단편이 가장 백미였던 듯싶다. 사사건건 주변을 얼쩡거리며 조롱과 비방을 일삼는 쳐 죽이고 싶게 만드는 어느 꼬맹이는 그냥 버릇없는 아이 수준을 넘어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였다.

 

 

주인공과 주변사람들에겐 저주와 좌절, 울분만을 적립하고 사라졌다 나타났다 를 반복하고 다니는 이 못된 꼬맹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이야기 구성은 작가의 능력에 또 말려들었다고 인정하게 만들었다. 나머지 단편들의 면면도 괜찮은 편이어서 잠시 구경하고 가라는 작가의 말에 현혹당하면 한 두 개만 사고 말지가 안 되고 결국은 전체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될지도 모른다. 현물이 아니라 이야기인 점을 다행으로 여기시라. 상술이 대단하다고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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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녹색 바람 네코마루 선배 시리즈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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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루 선배 시리즈는 어디선가 들은 본 것 같다. 게다가 결말 즈음에 드러나는 진상은 분명 낯익은 기시감이 들었다는 말이다. 심지어 호조 가문의 수장 효마가 영매를 통해 초상현상을 체험하는 대목조차도. 그랬다. 이 노인은 젊어서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부동산업을 통해서 성공이라는 열매를 거둔 인물이다. 하지만 야망을 뒤쫓던 남자들이 으례히 그러하듯 아내에게 자상한 남편이 아니었고, 결국 아내는 고생하다 죽고 말았다 한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야 아내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에 아내의 영혼을 만나게 해준다는 영매를 초빙했던 것이다. 가족들 중에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호기심 차원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소문이 나자 할아버지와 다투고 집 나갔던 손자 세이치1년 만에 본가로 돌아온다. 더불어 초상현상을 과학과 접목하여 연구하고 있는 대학 연구원 2명도 함께 초빙된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모든 사람들이 집에 모였을 때, 혼자 별채에 있던 효마가 살해당한다. 별채로 향하는 통로는 드나든 사람이 없고 모두가 용의자지만 모두가 알라바이가 있어 사건의 진상은 미궁에 빠지게 된다. 얼마 후, 가족들은 이 와중에 강령회를 열기로 하는데 영매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하던 젊은 연구원들도 합석해 트릭을 밝혀내겠다고 한다.

 

 

사방이 밀폐되고 어두컴컴한 방에서 강령회를 열다가 영매가 살해당한다. 또 미궁에 빠진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보다 못한 세이치가 선배 네코마루한테 상담해서 드디어 이 말 많은 괴짜선배 네코마루가 출동하신다. 네코마루는 다른 사람들의 의중은 생각도 않은 채, 오직 흥미본위를 가치관 삼아 막말은 예사인데다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으로 사건에 접근했다.

 

 

혹자는 반칙 아니냐고 할 정도로 치트 키를 사용해서 본질에 쉽게 다가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 (도대체 그런 사람들하고는 어떻게 연결이 되어)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초상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은 좀 장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몇몇 트릭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으며, 최후의 범인도 내 예상과 틀리지 않았다. 단지 첫 번째, 두 번째 살인의 범인으로 잘못 예측하긴 했다.

 

 

살인동기란 게 그렇더라. 세상을 똑바른 정신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그 점을 용인하지 않으려는 오기와 충돌해서 이성과 광기 사이의 타협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반드시 바로 잡으려는 반등자세, 그 순간에 칼날이 파고 들어온다. 쉽지 않은 세상살이라는 사실이 뼈저리다. 그리고 네코마루 선배는 생각만큼 특이한 캐릭터라기보다는 추리에 임하는 자세가 정통적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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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1 밀리언셀러 클럽 149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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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미 출간 단편들만을 모은 <악몽을 파는 가게> 1편을 따로 읽었다. 서문에서는 마치 노점상이 자리 깔고 앉아 수제품 좀 구경하고 가라고 손짓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안 잡아먹는다는 그 말을 어찌 신용할 수 있으랴. 정말 잡아먹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안심해도 되겠네. 사실 짧고 강렬한 단편의 장점을 나는 늘 사랑하고 있는데 잘못 선택한 장편의 지루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착을 갖고 정성을 다해 준비해 두었으니 맘껏 구경하되 조심하라고 한다.

 

 

그때서야 난 이미 그의 가게에 발을 들여놓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너무 방심하고 있었던 탓인가. 그만 낡은 스테이션 왜건에게 물릴 뻔 했으니. 킹의 말대로 나도 가끔 고속도로를 지나칠 때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차들을 힐끔거리며 확인할 때가 있다. 저 차들은 잠시 주차 중인지 아님 방치된 것인지.... 흉물스러운 외관은 차주의 도덕성을 의심케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130킬로미터>라는 단편은 아예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전제를 깔고 전개되기에 섬뜩하다.

 

 

거미줄에 걸려든 곤충들을 포식하는 독거미와도 같다. 모르고 접근했다가 사람 목 뎅강 하는 것은 예사요. 굶주린 살인병기가 보여주는 공포의 살육전. 특히 한 가족의 참상은 무시무시해서 심야에는 다시 못 읽을 정도였다. 순수공포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못된 꼬맹이>라는 단편이 가장 백미였던 듯싶다. 사사건건 주변을 얼쩡거리며 조롱과 비방을 일삼는 쳐 죽이고 싶게 만드는 어느 꼬맹이는 그냥 버릇없는 아이 수준을 넘어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였다.

 

 

주인공과 주변사람들에겐 저주와 좌절, 울분만을 적립하고 사라졌다 나타났다 를 반복하고 다니는 이 못된 꼬맹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이야기 구성은 작가의 능력에 또 말려들었다고 인정하게 만들었다. 나머지 단편들의 면면도 괜찮은 편이어서 잠시 구경하고 가라는 작가의 말에 현혹당하면 한 두 개만 사고 말지가 안 되고 결국은 전체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될지도 모른다. 현물이 아니라 이야기인 점을 다행으로 여기시라. 상술이 대단하다고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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