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이 힘들었던 일을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극복할 힘을 얻은 작가의 에세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도 더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책이다.


혼자 창고 같은 방에 매일 갇혀 있는 것 같아

점점 우울해졌다. 

번듯한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들과 비교되었고

꼭 나만 갈 길을 잃은 사람 같았다. (p. 21)

 공간이 주는 무력감을 무시할 수 없다. 내가 사는 집이 나를 대변하는 것 같고 내 능력 같다. 고시원에 잠깐 살았었던 적이 있는데,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삶에서 누구나 간절한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끝까지 자신을 믿어야 한다. (p. 30)

 간절할수록 나를 믿어야 하는 걸 머리론 알겠는데, 그게 참말처럼 쉽지 않다. 지칠 대로 지쳐 자기혐오가 일상이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가치 없어 보인다.


오늘 괜찮다고

말해준다면

다시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당신이 서고 싶은 그 삶에 무대에서 도망치지 않고

계속해서 실수를 수정할 기회를 준다면(p. 94)

 내 인생의 실수에 대한 수정 기회는 나만 줄 수 있는데, 이 결재자가 더럽게 깐깐하다. 실수에 대한 수정이라는 말이 참 좋다.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가

그동안 얼마자 잘하고 싶었는가(p. 179)

 잘하고 싶은 마음은 넘치게 많았지만, 노력은 그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너무 지쳐있다. 다시 시작했을 때, 내가 노력을 할 수 있겠냔 의문이 계속 생긴다. 그런데도 이 길을 걸어야 하는 지금이 진절머리 난다. 하기 싫다고 안 하기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쉽사리 그만둘 수가 없다.


그게 없으면 나는 살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

놓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놓아야 한다. (p. 208)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생계까지 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말은 최소한 쫓았던 꿈을 이뤘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우리는 생계를 포기하고 꿈을 좇아 성공한 사람들을 미디어에서 많이 만난다. 그들이 미디어에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숫자가 얼마 없으니까. 수많은 사람이 결국 꿈을 좇다 포기하고 생계로 돌아가거나 생계를 책임지기조차 힘든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감상

지난번 읽었던 책인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는 작가의 경험 없이 위로 글만 줄줄 나열되어있어서 뭐지 싶었는데, 이 책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당시의 생각에서 우러나온 위로들로 채워져 있어 훨씬 공감이 갔다. 글배우님의 책을 읽고 싶다면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읽어야 나머지 책들의 진가가 보일 것 같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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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조선 갈등사 - 왕들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들춰 보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신정훈 지음, 김선우 감수 / 북스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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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흩어져있던 조선 역사 지식이 연결되는 시간이었고 인물이 연결되면서 등장하니까 한 편의 드라마 보듯 책이 매끄럽게 읽혀서 좋았다.


-계기

 야사가 재밌어서 좋아하는데, 갈등 이야기는 사실이어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어떤 갈등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독서iNG

#공민왕

 남자 기생들이랑 놀다가 칼 맞아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한심하다고만 생각했지 왜 칼을 맞았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역시 이유가 있었구나.


#태종

 방원이 진짜 권력에 미쳤구나... 아내이기 전에 자기랑 같이 고생한 조력자 아닌가? 은혜도 모르는 짐승 새끼구나.


#양녕대군

 세자 짤리고 싶어서 반항한 거 아닌가? 그 짓거리를 해놓고 짤려서 슬퍼하는 건 무슨 심보야... 역시 세상은 또라이가 너무나 많다.


#민씨가문

 지배층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비리를 저질렀는데, 그게 나한테도 일부 도움이 된다. 부산에 생긴 버스전용차로처럼. 그럼 이걸 나는 좋아해야 될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고종

 먼 과거도 아니고 자기 인생에서 몇 번이나 봤으면서 또 등신같이 다른 나라를 끌어들여 문제를 해결하니...


#이완용

 완용이 정말 워커홀릭이구나. 이 책에 나온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듯하다.


-감상

 갈등 위주로 역사를 서술하니까 재밌고 술술 읽힌다. 또한 교과서로 배웠을 때는 뚝뚝 끊겨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니까 더 이해가 잘됐다.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고, 마지막 민씨가문의 횡포와 을사오적의 만행은 알고 있었지만 다시 봐도 화가 난다. 권력에 미쳐 나라를 팔아먹은 천하의 썩을 매국 세력들이다.

 권력을 얻기 위한 수많은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지배층의 횡포를 견디지 못해 민중들이 일으키는 반란이 여러 번 등장했는데,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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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
신민주 지음 / 디귿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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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방에 대한 얘기가 아닌 기본소득에 대한 얘기다. 방은 기본소득이 실행될 때, 달라진 사회 모습이 나타날 하나의 공간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게 달라질지 가늠도 안 되는데, '돈을 받는 일만 소중하다'는 인식은 특히 사회에 꼭 자리 잡았으면 한다. 돈을 받지 않거나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 무시당하는 일이 너무 많은 지금 사회니까.


계기

 '보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을 실감한 적이 있다. 고시원에 4개월 정도 살아야 했던 적이 있는데, 방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방이 킹사이즈 침대 정도의 크기였나? 그것보다 더 작았나 그랬던 것 같다. 키가 작은데, 침대에 올라서면 천장에 머리가 거의 닿을 듯했다. 4개월 정도만 살면 되는 거라 이 일이 끝난 이후에 절대로 고시원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점점 살수록 이 정도면 살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본가에 가서 방에 누웠는데 방 크기며 높이가 고시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고 높았다. 이때, 사람이 보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내 시야가 참 좁아졌구나 싶어 충격받았다. 주거 공간은 최소로 보장 받아야 하는 권리고 '의식주'에 왜 주가 들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기본소득이 실행되면 국민들이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것보다 기본소득은 뭔지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집 살 돈 없는 사람들만 남들보다 친절해야 하고, 복잡한 절차들을 지켜야 하며, 집주인의 비위를 맞춰서 온갖 무리한 일을 참아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당하게 느껴졌다. 돈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기에 더 많이 친절해야 했다. (p. 37)

 돈이 없다는 게 막 대해도 된다는 뜻이 아닌데... 돈 앞에서 사람 수가 적어지는 현실이 참 씁쓸하고 싫다. 돈이 없으면 기본적인 인권도 포기해야 하는 게 지금 현실 같다.


10년 전쯤부터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계급인 이들을 프레카리아트라 불렀다. 그리고 10년 후인 이제는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지고 너무도 명확해져서 이제는 그 표현을 잘 쓰지 않게 됐다. (p. 64)

 불안정한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는 게 놀랍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은 그런 사람이 빗자루로 쓸어도 넘칠 만큼 차고 넘치니까. 단어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성, 소멸한다는 사실이 이렇게 씁쓸한 적이 없었다.


웃음을 만 원 정도의 돈으로 팔고 있다 보면, 나라는 인간의 가치도 만 원 정도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p. 71)

 일자리에서 내가 나답지 못하다는 말이 슬프다. 커피를 만들려고 간 건데 웃음도 같이 판다. 짜증 나도 웃고 화가 나도 얼버무리며 고객을 달래야 한다. 나는 최저시급과 내 자아를 바꾼 걸까.

특히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율이 세대 효과만을 분석했을 때, 전쟁에 징집되거나 학살을 경험한 타국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p. 88)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율이 높아진 지 몰랐다. 재난은 모두를 치고 지나간다. 불공평하게.
 
우리에게 익숙한 "누가 자격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기본소득은 언제나 "모두가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p. 101)
 어디까지를 모두로 인정해야 할까. 세금을 내는 사람 기준이라고 하면 무직자나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제외된다. 이 땅에 사는 모두라고 하기에는 이 땅에 산다는 걸 판별할 기준이 없어 터무니없다.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사람에게 주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이건 안될까?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발행한 보고서를 보고 서울시의 한 해 예산안에서 쓰지 못하고 남는 돈이 매년 3조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알게 된 우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조면 모든 서울 시민에게 3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p. 156)
 애먼 보도블록 좀 그만 부셔라.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본소득은 지금까지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졌던 여러 가지 일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임금노동 외에 돈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생기게 된다면 돈을 받는 일만이 소중하다는 믿음을 그만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 163)
 돈이 노동의 대가기 때문에, 돈이 안 되는 일은 노동이 아닌 것 즉, 노는 일이 되어버리는구나... 대표 적으로 육아는 정서적, 육체적으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노동인데, 그 누구도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돈이 안 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지급된 기본소득을 모두 읽어도,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돼도, 모아놓은 돈이 없어도 다음 시기에 다시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삶은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기본소득이라 할 수 있죠. (p. 180)
 기본소득은 실패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말이 참 따뜻하다. 실패할 자격조차 없는 지금 너무 숨 막힌다.


감상
 기본소득과 거주지를 연관 지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주거지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이었다. 기본소득이 그 답이 될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해 자기만의 공간이 필수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아픈 게 죄가 되고 더딘 회복이 민폐가 되는 이 사회. 수많은 탈락자를 만들어낸 이 사회의 탈락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질병은 그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다. 다만 시기가 조금 다를 뿐. 그러니 부디 아픔이 죄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픔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재난지원금이 왜 모두에게 지급되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인터넷에서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하면 사용하는 것 자체가 가난을 증명하는 꼴이라는 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복지제도를 위해 인증은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이 잔인하다. 이런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있는 건 찬성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이 막막한 여정의 첫걸음을 시작한 작가가 대단하다.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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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in 영국유학
김현호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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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유학기와 유럽 여행기 그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책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학 참고 도서, 여행 도서는 정보 전달에 목적이 있지만, 이 책은 작가의 일기장을 다듬은 책으로 작가의 감정이 책의 주를 이룬다. 이 사이에서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뽑아내야 하는 형식의 책이다.


계기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간다면 당연히 미국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국 유학을 갔다 온 언니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발음 사이사이 섞여 있는 특유의 영국 억양도 좋았고 무엇보다 그 언니가 거기서 얻은 값진 경험을 나도 얻고 싶었다. 다른 사람은 영국에서 어떤 생활을 보내고 왔는지 궁금했고 나중의 내 영국 생활에 도움 될만한 정보도 얻고 싶었다.



독서iNG

#영국 유학

일기를 엮고 다듬어 책을 출간한 형태라 작가의 하루하루 감정이 책 페이지마다 꾹꾹 눌러 담겨있었다. '나의 영국 영어 분투기'라는 파트에서 발음이나 억양 때문에 당황했고 그걸 극복해나간 일화들을 기대했는데, 작가가 느낀 감정들을 적어 내려갈 뿐 내가 생각했던 경험에 대한 묘사는 만나지 못했다. 타지에 홀로 있어 외로운 사람들이 읽으면 감정적으로 큰 도움을 받을 듯한 책이었다.

제목이 영국 유학이라기에는 일반적인 '유학' 참고 도서와는 달랐다. 유학 꿀팁을 직접 전하기보다는 작가가 겪은 감정을 토대로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유럽 여행

국가 간 이동이 편해서 일정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게 좋아 보였다. 이런 게 유럽 장기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사진이 많아서 글로 읽고 그림으로 보고 두 번 여행하는 듯했다. 근데 여행기라기에도 뭔가 이 퍼센트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냥 딱 작가의 일기장을 엮어놓은 듯했다. 우리가 일기에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만 적지 세세한 일정, 가격은 적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감상

대학원생의 일상을 이렇게 세세하게 본 건 처음인데, 대학생이 죄를 지으면 가는 곳이 대학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왜 나왔는지 알겠다. 일상이 빡세도 너무 빡세다.

여행 가면 일기를 꼭 써야겠다. 평소에 일기를 안 써서 여행 가서 쓰는 건 생각도 해본 적 없는데, 이렇게 남이 기록으로 남긴 걸 보니까 나도 여행에서 겪은 휘발된 감정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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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은 처음입니다 - 웰다잉 플래너 강원남이 말해주는 인생학교의 졸업생들
강원남 지음 / 메이드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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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연속에서 운 좋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떠날 때 후회 없고 남은 사람들도 적당히 슬퍼하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얻고 싶다.


독서iNG

그래서 매일 아침 욕실에서 세수하기 전 거울을 마주 보며 질문을 던진다. '오늘 죽으면 잘 죽을 수 있을까?' 대답은 늘 '아니오'다. (p. 23)

->신기하다. 하루를 시작할 때 저 질문을 던지고 시작하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오늘들이 모여 잘 죽는 어느 날을 만들어내겠지


삶에 시간이라는 가속도가 붙으면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죽음은 냉혹하고 단호하며 거짓이 없다. 그래서 살아온 모습 그대로 문장은 완성되었다. (p. 59)

->살아온 모습 그대로 완성된 죽음. 내 삶의 문장의 끝에 뭐가 적혀있을까 고민해봤는데, 뭔지 모를 글자가 적히다 중간에 끊겨있을 것 같다. 어정쩡하게.


"지금 이곳에서 천국을 만들 수 없다면, 세상 그 어디에도 천국은 없다." (p.141)

->되게 공감 가는 말이다. 모두가 천국이었다고 하는 휴양지에 있어도 내 마음이 지옥이면 그곳은 지옥이고, 모두가 끔찍하다는 공간이라도 내 마음이 편하다면 그곳은 편한 곳이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신기하다.


떠나보낸 이는 한 명을 잃었지만, 떠난 이는 모든 것들을 잃어야만 했다. (p.200)


만약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져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과연 바람대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다시 오늘이 찾아왔을 때, 이제는 후회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p.229)

->더 나은 삶을 살지도 미지수고 후회는 백퍼센트한다. 내가 똑같은데 환경이 바뀐다고 크게 달라지는 게 있을까? 그리고 모든 선택엔 후회가 따른다. 원래 가보지 않은 길의 자갈들은 보이지 않으니까.


감상

 책에서 다양한 장례식 방법을 소개했다. 국화가 아닌 장미가 가득한 곳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기쁜 마음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모습이 제일 인상 깊었다.

 자살은 정말 불행한 죽음인 걸까. 자살한 사람의 시신을 수습할 때, 자살하기 전 죽음의 목전에서 후회한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수 없이 고민하고 여러 번 머릿속으로 죽는 장면은 상상한 끝에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느껴서 하는 후회 없는 자살을 있을 수 없는 죽음인 건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 자살자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아서 충격이었는데, 한 달 동안 300세대 아파트에 사는 주민 수와 맞먹는 1,200명의 사람이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을지 먹먹했다.



<독립출판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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