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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인나미 아쓰시 지음, 전경아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6월
평점 :
미니멀리스트를 물건 측면에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니!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 사이에 파묻혀 정작 나는 피로에 찌든 상태였다. 어떤 필요를 정리할진 자신의 선택이지만, 이 책이 그 선택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려는 태도는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싶다면 필요 없는 물건을 채워 넣기 전에 그것을 받는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중략) 어중간한 선의는 때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21쪽)
도움을 건넬 때, 나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더 고려해야 하는 건 참 중요한 일이다. 얄팍한 위선에서 나온 값싼 동정은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내 의도보다 중요한 건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평온하게 살고 싶다면 생각도 행동도 여유롭고 심플해야 한다. 괜히 더 잘 보이려고 꾸미는 대신 허례허식을 버려야 그만큼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63쪽)
경어가 오히려 내 인생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곤 생각 못했는데 신선한 관점이다. 평온하게 살기 위해 내가 무의식중에 참 많이 애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수단이라도 활용해서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거나 남겨두는 일을 습관화해야 한다. (90쪽)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생겨 일상 속에서도 문득 뭐가 떠오르면 휴대폰 메모장에 끄적여두는데 그게 나중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그 생각 뭐였지…? 싶으면 메모장을 열면 되고, 심심할 때 메모장을 쭉 훑어보면 과거 내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다.
다시 말해 저렴한 물건이라도 막 쓰는 게 아니라 잘 쓰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니 즐겁게 쓸 수 있을지, 잘 쓸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물건을 사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 (116쪽)
세일하는 물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서...ㅎㅎ 매번 '안 사면 0원이다'를 속으로 외쳤는데, 그러다 현타가 심하게 왔다. 그 후로는 물건을 보면 그 물건과 함께할 내 인생을 떠올리는데, 대부분은 얼마 안 가 사라질 것들이었다. 이렇게 생각을 바꿨더니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들었다.
"잠이 와서 그러는데 잠시 눈 좀 붙이겠습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모두의 업무 효율도 틀림없이 오를 것이다. (162쪽)
저렇게 소리치면 다들 또라이 취급할 것 같다ㅋㅋㅋㅋㅋ잠이 오면 자연스럽게 각자 낮잠을 자러 스르륵 사라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일하는 문화가 빨리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낮잠을 네시간 자는 상사가 떠오르는 불길한 이 생각…. 은 부디 상상이길...
게다가 인터넷의 특성상 그런 글들은 마치 사회 전체의 상식처럼 보인다. 정치와 사상, 인종에 관한 주제 등이 그 전형인데, 편향적인 주제가 상식이 될 위험이 있다는 말이다. 그 결과 특정인에 대한 차별 마저 조장된다. (177쪽)
이런 사이트+알고리즘의 결과로 사회가 점점 더 양극단으로 갈라지는 게 무섭다.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걸 아는데 귀찮아서 그냥 받아들이거나 아예 현실을 외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독서를 하고 나면 이제 행동만이 남는다. 책을 자유롭게 써먹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201쪽)
책을 읽으면 뭐라도 꼭 하나 건져가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글자 읽기에 급급해서 책을 읽은 것과 비교해 남는 게 많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지금부터 바꿔야겠다. 이 책을 읽고 하루에 한 가지씩 버리는 일을 해야겠다. 물건, 성격, 가치관 등등 뭐든 그중에 하나. 오늘은 책장 정리부터 해야겠다. 책장이 엉망이다.
감상
멘탈, 소통, 일상, 일, 나다움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 천지다. 무엇보다 '미니멀리스트=물건을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나의 편견을 깨준 이 책이 고맙다. 미니멀리스트는 생활 모든 면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물건은 그 중 아주 일부일 뿐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상기시킬 수 있었던 건 책을 읽고 뭐라도 하나 건지려고 노력했던 과거의 모습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책장을 덮음과 동시에 독서가 거기서 끝이 났는데 책이 인생에 스며들게 노력해야겠다. 이 책을 읽는 지금을 기점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 우선은 책장 정리를 하러 가야겠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