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키 바트만 - 19세기 인종주의가 발명한 신화
레이철 홈스 지음, 이석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말이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은 안 나는데 모 파워 블로거의 블로그에서 크리스 클리브의 <리틀 비>를 소개받고 읽은 적이 있었다. 나이지리아에서 끔직한 살인을 목격하고 영국으로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 소녀 <리틀 비>의 이야기인데 내용 중에 살아서는 아프리카 희귀 인종으로 전시되고... 죽어서는 해부되어 밀랍인형으로 프랑스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비운의 여인 <사라 바트만>에 관한 일화가 짧게 언급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또 언젠가 MBC TV <서프라이즈>에서 다시 <사라 바트만>이 소개된 걸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아! <리틀 비>에서 읽었던 내용이구나! 하면서 책에서 읽은 내용을 다시 만났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졌었다.

 

이번에는 <사라 바트만>의 일대기를 전면에 다룬 책으로 세 번째 만남을 가지면서 이것 참! 묘한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름이 <사라 바트만>이 아니라 <사르키 바트만>으로 불리고 있다. ? 이상타, <사라>가 아니고 사르키였나?

 

곧 이름이 다른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사라"는 영국식 이름으로 인종주의적 접미사인 "" 를 제거한 존경과 숭배의 의미를 담고 있고, "사르키"는 남아프리가 전통을 따른 것으로 그녀의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 하여 어느것이 바른 이름인지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살아 생전 그녀는 "사르키"라고 불리웠다는 점에서 이름에서부터 그녀는 자유롭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일생을 되짚어본다면 그녀는 남아프리카 케이프 돈부 감투스 강가에서 태어나 유럽으로 밀항(사실 끌려간 것이다.)한 뒤, 영국 런던에서 거대한 둔부같은 특이한 신체구조로 영국인들 앞에서 반라로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며 저속한 눈요기 거리로 전락한다.

 

말년에는 과음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되면서 결국에는 병으로 쓸쓸히 이국 땅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마는데... 죽어서의 안식도 그녀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었다. 저열한 사이비 과학을 앞세운 인종적 호기심에 밀랍인형으로 육신이 난도질되어 전시되는 만행에 당한다.

 

그녀는 자발적인 의사로 쇼를 해서 수익을 받은 것도 아니요, 모국인 남아공의 현실마저 그녀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었기에, 결국 유럽에 남았지만 그러한 점을 악용한 퀴비에 같은 인간들은 인종차별적 제국적 이데올로기 체계를 신봉한 나머지 인종전시라는 씻을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침내 백여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모국의 품에서 안장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송환에 합의하지 않으려고 했던 유럽을 보면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정책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뿌리 깊은 악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잘 증명한다.

 

이제 사르키 바트만! 그녀는 단지 시대의 희생양으로서만 간단히 취급해서는는 안될 것이다. 또한 글로벌 시대를 나아가는 우리 대한민국도 점차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 속에서 인종의 우열이란 결코 존재해서도, 존재할 수도 없다는 흐름을 깨달아 인종적인 편견과 몰이해를 극복하고 화합해야 할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교훈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절대 강추되어야 마땅하며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가슴으로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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