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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3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
제프리 디버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평점 :
- 우리의
임무는 가축 떼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과 위협이 되는 늑대들의 목을 물어뜯는 것 둘 다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제프리 디버의 최신 스탠드얼론
<엣지>를
마침내 완독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올 여름에 링컨 라임 9번째
시리즈인 <버닝
와이어>가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역자
사정에 의해 내년 초로 연기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꿩 대신 닭의 심정으로 이 소설의 출간을 기다려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정부비밀기관의
경호관인 에이브 펠로우가 증인 보호프로그램에 의해 중요 증인을 캘꾼(lifter)
헨리
러빙의 추적으로부터 빼돌리기 위해 이동 중 러빙에게 잡혀 무참히 살해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지나고 에이브의 제자인 코르트가 러빙이 새로운 목표물로 워싱턴 시경 형사인 라이언 케슬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러빙의
추적으로부터 증인과 그의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는다.
증인
보호라는 본래의 임무와 동시에 스승의 복수를 위해 러빙을 잡기위한 치밀한 덫을 준비하는데....
과연
코르트는 러빙의 위협으로부터 증인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과연
스승의 복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인가?
쫓는
자,
쫓기는
자,
지키는
자라는 삼각관계로 치열한 사투가 진행되는데,
우선
이 소설에서 사용되는 몇 가지 은어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양치기(shepherd),
칠꾼(hitter),
캘꾼(lifter),
모서리(edge)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 먼저 양치기는 코르트가 속한 부서명과 임무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양들을 늑대 등으로부터 안전히 지키는 목장 양치기 개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에 코르트는 스승의 죽음을
접하고 난 후에는 수동적인 보호에서 벗어나 공격하는 무리들의 목을 물어서라도 반격하겠다는 능동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칠꾼과 캘꾼의 차이는 칠꾼은
청부 살인자,
캘꾼은
정보추출전문가라고 지칭되는데 헨리 러빙은 물리적 정보 추출 전문가로 다시 분류된다.
뇌물
등의 방법이 아니라 물리적 수단으로 고문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러빙이 칠꾼이었다면(코핀댄서가
전형적인 칠꾼이겠지만)
라이언을
살해하는 방법이 쉽겠지만,
문제는
캘꾼이라는 것이다.
증인을
바로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증인을 협박해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모서리를 이용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서리는
파고들어갈 수 있는 상대방의 작은 약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 코르트는 게임마니아답게 게임이론에 입각하여 모서리를 수비하면서 오히려 여우를
잡기위해 동굴에 연기를 피우지만,
러빙은
너무나도 영리하기 때문에 이를 간파,
교묘히
벗어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공을 가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핵심사항은 헨리
러빙을 어떻게 잡아들일 것인가?
라이언
케슬러에게서 얻고자 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헨리
러빙을 고용한 몸통(배후)은
누구인가?
세
가지이다.
디버
소설의 강점은 보통 세 번째에 해당하는 반전에 있는데 몸통에 대한 반전은 반전의 대가라는 칭찬에무색하게 솔직히 약하다는
생각이다.
거대한
조직과 음모가 배후에 있을 거라 예상하고 마지막까지 읽어 내려갔지만 의외로 몸통의 정체와 목적을 알게 되면서 막판에 급격한 하강곡선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비록 마지막 마무리가 아쉽기는
하지만 코르트와 러빙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대결만큼은 “과연
디버구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스릴 넘치기에 비록 <엣지>가
그의 최고작 중 하나라고는 할 순 없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있었다.
무엇보다
내년 초로 출간이 연기된 <버닝
와이어>가
나올 때까지 링컨 라임 시리즈에 대한 허기를 어느 정도 달래줄만 하다는 생각이다.
* 사족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또 있다.
바로
한국과 관련된 내용들이 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외국 스릴러에도 조금씩 한국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한국 독자로서 반가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엣지>에도
한국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삼성휴대폰,
서울과
그 주변에는 북에서 온 스 파이들이 아주 많고...”
하는
식으로.
근데
정말 압권인 것은 "한국이라면
그래요,
茶가
전 부라고 생각하겠죠...
1920년대
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늘 궁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세계 정세를 논했는데 황제를 따라 국민들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그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아요,
한국에는
커피숍에 OO들도
두고 있어요.
다방
아가씨라 부르죠"
라는
내용.
다방아가씨라는 말에 때마침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 했다.
헐~~
다방
아가씨라니!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긴지 몰라도 미국에도 한국 다방이 있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다.
디버는
과연 미국에 있는 한국 다방에서 김양한테 커피배달을 시킨 경험이 있는 건 아닐까?
불편한 진실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